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연후기( 클래식 2015년)

2015교향악축제/대전시향/윤홍천(Pf)협연/4.9.목/예술의 전당

나베가 2015. 5. 2. 22:26

 

 

 

 

4. 9 (목) 8:00 p.m.

대전시립교향악단

지휘 | 금노상
피아노 | 윤홍천

버르토크 / 루마니안 민속 무곡 Sz.68
B. Bartók / Romanian Folk Dances, Sz.68

브람스 / 피아노 협주곡 제1번 d단조, Op.15
J. Brahms / Piano Concerto No.1 in d minor, Op.15

버르토크 / 관현악을 위한 협주곡 Sz.116
B. Bartók / Concerto for Orchestra, Sz.116


 

2015 교향악축제 CONCERT SCHEDULE * 클릭하시면 각 교향악단으로 이동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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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1 wed 코리안심포니오케스트라
4.2 thu 대구시립교향악단
4.3 fri KBS교향악단
4.4 sat 경기필하모닉오케스트라
4.5 sun 군포 프라임필하모닉오케스트라
4.6 mon 과천시립교향악단
4.7 tue 충남교향악단
4.8 wed 광주시립교향악단
4.9 thu 대전시립교향악단
4.10 fri 서울시립교향악단
4.11 sat 강남심포니오케스트라
4.12 sun 춘천시립교향악단
4.14 tue 울산시립교향악단
4.15 wed 원주시립교향악단
4.16 thu 수원시립교향악단
4.17 fri 제주특별자치도립 제주교향악단
4.18 sat 부산시립교향악단
4.19 sun 부천필하모닉오케스트라
패키지 할인 : ⑴ 골드회원 6회 25% / 9회 30% / 12회 35% / 18회 40% 할인 ⑵ 블루회원 6회 20% / 9회 25% / 12회 30% / 18회 35% 할인 ⑶ 일반 6회 15% / 9회 20% / 12회 25% / 18회 30% 할인
 

 지휘 | 금노상
No-sang Geum, Conductor


유연하고 정교한 바톤 테크닉으로 근ㆍ현대의 난곡들을 마력처럼 풀어내는 마에스트로!
지휘자 금노상은 아바도(Claudio Abbado), 메타(Zubin Mehta) 등 명 지휘자들을 배출시킨 비엔나 국립대학교(Universitat fur Musik und darstellende Kunst Wien)에서 1980년부터 1985년까지 오페라좌 음악감독 오트마 쉬트너(Otmar Suitner)를 사사하여 지휘 디플롬을 받았다. 동시에 Korrepetition Praxis를 지휘과와 복수전공하며 지휘자로서의 기반을 닦았다.

로마 심포니 오케스트라, 마케도니아 오케스트라 등 유럽 교향악단과 서울시립교향악단을 비롯하여 부산, 대구 등 전국의 시립교향악단은 물론 KBS교향악단, 코리안심포니 등을 지휘하였다. 또한 한국 지휘자로는 처음으로 마케도니아 국립오페라단, 중국 상하이교향악단, 일본 삿포로교향악단을 지휘했으며, 타이완성립교향악단과 인천시립교향악단합동공연으로 타이완 전역에서 연주하기도 했다. 오페라 지휘자로도 활발한 활동을 전개하고 있는 바, 매년 국립오페라단, 한국오페라단, 대전문화예술의전당 제작오페라, 광주오페라단 등과 함께 오페라 작품을 선보이고 있다.

