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창한 숲과 이끼를 휘감은 거목과 함께 어우러져 더욱 환상적인 폭포앞에서 자리를 쉬이 뜨지 못하고
한 동안 카메라에 폭포를 담았다.
잠시 앉아있던 왕다도 한 컷...
아놔~ 왕다좀 봐~
며칠전 보다도 더 말라서 이제는 어린아이가 된것만 같아~
저러니 어깨가 결려서 팔도 들지 못하는 거야~
오십견은 무슨 오십견이야~ 영양부족에 체력고갈이지~ㅠㅠ
맘이 아려오도록 아픈 마음을 안고 걷는데...
저만치서 밀림을 뚫고 포터가 홀로 걸어오고 있다.
떼지어 오지않고 홀로 오는것을 보니, 트래커의 짐을 맡은 포터는 아닌것 같고...
마을에 배달을 가고 있는 일반 포터인것 같다.
조금 더 걷다보니, 이젠 건축자재를 지고 가는 포터다.
이 밀림숲에 전혀 어울릴것 같지 않은 건축자재....
그건 순전히 우리들...히말라야에 발을 딛고 싶어하는 세계 여러나라의 트래커들 때문이다.
우리들을 위해 집을 짓기 위해서...
우리들이 먹을 것을 대기 위해서...
이들때문에 우리 트래커들도 이곳에 발을 디딜 수도 있고...
이들이 존재하는 이유이기도 하지만...
무엇보다 이들이 있어 히말라야를 그나마 지킬 수 있는 것이다.
물론, 지금 자꾸 개발을 하고 길을 뚫어서 안타깝기 그지없지만....
그나마도 이들이 없다면...마구 개발을 더 하지 않을까...
아니, 개발이 되면...이들은 좀 더 편한 방법으로 살아가게 될까??
아니,자연과 삶의 터전을 잃고 오히려 더 힘들게 살아가지는 않을까....
밀림을 뚫고 또 다른 햇살 좋은 뷰가 있는 작은 롯지에 도착을 했다.
그 햇살 한 가운데로 검은 토종닭 한 마리가 마치 주인 인 양 의기 양양 배회하고 있는 모습이...
영락없는 우리네 오래 전 시골 마을 풍경같기도 하다.
마당에 있는 탁자 위에 배낭을 풀어놓고, 보기에도 좋은 대나무로 엮어 지은 부엌으로 들어섰다.
안에는 의외로 마루가 깔려 있었다.
부엌 한가운데 있는 아궁이를 비잉 둘러쳐져 있는 마루 바닥에선 그 집 아들과 예쁜 딸이 음식을 만들고 있는 엄마 곁에서 놀고 있었다.
정말 굿 아이디어가 아닐 수 없다.
아주머니에게 재료를 사서
왕다는 옆에서 짜파티를 만들고,
주인 아줌마는 우리를 줄 감자를 삶으며 이야기를 나누었다.
우리도 곁에 앉아서 도란 도란 얘기 나누며 쉬기가 얼마나 좋은 지...
남편은 근처 학교의 선생님이란다.
역시 교육자 집안이 다르긴 하다.
엄마는 작은 롯지를 운영하고,
이곳을 지나는 트래커들에게 음식도 만들어 팔면서 아이들 교육도 아주 제대로 시키고 있는것 같았다.
먹는것도 제대로 챙겨 먹이고 있었다.
이집 딸래미가 먹고 있던 사과와 우유가 사실 엄청 먹고 싶었다는...ㅋㅋ
우리는 이 집 식구들을 카메라에 담으며 음식이 다 되길 기다렸다.
눈이 영롱한 딸래미가 얼마나 이쁜 지...
딸을 찍은 사진을 엄마에게 보여주기도 하고...
엄마도 연신 찍고...ㅎㅎ
이렇게 모델놀이를 하다보니,
요리가 금새 다 되어 나왔다는...
화덕에서 바로 삶은 감자도 기막히게 맛있고...
