히말라야 라닥 짚사파리 (2013.7)

24.로사르(4,025m)의 환상풍광과 4,551m의 바람의 언덕 쿤줌라....

나베가 2014. 6. 17. 14:30

 

 

한참을 달리다가 아무것도 없는 광야에 차는 섰다.

 

파아란 하늘에 하얀 구름이 그야말로 환상적인 날씨다.

잠시 이곳에 멈춰서서 하늘을 한 번 바라보라고??

로맨티스트인 대장님의 깊은 뜻이신가??

 

그려~

정말 기막힌 하늘이군~

하늘 색감이 너무도 파래서 하얀 구름 조차도 왠지 그려놓은 듯 비현실적인 느낌마저 들어~

그러고 보니, 경치도 판타스틱하군 그려~

 

 

 

 

카메라에 담느라 흩어져 있는 우리들을 향한 대장님 호출이시다.

다름아닌 바로 앞 언덕이 에델바이스 언덕이라는 것이다.

와우~~

사운드 오브 뮤직...영화의 주인공이 되어 우리의 가슴속 깊이 박혀 있는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꽃...

에델바이스....

그것도 한두송이가 아니라 밭이라고...?? 

 

 

고도가 4000m가 넘는다는 것도 잊은 채 우린 달려서 언덕으로 올라갔다.

헐!!

숨이 가슴까지 차올라서 더이상 오를 수가 없다,

그제서야 지금의 고도를 생각해 내고 숨을 고른 뒤 천천히 발걸음을 뗐다.

 

아!! 세상에~~

이 허허벌판처럼 보이는 곳에 이처럼 예쁜 야생화들이 다 뒤덮고 있다니...

대장님 말씀처럼 온 언덕을 에델바이스가 뒤덮고 있었으나 바람이 어찌나 심하게 부는 지

제대로 나온 사진이 하나도 없다.ㅠㅠ

 

 

 

 

 

 

 

 

 

 

 

 

 

 

그러고 보니, 저 쪽편 야산에도 초록의 기운이 보이는데, 그곳도 온통 여기처럼 야생화 천국일까...?

세상에~ 이 아름다운 천국을 그냥 멈추지 않고 달렸다면 그저 허허벌판 험한 바위산이라고만 알았을 것이 아냐~

 

아!! 맞아~

그러고 보면 우리 삶속에서도 멈출줄 모르고 그저 앞만 보고 달려서 이처럼 숨어있는 천국을 보지도 느끼지도 못하고 가는게 아냐~

그러고는 지쳐서 그저 힘들다고....

 

우린 수시로 멈춰서야 하는거야~

그래야 이처럼 보이지 않는 숨은 들꽃을 찾아내고...머물고...반하고...사랑하게 되는거지.

사랑하는 것도 습관이잖아~

있는 그대로의 모습을 사랑하는 것....

 

 

 

야생화에 반해 마냥 올라선 곳이 꽤나 올라왔나 보다.

저 아래를 내려다 보니, 마치 헬기라도 타고 오른 양 까마득하게 보인다.

그 광활함에 내 몸 마저 실려 날아갈 듯... 절로 탄성이 인다.

 

와아~~

정말 근사하다~~

 

지그 재그로 나 있는 실처럼 가느다란 저 길좀 봐~  

 

 

정말 여기가 고도가 높긴 한가보다.

저 멀리 보이는 산엔 만년설로 가득 덮여있어~

저기 하얗게 골을 메우고 있는것은 물론 빙하겠지??

 

이렇게 뜨겁게 내리쬐고 있는 뙤약볕에서도 ....

아니,이리 표현하는건 너무 약해.... 얼굴이 뜨거워서 화상을 입을까...두꺼운 머플러로 얼굴을 이리 칭칭 감고 있어야만 하는

강렬한 태양빛에도 저리 빙하를 품고 있다는게 항상 신기하기만 해.

고도가 높으면 그만큼 기온이 떨어지니까 그렇겠지만....

아메바처럼 단순한 세포를 가지고 있는 나로선 이 단순한 진리마저도 신비롭기만 하다니...에궁~~

 

 

 

 

 

 

 

 

점점 고도를 높여 오르고 있다.

해발고도 4,551m의 쿤줌라가 얼마 남지 않았음을 알려주듯 타르초가 세찬 바람에 나부끼고 있다.