1989년부터 대전시립교향악단의 상임지휘자로 만 5년이 넘는 재임 기간을 통하여 광주시향을 국내 정상급 교향악단으로 도약 발전시킨 평가를 받았으며, 1994년부터 10년 동안 인천시립교향악단의 음악감독 겸 상임지휘자로 활동하면서 인천시향을 4관 편성의 관현악단으로 확대하여 R.스트라우스, 구스타프 말러, 이고르 스트라빈스키 등 대편성의 새로운 작품들을 소개했고, 브루크너 교향곡 등을 한국 초연하였으며, 2006년부터 대전시립교향악단의 상임지휘자를 다시 맡아 대전시립교향악단을 재도약시키는 등 한국 교향악단 발전을 위해 정진해온 대표적인 지휘자이다.
2011년부터 대전시립교향악단 제7대 예술감독 겸 상임지휘자로 취임하면서 관객들로부터 절대적인 호응을 이끌어내며 마스터즈 시리즈 시즌 전회 매진의 기록을 세우고 있고, 한국 오케스트라 최초로 음악의 도시 비엔나 무지크페어라인 골드홀을 비롯한 체코 프라하 스메타나홀, 헝가리 부다페스트, 독일 뮌헨 헤라클레스홀로 이어지는 유럽투어에서 유럽인들의 뜨거운 기립박수를 이끌어 냈으며, 유럽 문화예술의 중심지인 이들 도시들의 최고의 연주홀에서 한국 교향악단의 수준을 높이 평가받는 계기를 마련했다.

 

 피아노 | 윤홍천
William Youn, Piano


“우리는 그가 동년배인 랑랑과 윤디리에 버금가는 큰 성공을 하리라 의심치 않는다.
스위스 , 루가노 Corriere del Ticino 신문

“갈망과 애틋함이 묻어나는 손놀림… 피아노로 시를 쓰는 아티스트”
동아일보 조이영 기자

피아니스트 윤홍천은 완벽한 테크닉과 섬세한 감성으로 작품에 생명력을 불어넣는 ‘피아노의 시인’이라고 불리며 클래식의 본고장 유럽에서 더욱 사랑받고 있는 차세대 피아니스트이다.
1999년 보스턴에서 벤저민 잰더가 지휘하는 보스턴 유스 필하모닉 오케스트라와 조던 홀에서 라흐마니노프 피아노 협주곡 2번을 성공적으로 연주, 남미 주요 도시를 투어하였으며 보스톤CPI 음반사에서 이 실황연주를 음반으로 발표하였다. 국내 유수의 콩쿠르에서도 두각을 나타낸 그는 이태리 알레산드로 카사그란데 국제 콩쿠르, 중국 상하이 국제 콩쿠르, 미국 클리블랜드 콩쿠르에서 입상하였으며 부조니 콩쿠르와 퀸 엘리자베스 콩쿠르에서 결선 진출, 윤이상 국제 음악 콩쿠르에서는 박성용 영재특별상을 수여 받았다.

2001년 유럽으로 활동 무대를 옮긴 그는 클리블랜드 오케스트라, 상트페테르부르크 마린스키극장 오케스트라, 브르노 필하모니, 콘스탄츠 필하모니 오케스트라, 벨기에 국립 오케스트라 등 세계 유수의 오케스트라와 협연 무대를 가졌으며 국내에서는 서울시향, 인천시향, 수원시향, 대구시향 등과 협연하였으며, 정명훈, 금난새, 김대진 등 세계적인 마에스트로와 함께 하였다. 더하여 지휘자 성시연이 이끄는 경기 필하모닉 오케스트라와 2014 아시아오케스트라위크에 초대되어 도쿄 오페라시티에서 협연하며 큰 성원을 받았으며 한국의 클래식음악을 성공적으로 전파하였다. 2014년 12월에는 세계적인 마에스트로 故 로린 마젤에게 생전에 직접 발탁되어 뮌헨필하모니오케스트라와 네 차례 성공적으로 협연, 새로운 젊은 거장의 출현을 알렸으며, 같은 해 독일 하이델베르크극장의 상주 피아니스트가 되어 2015년부터 활동할 예정이다. 또한 Wurzburg Mozart Festival, Baden Baden Festspielhaus, Weilburger Schlosskonzerte, Davos Festival, 대관령 국제음악제, 피스 앤 피아노 페스티벌 등 이름있는 주요 페스티벌에도 매년 참가하고 있다.

