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술의전당 <Great Composer Series-브루크너>
예술의전당은 2010년을 시작으로 <The Great 3B Series>, 2013년 <Great Composer Series-차이콥스키> 등 한 작곡가의 음악을 집중 조명하는 시리즈를 기획하며 내실 있는 국내 음악 연주의 저변 확대를 이끌어왔습니다. 2014년부터 2016년까지 3년에 걸쳐 기획한 <Great Composer Series - 브루크너>는 지휘자 임헌정과 코리안심포니오케스트라의 연주로 브루크너 교향곡 전곡을 탐구하는 의미 있는 시간이 될 시리즈로서 예술의전당 음악당에서 2015년 상반기 가장 주목할 말한 음악회가 될 것 입니다.
임헌정과 코리안심포니오케스트라가 만들어 낼
새로운 사운드의 브루크너
2014년 11월 브루크너 시리즈의 첫 음악회에서 임헌정과 코리안심포니오케스트라는 치밀한 분석과 세밀한 연주로 교향곡 제7번을 연주하여 대담한 화성과 장대한 표현 양식, 독특한 사운드로 가장 독창적인 음악을 구현해낸 작곡가 브루크너의 음악세계를 심도 있게 표현했다는 평가를 받으며 관객들의 호평을 이끌어냈습니다. 작년에 이어 임헌정과 코리안심포니오케스트라의 학구적이면서도 융통성을 잃지 않는 시도를 보여줄 2015년 브루크너 시리즈에서는 2월 26일(목)의 모차르트 “린츠” 교향곡과 주로 단조로 작곡되던 브루크너의 스타일에서 벗어나 장조로 작곡되어 평안하고 쾌활함이나 맑고 밝음을 지니고 있는 교향곡 제6번의 연주를 시작으로 바그너에게 헌정된 교향곡 제3번이 연주될 예정이며, 하반기에는 브루크너 최초의 교향곡인 교향곡 제1번, 그의 고뇌와의 치열한 싸움을 보여주는 교향곡 제8번을 선보일 예정입니다.
국내 최고의 솔리스트들과 함께하는 브루크너 시리즈
2015-2016 브루크너 시리즈부터는 세계 유수의 콩쿠르에서 수상한 피아니스트 김태형의 모차르트 피아노 협주곡 제23번 협연을 시작으로 차이콥스키 2위 수상자 피아니스트 손열음, 유럽 무대에서 거침없는 행보를 보여주고 있는 소프라노 임선혜, 미국 신시내티 심포니 수석, 비엔나 심포니 플루트 수석 등으로 활동해온 플루티스트 최나경 등 국내ㆍ외에서 활동하고 있는 최고의 솔리스트들이 협연자로 나서 연주의 풍성함을 더할 예정입니다.
지휘자 임헌정은 끊임없는 도전과 열정으로 청중과 비평가 모두를 사로잡으며, 사랑과 존경을 받고 있다. 스트라빈스키, 쇤베르크, 바르토크, 베베른 등의 작품들을 초연하며 국내 클래식계의 새로운 활력소를 불러 일으켰으며, 모차르트 피아노 협주곡 전곡 연주를 시작으로 베토벤, 슈만, 브람스, 브루크너 교향곡에 이르기까지 혁신적인 프로그램을 통해 한 작곡가를 깊이 있게 소개하는 동시에 꾸준히 음악계에 화두를 던져왔다. 특히 그는 1999년부터 2004년까지 5년간 국내 최초로 말러 교향곡 전곡 연주를 펼쳐내며 ‘말러 신드롬’, ‘말러 붐’ 열풍을 불러일으키는 대 사건을 만들어냈다.
‘지휘대의 탐험가’, ‘클래식 음악에 대한 편견의 벽을 무너뜨린 인물’ 등 그를 수식하는 단어들이 증명하듯 동아일보로부터 국내 음악인들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에서 ‘국내 최고의 지휘자’로한겨레신문이 기획한 우리 사회 각 분야의 개혁성과 전문성을 갖춘 인사 중에서 ‘한국의 미래를 열어갈 100인’으로 선정되기도 하였다. 한국음악협회 ‘한국음악상’, 문화체육관광부 지정 ‘오늘의 젊은 예술가상’, ‘우경문화예술상’, ‘서울음악대상’, ‘대한민국 문화예술상(대통령상)’, ‘대원음악상 특별공헌상’을 수상하며 그의 음악에 대한 열정과 끊임없는 도전을 증명하였다. 또한, 25년간 이끌어온 부천필에게 음악단체로는 처음으로 한국의 노벨상이라 불리는 ‘호암상’ 수상의 영예를 안겨주었다.
