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연후기(클래식 2014년)

2014교향악축제/코리안심포니-con.이병욱/허승연 협연/4.16.수/예술의전당

나베가 2014. 4. 16. 00:30

 

 

 

 

 

공연날...후기..

 

매주 수요일은 강남에서 볼일이 있어 정오에 나가서 오늘처럼 공연이 있는 날은

종일 밖에서 있다가 하루를 보내고 다음 날을 맞아서 들어오게 된다.

8시 공연때까지는 상당한 시간 차가 있지만 오히려 그 중간 시간을 잘 활용하면 

정말 종일 멋진 일탈의 시간을 보내고 돌아오게 되는 것이다.

이제는...그래서 수요일 공연 일정 잡기를 오히려 즐긴다고나 할까...

 

때로는 커피와 먹을 간식까지 준비해 가기도 하고...

때로는 음악들을 준비와 읽을 책...등등

아니면 예술의 전당 미술관을 1층부터 3층까지 순회하기도 하고...

자료실에 가서 종일 책들을 뒤적이기도 한다.

 

오늘은 정말 집안일이 많아서 오전 내내 허둥댔다.

그래서 정말 아무것도 준비하지 못하고 그저 책 한 권 덜렁 가방에 집어넣고 나섰다.

그런데, 다른 날보다 일이 훨씬 더 일찍 끝나 시간이 무려 4시간 반이나 생겼다.

 

예술의 전당으로 곧장 갔다.

빵과 카푸치노우유를 사가지고 콘서트홀 로비 창가에 가 앉았다.

오늘은 공연 시작 전까지 산악문학인 신영철의 '휴먼 알피니스트 2'를 독파할 계획이다.

지난번 히말라야를 찾아갔을때 만난 작가와의 인연으로 서점에서 고른 책....

히말라야 종주를 꿈꾸며 쿰부히말과 로왈링을 다녀온 직후라 책에 나온 인물들의 다큐멘터리가

그야말로 가슴을 후벼파고 들어오는 감동에 책장이 술술 넘어간다.

 

책을 읽다가 간간히 고개를 들어 밖을 내다보는 일도 즐겁다.

노래하는 분수의 예쁜 물줄기와 더불어

우면산의 연녹색의 봄 기운을 만끽하는 재미...

지나치는 사람들의 옷맵시를 보는 일...

 

따끈한 커피 생각이 나서 커피를 한 잔 사들고 다시 앉았다.

시간은 어느새 그리 지나쳤는 지, 로비는 어느새 사람들로 북적였고, 이젠 공연장으로 들어가라는 종소리도

들려온다.

그제서야 정신을 차리고 티켓을 교부받아 콘서트 홀로 들어섰다.

 

벌써 연주자들은 무대를 꽉 채우고 앉았다.

역시 첫곡 서주 바그너곡과  2부 곡인 '생상의 오르간' 연주로 무대는  꽉 차 빈공간이 없었다.

피아노가 두대??

생각해보니, 한대는 생상의 연주에 사용할것이고, 한대는 1부 협연에 사용할 피아노다.

저쪽편으로 오르간도 보이고...무대 뒤 구석으론 오르간의 음향때문에 설치된 거대한 스피커 6대가 놓여있다.

베토벤 협연보다 생상의 오르간을 듣고 싶어 왔기에 더 눈에 띄기도 한다.

 

거창한 바그너 서곡이 끝나고

드디어 교향악 축제의 꽃이기도 한 협연이 시작되었다.

베토벤 피아노협주곡 4번이다.

 

보통 드레스를 입고 나오는 협연자들과는 달리 쇼커트 머리에 하늘거리는 쉬폰 롱 가디건을 걸친 검은 바지 차림의 허승연이 무대에 나타났다.

왠지 그녀의 연주도 군더더기 없이 깔끔할것 같다는 느낌이 든다.

 

한때는 너무나 좋아했던 베토벤 피협 4번...

학창시절엔 다른 그 어떤 피아노협주곡 보다도 그리도 이곡을 좋아했었다.

아침에 눈뜨면 습관처럼 이 곡을 틀었다.

