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연후기( 클래식 2015년)

브루크너 시리즈 2014-2016 /임헌정&코리안심포니 오케스트라/2.26.목/예술의전당

나베가 2015. 2. 25. 00:30

 

 

 

임헌정과 코리안심포니오케스트라가 만들어 낼 새로운 사운드의 브루크너
2014년 11월 브루크너 시리즈의 첫 음악회에서 임헌정과 코리안심포니오케스트라는 치밀한 분석과 세밀한 연주로 교향곡 제7번을 연주하여 대담한 화성과 장대한 표현 양식, 독특한 사운드로 가장 독창적인 음악을 구현해낸 작곡가 브루크너의 음악세계를 심도 있게 표현했다는 평가를 받으며 관객들의 호평을 이끌어냈습니다. 작년에 이어 임헌정과 코리안심포니오케스트라의 학구적이면서도 융통성을 잃지 않는 시도를 보여줄 2015년 브루크너 시리즈에서는 2월 26일(목)의 모차르트 “린츠” 교향곡과 주로 단조로 작곡되던 브루크너의 스타일에서 벗어나 장조로 작곡되어 평안하고 쾌활함이나 맑고 밝음을 지니고 있는 교향곡 제6번의 연주를 시작으로 바그너에게 헌정된 교향곡 제3번이 연주될 예정이며, 하반기에는 브루크너 최초의 교향곡인 교향곡 제1번, 그의 고뇌와의 치열한 싸움을 보여주는 교향곡 제8번을 선보일 예정입니다.

국내 최고의 솔리스트들과 함께하는 브루크너 시리즈
2015-2016 브루크너 시리즈부터는 세계 유수의 콩쿠르에서 수상한 피아니스트 김태형의 모차르트 피아노 협주곡 제23번 협연을 시작으로 차이콥스키 2위 수상자 피아니스트 손열음, 유럽 무대에서 거침없는 행보를 보여주고 있는 소프라노 임선혜, 미국 신시내티 심포니 수석, 비엔나 심포니 플루트 수석 등으로 활동해온 플루티스트 최나경 등 국내·외에서 활동하고 있는 최고의 솔리스트들이 협연자로 나서 연주의 풍성함을 더할 예정입니다.

아는 만큼 들리는 브루크너, 최은규의 프리 콘서트 렉처
브루크너의 교향곡은 ‘아는 만큼 들린다’는 문장이 매우 잘 어울리는 작품입니다. 처음 접하면 어렵게 느껴질 수 있는 브루크너의 음악을 공연 시작 30분 전, 브루크너와 관련된 음악 지식과 잘 알려지지 않은 뒷이야기를 음악평론가 최은규가 해설자, 그리고 연주자의 입장에서 들려줍니다.


[프로그램]

W. Mozart Symphony No.36 in C Major, K.425, “Linz”
모차르트 교향곡 제36번 C장조, 작품 425, “린츠”

A. Bruckner Symphony No. 6 in A Major, WAB 106
브루크너 교향곡 제6번 A장조, 작품 106

※ 프로그램 및 출연자는 사정에 따라 변경될 수 있습니다.


[프로필]

지휘 임헌정
임헌정 ⓒ홍장현 - 월간객석

코리안심포니오케스트라 예술감독·상임지휘자
임 헌 정

지휘자 임헌정은 끊임없는 도전과 열정으로 청중과 비평가 모두를 사로잡으며, 사랑과 존경을 받고 있다. 스트라빈스키, 쇤베르크, 바르토크, 베베른 등의 작품들을 초연하며 국내 클래식계의 새로운 활력소를 불러 일으켰으며, 모차르트 피아노 협주곡 전곡 연주를 시작으로 베토벤, 슈만, 브람스, 브루크너 교향곡에 이르기까지 혁신적인 프로그램을 통해 한 작곡가를 깊이 있게 소개하는 동시에 꾸준히 음악계에 화두를 던져왔다. 특히 그는 1999년부터 2004년까지 5년간 국내 최초로 말러 교향곡 전곡 연주를 펼쳐내며 ‘말러 신드롬’, ‘말러 붐’ 열풍을 불러일으키는 대 사건을 만들어냈다.