음반활동으로는 2004년, 2006년에 쇼팽 협주곡 전곡과 슈만 협주곡을 녹음(Sony BMG)하였고, 2010년에는 첫 독주음반 (쇼팽, 슈만, 볼프의 기념음반)을 발매, 룩셈부르크의 Pizzicato 잡지에서 선정하는 이달의 음반상 “Excellentia”를 수여 받았다. 두 번째 독주 음반은 슈베르트의 후기작품을 담았으며 2011년 현지 발매, 2012년 국내 발매되었다. 이 음반은 곧 Bayern Klassik 라디오, Suddeutsche Zeitung, Mitteldeutscher 방송국 등 독일의 각종 매체에서 추천음반으로 선정되며 놀라운 감수성으로 완벽하게 작품을 이해했다는 호평을 받았고 프랑스의 저명한 잡지 “디아파종“에서도 ‘5 Diapason‘ 음반으로 이름을 올렸다. 이로 인해 2011년 동양인으로는 이례적으로 독일 바이에른주 문화부장관으로부터 “젊은 예술가상“을 수여 받기에 이른다. 국내에서는 2012년에 처음으로 [Encore]라는 타이틀로 소품 음반을 발매하기도 하였다. 최근 독일의 음반사 웸스Oehms와 모차르트 피아노 소나타 전곡 녹음이라는 5년에 걸친 장기 프로젝트를 진행중에 있으며, 2013년 11월 유럽을 시작으로 미주, 아시아권에도 발매되었다. 독일, 스위스, 오스트리아 등의 언론사에서는 앞을 다투어 이 음반을 추천음반으로 소개하였으며 영국 클래식 전문지 그라모폰에서는 “여러 모차르트 피아노 소나타 음반 가운데 손꼽힐 만하다.”고 호평했다.

1982년 서울에서 태어난 윤홍천은 한국예술종합학교 예비학교에서 임종필 교수를 사사하였다. 95년 예원학교에 수석 입학한 후 다음해 도미, 보스톤 뉴잉글랜드 콘서바토리와 월넛힐 예술고등학교에서 수학하였다. 2001년 독일 하노버 대학교에 입학하였고 이후 소수 정예 선발로 까다롭기로 유명하고 저명한 피아니스트들을 다수 배출한 이탈리아 코모 아카데미에서 교과 과정을 마무리하였다. 2012년 빌헬름 켐프 재단의 최연소 최초 동양인 이사진으로 선출되며 더 큰 가능성을 보여주었던 윤홍천은 현재 뮌헨에 거주하며 유럽을 중심으로 한국과 오가면서 독주 활동을 비롯 실내악과 오케스트라 협연 등 세계를 무대로 다채로운 연주 활동을 펼치고 있다.


 대전시립교향악단
Daejeon Philharmonic Orchestra


대전시립교향악단은 1984년 창단했다. 이후 지난 30년간 최고의 음악을 향한 끊임없는 노력과 열정으로 대한민국 정상의 교향악단으로 성장했다. 다양한 레퍼토리, 감동을 주는 앙상블과 재미와 기쁨을 선사하는 신선한 기획으로 주목받으며 대전문화예술의 대표주자로 자리하게 됐다. 대전시립교향악단은 대전뿐 아니라 한국을 대표하는 오케스트라로서 2006년에는 대한민국 음악제에 초청되어 연주하였고, 대한민국 아트마켓에서 우수 공연단체로 선정되어 국내 순회 연주를 가지기도 했다. 특히 2004년에는 뉴욕의 카네기홀 등 미주 4개 도시의 세계적인 홀에서 순회 연주를, 2005년에 한국 대표로 ‘아시아 오케스트라 위크’에 초청되며 도쿄와 오사카에서 각각 연주를 성공적으로 선보인 바 있으며 2012년 한국 오케스트라 최초로 비엔나 무지크페어라인 골드홀 연주를 비롯하여 체코 프라하, 헝가리 부다페스트, 독일 뮌헨을 연결하는 유럽투어를 통해 세계화된 대전시립교향악단 면모를 갖추게 되었다.