집안 가득 영롱한 선율이 울려 퍼지면 그렇게도 정신이 맑아지고 기분이 상쾌해 져서....

그 사랑은 결혼해서까지 이어졌다.

그때문에 다른 곡들의 2악장에 매료되어 가슴을 쓸어내리는 것과는 달리 이곡만은 맑디 맑아 영롱함이 보석처럼 흩어져 내리는

1악장과 3악장을 좋아했다.

집중해서 듣지않고 늘 집안에 울려퍼졌기때문이기도 했다.ㅎㅎ

 

오늘도 역시...

난 타임머신을 타고 까마득했던 내 과거의 시절도 돌아가 있었다.

대학시절...그리고 신혼시절...

꿈같이 그립고 아름답던 시절이 아닐 수 없다.

역시 꿈꾸듯한 1부 공연 시간이 아닐수 없었다.

허승연이 연주를 얼마나 잘했는 지....그건 중요하지 않았다.

내 젊은 시절이 고스란히 담겨있는 연주...그 시간으로 돌아갈 수 있었음이 더없이 행복했던 시간이었다.

 

그녀의 강렬한 피날레 제스처...

어쩌면 그녀에게 집중하던 관객이 이 모습에 더 환호와 박수갈채를 쏟아내지 않았을까...싶을...ㅎㅎ

암튼 난 그 제스처와 박수갈채에 정신을 차리고 급히 타임머신을 타고 현재로 돌아왔다. ㅎㅎ

 

몇번의 커튼 콜이 있은 후 그녀는 다시 피아노에 앉았다.

아~~ 바흐의 시칠리아나 ....

내 젊은 날 아름다움에 계속 머물 수 있는...꿈같이 아름다운 곡이 아닐 수 없다.

 

얼마전, 예프게니 키신 내한 연주에서도 이 곡이 앵콜 연주였었는데...

그날의 감동까지 ....ㅎㅎ

 

**********************

 

드디어 고대하던 2부 연주가 시작되었다.

생상의 3번 교향곡-오르간은 그리 자주 연주되지 않기때문에도 더 기대하지 않을 수 없는 것이다.

집에서 듣는것과는 달리 콘서트홀에 울려퍼질 오르간의 환상적인 울림을 상상해 보며....

 

역시 아다지오로 시작되는 도입부분부터 가슴을 감동으로 메워오기 시작한다.

그러다가 이내 빠르고 힘찬 선율로 바뀌는데서는 다시 가슴이 서늘해지는 감동이 또 인다.

 

아!!

그런데 이 어인일이...

2부에 내 앞쪽으로 빈자리를 찾아와 앉은 관객이 핸폰을 꺼내들고 카톡을 하고 있는것이 아닌가~

그 사람은 자신 주변에 관객이 없어서 괜찮다고 생각을 했는 지, 끊임없이 핸폰을 열어놓고 있었다.

한번 집중력이 흩어져 버린 감정이 다시 돌아오기는 힘이 들었다.

간신히 맘을 잡고 집중을 하려하면 이내 또 카톡을 하는 것이었다.

아예 돋보기와 안경을 번갈아 가며...손에서 핸폰을 놓지 않고 있는 것을 보면 공연 내내 그럴지도 모르겠다는 불안함이 엄습했다.

뒤에 있는 안내원도 분명 이 모습이 보일텐데...살짝 와서 말리지 않는 그들이 야속했다.

쓸데없이 공연후 사진 찍는것은 버럭 달려와 막으면서...이 치명적인 일을...ㅜㅜ

 

아니나 다를까...

1악장 2부...오르간이 좌악~ 잔잔히 흐르며  고요함의 극치로 몰고가는 그 과정에서도 그녀의 카톡은 계속 되었다.

나는 이미 온 마음과 신경이 그 관객에게 쏠려서 그렇게도 고대했던 오늘 공연을 망쳐버렸다.

더 이상 참을 수 없어 그녀의 어깨를 쳤지만 전혀 눈치도 채지 못하는 이 관객....

아악!! 최악이었다.

