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키스탄·K2bc,낭가파르밧.45일(2014

20.험준하지만 환상적인 미나핀 빙하(Minapin Glacier)... 1

나베가 2014. 10. 30. 13:01

 

 

 

라카포시 bc는 다른 지역과는 달리 도랑물이 흐르긴 하나 물이 아주 회색빛이 감돌을 정도로 탁하다.

맑은 물이 흐른다 해도 이곳이 덩키들이 사는 초지라서 그냥 먹으면 영락없는 설사를 일으키는데,

물 빛깔까지 아주 탁하니 우리가 마실 물 뿐만이 아니라 밥을 지어 먹을 물까지 정수를 하려니 여간 힘들어 보이지 않는다.

새벽부터 저만치 도랑서 정수를 하며 힘들어 하는 이풀과 도우미-경찰관 나리의 소리가 들린다.

 

아닌게 아니라 내 마실 물을 정수를 하면서 보니, 겨우 1리터들이 물병을 채우는데도 여간 힘이 드는게 아니다. 

 

 

 

여전히 밤새 숙면을 취하지 못하고 자다 깨다를 반복했다.

이 환상적인 곳에서...평소 불면증이 있던 사람도 아름다운 꿈나라를 헤메이다 시간이 모자랄텐데...

 

나름 강력처방을 한다고...종합 감기약과 혹시 고산증인가 싶어 비아그라까지 먹고 잤어도 여전한걸 보면....

아무래도 걸을땐 더워서 옷을 다 벗어버리고 , 그 상태로 빙하를 맞딱뜨리면서 감기가 계속 떠나지 못하고 있는게 아닌가 ...싶기도 하다.

 

 

 

이미 공부를 해서 밤새 덩키들이 우리 텐트 주위를 멤돌을 거란걸 알았지만...

그래서 덩키들의 침이 텐트를 뚫고 베어들어와 우리의 짐을 적실까....적당히 거리감을 두고 잤지만...

녀석들...진짜로 거의 침략(?) 수준으로 텐트를 툭툭 치기까지 한다.

혹시 밤새 이녀석들때문에 숙면을 취하지 못한건 아닐까?? ㅎㅎ

 

내 텐트에서도..이풀 텐트에서도 이 녀석들을 쫒는 고함소리가 라카포시 bc를 뒤흔든다. ㅋㅋ

 

 

 

7시반에 아침을 먹고 8시 조금 넘어서 출발을 했다.

하늘에 구름 한 점 없는 환상적인 날씨다.

 

언덕을 올라 티끌하나 없는 라카포시와 거대하게 펼쳐진 미나핀 빙하를 대하니, 언제 민근한 두통이 있었냐 싶게

모든 컨디션이 회복되는 듯 하다.

 

 

 

두 눈으로 보기 전엔 절대 믿을 수 없는 풍광....

깍아 지른듯한 절벽 언덕을 사이에  두고 거대한 미나핀 빙하와 푸르른 초지를 품고 있는 라카포시 bc다.

언덕에서 부터 바로 펼쳐지는 미나핀 빙하로 내려가기 위해선 위험하리 만치 가파르고 자칫 헛발을 디디면 돌들이 여지없이 무너져 내릴듯한

사면길을 걸어 내려가야 한다.

 

 

 

그렇게 돌사면 길을 내려오면 멀찌감치서 바라보던 풍광과는 전혀 다른 환상적인 빙하 탐험이 시작된다.

이 어메이징한 풍광앞에서 무슨 말이 필요할까....

그야말로 위험 조차도 느낄 수 없는 치명적인 아름다움이 아닐 수 없다.

 

 

 

 

풍광에 사로잡혀 사진을 찍다보니 일행들과 자꾸 거리감이  생긴다.

사방에 크레바스가 널려져 있고, 그 사이를 흐르고 있는 빙하 계곡들이 엄청나서

그 위험요소들을 피해 안전한 길로 가기 위해선 가이드의 시야에서 절대 벗어나면 안되는데.....