또 그 화덕에서 바로 구운 짜파띠에 꿀을 발라 먹는 짜파티는 더 기가 막히게 맛있었다.
이런 이벤트가 또 기다릴 줄은 몰랐는데....ㅎㅎ
역시 왕다가 직접해주는 요리가 맛있어~ㅎㅎ
아니, 점심 뿐만아니라 이런 시골집 부엌 마루바닥에 앉아서 음식을 함께 해먹는 즐거움을 어디서 맛볼까나~
이렇게 천사같은 애기들도 맘껏 카메라에 담으며...
행복한 시간에...
여유로움과 맛난 점심까지 먹었으니, 발걸음이 더욱 가볍다.
이제는 거의 해발 2,000m대까지 가까이 내려온것 같다.
5,755m인 타시랍차 라에서 부터 무려 3,700m를 내려온 것이다.
여전히 사방에선 작은 폭포들이 힘차게 흘러내리고 있다.
그 사이 사이로 문득 나타난 포터들과 사람들은
마치 밀림에서 사자라도 발견한 양 카메라를 들이밀게 된다.
오직 이곳...히말라야에서만 볼 수 있는...그대로 멋진 포커스니까....
오늘도 길은 그리 녹녹하지 않은 험준한 길이었다.
겨우 사람 하나 지나칠 수 있는 가파른 절벽 돌길...
한시라도 주변 풍광에 시선을 빼앗겨 헛발이라도 디디면 큰일 날 길이다.
사진을 찍을땐 반드시 멈춰서서 안전한 지지대에서 찍어야 한다.
아까 만난 작은 롯지의 작은 천사 아가씨 둘 말고도 또 천사를 만났다.
녹음 짙은 밀림속에서 더욱 눈에 띄는 하얀 양과 검은 양들...
너무 이쁘다!!
밀림을 뚫고 나오니
갑자기
신천지를 만난 양...
하늘이 뻥 뚫린 풍광이
눈앞에 펼쳐졌다.
거기에다
마치 이곳을 지키는 파수꾼 나무라도 되듯
키가 하늘을 찌를 듯 커다란
나무가 홀로 우뚝 서 있는것이 아닌가~
그래서...
하늘이
더 뻥 뚫려 보이고...
광야는 더 넓어 보였다.
우리가
탄성을 지르며
풍광에 사로잡혀 서 있는 사이
왕다가
스파이더 맨 처럼
나무 줄기를 타고 올라가고
있는 것이 아닌가~
아놔!!
왕다~
위험해!
팔도 아프다면서....
정말 팔 아픈거 맞아??
파스 붙인 효과가
벌써 그리 큰 거야??
암튼..
멋진 포커스니
일단
한 컷...ㅋㅋ
이제 시미가온이
거의 다 와가는 모양이다.
표지판이 보인다.
하긴
울창한 녹음 짙은 밀림을 보면서
예측을 하긴 했지만...
다시
히말라야의 깊은 밀림으로
들어가는 것만 같다.
아니
당연하잖아~
고도가 점점 내려가고 있으니까...
숲은 더욱 울창해지고...
이끼를 잔뜩 피우고 있는
높은 나무들은 하늘을 가득 메우고 있고
깊은 계곡 끝으로 나있는
작은 오솔길은
기가 막히게
매혹적이었지만
한편으론
매우 험한 길이기도 했다.
그래도...
우리가 이제까지 걸어왔던 여정을 생각하면
비단길이 아닐 수 없다.
멀찌감치 뒤 떨어져 걷고 있노라니
앞서가는 왕다와 이풀의 모습이
그림같다.
아니, 이제서야 숲이 완성된것 같은 느낌...
드라마틱한 여정의 주인공이 등장...
ㅎㅎ
나는 그 모습이 좋아서
일부러 멀찌감치 뒤쳐져서 걸었다.
Tchaikovsky (1840~1893)
Souvenir d'un lieu cher, Op.42
소중했던 시절의 추억
No.3 Melodi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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