 

그렇게 2악장 뿐인 오르간 교향곡의 1악장을 끝냈다.

그제서야 안내원이 그 관객에게 다가가 제지를 한다.

그래도 못알아 듣는 지 한참을 얘기하는 안내원..ㅠㅠ

 

가까스로 망원경으로 그 관객을 가리고 무대에 집중하고 연주에 집중하려 애썼지만 힘들었다.

그렇게 고대하고...일찍부터 가서 무려 5시간을 기다렸다 맞이한 공연이었는데...정말 속이 상했다.

얼마전에도 내 옆자리 관객이 슥 슥 현장 후기를 쓰는 지 계속 움직이며 작은 소리를 내고 핸폰을 열고 난리를 피더니만...ㅠㅠ

 

문득...슬픈 생각이 엄습했다.

앞으로는 차라리 공연장에 오지말고 집에서 오디오 시스템으로 듣는게 낫지 않을까...하는

혼자서...오로지 연주에 집중하면서...ㅠㅠ

 

좋은 연주는 관객과 함께할때 감동으로 내게 전해지는 것이지 관객들때문에 오늘처럼 집중력을 완전히 떨어뜨리면

감동은 전혀 내게 전달되지 않는것이다.

오히려 화가 나서 더 병이 될지도 모를 일....ㅠㅠ

그런데...왠지 앞으로 이런 현상은 점점 더 심해질것도 같아서 맘이 우울해졌다.

 

LG아트가 이런 면에선 짱인데....

정말 강력한 시작 전 멘트로 이런 현상을 최소로 막거든~

절대 초대장도 뿌리지 않아 관객 수준도 높고...

 

환상적으로 울려퍼질 오르간 소리...

그와 기막히게 어우러져 보석처럼 영롱한 빛을 내주는 피아노 선율...

그런가 하면 터질듯한 강력한 총주...

그 모든것들의 감동을 가슴에 담으며 되찾기엔 역부족이었다.

 

여늬때와 달리 피곤이 몰려들었다.

안타까운 맘으로 집에 돌아와 ..라면,떡볶이,순대등으로 폭식을 하고...

컴터에 앉아 동영상 음악으로 맘을 다스려 본다.

 

 

 Symphony No.3 in C minor "Organ", Op.78

생상스 / 교향곡 3번 "오르간"

Saint-Sa?ns, Charles Camille 1835 ~ 1921

 

David Shrader, organ

Daniel Barenboim, cond. / the Chicago Symphony Orchestra

Live performance in 1983

 

 

 

Olivier Latry, organ
Andr?s Vass, cond. / Pannon Philharmonic Orchestra

음표로 그린 장대한 수선화

 

쏟아지는 음의 향연들은 마치 오선지위의 수많은 4분 음표, 8분 음표, 16분 음표 그리고 샤프와 플랫과 악상기호들이 쉴새 없이 내 머리 위에 쏟아져 내려오는 그런 느낌이었다. 그리고 그것들은 나의 몸을 지나서, 내가 서 있는 아래의 어떤 계곡이나 심연을 향해 끝도 없이 또 쏟아지듯 내려가는 것이다. 그 많은 악기들과 다양한 소리들이 이토록 한 곡 안에서 같은 방향을 향해 쏟아져 내린다는 것이 경이로울 따름이었다.

 

까뮈유 생상은 프랑스 후기 낭만주의 최고의 작곡가이다. 그는 어려서부터 모차르트에 비견되는 천재라고 불렀다. 그리고 이에 버금가는 음악적 업적을 남겼고 최고의 예술가로서 온 유럽에서 존경을 받았던 인물이었다.

 

생상은 피아노와 오르간 실력 또한 놀라운 수준이었다. 그는 역사상 피아노의 최고 명수 중 한 명이었으며, 리스트는 그를 세계 제일의 오르가니스트라고 말했다. 베를리오즈나 비제 같은 사람들도 생상을 최고의 피아노 거장이라 하였고 드뷔시는 비록 생상과는 음악적 노선이 달랐지만 그를 가리켜 "세상에서 음악이 어떤 것인지 가장 잘 알고 있는 사람" 이라고 하였다. 생상은 피아노, 오르간, 실내악곡, 관현악곡, 가곡, 종교음악, 오페라 등 거의 모든 장르에서 많은 작품을 남겼다.