‘지휘대의 탐험가’, ‘클래식 음악에 대한 편견의 벽을 무너뜨린 인물’ 등 그를 수식하는 단어들이 증명하듯 동아일보로부터 국내 음악인들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에서 ‘국내 최고의 지휘자’로한겨레신문이 기획한 우리 사회 각 분야의 개혁성과 전문성을 갖춘 인사 중에서 ‘한국의 미래를 열어갈 100인’으로 선정되기도 하였다.

한국음악협회 ‘한국음악상’, 문화체육관광부 지정 ‘오늘의 젊은 예술가상’, ‘우경문화예술상’, ‘서울음악대상’, ‘대한민국 문화예술상(대통령상)’, ‘대원음악상 특별공헌상’을 수상하며 그의 음악에 대한 열정과 끊임없는 도전을 증명하였다. 또한, 25년간 이끌어온 부천필에게 음악단체로는 처음으로 한국의 노벨상이라 불리는 ‘호암상’ 수상의 영예를 안겨주었다.

서울대 음대 졸업 이후 미국 메네스 음대와 줄리어드 음대에서 작곡과 지휘를 공부한 그는, 귀국 후 서울대 작곡과 지휘 전공 교수로 30년째 재직하고 있다. 현재 코리안심포니 제5대 예술감독으로 새롭게 음악의 인생을 펼치며 또 다른 교향악의 역사를 시작하려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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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주 코리안심포니오케스트라

2015년 창단30주년을 맞는 코리안심포니오케스트라는 연간 90회 이상의 공연을 통하여 국내 교향악의 한 축을 담당하고 있다. 1987년부터 국립극장과 전속계약을 맺고 국립오페라단, 국립발레단, 국립합창단 등의 공연을 통해 대한민국 유일의 오페라와 발레 전문 오케스트라로 인정받으며 전문성을 확보해왔다. 1989년 문화체육부로부터 사단법인단체로 승인 받은 이후, 2001년 3월 창단 16주년을 맞아 재단법인으로 탈바꿈하면서 예술의전당 상주오케스트라로 새롭게 출발하였다. 이 후 [11시 콘서트]를 비롯 예술의전당 대표 프로그램을 연주하고 있으며, 콘텐츠영상화사업에 참여하는 등 관객에게 더욱 가깝게 다가가고 있다. 1989년과 1990년 잠실 실내체육관에서 5천명 합창단과 함께 ‘대합창 연주회’로 화제의 공연을 이루어낸 바 있으며, 2011년 국립오페라단의 국내 초연작 ‘카르멜회 수녀들의 대화’, 2013년 ‘파르지팔’과 2014년 국립발레단의 국내 초연작 ‘봄의 제전’의 호연으로 평론가와 관객으로부터 극찬을 받았다. 또한 플라시도 도밍고, 호세 카레라스, 안젤라 게오르규, 라두 루푸 등 세계적인 음악가들의 내한 시에도 함께하였으며, 클래식 음악뿐 아니라 영화[쉬리], [태극기 휘날리며] OST를 녹음하였고, 팝 스타 ‘스팅’ 내한 공연 등을 통하여 다양한 무대에서 관객과 만나고 있다.
국내 클래식 음악계의 선 굵은 연주회는 물론 2013년 제18대 대통령 취임식에서는 오케스트라로서는 유일하게 무대에 섰으며, 2014년 소치동계올림픽과 패럴림픽 폐막식의 연주를 담당하는 등 세계 속에 한국의 클래식 문화를 알리는데 앞장서고 있다. 국내외 정상급 아티스트와 함께 폭넓은 레퍼토리로 구성되는 정기연주회와 다양한 컨텐츠 개발을 통한 자체 기획시리즈인 [라이징스타, 토킹 위드 디 오케스트라]는 관객들의 관심을 유발하며 폭넓은 관객층을 형성하는데 노력하고 있다. 또한 2010년부터 국립예술단체와 함께 [방방곡곡 문화공감 사업]에 참여하고 있으며, 2013년부터 [찾아가는 음악회]를 진행해나가는 등 전국 문화소외지역을 찾아가 전국민 문화향유권 신장에 기여하며 클래식음악 저변확대에 힘쓰고 있다.
2014년 1월 지휘자 임헌정이 제5대 예술감독?상임지휘자로 취임한 이후 매회 전석 매진을 달성, 깊이 있는 해석과 탄탄한 연주력으로 완벽한 호흡을 선보이며 최상급 오케스트라로 나아가고 있다.

