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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독 :조 라이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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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연 | 키이라 나이틀리, 매튜 맥파든, 도널드 서덜랜드, 브렌다 블리신, 주디 덴치, 로자문드 파이크, 토룰라 릴리, 제나 말론, 캐리 멀리건, 사이몬 우즈, 켈리 라일리, 루퍼트 프렌드 |
소설 <오만과 편견>은 진정한 사랑을 열망하는 남녀가 그들을 가로막는 여러가지 제약 속에서 오해와 갈등으로 티격태격하다가 결국 서로에 대한 애정을 확인한다는 로맨틱 코미디의 원형을 제시한 고전이다. 워킹타이틀의 뿌리는 제인 오스틴이 구축한 로맨틱 코미디의 문학적 전통 위에 내려졌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 셈이다. 이 제작사는 이미 <오만과 편견>의 근엄하고 사려깊은 18세기 남성 다아시를, <브리짓 존스의 일기>에서 콜린 퍼스가 연기한 같은 이름의 캐릭터를 통해 수트 차림의 매력적인 21세기 인간형으로 변신시킨 바 있다.
영화 <오만과 편견>은 영국의 고전을 누구보다 잘 이해할 영국인들이 스크린으로 옮긴다는 자신감과, 재해석 대신 원작에 충실한다는 겸손함이 화학적 상승작용을 일으킨 멋진 결과물이다. 워킹타이틀의 최근 작품들과 달리 감독, 배우, 스태프 등(배경은 말할 것도 없고) 모든 요소를 영국적인 것으로 완성한 이 영화는 재치있고 사랑스러우며 뻔하지만 보는 이를 지치지 않게 하는 로맨틱 코미디의 진가를 빛내고 있다.
<오만과 편견>은 본래 <첫인상>이라는 제목으로 제인 오스틴(1775~1817)이 스물 한살에 집필했던 소설이다. 이 소설을 쓸 무렵 제인 오스틴은 신분차이로 인한 남자쪽의 반대로 결혼에 실패했다. 실연이 계기가 된 소설에는 당연히 신분과 돈이 결혼의 조건이 되는 현실에 대한 냉소와 더불어 그 벽을 부수고 사랑의 결실을 이루고자 하는 꿈이 녹아들어갔다.
결론만 말하면 <오만과 편견>은 꿈이 현실을 이기는 신데렐라 스토리지만 소설의 주인공 엘리자베스(키이라 나이틀리)는 자신을 존중하며 현실을 헤쳐나간다. 예나 지금이나 돈이 결혼시장의 결정적 요소로 작용하는 사회에서 제인 오스틴이 제시한 낭만적‘이상주의’는 선택의 기로에 놓인 젊은 여성들을 잠시 세워 귀기울이게 만든다.
이런 점에서 21세기의 영화는 19세기의 소설보다 단도직입적이다. 카메라는 첫장면에서 책을 읽으며 들판을 걸어오는 엘리자베스를 한참 응시한다. 말만한 아가씨가 들판을 활보하는 것도 독서에 몰두하는 것도 후한 점수를 못받던 시절, 엘리자베스는 순종 대신 총명함의 미덕을 지닌 여성이다.
그러나 총명한 아가씨라고 연애와 결혼의 전장터를 비껴갈 수는 없다. 유산 상속의 권리도 없고 결혼만이 여성의 생계책이던 시절 딸만 다섯을 둔 베넷가의 안주인의 지상과제는 부유한 집안에 딸들을 시집보내는 것이다. 이들이 사는 시골에 부유한 가문의 젊은 남자 빙리와 그의 친구인 다아시(매튜 맥파든)가 여름 휴가를 오자 온 동네가 들썩인다. 참한 첫째딸 제인은 빙리와 서로 한 눈에 반하지만 자존심 강한 둘째딸 엘리자베스는 거만한 다아시와 묘한 긴장관계를 형성하게 된다.
제인 오스틴 소설 영화화 원작보다 차분한 시선 주·조연 충실한 연기 다 아는 이야기는 새롭게
극 중에서 엘리자베스는 ‘오만’한 상대방과 그에 대한 ‘편견’으로 갈등을 빚다가 화해를 향해 나아가는 로맨스의 주인공이자 그 시대의 분위기에서 한발짝 떨어져 당대의 ‘오만과 편견’을 들여다 보는 관찰자 역할을 한다. 그 덕에 원작자가 “이 작품은 너무 가볍고 밝아서 그늘이 필요하다”고 표현했던 소설에 비해 영화의 시선은 차분하다. 그 시선은 엘리자베스가 다아시와 실랑이를 벌이는 순간보다 둘의 손이 스칠 때의 조용한 진동을 긴장감 있게 전한다. 또 소설에서 양념처럼 들어갔던 주변인물들의 심리를 놓치지 않으면서 사랑과 결혼에 대한 등장인물들의 각기 다른 태도를 풍부하게 펼쳐놓는다. 특히 두차례에 걸친 무도회의 번잡한 풍경을 유유히 헤쳐나가면서 간결한 대사 한토막과 그들의 표정을 통해 한 자리에 모인 여러 사람들의 동상이몽을 재치있게 잡아내는 카메라의 움직임은 소설과 다른 영화의 힘을 보여주는 <오만과 편견>의 매력이다.
