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독 | 스티븐 개건 |
출연 | 크리스 쿠퍼, 조지 클루니, 맥스 밍겔라, 알렉산더 시디그, 제프리 라이트, 윌리엄 찰스 미첼, 맷 데이먼, 아만다 피트, 크리스토퍼 플러머, 아크바르 쿠르샤, 샤히드 아흐메드, 마자 무니르, 소넬 다드랄, 윌리엄 허트, 팀 블레이크 넬슨 |
워너브러더스가 직접 배급하는 <시리아나>는 미국의 석유재벌과 중동 석유산출국 왕가의 유착관계를 폭로하는데, 그 적나라함의 수위가 충격적이다. 미국 석유재벌들은 중동을 자국의 이익에 종속시키기 위해 뇌물 공여, 협잡 등 수단방법을 가리지 않으며, 여기에 중앙정보국(CIA)까지 끼어들어 직접 암살 공작을 실행한다. 영화 속 석유 회사 이름이나 등장 인물 모두 100퍼센트 가공인 픽션 드라마이지만, 풍요한 미국의 이면에서 그 풍요를 가능케 하는 추악한 메카니즘의 묘사엔 개연성이 넘쳐 흐른다.
영화를 만든 이들은 2001년 아카데미 감독상 등 4개 상을 거머쥔 <트래픽>의 스티븐 소더버그(감독), 스티븐 개건(각본) 사단이다. 이들이 <시리아나>에선 제작 스티븐 소더버그, 감독 스티븐 개건으로 역할을 바꾸고 조지 클루니와 맷 데이먼, 제프리 라이트, 크리스토퍼 플러머 등의 스타를 대거 출연시켰다. 명실공히 할리우드 주류들이 이처럼 노골적인 반미 정치 영화를 만들었다는 게 미국의 또다른, 그러나 반가운 이면이다. 영화를 위해 3년 동안 전세계를 누비며 석유재벌, 무기 거래상, 헤즈볼라 지도자 등을 직접 인터뷰한 스티븐 개건 감독은 한 인터뷰에서 “중동과 서방의 관계를 소재로 한 영화를 단순한 오락거리로 만드는 건 범죄나 마찬가지”라고 말했다.
중동 전문가 유달승 교수가 본 ‘시리아나’ 허구와 사실 사이
‘검은 황금’이라고 불리는 석유는 20세기초에 중동에서 처음 발견되었다. 석유메이저회사들은 좀더 많은 이익을 추구하기 위해 중동에 직접 개입하였고 이 시기부터 중동의 비극이 시작되었다. 일부 중동 산유국들은 석유메이저들의 횡포에 대항하여 자원의 자주적 관리운동을 주장하였다. 미국과 석유메이저들은 자신들의 이익을 관철하기 위해 중동 국가들의 부패한 왕정체제를 일방적으로 지원하는 한편 민족주의 정부에 대해서는 체제 전복을 시도했다. 1951년 이란의 지도자 무함마드 모사데크는 외세의 개입에 저항하여 석유국유화를 주장하면서 민족주의 정부를 수립하였다. 하지만 미국은 경제제재를 실시하면서 1953년 미 중앙정보국 주도의 아작스 작전(Operation Ajax)으로 군사쿠데타를 일으켜 모사데크 정부를 무너뜨렸다. 영화 속에서 미국이 개혁적이고 자주적인 아랍 왕자 나시르를 암살하는 것은 단순한 영화 속 허구만이 아니다.