어느새 저만치서  나를 기다리는 가이드를 보면 나도 모르게 또 서두르게 되니 위험천만한 일이 아닐 수 없다.

 

아!!

정신차려~

절대 정신줄을 놓으면 안돼!

 

 

 

일행들을 따라 가다가 잠시 멈춰서면 그림같은 풍광들이 사방에서 유혹한다.

어디에다 시선을 두어도 연신 탄성이 가슴속에 메아리 친다.

 

아!!

저 멀리 펼쳐진 설산들의 향연좀 좀 봐~

새하얀 미나핀 빙하와 믿기지 않는 녹음을 품고 있는 푸른 산 사이로 거대한 바위산...그리고 그 뒤로 펼쳐진 장엄한 설산...

숨이 막히도록 아름다워~

 

 

 

저 한 가운데 솟은 봉우리가 울트라 피크일게야~

 

 

 

날씨가 너무나 좋아 저 멀리 끝으로 디란 피크 (Diran 7,257m )가 선연하게 보인다.

저 곳에 가면 또 어떤 풍광이  펼쳐질까...

백색의 향연....

거대한 빙하외엔 아무것도 없을것만 같아 보이는데....

무엇을 품고 우리를 또 놀래켜줄것인가...

 

 

 

 

쫘악 벌어진 크레바스 계곡과 맞딱뜨렸다.

다행히도 커다란 바위가 그 한가운데 있어 잘만하면 빙하물에 빠지지 않고 건널 수 있을것 같다.

하지만 내리막이 가파르다.

아무래도 배낭에 있으니 6발 아이젠을 신어야 할것 같다.

 

 

 

 

 

가이드 임티아스와 모든 스텝의 도움으로 안전하게 잘 건넜다.

다시 환타스틱한 빙하길을 걷는다.

아이젠을 신었더니 빙하 길을 걷는데 훨씬 수월하다.

아니, 신바람이 날 정도다.

 

 

 

오래 전 남미 여행을 하면서 '페리토 모레노' 빙하위를 걷던 생각이 문득 스친다.

 

아!! 그때도 그랬어~

처음엔 겁이 잔뜩 났지만 나중엔 무쇠로 된 크램폰을 신고 로보캅이 되어 빙하 위를 뚜벅 뚜벅 걷는 일이 얼마나 신이 나던지...

짧은 트래킹이 정말 아쉬웠지~

 

 

 

 

미나핀 빙하에 더욱 매료되는 것은

바로 이 풍광들때문에 더욱 그렇다.

어떻게 이 거대한 빙하의 찬 기운 속에서 푸르른 생명이 움트는 지...

빙하의 백색의 향연위에 우뚝 솟아 있는 초록 색....

 

 

 

 

 

 

 

 

크레바스와 빙하계곡이 점점 거칠어 지는듯한 느낌이 든다.

가이드가 인솔하는 길을 놓치면 위험하다.

 

아!!

사진 찍느라고 정신줄 놓으면 안돼~~

 

 

 

 

 

 

 

 

 

 

 

 

 

 

 

 

거칠고도 검은 돌이 뒤섞인 빙하 계곡길이 나타났다.

6발의 뾰족한 아이젠을 신고 걷기엔 되려 불편한 길이다.

이럴땐 귀찮아도 또 아이젠을 벗어주는게 낫다.

 

 

 

 

디란 피크가 아까보다 훨씬 가까워 보인다.

조만간 뭔가 다른 풍광이 짜안~

하고 펼쳐지는건 아닐 지....

 

 

 

 

 

 

 

 

 

Antonio Vivaldi (1678-1741)
Nulla in mundo pax sincera, solo motet
for voice, strings & continuo in E major, RV 630
세상에 참 평화 없어라
 비발디//모테트' 이 세상에 참 평화 없어라' RV 6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