서울대 음대 졸업 이후 미국 메네스 음대와 줄리어드 음대에서 작곡과 지휘를 공부한 그는, 귀국 후 서울대 작곡과 지휘 전공 교수로 30년째 재직하고 있다. 현재 코리안심포니 제5대 예술감독으로 새롭게 음악의 인생을 펼치며 또 다른 교향악의 역사를 시작하려 한다.
2015년 창단30주년을 맞는 코리안심포니오케스트라는 연간 90회 이상의 공연을 통하여 국내 교향악의 한 축을 담당하고 있다. 1987년부터 국립극장과 전속계약을 맺고 국립오페라단, 국립발레단, 국립합창단 등의 공연을 통해 대한민국 유일의 오페라와 발레 전문 오케스트라로 인정받으며 전문성을 확보해왔다. 1989년 문화체육부로부터 사단법인단체로 승인 받은 이후, 2001년 3월 창단 16주년을 맞아 재단법인으로 탈바꿈하면서 예술의전당 상주오케스트라로 새롭게 출발하였다. 이 후 [11시 콘서트]를 비롯 예술의전당 대표 프로그램을 연주하고 있으며, 콘텐츠영상화사업에 참여하는 등 관객에게 더욱 가깝게 다가가고 있다. 1989년과 1990년 잠실 실내체육관에서 5천명 합창단과 함께 ‘대합창 연주회’로 화제의 공연을 이루어낸 바 있으며, 2011년 국립오페라단의 국내 초연작 ‘카르멜회 수녀들의 대화’, 2013년 ‘파르지팔’과 2014년 국립발레단의 국내 초연작 ‘봄의 제전’의 호연으로 평론가와 관객으로부터 극찬을 받았다. 또한 플라시도 도밍고, 호세 카레라스, 안젤라 게오르규, 라두 루푸 등 세계적인 음악가들의 내한 시에도 함께하였으며, 클래식 음악뿐 아니라 영화[쉬리], [태극기 휘날리며] OST를 녹음하였고, 팝 스타 ‘스팅’ 내한 공연 등을 통하여 다양한 무대에서 관객과 만나고 있다.
국내 클래식 음악계의 선 굵은 연주회는 물론 2013년 제18대 대통령 취임식에서는 오케스트라로서는 유일하게 무대에 섰으며, 2014년 소치동계올림픽과 패럴림픽 폐막식의 연주를 담당하는 등 세계 속에 한국의 클래식 문화를 알리는데 앞장서고 있다. 국내외 정상급 아티스트와 함께 폭넓은 레퍼토리로 구성되는 정기연주회와 다양한 컨텐츠 개발을 통한 자체 기획시리즈인 [라이징스타, 토킹 위드 디 오케스트라]는 관객들의 관심을 유발하며 폭넓은 관객층을 형성하는데 노력하고 있다. 또한 2010년부터 국립예술단체와 함께 [방방곡곡 문화공감 사업]에 참여하고 있으며, 2013년부터 [찾아가는 음악회]를 진행해나가는 등 전국 문화소외지역을 찾아가 전국민 문화향유권 신장에 기여하며 클래식음악 저변확대에 힘쓰고 있다.
2014년 1월 지휘자 임헌정이 제5대 예술감독ㆍ상임지휘자로 취임한 이후 매회 전석 매진을 달성, 깊이 있는 해석과 탄탄한 연주력으로 완벽한 호흡을 선보이며 최상급 오케스트라로 나아가고 있다.
Bruckner, Symphony No.3 in D minor 'Wagner'
브루크너 교향곡 3번 ‘바그너’
Anton Bruckner
1824-1896
Paavo Järvi, conductor
Frankfurt Radio Symphony Orchestra
Rheingau Musik Festival 2013
Wiesbaden, Kurhaus
2013.08.21
브루크너의 교향곡 3번은 그에게 큰 시련을 안겨주었다. 1877년 12월 16일, 작곡가 자신의 지휘로 이루어진 교향곡 3번의 초연 현장은 그야말로 ‘대재앙’이었다. 한 악장이 끝날 때마다 객석에 있던 청중은 하나 둘씩 연주회장을 빠져나갔고 연주가 다 끝날 무렵에 객석에는 고작 20여 명의 청중만이 자리를 지키고 있었다.
