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연후기(클래식2017년)

김선욱의 브람스 피아노 협주곡 제2번 /2017.11.30-12.1/롯데 콘서트홀

나베가 2017. 11. 29. 00:30

김선욱의 브람스 피아노 협주곡 2번 ①

SUNWOOK KIM PLAYS BRAHMS

 

11 30 () 오후 8시 롯데콘서트홀

November 30 – 8PM, Thursday / Lotte Concert Hall

 




지휘 오스모 벤스케 Osmo Vänskä, conductor

피아노 김선욱 Sunwook Kim, Piano

 

닐센, 교향곡 제4불멸

Nielsen, Symphony No. 4, Op. 29 'The Inextinguishable'

 

 

브람스, 피아노 협주곡 제2

Brahms, Piano Concerto No. 2 in B-flat major, Op. 83

 

음악은 생명과도 같다. 생명이 그렇듯, 음악 또한 불멸이다.” 칼 닐센이 남긴 말이다. 그는 제1차 세계대전 중 작곡한 교향곡 제4불멸에서 소멸시킬 수 없는 에너지와 긍정적 정신을 담아내며 이 말을 증명해보였다. 격렬한 시작부터 격정적으로 마무리 되는 피날레까지, ‘불멸과 같은 작품을 찾아볼 수는 없을 것이다. 이 작품은 우리가 살아있음에 전율하게 해줄 것이며, 라티 교향악단과 미국 미네소타 오케스트라의 수석지휘자를 역임한 핀란드 지휘자 오스모 벤스케가 이 작품을 온몸으로 느끼게 해줄 것이다. 브람스는 자신의 피아노 협주곡 제2번에 대해그저 작은 피아노곡일 뿐이라고 겸손하게 표현했다. 하지만 사실상 교향곡에 근접하다고 할 수 있는 이 화창한 작품에는 브람스의 작품 중에서도 가장 아름다운 느린 악장 중 하나가 들어있다. 건반을 통해 시정을 자아내기로 알려진 피아니스트 김선욱과 잘 어울리는 곡이라 할 수 있다.



Nielsen, Symphony No.4 'The Inextinguishable'

닐센 교향곡 4번 ‘불멸’

Carl Nielsen

1865-1931


덴마크가 낳은 위대한 작곡가 카를 닐센은 노르웨이의 그리그, 핀란드의 시벨리우스와 함께 북구의 3대 거장으로 꼽힌다. 교과서 등을 통해 그리그는 <페르 귄트 모음곡>으로, 시벨리우스는 <핀란디아>로 우리에게 낯익은 작곡가이지만, 닐센은 시벨리우스와 같은 해에 태어나 20세기 북구 음악에 결정적 영향을 끼쳤고 교향곡을 여섯 곡이나 남겼는데도 낯선 편이다. <노다메 칸타빌레> ‘파리’ 편에서 교향곡 4번이 소개되어 그나마 알려졌다고나 할까. 낭만을 추구하면서도 열정적인 음악을 지향한 닐센은 일생을 통해 독창적인 음악 영역을 개척해 어느 악파에도 속하지 않는 자신만의 개성적인 음악을 만들어냈다. 그의 적극적이고 무조에 가까운 음악은 작곡 기법을 한 차원 끌어올렸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북구의 3대 거장 중 한 명

1865년 덴마크의 푸넨(Funen) 섬의 소읍 소르텔룽에서 가난한 가정의 12남매 중 일곱째로 태어난 닐센은 음악적인 재능이 있어 어릴 적부터 피아노, 바이올린, 트럼펫을 배웠다. 닐센의 회고록이자 덴마크 문학의 고전으로 꼽히는 <푸넨에서의 어린 시절>(1927)에서 닐센은 “가난했지만 불행하지는 않았다.”면서 자신의 어린 시절을 감동적으로 묘사하고 있다. 그의 아버지는 아마추어 바이올린과 코넷 연주자였고 어머니는 그에게 민요를 자주 불러주었다. 닐센은 회고록에서 “나는 아버지의 바이올린과 코넷 연주를 듣기 전에, 어머니의 노래를 듣기 전에, 침대에서 홍역을 앓고 있을 때 음악을 들었다. 나는 내 자신이 작은 바이올린이 되고자 노력했다.”고 술회했다.