대전시립교향악단의 공연은 정통 클래식으로 진행되는 ‘마스터즈 시리즈’, 다양한 기획과 눈높이에 맞춘 해설이 함께하는 ‘디스커버리 시리즈’, 음악을 통해 예술적 감성과 창의성을 고취시킬 수 있도록 마련한 ‘스쿨 클래식’, 실내악의 진수를 느낄 수 있는 ‘챔버 시리즈’, 미래의 한국 음악계를 이끌어 나갈 젊은 음악인들이 역량을 선보이는 ‘신인 연주자 발굴 시리즈’, ‘원도심 주민들을 위해 펼치는 해피 클래식 시리즈’, 연구소와 기업체, 병원이나 시설 등을 찾아가서 연주하는 ‘찾아가는 음악회’, 서울, 충남지역 및 회원을 위한 ‘특별 연주회’ 등으로 진행된다.

창단 30주년을 기념, 2014년 베토벤 교향곡 전곡 연주라는 대장정을 끝마치며 더욱 견고하고 아름다운 앙상블로 거듭난 대전시립교향악단은 2015년 브람스 협주곡 전곡 연주를 통해 새로운 모습으로 관객과 만난다, “전설의 귀환” 이라 주목받으며 무대로 돌아온 바이올리니스트 정경화, 힘있는 타건, 섬세하고 심오한 서정성으로 남다른 피아니시즘을 자랑하는 백혜선의 협연무대가 준비되고 뛰어난 표현력으로 주목받는 젊은 연주자 클라라 주미 강, 꿈과 열정으로 가득한 김화라와 절제된 카리스마를 보여주는 바이올리니스트 김필균, 그리고 아시아의 보물같은 피아니스트라 칭해지는 윤홍천과 루빈스타인콩쿠르 우승에 빛나는 Ching Yun Hu, 서울국제음악제 1위 피아니스트 한지호, 그리고 바이올리니스트 이경선과 첼리스트 수렌 바르라투니의 무대도 기대를 갖게한다. 또한, 수석객원지휘자 마에스트로 유리 시걸, 지휘자로서 영토를 넓혀가고 있는 김대진, 그리고 다니엘 레이스킨, 파나지오티스 디아만티스, 빈프리트 톨 등 객원지휘자들이 대전시립교향악단과 함께 새로운 음악의 세상을 열어갈 계획이다.

항상 새로운 도전과 한발 앞서는 상상력으로 음악을 향한 헌신을 멈추지 않는 대전시립교향악단은 2015년 대전시민의 친구이며 가족이고 자랑이 되고자 노력해갈 것이다.

 

 

브람스, 피아노 협주곡 1번 J. Brahms : Piano Concerto No.1 in d minor, Op.15 특성 | 패기만만하면서도 속 깊었던 청년 브람스의 초상이 투영된 그의 첫 관현악곡<br>정보 | 1854년에서 1858년 사이에 작곡, 1859년 독일의 하노버에서 초연

 

Brahms: Piano Concerto No.1 - Ax&Haitink/COE(2011Live)

 

브람스의 관현악 창작 이력에서 시작과 끝을 장식한 것은 공히 협주곡이었다. 그의 첫 관현악곡은 [피아노 협주곡 제1번]이며, 마지막 관현악곡은 [바이올린과 첼로를 위한 2중 협주곡]이었던 것이다. 아울러 이 두 곡은 애초에는 협주곡이 아닌 교향곡으로 구상되었다는 공통점을 가지고 있다. 그런데 원숙기의 소산인 [2중 협주곡]과는 달리, 청년 시절의 작품인 [피아노 협주곡 제1번]은 상당한 산고를 거친 뒤에야 비로소 빛을 볼 수 있었다.

 

피아노 협주곡 제1번 d단조]의 유래는 1854년까지 거슬러 올라간다. 그 해 2월에 그의 멘토인 슈만이 자살을 기도했고, 그 소식을 접한 브람스는 곧바로 뒤셀도르프로 달려가서 슈만 가족을 위로하고 보살펴주었다. 이 사건은 결과적으로 클라라(슈만의 아내)를 향한 브람스의 마음이 애틋한 연정으로 발전하는 계기가 되기도 했다. 그 해 3월(또는 4월) 9일, 브람스는 친구 요아힘에게 편지를 보내 3악장 구성의 ‘2대의 피아노를 위한 소나타’를 완성했다는 사실을 알렸다.