그날 끝까지 자리를 지킨 청중 가운데는 후에 위대한 교향곡 작곡가로 성장할 구스타프 말러도 끼어 있었다. 당시 17세였던 말러는 브루크너의 교향곡에 크게 감명을 받아 이 곡을 ‘네 손을 위한 피아노곡’으로 편곡하여 이듬해인 1878년에 출판했다. 브루크너는 말러의 편곡에 아주 만족하여 그 답례로 말러에게 자신의 교향곡 3번의 총보를 선물했고, 이후 그들은 좋은 친구이자 동료가 되어 서로를 열렬히 숭배했다.
그러나 브루크너의 교향곡 3번에 대한 평론가들의 반응은 그리 좋지 않았다. 브루크너에게 호의적이던 음악평론가 에두아르트 크렘저마저 이 교향곡에 대해 “그의 음악은 매우 창조적이지만 응집력이 부족해서 그 창조적 영감을 지탱하지 못하고 있다. 그의 감수성은 매우 깊지만 긴 호흡이 부족해서 세부적으로 매우 훌륭함에도 불구하고 작품 전체적으로는 완결되고 세련된 예술 작품의 인상을 주지 못한다”고 평했다.
바그너에게 헌정된 ‘바그너 스타일’ 교향곡
아마도 브루크너 교향곡 3번이 전문가들로부터 외면당한 것은 이 곡에 바그너 풍의 악상이 많아 독창성이 결여된 듯한 느낌을 주기 때문일 것이다. 당대 빈 음악계에서 가장 큰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던 음악평론가 한슬리크도 브루크너의 교향곡에 대해 “베토벤의 제9번이 바그너의 발퀴레와 만났다. 그리고 그것은 그녀들의 발굽 아래 짓밟혔다”고 평하며 이 작품의 독창성을 문제 삼았다.
물론 이 교향곡에는 바그너의 음악과 비슷한 점이 많기는 하다. 우선 이 곡은 마치 바그너의 오페라처럼 교향곡 역사상 선례를 찾아볼 수 없는 독특한 작품이다. 1873년에 완성한 오리지널 버전의 연주시간은 무려 65분이 넘는다. 아직 말러의 교향곡이 나오기 전이었던 당시로선 브루크너의 교향곡 3번이 가장 긴 교향곡이었을 것이다. 또한 바그너의 오페라 <로엔그린>과 <탄호이저>, <트리스탄과 이졸데>, <발퀴레> 등과 유사하거나 인용된 부분이 있으며, 바그너와 유사한 어마어마한 음향 또한 놀라운 것이다. 하지만 한슬리크가 브루크너 음악의 장엄한 양식과 정신적인 개성을 의도적으로 평가 절하한 것도 사실이다.
어떤 면에서 보면 브루크너 교향곡 3번의 초연 실패는 이 작품의 음악적인 면 때문이라기보다는 당대 빈 음악계를 뜨겁게 달구었던 분쟁 때문이라고 보는 게 더 타당할 것 같다. 문제는 브루크너가 자신의 교향곡 3번에 바그너 풍의 악상을 넣어 그의 ‘바그너 숭배’를 공공연히 드러낸 데 있었다. 게다가 브루크너는 이 교향곡에 “깊이 존경하는 거장 바그너 선생님께”라는 헌정사까지 붙여 바그너에게 바쳤으니 바그너 반대파에서 가만히 있을 리 없었다. 당대 빈 음악계는 브람스와 한슬리크를 중심으로 한 보수주의 음악가들과 바그너, 리스트로 대표되는 진보주의 음악가들로 양분되어 있었기에 바그너에 대해 노골적인 존경심을 표현하는 일은 매우 위험한 일이었다.