 

 

브루크너, 교향곡 제 6번 Bruckner Symphony No. 6 in A major 특성 | 브루크너의 전 교향곡 중 가장 특이한 형식을 보이는 작품<br> 정보 | 1881년 완성, 1901년 3월 14일 전악장 초연

브루크너는 그의 [교향곡 6번]을 매우 사랑했지만, 안타깝게도 이 교향곡은 브루크너의 모든 교향곡들 가운데서 가장 무시되어 왔다. 브루크너가 이 곡을 완성한 것은 1881년이었으나 전 악장의 완전한 초연은 작품이 완성된 지 20년이나 지난 1901년 3월 14일에 이루어졌다. 그 사이 두 차례의 초연 시도가 있었으나 모두 불완전한 것이었다. 1883년 2월에 빌헬름 얀이 이끄는 빈 필하모닉이 브루크너 [교향곡 6번]의 리허설을 시작했으나 그 달 11일에 열린 초연 무대에선 오로지 이 교향곡의 2·3악장만 연주됐고, 1899년 2월 26월에 구스타프 말러는 이 교향곡의 전 4악장을 빈에서 지휘했으나 이 곡의 많은 부분이 잘려나간 상태로 연주되었다. 당시 말러가 브루크너 [교향곡 6번]의 상당 부분을 삭제하고 부분적으로 오케스트레이션을 바꾸어 연주했을 때 빈의 노동자 신문(Arbeiter-Zeitung)은 이렇게 평했다.

“브루크너의 [교향곡 6번]의 전 악장이 빈 필하모닉에 의해 연주됐다. 지휘자 말러의 수정 작업 덕분에 이 작품은 청중들이 참고 들을만한 음악으로 거듭났다. 이 교향곡은 브루크너의모든 특징들을 담고 있다. 풍부한 상상력과 장대함, 독특함, 그리고 표현이 풍부한 주제와 거대한 구조, 굉장한 대위법의 예술, 압축된 관현악법이 나타난다.”

 

 Bruckner Symphony No 5 B flat major Sergiu Celibidache Münchner Philharmoniker




 


지극히 아름다운 아다지오 악장을 지닌 이 교향곡이 오랜 세월동안 인정받지 못한 것은 참으로 이상한 일이다. 아마도 브루크너의 [교향곡 6번]을 들어본 적이 없는 오늘날의 음악애호가들이라도 이 교향곡 2악장 아다지오를 들어본다면 처음부터 이 숭고하고 아름다운 음악에 완전히 빠져들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교향곡이 오랫동안 ‘미운 오리새끼’의 신세를 면치 못한 것은 이 작품이 브루크너 교향곡의 전형적인 틀에서 너무 벗어나있기 때문일 것이다.