시대극의 사실성에 충실한 <오만과 편견>의 대사는 직설적이고 가끔 유치하게 느껴지기도 한다. 막강한 후원자를 잡아 자신감 넘치면서도 비굴한 콜린즈가 베넷가에 청혼하러 왔다가 빙리와 눈맞은 제인 대신 엘리자베스를 흥정하는 안주인에게 “꿩 대신 닭도 좋죠”라고 말하거나 엘리자베스의 친구 샬롯이 “(못생기고 나이 든) 내게 사랑은 과욕이야” 말하는 건 세련된 요즘 로맨스 드라마에 비하면 촌스럽다. 그런데 역설적으로 이런 직설어법들이 오히려 통쾌한 느낌을 준다. 결국 같은 이야기를 하면서도 복잡한 인과관계를 만들고 억지이유로 요란스럽게 포장하는 요즘의 로맨틱 코미디 영화들이 풍기는 느끼함과 대비되기 때문이다.
누구나 아는 뻔한 이야기를 하는 이 영화가 지루하지 않게 전개되는 데는 영국적인 앙상블 드라마의 전통도 빼놓을 수 없다. 사실 그 진로가 예정된 엘리자베스와 다아시의 긴장관계보다 흥미진진한 건 조연들의 개성있는 캐릭터와 그에 부합하는 호연이다. 젊은 주연배우들과 함께 도널드 서덜랜드, 주디 덴치 등 관록있는 실력파 배우들이 영화를 안정감 있고 풍요롭게 채워나간다. 텔레비전 드라마 연출자 출신인 서른세살 신예 감독 조 라이트의 첫 영화 연출작이다
ⓒ2006 워킹 타이틀 필름즈 |
ⓒ2006 워킹 타이틀 필름즈 |
Dawn
Stars And Butterflies
Your Hands Are Cold
Mrs. Darcy
청교도들의 엄숙한 얼굴들 위로 하얀 눈송이가 벚꽃처럼 흩뿌린다. 찰스 1세의 잘린 머리가 구르고 아버지의 새빨간 선혈이 왕자의 얼굴 위에 지워지지 않는 얼룩을 남긴다. 영국 영화·TV예술아카데미(BAFTA) 작품상을 수상한 드라마 <마지막 왕: 찰스 2세의 열정>의 인상적인 첫 장면은, 영국의 신예 조라이트에게 워킹 타이틀의 야심작 <오만과 편견>을 은막의 데뷔작으로 안겨주었다. 그 결과, 역대 가장 불경하고 감각적이고 또 적나라하게 로맨틱한 제인 오스틴 원작의 영화가 탄생한다. 감각적이고 뻔뻔스럽게 로맨틱한 제인 오스틴이라니 모순어법이 아니냐고? 그야 물론이다. 이 모순어법이 창출하는 긴장이 2005년의 새 영화 <오만과 편견>을 흥미진진하게 만든다. 물론 신랄한 오스틴을 ‘낭만적’인 서사로 살짝 덧칠하는 건 현대의 오스틴 영화들이 꾸준히 추구했던 바다.