현재 미국과 이란은 핵개발을 둘러싸고 진실게임을 벌이고 있는데 영화 속의 ‘이란해방위원회’도 실제 미국의 대 이란 정책의 일부분을 반영하고 있다. 국제사회에서 이란 핵문제가 주목받게 된 계기는 2002년 8월 이란 반정부 단체인 ‘이란국민저항협의회’(NCRI)의 폭로였다. 반정부 망명인사로 구성된 이 단체는 사담 후세인 정권이 대량살상무기를 가지고 있다며 이라크 전쟁의 명분을 제시한 ‘이라크국민회의(INC)’와 비교된다. 이라크국민회의가 제공한 전쟁 명분은 현재 거짓으로 판명났다. 미국은 2003년 5월 이란민주주의법을 제정하고 이란 반정부 활동을 지원하고 있다. 하지만 미국이 적극 지원하고 있는 ‘미국의 소리(VOA)’ 방송 페르시아어판인 ‘라디오 파르다(Radio Farda)’는 지나친 반이슬람적 내용으로 이란 국민들에게서 오히려 반감을 사고 있다.
또한 영화 속에 등장하는 중국의 부상도 결코 우연은 아니다. 이란은 미국의 봉쇄정책에 대항하여 중국과의 연대를 점차 강화하고 있다. 이란과 중국은 2004년 10월 이란의 야다바란 유전개발권에 대한 양해각서를 체결했다.
미국과 석유메이저회사들의 ‘석유전쟁’은 지금도 진행중이다. 세계 최대의 석유 소비국인 미국은 하루 소비량 1940만배럴 가운데 75%를 수입에 의존하고 있다. 9·11 동시테러 이후 미국은 테러와의 전쟁을 선포하고 아프가니스탄 전쟁과 이라크 전쟁을 일으켰다. 이 전쟁의 진짜 목적은 바로 석유패권을 확대하려는 것이다. 1997년 투르크메니스탄과 우즈베키스탄, 아프가니스탄, 파키스탄은 중앙아시아 파이프라인 건설에 합의했다. 이 컨소시엄에서 미국의 유노칼이 가장 큰 지분(47%)를 가지고 있었지만, 아프간 탈레반 정권과의 불화로 사업이 중단됐다. 결국 미국이 아프간을 침공한 이후 친미정권 아래서 사업이 다시 시작됐다.
이라크전에서도 최대 수익을 얻은 회사는 에너지·군수 기업 핼리버튼으로 딕 체니 미국 부통령이 한때 최고경영자로 재직했던 곳이다.
<시리아나>는 선과 악의 대립 속에서 정의가 승리하는 기존 할리우드 영화와는 완전히 다르다. 선과 악이 공존하는 현실 세계를 그대로 반영하며 또한 정의도 승리하지 않는다. 이 영화를 통해 중동의 현실을 다시 고민하게 된다.
즐거리는
중동 한 석유 산유국 왕가가 왕위 계승을 앞두고 있다. 왕자 가운데 큰 아들 나시르(알렉산더 시디그)는 민주적 개혁론자로 아랍의 석유주권을 회복하기 위해 송유관 건설 계약을 미국 아닌 중국과 체결한다. 당연히 나시르는 미국의 눈에 가시다. 미 중앙정보국은 나시르를 테러리스트로 몰아 제거하려 하고, 미국 석유회사 코넥스의 간부들은 유약하고 멍청한 둘째 아들에게 왕위가 계승되도록 뇌물과 협잡을 동원해 공작을 꾸민다.
<시리아나>는 이런 정황을 배경에 깔고서 또 다른 네 명의 이야기를 동시다발적으로 중계한다. 중앙정보국 중동 요원 밥(조지 클루니), 제네바에 근무하는 에너지 분석가 브라이언(맷 데이먼), 미국 석유 회사 코넥스의 변호사 베넷(제프리 라이트), 그리고 두바이에 석유 산출 회사에서 해고된 파키스탄 소년 와심(마자르 무니르)이 영화의 주인공이다. 밥은 무기 밀매상 암살 공작을 실행하면서 미사일 한기를 잃어버린다. 그 직후 중앙정보국은 나시르 제거 작전에 밥을 기용하지만, 실패하자 밥 마저 제거하려 한다. 브라이언은 나시르의 개혁을 지지하면서 나시르의 참모가 된다. 베넷은 뇌물 거래 의혹으로 제동이 걸린 코넥스를 구하기 위해 백악관과 뒷 거래를 한다.
