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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브 인 프로방스/2015.12 /롯데 월드타워 시네마

나베가 2016. 2. 10. 15:17





줄거리

파리지엥 삼남매와 고집불통 할아버지의 첫 만남! 유유자적 해피 프로방스 라이프가 시작된다! 아드리안과 레아 그리고 청각장애를 가진 막내 테오까지 파리지엥 삼남매는 난생처음 할아버지가 계신 프로방스를 찾게 된다. 라벤더와 올리브, 향수의 고장 반짝이는 햇살, 신선한 바람, 초록빛 들판까지. 그러나 삼남매가 바라는 건 빵빵한 wifi와 에어컨뿐. 고집불통 할아버지와는 만난 지 하루도 되지 않아 사사건건 부딪히는데… 얼어붙은 마음도 녹게 한..








출연 & 스탭


감독
로젤린 보쉬 로젤린 보쉬 (Roselyne Bosch) 라운드 업(2010), 죽음의 침묵(2003)


주연
장 르노 장 르노 (Jean Reno) 폴 역 안나 갈리나   나 갈리나 (Anna Galiena) 이렌느 역







지친 삶을 위로하는 가장 강력한 무기 [러브 인 프로방스]


사이먼 앤드 가펑클의 <The Sound of Silence>가 흘러나오는 가운데, 리옹역에서 기차가 출발한다. 기차에는 청각장애인인 꼬마 테오(루카스 펠리시에)가 잠들어 있다. 테오는 할머니(안나 갈리에나)의 손에 이끌려 누나인 레아(클로에 주아네)와 형인 아드리앙(휴고 데시우)과 함께 할아버지 집이 있는 프로방스 마을로 향하는 중이다. 그런데 잠에서 깨서 보니 레아와 아드리앙의 불만이 극에 달했다. 예고 없이 갑자기 시골에서 여름바캉스를 보내야 하는 데다 가족 사이의 문제 때문에 17년 만에 처음 만나는 할아버지 폴(장 르노)이 그들을 무뚝뚝하고 거칠게 대하기 때문이다. 시작부터 불편하기만 한 프로방스에서의 바캉스는 아이들에게 최악의 여름을 예고한다. 하지만 지중해 연안 코트다쥐르 지방의 따스한 햇살은 그들을 위해 여러 가지 이벤트를 마련해두고 있다. 그곳에서 레아는 첫사랑에 빠지고, 여름이 지나면 가족의 새로운 가장이 되어야 하는 아드리앙은 젊은 시절 히피였던 할아버지에게 가르침을 얻는다. 게다가 방긋방긋 잘 웃는 어린 테오 역시 '자연'이라는 아름다운 새 친구를 얻는다.

아비뇽 출신인 로젤린 보쉬 감독은 나치에 협력한 비시 정권 당시의 이야기를 담은 <라운드 업>(2010) 이후, 이 영화 <러브 인 프로방스>를 통해 고향으로 돌아온다. 이번 작품의 제작도 남편인 알랭 골드만이 맡았다. 두 영화는 나름의 공통점을 지닌다. 바로 '아이들의 시선을 통해 바라본 어른들의 세계'란 점이다. 그렇지만 <라운드 업>이 사극이라면, <러브 인 프로방스>는 가족 드라마에 속한다는 점이 다르다. 원제인 '아비 드 미스트랄'은 남프랑스에 부는 북풍을 의미한다. 그만큼 이 영화에서 자연이 주는 역할은 강렬하다. 어린 시절의 추억과, 생명의 축복을 받은 프로방스 지역의 자연은 기대만큼 아름답게 스크린을 수놓는다. 거기에 전쟁에 반대하고 우드스톡을 즐겼던 히피로서의 이전 세대와, 디지털에 능하고 개인화된 밀레니엄 세대 아이들의 충돌이 관전 포인트다. 그렇지만 여행의 디테일이 세밀하지 못하다는 점은 아쉽다. 지친 삶을 위로하는 가장 강력한 무기가 가족간의 사랑이라는 것을 다시금 확인하는 선에서 멈춘다.








영화후기...


