영화후기...
시대는 남북전쟁이 막 발발한 즈음....
남부 노스케롤라이나 '콜드 마운틴'이란 동네에 목사인 아버지를 따라 목회일을 도우러 온 에이다 (니콜 키드먼역) 와 그 동네 청년 인만 (주드 로역) 이 첫눈에 반해 사랑을 느끼게 되지만..... 인만을 비롯한 그 동네 대부분의 남자들이 전쟁에 참전하면서 겪는 그들의 애절한 사랑이야기다.
한달이면 전쟁에서 이기고 돌아올거라는 어쩌면 전쟁에 대한 환상까지 가지고 있었던 남부 청년들이 실제로 겪은 전쟁은 죽음과 하루에도 수백명의 다리가 잘려나가는 참상뿐이었다.
사실 남부의 몇몇의 부자들을 위한 이 전쟁에서 남부인들이 겪는 고통이란 ....전쟁에 참전해서 죽는거나 남은 자들의 삶의 황패함속에서 살아가는거나 한가지였다.
총상을 입어 크게 다친 인만은 어느정도 회복한 후 이 의미없는 전쟁을 떠나 탈영을 감행한다.
그 짧았던 에이다와의 사랑을 회상하고 또 회상하며 오로지 그 힘으로 또다른 전쟁에서 사투를 벌이며 콜드 마운틴으로 돌아간다.
한편 에이다는 소식도 끊긴 인만이 살아 돌아올거라는 희망을 가진 채, 새로 등장한 강인한 여성 '루비 (르네 젤 위거역) 를 만나 나약했던 자신의 모습을 온전히 털어버린 강한 의지의 여성으로 운명을 극복해 나간다.
결국 인만은 살아서 에이다에게 돌아왔지만, 탈영병을 잡아 처단한다는 명목으로 인간의 잔혹성을 그대로 보여줬던 티그일당과의 결투에서 죽게된다.
단한번 나눈 그들의 사랑....예쁜딸과 가정을 이룬 루비식구네와 평화로운 시간을 가지는 것으로 영화는 끝이난다.
콜드 마운틴의 사계절의 아름다운 배경과 함께 전쟁이 남긴 수많은 가슴 아픈 사연과 비참하고 참단한 남부인들의 삶, 현실이 만든 인간의 잔혹성과 삶에 대한 본능적인 힘, 무엇보다도 사랑하는이를 기다리고 사랑하는 이를 찾아가면서 겪는 그 모든 고난을 극복하는 사랑의 힘과 인간의 삶의 의지가 잘 나타나 있다.
배경이 남북전쟁이어서였는 지 에이다가 억척스럽게 살아가는 모습을 보면서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의 스칼렛이 떠올랐다.
때론 그저 무의미하게 느껴지기까지 한.....
'사랑'이라는게 우리들의 삶 그 자체이고 아니, 어쩜 인간 그자체인 지도 모르겠다.
사랑없이는 인간이 존재할 수 없으므로....
인만의 대사에서 처럼 그것이 현실이거나 상상속에서거나....
" 인만하고 나눈 말을 글자수로 세어봤는데 얼마되지 않았어요. 그런데도 항상 그리워요."
" 너희 엄마를 22개월만에 잃었는데 평생 버텨지더구나...." (아빠와의 대화중에서)
" 나는 당신을 수천번을 만났습니다. 현실이건 상상이건 그건 한가지 입니다.
당신을 떠 올릴때마다 그것은 주머니에 가득찬 다이아몬드처럼 빛을 발했습니다." (인만이 에이
다에게 한말중에서...)
아파트 목요일 장에 들러서 장봐 와 육개장도 끓이고 해파리 냉체도 만들고...느즈막히 시작한 오이 소박이와 부추김치를 담느라고 ...더우기 남편과 만나 호프집에 가서 골뱅이와 맥주까지 마시느라...거의 밤 1시에 보기 시작해서 졸면서 봐서 헤롱 헤롱 @#$% 히히~~
어쨋든 좀 있다가 여유를 가지고 배경화면에 촛점을 맞추어 대자연 숨결을 화면으로나마 느끼면서 다시 한번 봐야겠다.
요즘.... 모두에게도 그렇지만 , 낚시하기엔 더없이 좋은 날씨다.
물만난 고기처럼 남편은 연일 낚시다.
이왕 그런거 근래엔 따라가서 이 남편의 행복함에 같이 쿵짝을 맞추어줬더니....
내일 또 새벽부터 낚시 가자고 전화다.
낼 새벽부터 가서 24시간이 넘는 그 기인 시간을....
"자기야~~낼 오후에 가자~~난 밤풍경이 좋거든!!"
아닌게 아니라 이젠 나도 낚시터에 가서 즐기는 법을 터득한거 같다.
낚시는 전혀 하지 않지만....
어슴프레 다가오는 것들을...
검지도 푸르지도 새하얗지도 않은...그 오묘한 색감..
어느것이 실체이고 그림자인 지 모른채 낮과는 전혀 다르게 생성된 수많은 형상들...
한없는 적막감과 함께 들려오는 온갖 소리들....
그리고 하늘과 저수지와 내가 하나되어 들리는 내면의 소리....
고기를 낚으러 가는게 아니란걸 조금은 알 수 있을것 같다.
오늘 신문 전면에 쭉쭉 뻗은 송림 밑에 쫘악 깔린 들국화가 눈을 번쩍 뜨이게 한다.
가평에 있는 '아침 고요 수목원'의 '벌개미취꽃'이란다.
남편이 한번쯤은 내 취향에도 동참해줄 수도 있을것 같지만....
낚시터에 가서 남편을 유혹해 봐야겠다.
2004. 9. 3. 금.
'영화 > 영화를 보고...' 카테고리의 다른 글
영화-정사를 보고....2003년.11월 (0) | 2006.04.17 |
---|---|
DVD-천국의 나날들 (0) | 2006.04.17 |
DVD- 사랑할때 버려할 아까운 것들.. (0) | 2006.04.17 |
영화- 인연을 보고.. (0) | 2006.04.17 |
영화 - 뮌헨 (0) | 2006.04.13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