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BC쿰부히말,로왈링트래킹39일(2013

72.로왈링/ 여행의 끝..시미가온에서 체첸으로 ...(1)

나베가 2014. 5. 2. 02:52

 

 

 

 

 

 

 

 

밤새 비가 억수같이 퍼붓더니만, 언제 그랬냐싶게 아침 날씨가 청명하다.

그 맑디 맑음에 탄성 소리가 절로 나온다.

 

어젯밤 늦게까지 짐을 다 꾸려놓았기에

아침에는 침낭만 캐켜 넣으면 되었다.

여유있는 새벽 시간을 보내고 아침식사도 여유롭게 했다.

모두의 얼굴에 행복함이 가득 베어있음이 역력하다.

왜 안그렇겠는가!!

 

방으로 들어와 나는 어젯밤 늦게까지 꾸린 아이들에게 줄 선물 꾸러미를 들고 밖으로 나갔다.

 

아이들을 불러 각각 가지고 싶은 것을 나누어 주고는 파상에게로 갔다.

우리 팀원중에서 가장 나이가 많은 파상...

그만큼 부양 가족에 대한 부담감을 안고 있어서 였을까...옷가지들도 가장 초라해서 맘이 아펐고, 약간의 팁이라도 벌을까..이풀의 세탁물도 도맡아 하기도 했던 파상...

 

나는 그에게 고마움을 전하며 팁과 와이프에게 주라고 내가 쓰다 남은 화장품과 험준한 여정에 피부보호를 하겠다는 야무진 생각으로 가져갔던 페이스팩 시트, 그리고 가면서 간식으로 먹으라고 치즈와 크래커를 주었다.

 

파상의 얼굴에 소년같은 헤맑은 미소가 가득 번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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준비가 되는 대로 하나씩 짐을 지고 포터들이 먼저 출발을 했다.

우리도 이어서 현지 여행사 랑탕 리가 보내줄 차량이 있는 체첸을 향해 출발했다.

 

어제 시미가온을 향해 오면서 내려다 보던 것과는 완전히 또 다른 모습이 눈 아래로 펼쳐졌다.

 

해발 2,000m 에 펼쳐진 기막히  마을의 전경.... 

 

 

 

 

 

 

 

히말라야 2,000m대의 산자락을 빼곡히 메우고 있는 환상적인 다랑이밭의 향연속으로 걸어들어가 그 바닥까지 걸어 내려가는 코스다.

 

그야말로 이 또한 리얼 히말라야....

그들의 진정한 삶의 모습속을 들여다 볼 수 있다는 거....

 

흥분된 마음을 더욱 부추기는건 첫 발을 내 딛는 순간 부터였다.

그저 푸르게만 보였던 다랑이 밭은 생전 처음 보는 곡식의 열매들과 갖가지 꽃들로 가득 채워져 있었다.

 

산자락을 가득 메우고 있는 듯...

우리 발걸음이 닿는 한 켠엔 여지없이 들어 차있는 마을의 집들은 그들이 가꾼 갖가지 꽃들로 뒤덮여 있어 아름다운 풍광에 한몫을 더 했다.

허술한 집들은 히말라야의 대 자연에 최소한만 빌려 지은 듯한 느낌이 들어 더없이 정겨워 보였다.

그들이 사는 집 가까이 다갔다가 가느라 발걸음이 자꾸 지체되는 것만 같다.

 

 

 

 

 

 

 

 

 

 

 

 

 

 

 

 

 

 

 

 

 

 

 

 

 

 

 

 

얼만큼을 내려왔을까....

드디어 우리가 차를 타고 달려갈 길이 꼬불 꼬불 실처럼 보였다.

 

와우~~

아직 까마득한 걸~

 

어느새 우리 앞을 걸어가던 쿵가도 시야에서 벌써 사라졌고...

이풀마저 사라졌다.

 

"아이구~ 사진 찍으며 걷느라고 너무 지체한 것 같네~

 좀 서둘러서 걸어야겠어."

 

나는 길이 좋은 곳에선 뛰다시피 걷고, 돌길은 여전히 조심해서 걸어내려갔다.

저만치 앞서가던 이풀이 보인다.

 

 

 

 

서두르는 발걸음을 잡는 이들이 나타났다.