 

 

 

 

멀리 보였던 설산도 이제 눈앞에 그 깊은 골을 드러내고 있다.

상당한 두께의 빙하 속살도 느껴지고...

창으로 들어오는 바람에도 한기가 가득 서려있다.

 

 

 

드디어 쿤줌라다,

역시 해발고도 4,551m의 위력은 대단했다.

온 몸을 감싼 세찬 바람에 휩쓸려 곧 날아가 버릴듯하다.

 

몸의 균형을 잘 맞추며 여러개의 탑과 그 탑을 완전히 둘러 친 타르쵸가 있는 곳으로 향했다.

라를 완전히 메운듯한 타르초의 휘날림은 그  세찬 바람을 더욱 세차게 느껴지게 만들었다.

아니. 이 타르초 마저도 바람을 더 일으키고 있는것만 같았다.

 

그런데 아이러니하게도 이 세찬 바람이 싫지 않았다.

적어도 이정도의 바람은 불어줘야 할것만 같다는 착각마저 드는게 묘한 승리감과 쾌감마저 느끼게 했다.

 

그려~

여기가 해발 4,551m의 고지인데...

적어도 이 정도는 되 줘야 하는거지~

 

 

 

 

 

 

 

 

쿤줌라의 세찬 바람과 미친듯이 나부끼는 타르쵸와의 묘한 스릴감과 쾌감에 휩쌓여

어릴적 술래잡기 하듯 시간 가는 줄 모르고 한바탕 이리 저리 숨바꼭질을 했다.

 

 

 

 

이제는 하산 길이다.

바타알로 향한다.

언제 그렇게도 세찬 바람이 불었냐싶게 이내 평화로운 풍광이 들어온다.

아니, 평화로운 풍광이라고 표현해도 되나??

저렇게 풀한포기 없는 돌산을 힘겹게 소들이 오르고 있는데...??

도저히 풀이라고는 새싹조차도 없을것 같은데....아이구~ 저 큰 덩치의 검은 소들이 다 먹을 들풀은 어디에서 찾남~ㅠㅠ

혹시.....동충하초같은 신비의 약초를 찾아 먹는건가??

 

 

조금 더 내려와 설산이 멋지게 보이는 기막힌 조망속의 작은 가게에 들어섰다.

세찬 바람에 휩쓸렸던 터라 일단 따듯한 레몬 티로 목을 축이고는 다시 밖으로 나왔다.

 

 

앞산과 빙하를 품은 뒷산의 대비가 극명한....

그리고 그 위를 구름으로 뒤덮은 풍광이 멋지다.

 

 

 

이젠 카메라 포커스를 사람에게 돌려본다.

우리의 기사 아저씨의 천진무구한 표정이 너무 좋아서 한 컷...

 

 

우리에게 차를 내어주고는 해바라기를 하고 계신 주인장 할머니의 포스가 예사롭지 않아 또 한 컷....

 

 

와우~

이 멋진 포스의 바이크맨....

홀로 바이크를 타고 이 험준하지만 매혹적이고 환타스틱한 히말라야 줄기를 달리고 있는 독일인이다.

얼굴을 가득 메운 수염과  예술적으로 가꾸어진 수염의 모양새가 그의 이 드라마틱한 여정보다 더 시선을 잡아맨다.

아!!

세상에~ 표정도 개구장이 소년같아 ~ㅎㅎ 

 

 

 

순식간에

이 바이크맨에게 반한 이교수님.

 

왜 아니겠어~

작년에 이 길을

이 독일인 처럼

바이크를 타고 내 달렸던

그 쾌감과 승리감, 행복감이

이 순간 ...

그대로 오버랩 되었을 텐데.

 

마치

시간이란걸 우습게 하듯

이 둘은

한 순간에

친한 동지애를 가진듯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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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메라 포커스는 또 다른 사람들에게로

향했다.

4,551m의 쿤줌라의 기를 받아서 일까....

카메라에 잡힌 인물들이...

모두 한 포스한다.

 

그 표정들이 정말 맘에 든다.  

 

 

 

 

 

 

 

 

 

 

 

 

파가니니/베네치아 사육제 주제에 의한 변주곡 외 4곡 - 아카르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