젤리 레이크에 아무도 가지 않겠다고 말은 그리 했어도....
점심 식사를 한 다음 주섬 주섬 준비들을 하고 임티아스를 따라 나섰다.
라카포시bc와는 달리 수정 처럼 맑은 도랑물이 푸르른 초원들 사이를 가로 질러 흐르고 있었고...
푸르른 초원 사이로 믿을 수 없는 잔설을 건너 젤리 레이크로 오르는 길목에 들어섰다.
아!!
세상에~
탄성이 터졌다.
그저 잔디가 자란 푸르른 목초지 인줄 알았더니...이렇듯 수백가지의 야생화가 뒤 덮여있을 줄이야~~
경사가 족히 70도 이상은 되는 곳이었거늘....
눈앞에 펼쳐진 놀라운 풍광에 사로잡혀 어찌 올라갔는 지...
그 높이 조차 가늠할 수 없었다.
아니...몇 발자욱을 채 띠지도 못하고 멈춰섰다.
사방 어디를 봐도 구름 한 점 없는 파아란 하늘 빛...
그 아래로 한 쪽은 눈부신 하얀 설산 디란이 장엄한 자태로 버티고 있고....
그 앞으로는 빙하가 흘러내려가고...
잔설...또 그 앞으로는 푸르른 초지...
이젠 이 초지의 주인인 소들은 형체도 보이지 않는다.
그리고...
내 눈앞에서 눈부신 자태로 하늘거리는 형언할 수 없는 야생화....
한 발자욱 한 발자욱 내 디딜때 마다 다른 빛깔...다른 종류의 꽃으로 펼쳐지는 풍광은
이젠 더 이상 탄성을 내 뱉을 기력도 없이 그저 넋을 잃게 만들었다.
높디 높은 거의 절벽에 가까운 사면길을 얼마 만큼 올라섰는 지...
이젠 디란에서 흘러내리는 빙하도...
푸른 초지도 보이지 않고 그저 하얀 설산만이 수백가지 야생화의 바탕 화면이 되어 주고 있다.
그야말로 눈이 부시로록 아름답고도 매혹적인 풍광이 아닐 수 없다.
여기 엎어지고...
저기 엎어지고...
카메라에 이 어메이징한 풍광을 담느라 앞으로 걸어나갈 수가 없었다.
그런 우릴 두고 갈길이 멀은 양 임티아스는 앞질러 나간다.
아~ 그러네~
언덕을 오르면 바로 눈앞에 호수가 좌악 펼쳐질 줄 알았더니만 ....
사방을 둘러봐도 당췌 호수가 보이질 않는데....
갈길이 한 참 멀은건가~??
잠시 임티아스의 서두름에 주변을 돌아보며 호수를 찾아보았지만...
이내 공간감도 시간감도 잃어버린 채 또다시 천국에 빠져들었다.
Joaquín Rodrigo
En Aranjuez Con Tu Amor
사랑의 아란후에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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