샬롯 브론테는 1848년 G. H. 루이스에게 보낸 편지에서 제인 오스틴의 작품 세계가 “세심하게 울타리를 둘러친, 세련되게 가꾼 인공적 정원”에 불과하며 “탁 트인 전원도, 맑은 공기도, 파란 언덕도” 찾아볼 수 없다고 불평했다. 하지만 영화는 찬란한 새벽 햇살과 코끝이 알싸한 맑은 공기와 눈물에 스치는 산들바람의 감촉과 귓전을 벅차게 채우는 새소리로 충만하다. 자연과 일상의 미세한 공감각적 경험들이, 어지러울 정도의 친밀감을 포착하는 카메라에 맺혀 순명하게 관객의 오감과 심장을 자극한다. 자연이 독립된 개체가 아니라 인물의 심리를 투사하는 상징이라는 인식이 낭만주의의 발견이라면, 이 영화는 시대착오적으로 낭만주의적이다. 조 라이트는 실내극 특유의 매끈한 표면을 배격하고 거친 일상의 자취를 발견하는 리얼리즘을 더한다. 몸이 부딪치는 시골 무도회에서는 풀풀 땀 냄새가 날 듯하고, 신사의 얼굴이라도 꺼칠한 수염 자국이 선하다. 두 계급의 전형적 대표선수가 만나 오만과 편견을 꺾고 새로운 지배구조를 형성하는 사회 교육과 대타협의 의미는 희석되고, 대신 첫사랑에 빠지는 청춘들의 미세한 접촉과 성적 각성이 집중적으로 조명된다. 키라 나이틀리의 리지와 매튜 맥페디언의 다아시는 여유만만한 재사도, 세상을 아는 대장원의 주인도 아니고, 말하지 못한 사랑과 이해할 수 없는 감정에 서투르게 끙끙 앓는 젊은이들이다. 먼지 쌓인 문학적 아이콘들과 원형적 사랑 이야기의 클리셰는 신선한 촬영과 연기의 힘으로 새삼 꿈틀거리며 살아 움직인다. 그리고 2시간30분 러닝타임에 빽빽한 플롯을 채워넣으면서, 리지의 성장이 전면으로 부각된다. 95년의
덧글. 워킹 타이틀은 ‘샴페인에 설탕이 추가된 것을 좋아하는’ 북미 관객을 위해서만 달콤한 키스 장면을 추가했다. 하지만 유럽 팬들이 키스 장면을 넣어달라고 온라인 청원을 전개해 끝내 영국에서 키스 장면이 들어간 판본이 재개봉된 사건도 재밌는 얘깃거리.
설레는 사랑을 시작할 때
남자들이 빠지기 쉬운 ‘오만’과 여자들이 깨기 힘든 ‘편견’…
모든 것을 넘어선 진실하고 아름다운 사랑에 다가간다
아름답고 매력적인 ‘엘리자베스(키이라 나이틀리)’는
사랑하는 사람과의 결혼을 믿는 자존심 강하고 영리한 소녀.
좋은 신랑감에게 다섯 딸들을 시집 보내는 것을 남은 인생의 목표로 생각하는 극성스러운 어머니와 자식들을 극진히 사랑하는 너그러운 아버지와 함께 화기애애한 ‘베넷가(家)’의 다섯 자매 중 둘째이다.
조용한 시골에 부유하고 명망있는 가문의 신사 ‘빙리’와
그의 친구 ‘다아시(매튜 맥파든)’가 여름 동안 대저택에 머물게 되고,
대저택에서 열리는 댄스 파티에서 처음 만난 ‘엘리자베스’와 ‘다아시’는 서로에게 눈을 떼지 못한다.
하지만 자존심 강한 ‘엘리자베스’와 무뚝뚝한 ‘다아시’는 만날 때 마다 서로에게 속마음을 드러내지 않고 사랑의 줄다리기를 하는데,
‘다아시’는 아름답고 지적인 그녀의 매력에 점점 빠져들고
폭우가 쏟아지는 날, 비바람이 몰아치는 언덕에서
가슴 속 깊은 곳에 담아둔 뜨거운 사랑을 그녀에게 고백한다.
결혼의 조건은 오직 진정한 사랑이라고 믿는 ‘엘리자베스’는,
‘다아시’가 자신의 친구 ‘빙리’와 그녀의 언니 ‘제인’의 결혼을 ‘제인’이 명망있는 가문 출신이 아니라는 이유로 반대한 것을 알게 되자, 그를 오만하고 편견에 가득 찬 속물로 여기며 외면하는데…
서로에 대한 오해와 편견에 빠져 눈이 멀어있는
‘엘리자베스’와 ‘다아시’는
과연 서로의 진심을 알고 사랑을 이룰 수 있을까…
****제작노트****
“오래도록 사랑받는 작품들은 모두 현실에 뿌리를 두고 있고,
세대를 초월하여 공감할 수 있는 감동적인 진실이 내재되어 있으며,
계속해서 후세에게 전해져야 할 가치가 있다고 믿습니다.
오늘날, 사람들은 여전히 사랑에 빠지고,
사랑을 하면서도 여전히 상대에 대한 편견을 갖고 있으며,
여전히 자존심을 내세웁니다.
우리는 사랑이 언제 어디서나 존재하며,
이 영화가 이 주제를 매우 재미있고 분명하게 표현하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오만과 편견>은 사랑을 할 때 상대방을 이해하기 위해
어떻게 노력해야 하는지에 관한 러브스토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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