히말라야 라닥 짚사파리 (2013.7)

26.초타다라 가는 험준한 산사태 길. ..캠프지 초타다라(3,640m)의 아침풍광...

나베가 2014. 6. 19. 08:00

 

 

사태의 심각성을 느끼자

기사들뿐만이 아니라

모든 포터와 쿡, 보조쿡할거 없이 다 내려 상황을

살펴본다.

 

우리도

하나 둘 차에서 내리기

시작했다.

 

차 안에서 볼때보다

훨씬 상황은 심각했다.

 

 

사실 궁리를 해봤자

무슨 방도가 따로 있겠는가~

그냥 하나 둘...치울 수밖에...

 

날도 점점 어두워져 가는데...

그저 갈수록 태산이다.

그래도 뭘 못하겠는가~

이제까지의 여정을 보더라고

인간의 불굴의 의지는 못해낼게 없고

감당할 수 없는것이 없어 보이거늘...

이건 뭐...

그렇게 생각하면 또 아무것도 아니지 않겠는가~

하나 하나 들어내면 되니까...

 

모두들 나서서 돌을 들어 치우기 시작했다.

그렇다고 우리가 나서야 자칫 다치기라도 하면

일만 더 그르치니 우린 그저 지켜보기만 할뿐이다.

 

 

 

 

 

 

생각보다는 훨씬 빨리 차가 지나갈 수 있을 정도로 길을 정비했다.

앞선 차량이 먼저 시도를 해본다.

성공이다.

박수와 환호갈채가 이어지고, 우린 걸어서 그 곳을 건너고, 뒷 차량들도 하나 하나 성공리에 그 길을 빠져 나왔다.

 

 

 

 

 

 

어둠이 완전히 잠식.... 깜깜해졌을때서야 우리의 야영지 '초타다라'에 도착을 했다.

어두움 속에서도 작은 랜턴 불빛에 의존해 귀신같이 캠프 사이트를 쳤다.

가녀린 불빛에 비친 험한 바위 사이를 조심스레 걸으며 우리의 짐을 옮겼다.

작은 텐트속에 들어가 잠자리를 마련하고 있자니,깜깜함 속에서 찬드라 강물의 흐름소리는 더욱 귀에 세차게 들렸다.

왠지 이곳이 히말라야 줄기가 아니라 아주 아주 오래 전 꼬마였던 우리 아이들을 데리고 야영을 했던 동강 줄기 같은 느낌이 든다.

텐트밖으로 바로 나가면 강변에서 낚싯대를 드리우고 있을 남편과 아들녀석이 있을것만 같다.

어망에 잡혀있을 물고기 몇 마리를 들고와 보글 보글 매운탕도 끓이고 맛있는 밥도 지어야 할것만 같은....

 

어느새 저녁준비를 했는 지, 밥먹으러 오라는 호출이다.

내가 안해도 꼬박 꼬박 해주는 밥상....

이러니 그 험악한 산길을 달리는데도 마냥 좋아서 신바람이 나는 것이다. ㅎㅎ 

 

 

다음날 아침.....

일찌감치 잠이 들었던 터라 새벽같이 눈이 떠졌다.

밤엔 깜깜해서 겨우 한 치 앞만 바라보았던 터라 마치 눈을 뜨고 보니, 딴세상에 와 있는 듯한 느낌이 든다.

 

찬드라 강을 중심으로 양쪽으로 높다란 산이 버티고 있는 길섶...험악한 커다란 바윗덩이들이 널부러져 있는 곳이었다.

야영장이라고 하기엔.....

마치 이곳도 산사태가 터져 저 높디 높은 산꼭대기서 부터 바위들이 굴러 떨어지면서 부서져 흩어진것만 같은....

오래 전 일이라면 다행이지만....

글쎄~ 저 커다란 바윗덩이들이 바람을 막아주는 역할을 하고있는 걸까??

 

 

 

 

 

새벽기온이 차다.

히말라야 패딩까지 껴입고 밖으로 나와 산책을 했다.

 

잠시 하늘을 쳐다보니,

아직 달이 그대로 있다.

파아란 하늘에 아직 선연히 떠 있는 반달이 이쁘다.

 

돌섶 사이 사이에는

예쁜 들꽃들이 피어있어 나의 시선을 잡아끄니

인사를 하듯 카메라에 몇 컷 담아준다.

 

왠지 동심으로 돌아간 듯한 느낌이 들어

바위 사잇길을 걷지 않고, 커다란 바위들을 펄쩍 펄쩍 건너뛰며 개구장이 짓을 했다.

무엇이 그렇게 어린아이 처럼 만들었는 지... 

뭐가 그렇게 신바람이 난건 지....

알수는 없었지만....한없이 가벼워진 몸과 마음은 상쾌함 그 자체였다.

 

저만치 바라보니,

벌써 대장님도 일어나셔서 산책을 하고 계셨다.

 

우리뿐만이 아닌

다른 야영객들도 보인다.

대장님과 무슨 얘기를 나누고 있는 지

모두들 표정이 넘 행복해 보인다.

 

 

 

 

 

 

 

아침을 먹고 짐을 싸며 텐트안에서 보이는 풍광을 카메라에 담아본다.

근사하다.

세상에서 이렇게 근사한 풍광을 이렇듯 가까이서 보고 느낄 수 있는 호텔이 있을까....

보이는 것에 국한되지 않고...

피부에 와 닿는 바람결과 들꽃에서 날아오는 향기와  세찬 물줄기의 흐름뿐만이 아니라 아주 작은 풀벌레 소리들까지 다 듣고 느낄 수 있는 호텔....

이렇듯 환상적인 호텔을 눈깜짝할 사이에 지어주고, 또 철거까지 해주니, 그저 또 오늘도 아무리 험준한 길에 맞딱뜨리더라도

내내 탄성만 내 지를것이 뻔하다.

 

 

짐을 꾸리고 뜨거운 물을 얻고자 주방텐트로 갔다.

쿡과 보조쿡은 우리가 먹은 아침상을 치우느라 분주하다.

그런데 여기까지 이웃 여행객들이 방문을 왔다.

글쎄~ 커피 한 잔을 얻어 마시러 왔나??

어쩌면 대장님께서 커피 마시러 오라고 초대를 했을 지도 모를 일이다.

워낙 인심이 후하신 분이시니.....ㅎㅎ

 

 

그려~

우리 캠프에 놀러왔으니, 기념 사진 한 컷 찍어주지. ㅋ~~

 

 

 

이들을 카메라에 담고 시선을 돌리니, 저 만치서 행복만땅인 커플이 보인다.

카메라를 돌리니 저렇듯 포즈를 취한다.

 

에구~ 귀엽기도 하지~

후훗~~

그렇군!! 저들은 지금 세상에서 가장 행복한겨~ 

 

 

 

 

Paganini, Cantabile in D major, MS.109

Violin : Gidon Kreme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