바로 이 마을 아지메들...

 

이들은

이 이른 시간에 어디를 다녀오는 길일까...??

아니지,

어쩌면 이 마을 사람들이 아닐 수도 있잖아~

혹 저 아랫마을에서

이 마을 친구를 찾아서

놀러오는 것이 아닐까??

 

아님, 저 아랫 마을 사람으로 이곳에 있는 밭을 일구러 가는 사람들인 지도 모르구~

 

그러고 보니, 이곳에 사는 사람들은  마실가는 일도 장난이 아니겠어.

상당한 등산 실력을 가져야겠잖어??

 

 

 

 

 

 

 

아!!

그림같은 풍광이...또...

두 아지메가 하염없는 아래를 내려다 보고 있다.

이들도 매일같이 걸어 오르는 이 길이...

눈 아래 펼쳐지는 모습이 우리 처럼 그렇게 꿈같이 아름답게 보일까..??

잠시 멈춰 서서 이들의 뒷모습을 담고는 다시 발걸음을 재촉했다.

 

 

 

 

 

 

이제

어느정도 내려왔나 보다.

깍아지른 듯한 거대한 바위산도 보이고,

그 아래로

거대한 계곡이 흐르고 있음이 보인다.

 

이 계곡을 사이에 두고

이름도 없는 거대한 히말라야 두 봉우리가

늠름하게 서 있는 것이다. 

그래서 그런 지...

그 계곡의 깊이가

더 깊고 세차게 느껴진다.

 

어디 그 뿐인가~

맞은 편 산자락은 어젯밤새 온 비때문인지

사방에서 실폭포를 만들어 냈다.

그 환상의 실폭포를 한참을 들여다 보고 있으니,

우리가 갈 길 말고도 또 그 윗길이 나있는 것이엇다.

 

세상에~

저 길은 또 어디로 연결되어 있는걸까....

갈대 숲 사이로 우리가 갈 길이 더욱 더 꼬불 꼬불하게

보였다.

아니, 그러고 보니, 윗길이 아니고 연결된 한 길이잖아~

와아~

무지 무지 위에서 부터 나 있는 도로인데...??

도대체 어디까지 길이 나 있는 것일까....

아!!

더 이상 길을 내면 안되는데...

히말의 정령이 이렇듯 높은 곳까지

차가 들어오는걸 노할 지도 모르는데...

 

잠시 서서 한 없이 나 있는 길을

바라보면서

이 거대한 히말라야에 문명이 들어오면 안된다는...

편함보다는 그대로 이곳을 잘 지켜내야 한다는...

오직 히말의 정령이 허락하는 이만이...

온전히 자신의 힘으로 들어와야 한다는 생각으로

가득해졌다.

 

 

 

 

 

 

 

 

 

 

 

 

 

아~

이젠 진짜 다 내려왔구나~

저만치 서스펜션 브리지가 보여~

 

그러고 보니

오늘 걸은 길도 만만찮은

트래킹 코스였다.

 

깍아지른 내리막을

2시간 여를 걸어내려

드디어 우리의 출발 목적지인

체첸에 도착을 했으니까...

 

헐!

저게 뭐야??

폭포??

 

마치

굴처럼 안으로 푸욱 파인 바위밑 계단 길이 나타났는데,우리의 마지막 길을 방해라도 하듯

눈앞의 거대한 바위 위에서는 작은 실폭포가 쏟아져 내렸다.

 

깊게 파인 바위 밑으로 걸어 내려가는데도

풀잎들이 폭포를 품고 있는

물들을 떨궈내는 물이 빗물처럼 쏟아 부었다.

 

보기에는

환상적이었지만

그곳을 지나야 했기에....ㅠㅠ

 

에이구~

지금 뭔말을 하고 있능겨~

이까짓 떨어지는 물을 가지고...

 

우리가 누구여~

4-Pass를 넘고 해발 5,755m의 타시랍차 라를 넘어 설원과 빙하의 땅 로왈링을 건너온 사람아녀~

 

이 정도는 그냥 맞는거여~~

 

 

 

 

 

 

 

 

 

 

 

Antonio Vivaldi (1678-1741)
Nulla in mundo pax sincera, solo motet
for voice, strings & continuo in E major, RV 630
세상에 참 평화 없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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