 

생상은 일생 동안 다섯 개의 교향곡을 작곡했지만, 대부분 잊혀졌다. 그러나 그의 교향곡 중 최고의 위치에 있으며, 지금도 이견이 없는 곡이 바로 교향곡 제 3번 <오르간> op.78이다. 흔히 <오르간 교향곡>이라고 부르는 이 대작은 한창 때인 51세에 쓰여진 작품이며, 그의 다채로운 음악적 에술적 편력이 담겨 있다. 뿐만 아니라 <오르간>은 프랑스 근대 교향곡 중 가장 스케일이 크고 중요한 곡이다. 4관 편성의 대규모 스케일에 생상 자신이 가장 잘 다루었던 악기이자 그 동안 교향곡 작곡가들이 기피해왔던 악기인 피아노와 오르간까지 가세시킨, 한마디로 호화롭기 짝이 없는 곡이기도 하다.

 

<오르간 교향곡>은 생상이 해박한 음악 실력을 가장 치열하게 발휘하여, 마치 증기 기관차의 설계도처럼 많은 음표들을 정밀하게 구축한 작품이다. 이 곡은 교향곡으로는 특이하게 두 개의 악장으로 이루어져 있다. 그러나 두 개의 악장은 각기 두 파트로 나누어져 있으므로, 사실상 일반적인 교향곡의 네 악장 형식과 크게 다르지 않은 셈이다.

 

제 1악장의 1부는 아다지오의 느린 서주로 시작하다가 빠른 본론으로 옮겨진다. 이 때 중요한 테마가 나오는데, 이 테마가 전 교향곡을 시종 관통한다. 강렬한 주제는 뇌리에 박힌다. 설악산의 산봉우리들이 장대하게 사열을 하듯이, 한계령의 구름들이 길의 양 옆으로 비켜나듯이 펼쳐진다. 현4부의 진용은 말할 수 없는 미끈한 레카토로 주제를 표현한다. 2부에서는 오르간이 연주된다. 오르간의 소리들은 마치 오르간의 파이프 하나하나를 다 열어 젖히듯이 명징하게 분출한다.

 

 


1악장 (1부 : Adagio - Allegro moderato, 2부 : Poco adagio)

Alfred Scholtz, cond. / Muncher Symphony Orchestra

 

제 2악장의 1부는 보통 교향곡의 스케르초처럼 빠르고 힘차게 움직인다. 음표들은 새처럼 푸드덕 거리면서 날아오르는 듯하다. 이 때 설악산에서 이름 모를 산새들이 자동차를 향해 날아들고 이어서 피아노의 화려한 분산화음이 설악산을 수 놓는다. 마지막 2부는 다시 처음의 테마가 현으로 나오다가 오르간으로 이어진다. 현과 오르간은 모두 함께 마지막 산정을 향하여 숨가쁘게 올라간다.

 


2악장 (1부 : Allegro moderato - Presto, 2부 : Maestoso)

Alfred Scholtz, cond. / Muncher Symphony Orchestra

 

 

1악장 1부

 

1악장 2부

 

2악장 1부

 

2악장 2부

Olivier Latry, organ

Myung-Whun Chung (정명훈), cond.

Orchestre Philharmonique de Radio France

 

 

Camille Saint-Sa?ns (1835~1921, 프랑스)

 

까뮈유 생상은 프랑스 후기 낭만주의 최고의 작곡가이다.
그는 어려서부터 모차르트에 비견되는 천재라고 불렀다.
그리고 이에 버금가는 음악적 업적을 남겼고 최고의 예술가로서
온 유럽에서 존경을 받았던 인물이었다.

 

생상은 피아노와 오르간 실력 또한 놀라운 수준이었다.
그는 역사상 피아노의 최고 명수 중 한 명이었으며,
리스트는 그를 세계 제일의 오르가니스트라고 말했다.