처음에 브람스는 이 소나타를 바탕으로 교향곡을 쓰려고 했던 모양이다. 그래서 먼저 제1악장을 관현악곡으로 편곡하여 요아힘과 클라라에게 비평과 자문을 구하기도 했다. 친구들의 반응은 호의적이었지만, 워낙 스스로에게 엄격한 성품이었던 브람스는 그 과정에서 악곡에 결함이 있음과 오케스트레이션에 미비점이 있음을 발견하고 계획을 변경하게 된다. 그리하여 1855년 2월에는 클라라에게 다음과 같은 편지를 쓰기에 이른다.

“제가 밤에 어떤 꿈을 꾸는지 상상해 보십시오. 저는 좌절된 교향곡을 피아노 협주곡으로 전용하고 그것을 연주했습니다. 제1악장도 스케르초도 피날레도 무척 어렵습니다만, 저는 아주 의욕이 넘치고 있습니다.”

그러나 피아노 협주곡의 작곡은 더디게 진행되었다. 1856년 여름에 슈만이 세상을 떠나고, 가을이 되어서야 브람스는 그 제1악장을 클라라에게 보여줄 수 있었다. 두 사람은 그것을 2대의 피아노로 함께 연주하기도 했다. 그리고 같은 해 12월 30일의 편지에서 브람스는 클라라에게 다음과 같은 사실을 알렸다.

“요 며칠 저는 협주곡의 제1악장을 정서했습니다. 요아힘은 마지막 악장을 무척 기대하고 있지요. 지금은 당신의 아름다운 초상화를 그리고 있는데, 그것은 아다지오가 될 것입니다.”

이 편지에서 언급된 경건하고 감동적인 아다지오 악장은 이듬해 1월에 완성되었다. 브람스는 그 악보를 요아힘에게 보내 비평을 구했는데, 그때 브람스는 악보에 라틴어로 “주의 이름 아래 오는 자에게 축복 있으라”라는 기도문을 기입했다. 혹시 그는 이 악장에 슈만에 대한 경의와 클라라에 대한 위로를 담고자 했던 것이었을까? 하지만 나중에 이 문구는 삭제되었다.

한편 마지막 론도 악장이 확정된 것은 1857년 5월이었다. 그러나 브람스는 1858년 2월까지 요아힘과 의견을 주고받으며 계속해서 오케스트레이션을 보완하고 세부를 수정했다. 결국 완성된 협주곡이 처음으로 시연된 것은 1858년 3월 30일, 하노버 궁정극장에서였고, 공개초연은 다시 해를 넘긴 1859년 1월 22일에 가서야 이루어졌다.

청년 브람스의 초상

당시 청년이었던 브람스의 열정을 느낄 수 있는 곡이다. <출처 : Wikipedia >

 

브람스가 첫 협주곡의 완성에 이토록 오랜 시간을 소요했던 데에는 여러 이유가 있겠지만, 그 중에서도 애초에 그의 포부가 지나치게 컸던 탓을 들 수 있다. 물론 슈만의 부담스런 격려와 베토벤에 대한 경외심이 그를 필요 이상으로 압박하고 고무시켰던 측면이 분명 있었을 것이다. 하지만 관현악 장르에 대한 첫 도전에서 교향곡을 생각한다는 것은 아무리 브람스라고 하더라도 무모한 일이었다. 결국 그는 구상을 축소·변경하는 타협안을 택할 수밖에 없었고, 이 일을 계기로 첫 교향곡에는 더욱 더 신중하게 접근하게 된다.