닐센은 1884년부터 1886년까지 코펜하겐의 왕립음악원에서 바이올린과 음악이론을 배웠는데 그다지 두각을 나타내지는 못했다. 하지만 이때 처음 작곡법을 제대로 배우면서 작곡가로서의 기초를 다졌다. 음악원을 졸업한 3년 뒤 1889년 덴마크 왕립 오케스트라에 들어가 왕립극장에서 제2바이올린 단원으로 활동을 하는 한편 틈틈이 레슨을 하여 생계를 꾸려 나갔다. 1년이 안 되어 왕립극장에서 1800크로네의 장학금을 받게 된 닐센은 몇 달 동안 유럽 이곳저곳을 여행할 기회를 갖는다. 이 시기에 그는 바그너의 음악극을 접했으나 이내 흥미를 잃고 만다. 닐센은 바흐와 모차르트를 경외하였으나 19세기의 많은 음악가들은 받아들이지 못했다. 닐센의 초기 작품에는 베토벤과 브람스의 영향이 뚜렷이 나타난다. 그러나 유럽 주류 사회에 속하지 때문에 닐센의 음악은 곧 자신만의 노선을 걸었다.

교향곡 4번은 닐센의 가장 유명한 작품이다. ‘불멸’이라는 제목은 작품 자체가 아니라 삶에 대한 인간의 의지를 뜻한다. 닐센은 ‘불멸’이라는 표제에 대해 이렇게 말했다. “음악이란 생명과 같아서 절대로 없어지지 않는다.” 이 작품이 탄생하자 닐센은 자신의 작곡 활동에서 전과는 다른 새로운 국면이 시작되었다고 생각했다. 그리고 스스로의 의지로 자연스럽게 발전하는 음악적 언어에 눈을 돌리기 시작했다.

교향곡 4번 ‘불멸’은 그의 이전 작품들과 같이 표면상의 낙천성을 띠지만 본질적으로 매우 다르다. 앞서 발표한 교향곡 3번 ‘확장’은 매우 외향적인 작품이었고, 작가 막스 브로트는 이 작품에 대해 “행복하고 일 더미에 묻힌, 그러나 전원적이고 때 묻지 않은 인류의 미래를 노래한 작품”이라고 평했다.

그러나 이러한 때 묻지 않은 인류의 미래는 닐센이 교향곡 4번 ‘불멸’을 쓰기 시작할 무렵 발발한 1차 세계대전으로 불가능해졌다. 또한 당시 닐센은 개인적인 어려움에 처해 있었다. 결혼생활이 파탄에 이르렀고 코펜하겐 오페라단에서 해임된 상태였다. 그럼에도 그는 인류의 미래에 대한 믿음을 저버리지 않았다. 미래는 인간이 부단히 노력했을 때 얻을 수 있다고 믿었다. 그가 말하는 이 ‘노력’이란, 전쟁의 현장을 묘사했다고 스스로 밝힌 교향곡 4번의 피날레 악장에서 두 개의 팀파니가 서로 다투듯 진행하는 부분에서 극명하게 드러나는데, 두 번째 팀파니 주자가 25분이 넘는 침묵을 깨고 등장하는 대목에서 ‘노력’의 대가를 얻는 것이다.  

교향곡 4번 ‘불멸’은 아타카 수비토(attacca subito, 재빨리 갑작스럽게 공격하라)라는 지시대로 악장들이 이어져서 단일 악장처럼 쉼 없이 연주되지만 고전 교향곡에서와 같이 네 악장으로 나뉘어 있다. 극적인 1악장, 조용한 2악장, 비극적인 3악장, 그리고 결코 굴하지 않는 강인한 생명력을 찬양하는 4악장으로 구성되어 있다.


Carl Nielsen - Symphony No 4, Op 29 - Järvi


1악장: 알레그로


목관과 현악의 대위 선율이 제시하는 뚜렷한 셋잇단음의 첫 번째 주제와 3도 위의 두 번쩨 주제가 맞붙는다.


2악장: 포코 알레그레토


목관이 이끌어가는 전원풍의 악장으로 소박한 민요적 분위기를 전한다.


3악장: 포코 아다지오 콰지 안단테


바이올린이 유니슨으로 연주하는 사색적인 주제가 팀파니의 등장으로 끝나고 비올라와 첼로가 대위 선율을 연주한다. 다시 바이올린 독주가 제시되고 목관에 의

해 서주가 반복된 후 격정적인 클라이맥스로 향한다.


4악장: 알레그로


피날레에서는 두 명의 팀파니 주자가 무대 양쪽에서 극적인 결투의 장을 벌인다. 1악장의 제2주제에 해당하는 아름답고 희망찬 선율이 4악장의 클라이맥스에서

 금관악기의 웅장한 소리로 재현되어 ‘불멸’을 노래함으로써 끝을 맺는다.