영화는 미국과 중동, 남부 스페인 등을 오가며 이 네명의 이야기를 흡사 다큐멘타리처럼 건조하면서 긴박하게 이어간다. 결국 모든 뒷거래와 공작은 나시르의 제거를 향해 모여든다. 그와 동시에 파키스탄 소년 와심은 테러리스트 조직에 들어가고, 밥이 잃어버린 미사일이 와심의 손에 건네진다. 영화는 이 복잡한 동선을 거쳐 미국과 중동을 잇는 추악하고 처참한 지도 한장을 그려낸다.
석유, 미사일, 테러, 권력과 돈,
정치적 음모와 배신이 얽힌 4가지 이야기
산유걸프국의 음모가 난무하는 중동. 왕위계승자인 개혁파 나시르 왕자는 미국의 에너지 거대기업인 ‘코넥스’가 보유하고 있던 천연가스 채굴권을 더 높은 입찰가를 제시한 중국에 넘겨준다. 이것은 오랫동안 유지해온 미국과 중동 간의 산업관계의 화근이 된다.
한편 영역확장을 꾀하던 ‘코넥스’는 카자흐스탄 원전의 채굴권을 손에 넣은 미국의 석유회사 ‘킬린’과 합병하고, ‘코넥스’의 법률회사 ‘슬로언 휘팅’은 중동과 중국의 거래를 저지하기 위해 중동 국왕에게 나시르의 동생을 왕위계승자로 간택하라는 압력을 넣는다.
첫 번째 이야기_CIA요원 밥 반즈를 둘러싼 중동작전의 음모와 배신
밥 반즈(조지 클루니)는 은퇴를 앞두고 있는 CIA 요원. 테헤란에 있는 두 명의 무기 밀매상을 암살하라는 마지막 임무수행 중 파란 눈의 이집트 인 손에 미사일이 들어가는 사고를 겪는다. 돌아오는 길에 나시르 왕자를 암살하라는 명령을 받은 그. 그러나 이 일로 밥은 자신이 평생을 바쳐 헌신한 조직에 의해 배신을 당하게 된다.
두 번째 이야기_나시르 왕자의 자문을 맡게 된 에너지 분석가 브라이언 우드먼의 새로운 길
브라이언 우드먼(맷 데이먼)은 아내 줄리(아만다 피트)와 어린 두 아들과 함께 제네바에서 살고 있는 에너지 분석가. 나시르 왕자가 개최한 파티에서 큰아들이 죽는 사고가 일어나고, 나시르는 브라이언에게 개혁적 사업을 제안하여 사고를 만회하려 한다.
세 번째 이야기_미국 대형 석유회사의 합병 문제를 담당한 변호사 베넷 홀리데이의 욕망
베넷 홀리데이(제프리 라이트)는 ‘슬로언 휘팅’에서 일하는 야심만만한 변호사로 ‘코넥스-킬린’ 합병을 관리하는 중책을 담당하고 있다. 그는 두 회사의 합병에 관련한 조사업무를 하지만 실은 자신의 경력을 위해 두 회사를 보호하는 역할을 한다.
네 번째 이야기_중동의 석유회사에서 해고당한 젊은 파키스탄인 와심 칸의 비극
아버지와 함께 ‘코넥스’에서 일하던 파키스탄인 와심(마자 무니르)은 중국이 채굴권을 인수하자 직장에서 해고된다. 언젠가 고향으로 돌아가고 더 나은 삶을 꿈꾸지만 현실은 이민노동자로서의 멸시뿐. 와심은 자신을 존엄한 존재로 취급하는 이슬람교 학교에서 위안을 찾고 그 곳에서 행방불명 된 미사일을 가지고 있는 파란 눈의 이집트인을 만난다.