다만 그런 시행착오가 그저 공염불은 아니었다. 베토벤의 [교향곡 제9번 d단조](제1악장)과 [피아노 협주곡 제3번 c단조](제3악장), 그리고 슈만의 [피아노 협주곡 a단조] 등에서 많은 영향을 받은 이 곡은 브람스 특유의 ‘교향악적 협주곡’의 시발점이 되었다. 피아노 파트는 고도의 정력과 기교를 요하지만 관현악을 압도하기보다는 그와 대등한 관계로 맺어져 있고, 전곡은 유기적이면서도 명쾌한 구성으로 고전파적인 형식감을 견지하고 있다. 비록 관현악 처리에 있어서 미숙한 면이 없지 않고, 전체적으로 의욕과잉인 면도 엿보이지만, 이 곡은 패기만만했던 청년 브람스의 초상을 전하는 가장 뜨겁고 생생한 증언이라 하겠다.

제1악장: 마에스토소(장엄하게), d단조, 6/4박자
이 장엄하고 거대한 첫 악장은 마치 천둥이 치는 듯한 오케스트라의 강렬한 총주로 출발한다. 이 개시부는 초자연적인 울림과 오르간 포인트(지속저음)의 부각이라는 면에서 베토벤의 [합창 교향곡]의 첫 악장을 떠올리게 한다. 계속해서 바로크 협주곡의 리토르넬로를 연상시키는 긴 서주가 이어지는데, 여기서는 이 악장의 제1주제를 중심으로 투쟁적 분위기와 숙명적 이미지가 부각된다.

서주의 격렬한 요동이 조금씩 가라앉으면 이내 주부로 넘어가 피아노가 등장한다. 제시부에서는 역시 투쟁적인 국면으로 나아가는 제1주제와 지극히 차분하고 서정적인 제2주제가 극명한 대비를 이루는데, 특히 풍부한 표정을 띠고 서서히 부풀어 올라 무한한 동경을 자아내는 제2주제부의 감흥은 각별하다. 피아노의 강렬한 타건과 함께 시작되는 발전부에서는 피아노와 관현악이 마치 전투라도 벌이듯 격렬하게 맞부딪히다가 폭발적인 클라이맥스에 도달하고, 재현부 이후에 음악은 다시 한 번 뜨겁게 달아 오른 다음 격정적인 울림 속에서 막을 내린다.

 

제2악장: 아다지오(아주 느리게), D장조, 6/4박자
명상적인 기운과 종교적인 기품으로 가득한 이 느린 악장은 작곡 당시 아직 20대 초반이었던 브람스가 얼마나 속 깊고 다정다감한 청년이었는지를 잘 보여준다. 피아노와 관현악이 응답풍의 대화를 이어나가는 3부 형식의 곡으로, 주요주제는 첫머리에서 바순이 제시하며 피아노의 정교한 서법이 두드러진다.

어떤 이는 이 악장을 들으면서 브람스가 언급했던 ‘클라라의 초상’을 떠올리고, 어떤 이는 슈만을 기리는 진혼곡의 이미지를 거론하기도 한다. 다분히 침착하고 사색적인 흐름 속에 깊은 슬픔과 애틋한 그리움이 담겨 있으며, 사뭇 감동적인 클라이맥스에서는 그 모든 상념과 감정들을 종교적으로 승화시키려는 듯한 열의가 느껴진다.

 

2악장의 성스럽고 기품 있는 선율은 마치 종교음악이나 진혼곡처럼 느껴지기도 한다. <출처: Wikipedia>

 

 

제3악장: 론도. 알레그로 논 트로포(빠르게, 지나치지 않게), d단조, 2/4박자
피날레는 경쾌하고 활력 넘치는 론도 악장이다. 다시금 펼쳐지는 투쟁을 통해서 이제까지의 역경과 고뇌를 떨치고 승리를 향해 나아가는 듯한 이 악장은 여러 가지 흥미로운 요소들을 포함하고 있다. 론도 주제는 다성적인 요소와 당김음을 지니고 있어 바흐의 협주곡을 연상시키며, 두 번째 부 주제는 카논풍으로 등장하여 역시 바로크적인 기법을 가리키고 있다. 아울러 중간의 단조 부분에서 푸가토를 도입하여 긴장감을 높이는 수법은 베토벤의 협주곡에서 영향을 받은 것으로 보인다. 마지막 단계에서 음악은 ‘환상곡풍으로’라고 지시된 짧은 카덴차를 거친 후 짐짓 멋을 부린 듯한 코다로 넘어가 잠시 느긋한 흐름을 보이다가 밝은 D장조로 힘차게 마무리된다.