Carl Nielsen*Symfoni 4 (Det Uudslukkelige) - Det kongelige kapel - Simon Rattle




Brahms, Piano Concerto No.2 in B flat major

Johaness Brahms

1833-1897

이탈리아 여행을 마치고 돌아온 브람스는 1881년 3월 빈 근교에 있는 프레스바움에 머물면서

새로운 피아노 협주곡을 구상해냈다. 여행에서 받은 인상과 샘솟는 영감을 토대로 대단히

빠른 속도로 작곡하여 불과 3개월 정도가 지난 뒤에 피아노 협주곡 대부분의 파트를 완성할

수 있었고, 그해 여름 무렵에 총보를 완성했다. 그리고 그는 절친한 친구이자 스승인 에두아르트

 막센(Eduard Marxsen)에게 자신의 두 번째 피아노 협주곡을 헌정했다. 1881년에야 비로소

 자신에게 지대한 영향을 끼쳤던 이 대가에게 만족스러운 음악을 처음으로 바쳤다는 사실은

브람스의 신중한 성격을 드러내기에 충분하다.

피아니스트로서도 탁월한 재능을 지녔던 브람스는 젊은 시절부터 피아노 협주곡에 대한 악상에

사로잡히곤 했다. 그러나 그는 자신에게 무자비할 정도로 철저했던 완벽주의자로서, 자신의

현악 4중주 1번을 발표하기 이전에 작곡한 20여 곡의 습작 현악 4중주 모두를 폐기해버렸을

정도다. 더군다나 슈만으로부터 영향을 받았을 피아노에 대한 애정과 협주곡 양식에 대한

의무감을 표출해야만 했던 그가 단 두 개의 피아노 협주곡만을 남겼다는 사실 또한 그가 그

이전에 얼마나 혹독한 자기검열을 거쳤는가를 반증해준다. 게다가 두 곡 사이의 작곡 시기는

 거의 4반세기 정도의 격차를 두고 있을 뿐만 아니라, 그 스타일과 관점 또한 현저하게 상이하다.



Emanuel Ax - Brahms - Piano Concerto No 2 in B flat major, Op 83




전통 3악장 형식에서 벗어나 4개의 악장으로 구성


1번 협주곡은 끝없이 진행되는 연속성과 불타오르는 듯한 비르투오시티, 폭풍우를 연상시키는 듯한 다이내미즘

등등을 연상시키며 젊은 브람스의 대범하면서도 열정적인 모습을 반영한다. 그러나 2번 협주곡은 독창성과 표현

력에 있어서 여전히 작곡가의 전형적인 모습을 보여주지만, 그 내용에 있어서 극단적인 표현을 자제하며 여유로

움과 사색을 즐기고자 하는 노대가의 관조적인 모습을 담고 있다고 말할 수 있다. 피아노 협주곡 2번의 가장 독창

적인 면모는 협주곡의 전통적인 3악장 형식에서 벗어나, 극적인 효과를 배가시키는 스케르초 악장이 하나 더 포함

되어 있다는 점을 손꼽을 수 있다. 그는 친구인 엘리자베스 폰 헤르초켄베르크에게 다음과 같이 말한 적이 있다.


  이 작품에는 만년 브람스의 여유로운 사색적 면모가 잘 드러나 있다.

“매우 활기찬 작은 스케르초를 가진 작은 피아노 협주곡 하나를 작곡했다.” 이 말은 통상적인

규모를 넘어선 확장된 구조에 대한, 혹은 1악장 하나가 전통적인 3악장 형식이 보여주어야

하는 것 이상의 구성을 담고 있는 것에 대한 작곡가 자신의 유머라고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이러한 4악장 구성 때문인지 이 협주곡은 피아노와 오케스트라를 위한 교향곡 형식의

작품으로 종종 오해받곤 하거나, 피아니스트의 비르투오소적인 자기과시가 없기 때문에

더더욱 교향악적인 작품으로 낙인찍히곤 했다.

그러나 피아노 협주곡은 본질적으로 자기과시를 위한 장르도 아니고 교향곡으로서의 이디엄을

 흉내 낸 장르 또한 아니다. 오히려 역사적으로 보았을 때 성악곡 가운데 아리아 형식과 깊은

관련을 맺고 있기 때문에, 독주자 개인이 오케스트라에 대등한 위치를 점유하며 하나의 소리를

만들어낼 수 있는 카리스마와 테크닉(결코 외향적인 이유만은 아닌), 그리고 이를 감싸주며

전체의 흐름과 구조를 리드해 나가는 지휘자와 오케스트라의 거시적인 시각의 조화야말로

협주곡 장르의 독립적인 이상이라고 말할 수 있다.