Bruckner - Symphony n. 6 - Jansons - Wiener Philharmoniker




브루크너 작품 중 가장 독특한 유형의 교향곡

 

[교향곡 6번]은 브루크너의 교향곡들 중 전혀 다른 유형을 보인다. [교향곡 3번] 이후의 브루크너 교향곡들은 연주시간 100분에 육박하는 대작들이 대부분이지만 [교향곡 6번]의 연주시간은 [교향곡 5번]보다 20여분이나 단축되어 전 악장의 연주시간이 고작 1시간 남짓이다. 달라진 것은 작품의 길이뿐만이 아니다. 도입부를 들어보면 브루크너의 교향곡이라면 으레 기대하게 되는 현악기의 잔잔한 트레몰로 대신 전신 부호 같은 기묘한 리듬이 등장해 놀라움을 준다. 1악장이 시작되면 바이올린이 높은 c#음에서 톡톡 튀는 듯한 리듬을 반복해 연주한다.

 

브루크너가 생애 대부분을 봉직했던 성 플로리안 성당.
<출처: Dergreg at en.wikipedia>

 

잠시 후 첼로와 더블베이스가 이 리듬에 맞추어 제1주제를 연주하지만 그 선율은 A음을 중심 음으로 하는 프리지아 선법1)에 따른 것으로 매우 고풍스런 분위기를 만들어낸다. 1악장에서 가장 중요한 제1주제는 아이러니컬하게도 이 곡의 중심조성인 A장조를 강하게 확립하기는커녕 오히려 애매모호하게 희석시키며 불안정하게 표류한다. 이런 개시 방법은 전형적인 브루크너 교향곡의 도입부와는 매우 동떨어진 것으로 이국적인 신비로움마저 느끼게 한다.

말러가 그의 [교향곡 4번]에서 갑작스럽게 간결하고 고전적인 음악을 추구했듯, 브루크너 역시 [교향곡 6번]에서 영웅적인 제스처를 자제하고 그 표현도 좀 더 절제했다. 악기편성은 플루트·오보에·클라리넷·바순이 각 2대씩 편성되고 호른 4, 트럼펫 3, 트롬본 3, 튜바 1에 현악5부가 있는 전형적인 2관 편성으로, 브루크너의 후기 교향곡에 비해 결코 크지 않다. 그러나 이 교향곡은 브루크너 교향곡답지 않은 특이한 점 때문에 연주자들에겐 또 다른 어려움이 따르는 작품이기도 하다. 브루크너의 교향곡을 연주하는 오케스트라 단원들에게는 대개 강한 집중력과 스태미나가 필요하지만 현란한 개인기가 요구되는 일은 드물다.

그러나 [교향곡 6번]은 매우 급격하고 특이한 화성 진행을 보이는 데다 리듬 분할이 독특하여 집중력과 스태미나뿐 아니라 특별한 음향감각을 필요로 한다. 그래서 이 교향곡을 연주하는 지휘자와 연주자들에게는 이 작품 특유의 독특한 인토네이션을 부각시킬 수 있는 특별한 감각이 요구된다. 아마도 이 모든 점들이 브루크너가 사랑한 [교향곡 6번]이 널리 인정받기까지 장해물로 작용했으리라. 그러나 다행스럽게도 최근 들어 국내에서 브루크너의 [교향곡 6번]이 종종 연주되면서 이 작품의 가치가 새롭게 조명되고 있다.

숭고함이 극에 달한 아다지오의 아름다움

 

전신 부호 같은 독특한 리듬으로 시작되는 1악장은 50마디에 이르는 빛나는 종결부로 인해 전 악장 가운데서도 가장 밝고 찬란하다. 하지만 처음에 제시되는 제1주제가 고풍스런 프리지아 선법으로 되어있기에 25마디 째에 제1주제가 전체 오케스트라로 강하게 연주될 때도 장조와 단조 사이에 서있는 듯 모호한 느낌을 준다. 이어지는 경과구와 제2주제는 제1주제의 리듬으로부터 파생되어 통일성을 주며, 오케스트라 전체가 합주를 할 때마다 화사한 음향을 만들어내는 금관악기군의 연주가 특히 돋보인다. 간혹 바그너 음악을 연상시키는 모티브나 화성진행이 언뜻언뜻 비쳐오지만 그것은 [교향곡 3번]에서처럼 노골적으로 들어나지는 않는다.