 

한편 이 협주곡은 1859년 1월 22일, 하노버 궁정극장에서 브람스 자신의 피아노와 요아힘의 지휘로 초연되었다. 클라라의 일기는 이 때 브람스의 연주가 아주 훌륭했고, 청중들도 호의적이었다고 전하고 있다. 하지만 그로부터 닷새 후에 라이프치히의 게반트하우스에서 진행된 공연은 참담한 실패로 돌아갔다. 브람스의 피아노와 오케스트라의 연주는 오히려 하노버에서보다 더 훌륭했지만 청중들의 반응은 냉랭했다. 그러한 결과에 충격을 받은 브람스는 “다음 협주곡은 완전히 다른 울림의 것이어야 한다!”라고 선언했다. 그리고 그의 두 번째 피아노 협주곡이 완성된 것은 그로부터 20년도 더 지난 먼 훗날의 일이었다

 

 
글/황장원 | 음악 칼럼니스트
음악에서 보다 많은 것을 듣고, 보고, 느끼기 위해서 머리와 가슴의 조화가 필요하다고 생각하며, 체험과 상상력, 감동을 중시하는 클래식 음악 칼럼니스트. 현재 서울시향 프로그램노트 필자, 네이버캐스트 ‘음악의 선율’ 필진이며, 서울 예술의전당, 성남아트센터, 대구 수성아트피아, 무지크바움, 풍월당 등지에서 클래식 음악감상 강좌를 진행하고 있다.
출처/http://navercast.naver.com/contents.nhn?rid=66&contents_id=14554

 

Concerto for Orchestra, Sz.116
바르톡 / 관현악을 위한 협주곡
Bela Bartok, 1881~1945

바르톡 '관현악을 위한 협주곡’

조국인 헝가리를 너무나도 사랑했던 벨라 바르톡Bela Bartok(바르토크)은 나치를 피해 1940년 미국에 망명했는데 다른 유럽 출신 음악가와 달리 음악계에 큰 관심을 끌지 못하는 등 미국 생활에 잘 적응하지 못했으며 더구나 백혈병과 향수병으로 심신은 더욱 나약해지고 경제적으로도 궁합한 생활의 악순환이었습니다.(결국은 1945년 미국에서 가난 속에 사망하고 맙니다.)
이러한 그를 너무나 안타깝게 여긴 동포였던 지휘자 ‘프리츠 라이너’와 바이올리니스 ‘요제프 시게티’ 는 당시 대지휘자였던 ‘세르게이 쿠세비츠키’에게 이러한 사정을 설명하고 쿠세비츠키는 바르톡에게 오케스트라를 위한 곡을 의뢰하게 되어 1943년 ‘관현악을 위한 협주곡' Concerto for Orchestra가 완성되게 되었으며 1944년 12월 쿠세비츠키의 지휘와 보스턴 교향악단의 연주로 성곡적인 초연을 하게 됩니다.
이 곡이 심포닉한 협주곡으로 명명되어진 이유에 대해서 작곡자인 바르톡은 “보스턴 교향악단 단원들의 뛰어난 기량을 충분히 고려해서 갖가지 악기를 독주적 또는 협주적으로 사용했다”고 당시 설명하고 있으며, 쿠세비츠키는 “의심의 여지 없이 최근 몇 년 동안 나온 관현악곡 중에서 가장 훌륭하다”라고 극찬을 아끼지 않았다고 전해집니다.
최초의 신비적인 도입부부터 종곡의 고조되는 부분까지 숨막히는 듯한 느낌의 이 곡은 바르톡의 음악을 알기 위해 가장 먼저 잘 들어보아야 할 작품이라고 말하는 사람도 있으며, ‘고난속에서 이를 극복하려는 의지와 단호함을 통해 결국은 삶에 대한 긍정을 표현해낸 걸작’이라고 일컬어지는 현대음악의 명곡으로 평가받고 있습니다.