J.BRAHMS:PIANO CONCERTO No.2 Op.83 KRYSTIAN ZIMERMAN,L.BERNSTEIN,WIENER PHILHARMONIKER



독주자와 오케스트라가 이루는 장엄한 조화

이러한 관점에서 비발디, 텔레만, 바흐를 비롯한 협주곡 장르의 대가들 이후 모차르트와 하이든,

 베토벤, 베버, 슈만을 거친 뒤, 특히 현대화된 피아노라는 악기에 부합한 협주곡 양식의 새로운

 가능성을 보여준 작품이 바로 브람스의 피아노 협주곡 2번인 것이다. 협주곡 양식이라는

측면에 있어서 형식적으로 확대된 것은 물론이려니와 피아노와 오케스트라에 대한 역할 분담

또한 다양해진 발전적인 모습을 담고 있는 이 협주곡은, 브람스 개인의 정서적인 측면에

있어서도 이전보다 한층 원숙하고 사색적으로 변화한 동시에 완벽주의적인 성격 또한 더욱

정교해졌음을 어렵지 않게 알 수 있다.


1악장: 알레그로 논 트로포
Rudolf Buchbinder at the piano,
with the Royal Concertgebouw Orchestra and Nikolaus Harnoncourt



1악장 도입부는 호른과 피아노가 대화를 나누며 서사적인 스케일을 지닌 거대한 무엇인가가

다가올 것을 예고하는 듯하다. 리토르넬로 형식에 근거를 두고 있는 이 악장은 오케스트라

반복 악구와 독주자의 긴장감 넘치는 대화가 인상적으로, 극적인 선율을 제시한 뒤 독주자가

 당당하게 이것을 강조하는 전통적인 방식을 차용했음을 보여준다. 그러나 이전의 다른 곡들,

혹은 다른 작곡가들의 협주곡들에 비해 음역이 넓고 조성도 유동적이되, 그 변화는 명확하게

보이지 않고 오히려 모호하기까지 하다. 그리하여 독주자와 오케스트라의 대조를 위한

리토르넬로 형식의 의미는 이 악장에서는 경쟁이나 대비의 효과 없이 서로의 성격을 공유하는

듯 보인다. 심지어 피아노는 도입부에서 엄청난 음량과 스케일로 자신의 우세함을 미리

선보였기에 카덴차 없이도 오케스트라와 대등한 위치에 이미 올라서 있다.


2악장: 알레그로 아파시오나토
Rudolf Buchbinder at the piano,
with the Royal Concertgebouw Orchestra and Nikolaus Harnoncourt


브람스가 의도했던 스케르초 악장으로 피아노와 오케스트라가 하나 됨을 통해 남성적인 힘과 역설적인 표현력을 강하게 부각시킨다.

3악장: 안단테
Rudolf Buchbinder at the piano,
with the Royal Concertgebouw Orchestra and Nikolaus Harnoncourt



실내악적인 분위기가 물씬 풍기는 안단테 악장. 독주 첼로의 감동적이고도 유려한 멜로디가

 피아노를 이끌어내고, 피아노는 나선형으로 느릿하게 상승하며 두 대의 클라리넷과 트리오를

이루다가, 이내 오

보에와 독주 첼로가 캐논 풍의 대화를 만들어나간다.


4악장: 알레그로 그라치오소
Rudolf Buchbinder at the piano,
with the Royal Concertgebouw Orchestra and Nikolaus Harnoncourt


보통의 협주곡 양식에서는 피날레 악장에서 해결을 위한 통쾌함을 요구해 왔던 것과는 달리,

 이 협주곡의 마지막 악장은 앞선 악장들에 비해 지나친 요구 없이 비교적 완만하다고 말할

수 있다. 그러나 여섯 개의 주요 주제들이 끊임없이 발전을 거치며 변형되어 나가는 모습과

 피아노 독주 부분의 경탄스러울 정도의 어려운 테크닉 등등, 내면적으로는 대단히 치밀하고

복잡한 내용과 구조를 담고 있다. 천진난만함과 난해함의 공존을 보여주는 이 악장은 운 포코

 피우 프레스토의 경과부를 거치며, 브람스의 장대하면서도 ‘작은’ 협주곡의 마지막 절정을

향해 대범하게 돌진해 나간다.

<출처 : 네이버캐스트 오늘의 클래식>명곡 명연주 2011.05.23>


 

Sunwook Kim - Brahms Piano Concerto No. 1 in D minor op. 15

























롯데 콘서트홀 테라스에서 내려다 뵈는 야경이 환상이다.

인간이 발견한 에너지 중에 시각적으로 이처럼 매혹적인 것이 있을까....ㅎㅎ

하긴 어디 시각적일뿐인가~

삶을 완전히 바꿔놓았지.현대사회의 기틀이고...

암튼...이래서 년말에 쓸쓸함 보다는 아름다움에 한 표를 던지게 된다.

며칠 뒤....

년말 모임에서 롯데 월드타워 전망대에 오르는 이벤트를 가지기로 했는데....ㅋ

월드타워가 몇층이더라~

100층이 넘었던것 같은데...

8층에서도 이럴진데, 암튼 완전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