‘천국에 도착한 브루크너’. 위대한 작곡가들이 그를 반기고 있다.
<출처: wikipedia>

2악장 아다지오의 놀라운 아름다움에 대해서는 많은 사람들이 공감할 것이다. 느리게 연주하라는 뜻의 ‘아다지오’에 덧붙여진 ‘매우 장중하게’(Sehr feierlich)라는 표현지시어는 서정적이면서도 장엄한 이 악장의 성격을 잘 말해준다. 일찍이 음악학자 토비는 이 악장을 가리며 “숭고한 아름다움이 최고조에 달했다”고 말했는데, 이는 이 음악의 핵심을 가장 잘 드러낸 말이라 할 것이다.

3악장 스케르초는 브루크너가 쓴 다른 스케르초 악장에 비해 관현악의 색채가 다채로워 매우 화사한 음향을 만들어낸다. 특히 중간에 등장하는 트리오 섹션의 음악은 베토벤의 [‘영웅’ 교향곡]에서처럼 3대의 호른이 사냥 호른의 느낌을 자아내며 신선한 느낌을 준다.

4악장은 브루크너 자신이 “고난을 거쳐 별들의 나라로”라 표현했듯이 단조로 시작해서 승리의 장조로 끝나는 피날레로, 전통적인 독일 교향곡의 철학을 고스란히 재현해낸다. a단조로 시작하는 도입부는 a단조의 조성을 확실하게 느끼기 어려울 정도로 불안정하게 출발하고 있어 종결부의 A장조 팡파르는 더욱 확신에 찬 승리의 느낌을 전해준다.


추천음반
브루크너 [교향곡 6번]의 추천음반으로는 귄터 반트와 뮌헨 필하모닉(Profil), 카라얀과 베를린 필하모닉(DG), 첼리비다케와 뮌헨 필하모닉(EMI), 미하일 길렌과 남서독일 방송교향악단(Hänssler)의 음반을 꼽을 수 있겠다.

 

출처/ http://navercast.naver.com/contents.nhn?rid=66&contents_id=7758

 

 

모차르트, 교향곡 제36번 ‘린츠’ Mozart, Symphony No.36 in C Major, ‘Linz’ 특성 | 모차르트가 린츠를 방문했을 때 아주 빠른 속도로 작곡한 교향곡<br>정보 | 1783년 11월 4일 린츠에서 초연되었다. 빈 초연은 1784년 4월 1일.

모차르트의 경이로운 음악성에 대해서는 여러 일화들이 전해오고 있지만, ‘작곡 속도’에 관해서라면 아마도 [린츠 교향곡]에 얽힌 일화가 으뜸으로 꼽히지 않을까? 모차르트는 1783년 11월 초, 고향 잘츠부르크를 방문했다가 빈으로 돌아가는 길에 들른 린츠(Linz, 오스트리아 제3의 도시)에서 불과 엿새 사이에(혹은 나흘 만에) 이 교향곡을 작곡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 사실만으로도 기록적이지만, 더욱 놀라운 것은 오보에, 바순, 호른, 트럼펫이 두 대씩 포함된 2관 편성에 연주 시간이 30분에 달하는 4악장짜리 교향곡을 쓰면서 오케스트라 총보는 물론 파트보까지 준비했고, 나아가 리허설을 거쳐 연주회까지 성공리에 치러냈다는 점이다. 따라서 이 일화는 오랫동안 모차르트의 ‘절대적 음악성’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사례로 거론되었고, 그의 이미지에 신비감을 더하는 데에 확실한 일조를 했다.