1악장 <서주> Introduzione: Andante non troppo -- Allegro vivace
파를란도 루바토(Parlando rubato)가 쓰이는 엄격하고 무거운 안단테에 서서히 속도가 붙는다. 아첼레란도 지시에 의해 알레그로 비바체의 주요부로 넘어가면 바르톡의 특성을 집약하고 있는 1주제를 맛볼 수 있다. 4도 진행, 5음음계 스케일, 도치 기법이 집약된 이 주제는 수십 년에 걸쳐 단련된 모티브 사용법의 원숙함을 능수능란하게 보여준다. 목관에 의해 제시되는 2주제는 단2도 모티브(E, F#)에 의해 구성되며 침착한 분위기로 긴장을 푼다. 여기서부터 바르톡 대위법의 주제 중 하나인 푸가토가 풀려나오며, 푸가토의 2제시부에서 주제의 도치형이 등장한다.

2악장 <짝들의 놀이> Giuoco delle coppie: Allegretto scherzando
바르톡의 가장 유쾌한 스케르초. 작은북의 선도에 맞춰 개개의 악기들이 짝으로 등장한다. 바순이 6도, 플루트가 5도, (약음기를 낀) 트럼펫이 장2도, 클라리넷이 7도, 플루트가 5도로 움직이는데, 이 음정은 개개 악기의 특징에 딱 맞는 음정이며, 바르톡은 천부적인 감각으로 개개 악기가 표현할 수 있는 최고의 개성을 끄집어낸다. 트리오라 해도 좋을 부분은 금관의 단순한 코랄로, 난삽한 느낌이 나는 스케르초와 좋은 대조를 이룬다.

3악장 <비가> Elegia: Andante, non troppo
어두운 '밤의 음악' 이 진지하고 음울한 분위기로 곡을 이끌고, 중간부에 1악장 서주에서 빌어온 모티브가 재등장한다(사실상 서주부의 거의 모든 모티브가 토막토막 잘려서 악장의 절반동안 등장한다). 다섯 개 악장 중에서 가장 헝가리적인 분위기가 강하며 특히 몇 개 주제는 민요적 성격을 분명히 드러내고 있다.

4악장 <중단된 간주곡> Intermezzo interrotto: Allegretto
A-B-A-중단-B-A. 리트의 A-B-A-B-A에 '중단' 부분이 삽입된 변형 가곡 형식. 전악장과 마찬가지로 민요적인 성격을 띄며 불가리아 리듬(5, 7, 11 등의 홀수 리듬) 패턴을 가지고 있는데, 갑자기 예고도 없이 쇼스타코비치 교향곡 7번의 '전쟁' 주제에서 가져온 것이 분명한 경직된 음악이 간주곡을 끊어버린다. 우스꽝스럽고 경박하기 짝이 없는 음악적 조롱은 쇼스타코비치를 제대로 패러디 하는데, 아무 일 없었다는 듯이 간주곡으로 돌아오면 조용하게 마무리가 이루어진다.

5악장 <피날레> Finale: Pesante -- Presto
짤막한 금관의 페잔테(무겁고 중후하게) 섹션이 끝나자마자 무궁동의 현이 광속으로 돌진하고, 관현악의 모든 악기들이 순차적으로 이 레이스에 동참한다. 프레스토의 빠른 움직임 속에서 모티브들이 튕겨나가듯이 생성된다. 레이스가 종료된 후 (페잔테 패시지에서 파생된 것이 분명한) 푸가 주제가 등장하는데, 온음계적인 성격에도 불구하고 수법이 복잡하고 증대와 감소가 교묘하게 일어나며, 도치가 곳곳에 포진하고 4중 스트레토까지 있다. 이 복잡한 푸가 작법을 거치고 나면 다시 프레스토의 레이스가 펼쳐지고 이번에는 의문스러운 분위기로 빠져든다. 현의 음송이 위에서 주제들이 모습을 보이고, 클라이맥스에 도달하며 곡은 끝을 맺는다.


 

Béla Bartók - Concerto For Orchestra (1943) (Ful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