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영화를 보고...

영화- 인연을 보고..

나베가 2006. 4. 17. 12:39

아들 녀석 반애들이 모둠 숙제를 한다고 7명이나 집에 들이 닥쳤다.

애들이 얼마나 큰 지... 방안이 가득찼다,

집에 있던 샌드위치와 포도 쥬스를 주고나서 저녁시간이 되었길래 피자를 두판 시켜주었는데, 녀석들이 내가 있는 안방까지 모두들 와서 깍듯이 잘먹겠다고 인사를 하곤 갔다.

반듯하게 자란 아이들이 내 아들처럼 대견스럽게 느껴졌다.

시간이 흘러 저녁시간이 마악 지나가고 있는데도 이들 숙제는 끝나지 않고 있었다, 

생각해보니 한참 나이에 피자 두판으론 턱없을거 같았다.

밥을 해주자니 반찬거리도 그렇고해서, 해물 스파게티를 해주기로 했다.

마침 남편에게서 퇴근한다고 메시지가 와서 상황을 메시지로 보냈더니, 애들 맛있는거 해주라고 득달같이 메시지가 떴다.

하여튼 애들하면 꾸뻑 죽는다. 특히 아들녀석에겐 투박하게 구는것 같지만, 보이지 않는 애틋함이 배여있음을 느낀다. 아들녀석이 이 애틋함을 느껴야 할텐데.....

애들이 마악 저녁을 먹고 났는데, 남편이 들어왔다.

뭐 더 사다 먹으라고 용돈을 주곤 애들 편안하게 해주자고 나보곤 영화를 가자고 했다.

어쩌면 공부하라고 일일이 간섭하는것보다 이것이 진정 "짱 아빠" 인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어쨋든 부랴 부랴 서둘러서 우린 딸까지 합류해서 '인연'이란 영화를 보러 나갔다.  

나는 제목을 보곤 이남자가 왠일로 이런 멜로물을 보자고 하나 의구심이 들었다.

하지만 극장에 도달해서 포스터를 보고나서야 그것이 중국 영화임을 알아차리고 실망을 했다.

사실 난 중국영화를 싫어하기 때문에......

 

유덕화와 장쯔이, 그리고 잘생긴 누구더라...하여튼 이들이 나오는 영화였는데 ,나의 예상을 뒤없고 영화는 너무나 재미있었다.

화려한 영상과 언제나 중국영화가 그렇듯 화려한 묘기라고 해야 하나 무술이라고 해야하나....

날아가는 총알까지 묘사하는, 그리고 헐리우드 영화는 도저히 흉내낼수 없는  너무나 터무니 없는 행위가 홍콩영화의 장기이기도 하지만, 이 영화에선 특히 그 행위가 너무 심해서 가슴아픈 영화임에도 불구하고 심야에 극장에 모인 몇 안되는 관객 모두가  급기야는 내놓고 폭소를 터뜨리고 만 영화였다.

 

슬픈영화인데....

한없이 애절하고 간절한 영화인데....

그런데 왜.... 폭소를 터뜨렸냐고?

영화가 끝나고 극장밖에 나와서까지 한무더기로 온 아줌마들이 웃느라고 집에도 못갈정도로?

 

그건~~~

홍콩영화의 터무니 없음이 극에 달했기 때문.

한사람이 연속해서 쏜 화살이 한꺼번에 날아가서 동시에 맞추는 극적 해프닝으로 시작해서

마지막에 죽었던 장쯔이가 또다시 살아나 일어나는 장면에서 누군가가

"쟤 또 살아서 일어난다~~" 하는 바람에 그만 모두 폭소를 떠뜨리고 만것!!

장쯔이를 놓고 삼각관계에 얽혀 유덕화는 등에 칼을 맞은 채로 싸움을 벌였는데, 그게 온통 단풍으로 물든 가을에 싸움을 하기 시작했는데, 겨울이 되어 온 산이 새하얗게 눈이 덮일 때까지 싸우는 .....그리고 역시 배반감에 유덕화가 칼로 찔러  쓰러진 장쯔이가  겨울이 되어 새하얗게 눈이 덮일때까지 죽지 않고 살아서 꿈틀거리고 일어나니....가히 이 허무 맹랑함의 극치에 웃지 않을 자가 누가 있겠는가!!

그럼에도 불구하고 돈이 아깝다기 보다는 재미가 있으니 ....

우리 역시도 집에까지 와서도 계속해서 웃어재꼈다.

 

며칠뒤 딸이 와서 하는말이 누군가가 그랬단다.

인연영화를 봤는데, 주인공이 모두 죽는 너무나 슬픈 영화인데...사람들이 모두 다 웃고 있었다고...

그말에 우린 또 폭소를 자아냈다.

어쩌면 이것이 홍콩영화의 매력이고 마력인 지도 모르겠다.

 

중국대륙의 장대한 스케일의 자연환경과 아름다운 영상미가 돋보이고, 장쯔이의 춤솜씨 또한 볼만하다.

 

2004. 9. 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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