 

하지만 아무리 모차르트라고 해도 과연 그런 일이 가능했을까? 신화의 한편에서는 이런 의문이 꾸준히 제기되어 왔다. 그럴 만한 것이, 그의 재능만 따지면야 충분히 가능한 일이겠지만 이 경우에는 육체적 능력과 물리적 여건까지 고려해야 하니까 말이다. 더구나 오늘날 [린츠 교향곡]으로 불리는 [교향곡 제36번 C장조, K.425]는 자필총보가 전해지지 않고 있으니 이의제기는 자연스러운 일이었다.

그래서 한 때는 쾨헬번호 444번(K.444)이었던 [교향곡 제37번]이 [린츠 교향곡]일 것이라는 주장이 제기된 적도 있다. 하지만 그 교향곡은 모차르트가 아니라 미하엘 하이든의 작품으로 밝혀졌고, 모차르트가 그 곡을 사보하는 데 사용한 오선지는 린츠를 거쳐 빈으로 돌아온 이후의 것으로 판명이 났다. 결국 현재로서는 [교향곡 제36번 C장조]가 [린츠 교향곡]일 가능성이 가장 높다고 봐야겠다.

 

Mozart, Symphony No.36 in C major, K.425 'Lintz'

모차르트 교향곡 36번 ‘린츠’

Wolfgang Amadeus Mozart

1756-1791

Carlos Kleiber, conductor

Wiener Philharmoniker

Grosser Sall, Musikverein, Wien

1988.03.20

 

 Carlos Kleiber/Wiener Philharmoniker - Mozart, Symphony No.36 in C major, K.425 'Lintz'

툰 백작 가문의 환대

한편, ‘린츠 교향곡’의 작곡배경을 살펴보는 것도 꽤 흥미로운 일이다. 1783년 7월 말에 모차르트는 아내 콘스탄체와 함께 고향 잘츠부르크를 오랜만에 방문한다. 그가 고향을 떠난 것이 1780년 말이었고, 콘스탄체와의 결혼식이 1782년 8월이었음을 떠올리면 필요 이상으로 고향 방문이 지연된 셈인데, 사실 거기에는 그만한 이유가 있었다.

모차르트는 불과 엿새 만에 이 교향곡을 완성하여 그의 천재적인 음악성을 보여주었다. <출처: Wikipedia >

 

일단 아버지 레오폴트와 누이 나네를이 콘스탄체와의 결혼을 계속 못마땅하게 생각하고 있었고, 무엇보다 잘츠부르크로 돌아갔다가 자칫 다시 억류되지나 않을까 하는 우려가 그를 주저하게 만들었던 것이다. 사실 그때까지도 그가 잘츠부르크 궁정에서 해고되었다는 증거는 분명하지 않았다. 그래서 그는 아버지로부터 그 부분에 대한 확답을 듣고서야 귀향길에 올랐던 것이다. 그리고 고향에 3개월 동안 머물며 지인들과 해후하는 한편 아버지와 누이로 하여금 자기 아내를 인정하도록 만들기 위해 노력했다. 하지만 아버지와 누이의 태도는 완고했다.

모차르트가 다시 잘츠부르크를 떠난 것은 10월 말이었다. 그리고 빈으로 돌아가는 길에 린츠에서 일주일 정도 체류했는데, 거기서 그는 툰 백작(Count Thun) 가문의 환대를 받게 된다. 툰 백작은 하인을 도시 입구까지 보내 모차르트 내외를 마중했고, 곧바로 자기 저택으로 데려와 짐을 풀게 했다. 그리고 모차르트에게 린츠에서 연주회를 열어 달라고 부탁했는데, 그 날짜가 바로 11월 4일 화요일이었다. 당시에 연주회의 처음과 마지막은 교향곡이 장식하는 것이 관례였는데, 린츠에 도착했을 무렵 모차르트는 교향곡 악보를 가지고 있지 않았다. 그래서 그는 ‘목이 부러질 정도의 속도로’ 새 교향곡을 썼고, 공연을 무사히 치러냈던 것이다.

