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도 여전히
물소리도 우렁찬 깊은 계곡과
사방으로 폭포수를 떨어뜨리는
히말라야의 밀림을 걷는다.
해발 4,540m 의 초롤파 호수로 부터 쏟아져 내려오는
로왈링 강줄기는
참으로 어마 어마하게
길다.
벌써 며칠째...
끊임없는 강줄기와 엄청난 폭포수를 보며 걷는 지...
그러고 보니,
우기가 마악 시작되기 직전인 4월말부터 5월 초까지의
안나푸르나의 밀림과
우기가 마악 끝난 로왈링의 밀림과는
사뭇 분위기와 풍광이 다르다.
엄청난 폭포...
그래~ 안나푸르나에서도 산 정상의 눈이 녹아
흘러내리는 폭포를 많이 보긴 했어도
지금 여기 로왈링 처럼
이렇게 몇날 며칠을 엄청난 물줄기를
보며 걷지는 않은것 같아~
하긴...
우기 시작과 끝 지점이니 엄청나게 다를 수 밖에~
거대한 나무 등걸 사이로 궂이 들여다 보지 않아도
물소리 만으로도 시원한 강줄기,폭포, 바람을 느끼며
가벼운 발걸음으로
히말라야를 걷는다.
행복 만땅이다.
오늘도 역시 햇살이 ....
눈부시도록 찬란하다.
파아란 하늘
그 가운데 둥실 떠있는 흰구름 조차
되려 더 파아란 하늘을 느끼게 한다.
그 하늘아래...
동화책에서 보았던
주인공을 발견했다.
키다리 콩이야기....
저 콩나무를 타고 오르던 잭이었던가??
우리 큰 아이가
이 대목만 나오면 '응차 응차' 힘을 주면서
콩나무를 타고 오르는 시늉을 짓곤 했었는데...
와아~
근데 정말 그 동화책 속 콩이 실제로 존재하는 거였단말이야~??
적어도 키가 5m도 훨씬 넘게 자라 오르고 있는 콩나무들...
아니, 지지대만 세워주면 10m도 넘게 자라 오를것 같았다.
세상에~
우리나라 콩은 바닥에서 몇십센티미터 자라 콩을 매달거늘...
여기 히말라야는 콩도 높이 솟아 오르며 자라는군~ ㅋ~
워낙 높이 자라서 카메라 렌즈에 다 담을 수도 없었다.
암튼...
이 신기한 콩나무 덕분에 잠시 어릴적 우리 애기들과의 추억에도 젖어보며
한 참을 이곳에 머물었다.
키다리 콩나무를 키우는 집은 아주 작지만
정갈하기 그지없는 롯지였다.
아니,
그보다는 기막힌 햇살이 내리 비치는
그림같은 뷰를 가진 롯지였다.
이런 곳에서 집짓고 마냥 살고픈....
롯지엔 마침 쉬고 있던 우리 아이들도 있었다.
다름아닌 도루치와 락파다.
아놔~~
나 또 도루치 보고 그냥 못보내잖아~
초콜릿과 사탕을 하나씩 나누어 주며
기념촬영도 한 컷 했다.
마침 이곳을 지나고 있는 다른 팀의 포터도 함께...ㅋㅋ
롯지 안을 들여다 봤다.
정말 어쩌면 그리도 정갈한 지...
모든게 흐트러짐 하나 없이 정리 정돈 되어 있을 뿐만 아니라 반들 반들 윤이 난다.
그리고...또 없는게 없다.
아!! 우린 순간 소리를 동시에 질렀다.
무엇때문에??
바로 언제 보았는 지...
아예 잊어었다고 하는게 낳을거야~
'과일' 있는게 아닌가!
방울 토마토....
이 비명을 듣고는 대장님께서 어찌 아니 사주실 수 있겠는가~
그런데...
그건 파는게 아니고 주인장이 먹을거란다.ㅠㅠ
그런데 잠시후에 왕다가 작은 접시를 들고 나오는게 아닌가~
우리의 비명소리를 듣고는 주인장이 몇개를 팔았다는 것....ㅋㅋ
아주 작은 토마토를 납작하게 썰어왔는데, 누구 코에 붙이랴~
서로 눈치보느라 몇 점 집어먹고는 손이 멈춘다.ㅠㅠ
그래도 신선한 생과일의 맛을 느꼈다는 것만으로도 온 몸에 생기가 도는것만 같다.
이 집은 위치가 너무 좋아서 어떤 농작물이든 잘 될것만 같았다.
아닌게 아니라 밭에는 온갖 작물들이 싱싱하게 자라고 있었다.
상치도 얼마나 싱싱한 지...
쌀밥 얹고 고추장 넣어서 한 쌈 싸먹으면...죽었던 사람도 살아날것만 같은...
하지만,
우린 이곳에서 레몬 티 한 잔과
토마토 몇조각을 먹고는 그곳을 떴다.
그런데,,
얼굴이 여엉 못쓰게 된 왕다가 드디어 몸에 고장이 났다.
팔을 들 수가 없다는 것이다.
오십견이 온것 같다고 하시는데....
내가 볼땐 너무 과로해서 그런게 아닌가 ....
하는 생각에 더 비중이 두어진다.
암튼...
왕다를 불러서 커다란 파스를 어깨에 붙여 주었다.
나...진짜 간호사 맘이 맞는거 같아~ㅋㅋ
그러고 보니, 필요한 약품이 없는게 없구만~
백의의 천사....ㅋㅋ
마치 햇살이 기막혔던 롯지를 정상이었던 마냥...
점 점 더 깊은 히말라야의 깊은 밀림의 속살로 걸어들어가는 것만 같다.
폭포가 흘러내리는 밑으로 가파른 돌 계단과 나무다리를 건너니
더욱 그렇다.
붉은 색깔은 어디가고...
녹음이 짙은 초록과 거대한 나무 등걸을 휘감은 이끼다.
그 이끼 가득한 나무 등걸 사이에서 왕다가 마치 어린아이 마냥
짖궂은 표정을 짓는다.ㅎㅎ
깊은 밀림 사이
자그마하게 뚫린 사이로
강하게 들이 비치는 햇살에
식물들이 활짝 피었다.
이끼류도 황금색 옷을 입었고...
예쁜 호롱불 모양의 꽃도 피워냈다.
하늘거리는 난장이 대나무 잎도
빛을 받아 더없이 이쁘다.
밀림사이로 우렁찬
폭포 소리가 들리더니만
나무 등걸 사이로
거대한 폭포가
보인다.
와아!
탄성이 절로 터질 정도의
멋진 폭포다!!
Franz Peter Schubert (1797 - 1828) / Im Abendrot, D799
Gerold Huber, Piano
F.P. Schubert / Im Abendrot (저녁노을 안에서) / Bernarda Fin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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