이 세 사건은 모두 미국과 중국, 중동 삼 개국 간의 이익관계에 얽힌 음모에 관계되어 있고, 이들은 모두 자신들의 삶이 세계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 지 깨닫지 못한 채 음모로 움직이는 세계의 광대하고 복잡한 미로 속에 빠져드는 데…...
******************************
영화후기.....
오랫만에 남편과 만나서 본 영화다.
보기 전부터 웬지 내용도 의미 심장한것 처럼 느껴졌고, 내가 좋아하는 맷 데이먼이 나오는 작품이라서 내심 기대가 되던 작품이었다.
기대와는 달리 스팩터클한 장면없이 무겁고 진부하리 만큼 조용하게 영화가 전개되었다.
아니, 석유를 둘러싼...비단 경제논리인 석유뿐이겠냐만 세계정세를 주무르고 있는 정치권력의 음모를 폭로하는 어둡고 음울한 스토리에서 그동안 너무나 익숙해진 스팩터클함을 기대한 내가 어처구니 없는건지도 모르겠다.
9.11 테러 이후 우리도 이슬람에 대해 관심을 갖기 시작했고, 그들의 절대적 신앙심에 나의 이기적인 신앙생활에도 경종을 울리게 했고 그들의 찬란한 문화에는 가히 충격적이기까지 했다. 이슬람 문화와 서적을 탐닉하고...그들이 테러에 목숨을 바칠수 밖에 없는 현실에 대해서도 긍정적인 시각을 갖게 했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마치 한편의 다큐를 보듯 영화를 보고 난 느낌은 참으로 움울했다.
누가 '불량국가' 인지 모르겠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불량국가을 감히 처단해야 한다는 그들 미국의 양면성은 '분노'를 너머 새삼 말할필요도 못느끼지만....
그냥....
내 자신을 한번 돌아보게 되었다고나 할까..
'진실' 이 무엇인지...
결국 그것은 또 내맘대로 한순간의 느낌과 판단에 머물고 말겠지만....
우리가 알고 있는 '진실' 들이 지극히 편협적이고 이기적일 수 있다는 것이다.
비단 미국뿐만이 아니라 우리들 모두는 삶에 대해 지극히 오만하고, 겉으로 표명하고 있는것과는 판이하게 다른 내게 이로우면 모든게 OK인 더없는 이기주의자라는 것이다.
어쩌면 스스로는 전혀 모르는 채 '자본주의 이론'에 휘말려 범죄집단에서 일하고 있을 지도 모르니까...
법이 미치지 못하는 ....
소시민인 우리는 너무 쉽게 그들이 쳐놓은 올가미속에서 흥분하고 심판하곤 하니까..
어쩌면 점점 더 '진실'과는 거리를 멀리하면서...
극장을 나오면서
무거워진 마음을 추스르며 한마디 했다.
"어떻게 사는것이 잘 사는 것인 지 정말 점 점 더 모르겠다.
우리도 기업이 무슨짓을 하던 지, 나라가 무슨짓을 하던 지, 내가 편안히 잘살수만 있다면 그것이 진실이라고....그러잖아~ 불의를 보면 못참고 마치 정의파인것처럼 나대지만, 그 고통의 불똥이 내게 조금이라도 튈라치면 단번에 정의는 뒤바뀌어 버리는....
나도 그런걸 뭐~ 회사가 무슨 짓을 하던 지 잘되서 직원들에게 대우 잘해주면 최고라고 생각하잖아.
모두들 그런 회사 들어가기위해 목숨걸잖아~ 자랑스럽게 생각하고..^^"
씁씁한 생각에 더 이상 아무말없이 집으로 돌아왔다.
'영화 > 영화를 보고...' 카테고리의 다른 글
영화 - 뮌헨 (0) | 2006.04.13 |
---|---|
영화 - 매치 포인트 (0) | 2006.04.13 |
영화 - 에디슨 시티 (0) | 2006.04.13 |
영화 - 오만과 편견 (0) | 2006.04.13 |
영화 - 크래쉬 (0) | 2006.04.13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