대부분 상영관에서 막을 내려버린 '에베레스트'를 뒤늦게라도 꼭 보겠다는 일념으로 찾아간 롯데 월드타워 시네마...

그것도 조조와 심야상영뿐이라 새벽 6시에 출발해서 간 극장이라 '에베레스트' 단 한 편만 보고오기엔 너무 아까워서

롯데월드타워점까지 간 본전을 뽑기위해 종일 극장 투어를 하기로 했다.


8시 20분 첫 상영 에베레스트를 보고나서 재난 영화의 어두움과 안타까움을 씻기위해 선택한 영화가 바로 '러브 인 프로방스'였다.

타 영화 처럼 검색도 하지 않고  선택에 있어 거의 무조건적이었던 것은 제목이 주는 아름다움 때문이다.

남프랑스의 아름다움과 따듯함이 그냥 제목에서 물씬 풍겨났기 때문에....


그러나 판타스틱하고 매혹적인 프로방스의 풍광에 푸욱 빠져들 맘으로 들어섰던 우리의 기대는 완전 빗나갔다.

파리 지엔느인 손녀 손자와 프로방스의 시골에서 올리브 농장을 하고 있는 고집불통 할아버지와 할머니 사이에서 빚어지는 갈등과

화해를 그린 가족 드라마였기 때문이다.

더구나 고집불통 할아버지와 손자,손녀의 엄마인 딸과는 사이가 나빠서 연락 조차 하지 않고 지내던 사이...

스토리가 이렇다 보니, 아름다운 풍광보다는 시골의 삶과 도시의 삶에서 오는 커다란 격차, 그리고 단절되었던 가족간의 갈등이 영화를 주로 이끌어 간다.

가족간의 갈등을 그리는 영화나 드라마는 문화가 달라도 보는 이들로 하여금 아름다움 보다는 불편함을 많이 느끼게 된다.

그렇다고 가족 화해의 섬세한 감정 자극선도 우리와 문화가 다르니 쉬이 공유가 되지도 않는다.

그러니 영화가 주는 가족간의 갈등 해소와 사랑을 찾아가는 아름다운 내용이 결말을 짓더라도 우리의 기대와는 달랐기 때문에

감동보다는 실망에 더 가까운 영화후 느낌이었다고 말할까....


기대만큼은 아니었어도 프로방스의 잔잔하고도 평화로운 시골 풍경과

그들의 삶의 모습을 들여다 볼 수 있었던 점은 여행에서는 맛볼 수 없는 특별한 선물이었다.

그리고 말을 못하는 막내 손자의 모습이 할아버지와의 시골생활에서 점 점 밝고 활달한 모습으로 바뀌는 것을 보면서

자연이 주는 치유력에 감동을 받았다고나 할까....

그리고 아이러니하게도 이 영화에서 감동을 받은 것은

이들 부부가 젊은 시절, 전 세계를 여행하며 지냈던 히피 생활의 모습이 그대로 담긴 사진들을  손녀가 볼때다.

한때 가장 멋진 삶을 선택해 맘껏 살았고, 지금은 또 다른 삶을 선택해 고집스럽게 시골에서 올리브를 가꾸며 최고의 우수 품질로 상을 받을 만큼 우직하고

정직한 삶을 있는 모습이었다.

이들에게 지금도 여전히 젊은 날 모습 그대로 히피 삶을 살고 있는 친구들이 오토바이를 타고 찾아와 하루를 지내며

보낸 시간들과 이들이 나눈 대화들이 가장 가슴에 남는다.


나이가 먹어서 이겠지.

손자 손녀들의 시선에서 보는 할아버지 할머니의 삶의 모습보다는

동료로서 함께했던 젊은 시간들을 돌아보고 그들과 나누는 삶의 모습들은

내가 어떻게 살아야 할 지를...

늙어감의 멋지고 아름다운 모습을 살짝 들여다 볼 수 있었음에 짜안 감동을 받았다고 하겠다.


어쨋든...

영화에서 기대 만큼 아름다운 모습은 못 보았더라도 프로방스가 주는 이미지는 여전히 평화롭고 아름답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