 
베를리오즈나 비제 같은 사람들도 생상을 최고의
피아노 거장이라 하였고 드뷔시는 비록 생상과는
음악적 노선이 달랐지만 그를 가리켜 "세상에서 음악이
어떤 것인지 가장 잘 알고 있는 사람" 이라고 하였다.
생상은 피아노, 오르간, 실내악곡, 관현악곡, 가곡,
종교음악, 오페라 등 거의 모든 장르에서 많은 작품을 남겼다.

생상은 일생 동안 다섯 개의 교향곡을 작곡했지만, 대부분 잊혀졌다.

 
그러나 그의 교향곡 중 최고의 위치에 있으며,
지금도 이견이 없는 곡이 바로 교향곡 제 3번 <오르간> op.78이다.
흔히 <오르간 교향곡>이라고 부르는 이 대작은
한창 때인 51세에 쓰여진 작품이며, 그의 다채로운
음악적 에술적 편력이 담겨 있다.
뿐만 아니라 <오르간>은 프랑스 근대 교향곡 중
가장 스케일이 크고 중요한 곡이다.
4관 편성의 대규모 스케일에 생상 자신이 가장 잘 다루었던 악기이자
그 동안 교향곡 작곡가들이 기피해왔던 악기인 오르간까지
가세시킨, 한마디로 호화롭기 짝이 없는 곡이기도 하다.

 

<오르간 교향곡>은 생상이 해박한 음악 실력을 가장 치열하게 발휘하여,
마치 증기 기관차의 설계도처럼 많은 음표들을 정밀하게 구축한 작품이다.
이 곡은 교향곡으로는 특이하게 두 개의 악장으로 이루어져 있다.
그러나 두 개의 악장은 각기 두 파트로 나누어져 있으므로,
사실상 일반적인 교향곡의 네 악장 형식과 크게 다르지 않은 셈이다.

 

 

 저자 박종호씨는 생상의 교향곡 3번 <오르간>을 들었을때의 느낌을 이렇게 표현하고 있다.

` 그의 군의관 시절  산세가 깊은 그곳은 아침이 되어도  해가  보이지 않는 곳이었다. 다른곳보다 해가 늦게 떠서 해가 일찍 지는 그곳은 사방이 설악산 자락의 높은 산으로 가로막혀 있었다. 그깊고 평화로운 그곳에서 생상의 교향곡 제3번 <오르간>을 듣노라면  쏟아지는 음표의 향연들은 마치 오선지 위의 수많은 4분 음표, 8분 음표, 16분 음표 그리고 샤프와 플랫과 악상기호들이 쉴새없이 내 머리 위에 쏟아져 내리는 그런 기분이다.그리고 그것들은 나의 몸을 지나서, 내가 서있는 아래의 어떤 계곡이나 심연을 향해 끝도 없이  또 쏟아지듯 내려가는 것이다.`

 <오르간>은 프랑스 근대 교향곡 중 가장 스케일이 크고 중요한 곡이다.

제1악장의 1부는 아다지오의 느린 서주로 시작하다가 빠른 본론으로 옮겨진다. 이때 중요한 테마가 나오는데 이 테마가 전 교향을 시종 관통한다. 설악산의 산봉우리들이 장대하게 사열을 하듯이, 한계령의 구름들이 길의 양 옆으로 비켜나듯이 펼쳐진다.

             2부에서는 오르간이 연주된다.오르간의 소리들은 마치 리타이즈의 손가락이 오르간의 파이프 하나하나르를 다 열어젖히듯이 명징하게 분출한다.

제2악장의 1부는 보통 교향곡의 스케르초처럼 빠르고 힘차게 움직인다. 음표들은 새처럼 푸득 거리면서 날아오르는 듯하다. 이 때 설악산에서 이름모를 산새들이 자동차로 날아오르고 이어서 피아노의 화려한 분산화음이 설악산을 수 놓는다.

        마지막 2부는 다시 처음의 테마가 현으로 나오다가 오르간으로 이어진다. 현과 오르간은 모두 함께 마지막 산정을 향하여 숨가쁘게  올라간다.

