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같은 풍광속에 젖다보니, 어느새 오르막을 이리 올랐는 지....
끝도없이 펼쳐진 나즈막한 구릉에 파아란 하늘이 시야를 거의 메운다.
아!!
드디어 데오사이 고원으로 들어선 게야~
아니나 다를까....
체크포인트 앞에서 차가 섰다.
기사와 거의 같은 속도로 튕겨지다 시피 밖으로 나오니, 구릉 초입부터 만발한 야생화에 탄성이 인다.
데오사이 고원(Deosai Plains)은 해발 4115m에 위치하는
세계에서 2번째로 높은 고원으로
'알라신의 정원'으로 불리는 고산 초원지대로
1993년 국립공원으로 지정되었다.
스카루두의 남쪽과 아스토르(Astore)의 동쪽에 위치한 이 고원은
면적이 7,000 평방 킬로미터로 충청북도(7,431.5 평방 킬로미터) 크기와 맞먹는다.
데오사이는 산맥 분류상 낭가파르밧과 함께 카라코람 산맥이 아니라
히말라야 산맥에 속한다.
인도 북부지역에서 흘러온 히말라야가 인더스강에 의해
끊기기 전 용솟음친 것이 바로 이 지역이다.
그래서 히말라야의 특징인 높고 웅장한 규모가 예외없이 펼쳐진다.
체크포인트에서 입장료를 지불하고, 평균고도 4,000m인 시원한 데오사이 고원을 달리기 시작했다.
그야말로 짚사파리가 시작된 것이다.
헐!!
그런데 이곳을 달리는 것은 우리 짚 뿐만이 아니었다.
저만치서 나타난 바이커가 눈길을 일순간에 사로잡는다.
그러고 보니, 이곳을 둘러볼 수 있는 방법은 짚 사파리 뿐만이 아니라 바이크(MTB)와 승마, 스키까지 있단다.
우와~
승마와 스키....
TMB야 당연히 있을거라 생각했지만, 이 드넓은 초원에서 말을 타고 달린다고 생각하니,
상상만으로도 판타스틱한 그림이 펼쳐지는게 기막힌 사파리가 아닐 수 없다.
가파르게 오른다기 보다는 끝없이 펼쳐진 ..마치 하늘 길을 달리는 듯한 기분은 정말 짱이었다.
판타스틱한 풍광을 카메라에 담고 싶었지만, 갖으나 낮은 창에 덜컹거림때문에 도저히 사진을 찍는다는게 불가능 했다.
이내 포기...
맘껏 이 맑은 공기와 냄새와 선명한 색채를 가슴에 눈에 담아 가기로 했다.
그래도 조금은 안타까움이 남았었는데, 아는 사람을 만난건 지,
차가 섰고, 우리 차로 다가선 기사는 무엇이 그리도 반가운 지 만면에 환한 미소를 띄우고는 이야기를 나눈다.
체크무늬 두건 쓴 것도 독특하고, 인상도 좋으신데 그냥 보낼 수가 없지. ㅋ~
사진 한 컷을 찍자며 얼른 카메라를 들이밀었다.
환한 아저씨 얼굴만으로도 기분이 좋아지는 사파리다.
이들과 헤어져서 얼만큼을 또 질주했을까....
차가 또 섰다.
달릴땐 사진을 찍을 수 없으니, 초고속으로 내려 주변 풍광에 카메라 들이밀기에 정신이 없다.
그런데 임티아스가 초원에 누워 여유를 부린다.
헐~~
그렇다면 이곳에서 시간을 많이 준다는 얘기...
알고보니, 그건 아니고 이곳에서 점심을 먹기 위해 차가 선것이다.
그러나 우리는 좀 더 내려가서 저 아래로 보이는 호수가에서 먹기로 했다.
기막힌 풍광앞에서 우리는 좀 더 걷기로 하고, 차는 슬슬 내려가기로 했다.
파아란 호수가 초록 잔디와 어우러 져서 얼마나 멋드러진 지....
조금 걷다가 차를 타고 세오사르 호수(Sheeosar Lake) 건너편으로 들어왔다.
이곳에서 우린 라면을 끓여 먹기로 하고, 스텝진들은 저만치 걸어나가 그들이 식사를 할 수 있는 현지 식당으로 가서 먹기로 했다.
그러나
우린 금새 후회를 했다.
이렇게 아름다운 곳에 그리도 지독한 샌드 플라이가 많을 줄은 상상도 못했다.
얼굴만 내놓고 모든 곳을 똘똘 싸맸어도 사정없이 달려들어 무는 모기가 얼마나 독한 지....
라면을 먹는데도 가만히 앉아서 먹을 수가 없어 이리 저리 돌아다니면서 먹을 정도였다.
가까스로 라면을 먹고 요사니가 뒷 설겆이를 또 얼마나 깔끔하게 하는 지...
그 사이에 등짝에 손에 얼굴에 달라붙는 모기떼들에 놀라서 부채질을 해가며 모기를 쫓아내지 않을 수가 없다.
한바탕 난리굿을 치며 겨우 점심 식사를 끝내고, 주변 풍광을 카메라에 담기 시작했다.