교향곡 3번의 초연 실패 후 브루크너는 1877년과 1889년 두 차례 악보를 개정했다. 초연의 싸늘한 반응과 주변 인물들의 조언 때문이었다. 브루크너는 개정 작업을 통해 바그너 음악을 연상시키는 인용 부분을 삭제해 곡을 짧게 줄였고 이곳저곳을 이어붙인 듯 모자이크 같던 음악을 좀 더 매끄럽게 다듬었다. 따라서 브루크너 교향곡 3번의 악보는 1873년의 오리지널 버전 외에 1877년 버전과 1889년 버전이 존재한다. 브루크너가 내놓은 3가지 버전 가운데, 한동안 세련된 오케스트레이션이 돋보이는 1888/89년의 세 번째 버전이 가장 자주 연주되었다. 이는 이 판본이 가장 길이가 짧고 쉽게 구할 수 있기 때문이었다. 그러다 1873년의 버전이 1977년에 노바크의 편집에 의해 출판된 후, 오리지널 버전의 우수성이 인정되면서 최근에는 1873년 오리지널 버전이 종종 연주되고 있다.
1악장의 오케스트라 사운드가 장엄한 느낌을 불러일으킨다. 카스파르 다비트 프리드리히, <바닷가의 달맞이>
기념비적이고 장엄한 울림의 4악장
1악장: Gemäßigt, mehr bewegt, misterioso
1악장 도입부는 인상적인 트럼펫 주제로 시작한다. 바그너는 교향곡 3번 도입부의 트럼펫 주제를 매우 좋아했다고 한다. 나중에 브루크너는 이 교향곡의 트럼펫 주제 때문에 ‘트럼펫 브루크너’라는 별명까지 얻었다. 전반적으로 1악장의 음향은 마치 오르간과 같은 특징을 보이고 있어 오르가니스트였던 브루크너 특유의 개성을 느낄 수 있다.
제1주제군의 전개는 포르티시모의 선언과 속삭이는 듯한 답변의 반복으로 구성되는데, 이는 마치 오르간 즉흥연주와 같은 느낌을 준다. 하지만 1악장의 전개부는 발전적 요소와 재현적 요소가 뒤섞여 있어 혼란스럽다. 전통을 무시하고 전개부에 재현적 요소를 집어 넣은 점 때문에 데소프와 한슬리크 등은 브루크너 교향곡에 형식미가 결여되었다고 비판하기도 했다.
2악장: Adagio. Bewegt, quasi Andante
2악장 아다지오는 1악장과는 대조적으로 여린 다이내믹의 스트링 사운드를 중심으로 전개되는 명상적인 음악이다. 군데군데 바그너의 <트리스탄과 이졸데>, <로엔그린>을 연상시키는 부분도 나타난다.
3악장: Scherzo. Ziemlich schnell
3악장 스케르초는 메인 섹션과 트리오의 두 부분으로 되어 있지만 두 부분의 대비는 그다지 크지 않다. 트리오에서 도약하는 선율의 제스처는 오스트리아 민속 춤곡인 렌틀러와 요들을 닮았다.
4악장: Finale. Allegro
4악장 피날레는 8분음표의 빠른 음형의 반복으로 인해 긴박감을 주는 음악이다. 바그너 풍의 느낌이 두드러지고 휴지부가 많아서 브루크너 음악 중에서도 가장 모자이크 같은 작품이기도 한다. 하지만 브루크너가 오케스트라로 기념비적이고 장엄한 울림을 실현해내는 솜씨는 놀랍다. 특히 금관은 윤기가 흐르고 풍성한 사운드는 경이롭다.
Bruckner Symphony No 3 D minor M Jansons Bayerischen Rundfunks
추천음반
1. 한스 크나퍼츠부슈와 빈 필하모닉(testament)
2. 카를 뵘과 빈 필하모닉(Decca)
3. 세르지우 첼리비다케와 뮌헨 필하모닉(EMI)
4. 마리스 얀손스와 로열 콘세르트헤보우 오케스트라(RCO)
글 최은규 (음악평론가) <교향곡은 어떻게 클래식의 황제가 되었는가>의 저자. 서울대학교 음악대학과 동대학원 석사, 박사과정을 수료하고 부천필하모닉오케스트라의 바이올린 부수석 및 기획홍보팀장을 역임했다. 월간 <객석> <연합뉴스> 등 여러 매체에서 음악평론가 및 칼럼니스트로 활동하고 있으며, 예술의 전당, 풍월당 등에서 클래식 음악을 강의하고 있다.
출처 : 네이버캐스트>주제 전체>문화예술>음악>기악합주>교향악 2012.06.18
http://navercast.naver.com/contents.nhn?rid=66&contents_id=83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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