 

 생상은 음악뿐 아니라 그림도 썩 절 그렸다.비록 아마추어지만 뛰어난 풍경화가였다.그가 그린 오르간 교향곡은 형식상 추상음악이지만, 거기에는 생상이 그린 장대한 풍경화가 펼쳐지는 것이다.

 

 

 

 

 

 

 

 

 

 

 

 

 

 

 

 

 

 

 

 

 

 

 

 

Beethoven, Piano Concerto No.4 in G major

베토벤 피아노 협주곡 4번

Ludwig van Beethoven

1770-1827

Paul Lewis, piano

Jir? Belohl?vek, conductor

BBC Symphony Orchestra

Royal Albert Hall, London

BBC Proms 2010

 

 

 

    

  

베토벤의 피아노 협주곡 4번은 1808년 12월 22일 목요일 저녁 안 데어 빈 극장에서 열린 무려 4시간에 걸친 마라톤 콘서트에서 <합창 환상곡> Op.80과 함께 초연되었다. 이 두 작품에서 베토벤은 피아노 솔로를 맡았고 5번과 6번 교향곡을 비롯하여 <C장조 미사곡>에서 발췌한 연주회용 아리아 'Ah, perfido!'와 즉석에서 작곡한 듯한 피아노 독주를 위한 환상곡 등이 함께 초연되었다. 이날의 연주회 프로그램은 후일 사람들이 생각해보았을 때 인간의 본질에 대한 베토벤의 이상적인 신념을 뒷받침해주는 기념비적인 것이었지만 막상 당시 청중들의 반응은 냉담했다. 오케스트라는 충분한 연습을 하지 못했고, 소프라노는 아마추어 수준에 지나지 않았던 동시에 무대 공포감을 가지고 있었다.

베토벤이 남긴 다섯 개의 피아노 협주곡 가운데 형식으로나 내용으로나 가장 독창적인 작품으로 평가받는 피아노 협주곡 4번은 당시 청중들이 외면했다기보다는 제대로 연주되지 못해 인정을 받지 못했을 것이다. 베토벤 사후 1836년까지 이 작품은 계속 묻혀 있다가 멘델스존이 게반트하우스 오케스트라와 함께 연주하며 이 작품을 널리 알리는 데 적극 앞장선 후에야 비로소 청중들은 이 작품의 위대함을 진정으로 이해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실제로 이 곡은 베토벤의 개성이 너무 강했을뿐더러 당시의 수준 이상의 테크닉을 필요로 했다. 그만큼 이 작품은 초연 당시 베토벤의 연주와는 상관없이 19세기 초반 빈의 청중들로서는 이해하기 어려운 내용을 담은 협주곡으로 간주되었던 것이다.

시적이고 장엄하며 자유로운 느낌의 협주곡

베토벤은 1804년 2월경 이 작품의 작곡을 시작하여 그의 형인 카를이 출판업자에게 악보를 넘긴 1806년 3월경에 작품을 완성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아마도 1808년 역사적인 연주회보다 1807년 3월 베토벤의 적극적인 후원자 가운데 한 명이었던 로브코비츠 왕자의 궁에서 열린 사설 연주회에서의 4번 협주곡 연주가 더욱 의미 있을 듯하다. 당시에는 4번 교향곡과 <코리올란 서곡>이 함께 초연되었는데, 아무래도 궁정 연주자들의 기량도 훨씬 높았을 뿐만 아니라 참석했던 청중들의 이해 수준 또한 한결 높았을 것으로 추측할 수 있기 때문이다. 피아노 협주곡 4번은 시적인 정취, 자유로운 분위기, 서정미가 빛을 발하는 걸작이다.

이 4번 협주곡은 베토벤의 다섯 개의 피아노 협주곡 가운데 가장 시적이고 장엄하며 자유로운 느낌을 준다. 비록 5번 ‘황제 협주곡’의 그 위풍당당한 스케일에 밀리는 듯한 느낌이 없지 않지만, 이 작품이 요구하는 고도의 기교와 시적 고양감의 절묘한 조화만큼은 베토벤의 협주곡들 가운데 단연 압도적이다. 그러한 만큼 모차르트가 꿈꾸었던 피아노와 오케스트라의 상상력 풍부한 대화, 즉 협주곡의 이상향을 계승한 최초의 작품으로 이 작품을 꼽는다 하더라도 무리는 아닐 것이다. 그런 까닭에 마지막 악장이 모차르트에 의해 완성된 형식을 고스란히 답습하고 있다는 점 또한 결코 우연은 아니다.