우리가 디란BC에서도 그랬듯이 이곳에서도 멀찌감치 볼때는 그저 푸른 초원인것 처럼 보이지만
초원을 뒤덮고 있는 야생화가 얼마나 이쁜 지.....
카메라 셔터 한 번 눌르라 쳐도 그 조금 내민 손가락에 수십 마리의 모기떼들이 달려들어 물어 뜯었다.
그렇다고 포기할 우리가 아니지~
꿋꿋이 모기들의 반란행위를 참아내며 주변 풍광과 야생화들을 담았다.
제복이 아닌 평상복 처럼 생긴 옷에 POLICE라는 글자가 새겨진 비니를 쓴 경찰 아저씨가 인상적이다.
한바탕 야생화 촬영을 하느라 모기와의 대 전쟁을 기꺼이 치루고
다시 호수를 떠나 데오사이 고원을 달린다.
지프가 멈춘곳은 '발라빠니 캠핑사이트'다.
데오사이의 중심으로 국립공원의 사무소와 텐트 호텔이 있고, 제법 넓은 계곡이 고원을 가로 지른다.
우리가 건넌 튼튼한 시멘트 다리말고 출렁다리가 옆으로 나 있었는데,지금은 새 다리때문에 사용을 안해서 인 지,
아니면 파손되어 새 다리를 만든것인 지...철근으로 이어 바닥은 나무로 되어 있는 현수교는 이제 옛 사진이 되어버렸다.
이곳에서 간식을 먹고 가기로 했다.
천막호텔의 식당인 지, 텐트가 쳐져 있는 곳에가니 탁자가 놓여있다.
언제 준비했는 지 임티아스가 준비한 노랗고 갸름하게 럭비공 처럼 생긴 커다란 메론을 깍아 놓으니 쟁반에 가득이다.
당도가 우리가 보통 먹는 파아란 메론보다 얼마나 더 높은 지, 입안에서 살살 녹아 풀어졌다.
과일과 함께 콜라를 마시며 보니, 저쪽 한 켠에 조그만 나무 상자속에 과자류가 잔뜩 들어있는게 보인다.
혹시....저게 군인들에게 파는 PX같은건가??
그리 생각하니 얼마나 또 웃긴 지...우리의 이런 모습을 보더니, 보스처럼 보이는 이 핸섬한 경찰 아저씨께서
그 보물상자 곁으로 가더니 자물쇠를 열고 비스켓 한개를 내어 우리에게 주는 것이다.
헐!!
우리 아지매가 이뻐서 준것은 아닐테고...
아저씨도 혹시 라이콧 브리지에서 만난 경찰 아저씨 만큼이나 사진 찍는거 좋아해서 준거??
아니, 우리가 '핸섬'하다고 하도 입이 마르도록 이야기 해서 기분이 업되어서 ??
아니....
이 드넓은 광야에서 외로움에 지쳐 우리같은 여행자를 만나면 그리 좋을까.... 싶은 생각이 문득 들었다.
누가 파키스탄이 그리도 위험한 곳이라고 했나....의구심이 들 정도로
사람을 좋아하고, 사진 찍기 좋아하고...
더없이 친절하고 다정한 파키스탄 사람들이다.
저 조그만 상자에 자물통까지 채워져 있는 귀한 비스켓도 공짜로 얻어먹고...
사진도 맘껏 찍고...
푸짐하고 맛있는 메론에 콜라,따끈한 Tea까지...
즐거운 티타임이 아닐 수 없다
발라빠니 캠핑사이트를 지나 다시 푸른 초원을 굽이 굽이 달렸다.
파아란 하늘 아래 저 멀리는 설산이 굽이 굽이 보이고...
그 앞으로 펼쳐진 푸른 초원의 광활함이란....
급기야 처음으로 차를 세웠다.
차에서 내려 광활한 초원으로 달려들어가니, 놀랍게도 그곳은 온갖 종류의 야생화로 뒤덮여 있는 것이었다.
거대한 설산을 배경으로 기막히게 피어 탄성을 자아내게 했던 디란BC와는 또 다른
세계에서 두번째로 높은 고원인 이곳 히말라야 데오사이는 끝도 보이지 않는 평원을 뒤덮고 있는..
그야말로 꽃피는 히말라야 였다.
모두들 허락된 시간안에 이 수많은 야생화를 담아보겠다고 이리 저리 뛰며 엎어지고 난리다.
한바탕 카메라 세례를 퍼붓고 차에 탄 우리들은 모두 한 마디씩 했다.
세상에~~
이 판타스틱한 곳을 그냥 내 달릴뻔 했어.
이런 곳은 정말 이렇게 하루에 후딱 지나가면 안되는 곳이야~
수시로 짚에서 내려 얼마동안을 트래킹을 하고...
아까 머물렀던 그 곳....발라빠니 캠핑사이트에서 적어도 하루쯤은 자고 가야 되는 곳이야~
ㅠㅠ
흥분된 맘이 채 가라앉지도 않았는데, 맞은 편에서 또 다른 짚이 나타났다.
그들도 우리도 이 판타스틱한 풍광에 흥분이 되어서 서로 사진을 찍으며 조금은 오버 액션을 취한다.
아웃 오브 아프리카`의 OST/모짜르트의 클라리넷 협주곡 2악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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