본격적으로 펼쳐지는 성숙미

‘린츠 교향곡’은 모차르트가 빈 정착 후에 작곡한 두 번째 교향곡이다. 하지만 실질적으로는 첫 번째라고 볼 수도 있는데, 그 이유는 전작인 [하프너 교향곡]이 (상대적으로 유희적 성격이 강한) 세레나데를 전용한 것이었기 때문이다. 그만큼 이 교향곡은 보다 진지하고 순도 높은 세계를 지향하고 있다고 하겠는데, 무엇보다 빈 정착 후 한층 더 심화된 모차르트의 음악성이 본격적으로 펼쳐지고 있다.

비록 급하게 쓰인 탓에 하이든의 영향이 두드러지기는 하지만, 완서악장에서의 관현악법과 양단악장에서의 화려한 발전부가 돋보이며, 우아함과 활력, 정열과 기품을 조화롭게 버무려낸 솜씨는 ‘역시 모차르트!’라는 생각이 들게 한다. 특히 첫 악장에 붙은 느린 서주는 하이든의 어법을 자신의 것으로 소화해낸 그의 성숙미의 본보기로 간주되고 있다.

1700년대 오스트리아 린츠의 아름다운 풍경. <출처:Wikipedia>

 

 

 

 

제1악장: 아다지오 C장조, 3/4박자 – 알레그로 스피리토소 C장조, 4/4박자
오케스트라의 총주에 의한 겹점 리듬 음형이 특징적인 아다지오의 서주로 출발한다. 모차르트의 교향곡에 느린 서주가 붙은 것이 이것이 첫 사례인데, 여기서 모차르트는 풍부하면서도 교묘한 화성변화를 통해서 청자를 자연스럽게 자신의 후기 음악세계로 인도한다. 알레그로의 주부는 부드럽고 우아한 선율과 탄력적이고 힘찬 리듬의 교대로 진행되는데, 그 절묘한 어우러짐은 마치 마법과도 같다.

제2악장: 안단테 F장조, 6/8박자
시칠리아노 풍의 주제가 흐르는 이 악장에서 모차르트는 트럼펫과 팀파니를 지속적으로 사용함으로써 독특한 효과를 빚어내고 있다. 당시의 느린 악장에서는 금관 파트가 침묵하는 것이 일반적이었기에 상당히 독창적인 시도였다고 볼 수 있겠는데, 이러한 용법은 훗날 베토벤에게 영향을 미치게 된다.

제3악장: 미뉴에트 C장조, 3/4박자
전형적인 고전파 풍 미뉴에트 악장이다. 화려한 무도회를 연상케 하는 미뉴에트 중간에 같은 C장조의 트리오가 삽입되어 있는데, 트리오에서는 오보에와 파곳이 목가적인 분위기를 연출한다.

제4악장: 프레스토 C장조, 2/4박자
이 악장의 시작 부분에서 모차르트는 과거 [파리 교향곡]과 [하프너 교향곡]에서 사용했던 수법을 다시 한 번 사용했다. 즉 베이스를 뺀 현악기들로 여리게 출발한 다음 힘차게 상승하는 대목으로 넘어가는 것이다. 이에 기초한 선명한 다이내믹 대비효과가 악장 전체에 걸쳐 두드러지는데, 모차르트는 음량뿐 아니라 음색 면에서도 절묘한 대비를 이끌어내면서 음악을 천의무봉의 솜씨로 엮어나간다. 유사 폴리포니효과까지 가미된 이 다채롭고 쾌활하면서도 깊이 있는 악장은 눈부신 환희의 울림으로 마무리된다.


추천음반

1. 트레버 피노크(지휘)/더 잉글리시 콘서트 [Archiv]
2. 찰스 매케러스(지휘)/프라하 체임버 [Telarc]
3. 레너드 번스타인(지휘)/빈 필하모닉 [DG]
4. [DVD] 카를로스 클라이버(지휘)/빈 필하모닉 [Decca]

출처/네이버캐스트  http://navercast.naver.com/contents.nhn?rid=66&contents_id=1339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