이러한 형식의 차용에도 불구하고 이 협주곡은 여러 면에서 혁신적인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독특한 개성과 형식적인 독창성은 무반주로 피아노 솔로가 등장하는 1악장 도입부의 모습에서 찾아볼 수 있을 뿐만 아니라, 그 안에 담긴 부드럽고 온화한 주제가 주는 귀족스러운 동시에 서정적인 분위기, 이를 반복하는 오케스트라의 위엄 있는 제시부 전개와 보다 교향악적으로 발전한 전개부의 다채로움 등이 그러하다. 더 나아가 이전 협주곡들과는 달리 독주자와 오케스트라가 지속적으로 번갈아 대화하며 절묘한 균형을 유지하는 모습은 독주자의 화려함을 강조하곤 했던 동시대의 다른 작곡가의 작품에서는 결코 찾아볼 수 없는 모습이다.

또한 2악장에서 이질적인 주제들의 사용 또한 낯설음을 던져준다. 체르니는 이 중간 악장에 대해 ‘아주 오래된 고전 비극’이라고 표현하며 존경을 표한 바 있는데, 19세기의 많은 음악학자들 또한 이 곡이 마치 오르페우스가 에우리디케를 구하기 위해 지옥의 문을 지키는 복수의 여신들 에리니에스에게 애원하는 것을 표현하고 있다고 추측하기도 했다. 마지막 악장은 앞선 두 악장과는 달리, 전혀 다른 세계로 뛰어드는 듯한 쾌속질주 또한 이 작품만의 특징이다.

Claudio Arrau/Leonard Bernstein/BRSO - Beethoven, Piano Concerto No.4 Op.58

Claudio Arrau, piano

Leonard Bernstein, conductor

Symphonieorchester des Bayerischen Rundfunks

Deutsches Museum, M?nchen

1976.10.17

1악장: 알레그로 모데라토

상상력이 풍부한 독주 피아노의 조용한 출발로 시작한다. 이 주제를 받은 오케스트라가 가세하며 강렬한 투티로 발전해나간다. 강렬한 초반 클라이맥스 이후 갑자기 음향은 여려지며 목관악기들이 서정적인 동기를 제시한다. 그리고 제1바이올린이 새로운 제2주제를 가져오고 다채로운 오케스트라는 풍요로운 콘텍스트의 토대를 다진다. 고전적인 균형미와 서사적인 비장미를 더하는 독주 피아노의 카덴차가 등장한 뒤 화려하게 이 악장은 끝을 맺는다.

2악장: 안단테 콘 모토

피아노 솔로와 오케스트라가 주고받는 대화가 인상적인 느린 악장. 어떻게 본다면 3악장을 위한 긴 서주의 성격 또한 가지고 있다. 음산한 느낌을 주는 주제를 피아노와 오케스트라가 서로 주고받으며 칸타빌레적인 아름다움을 최대한 강조한다.

3악장: 론도. 비바체

지금까지 내면에 존재하는 자아들의 대화를 밖으로 이끌어내어 환희를 향해 돌진하는 듯한 강인한 힘을 가지고 있는 론도 악장이다. 지금까지 발휘되었던 피아노의 눈부신 기교가 다시 한 번 빛을 발하는 대목으로, 피아노의 리듬과 이를 수반하는 오케스트라의 기민한 움직임이 시너지 효과를 일으키며 수직적인 상승감을 더한다. 독주 피아노의 카덴차는 베토벤 자신의 것으로, 마지막 절정을 고조시키는 역할을 하며 마지막 피날레로의 완벽한 이행을 유도한다.

 

추천음반

1. 이 작품에서는 루돌프 제르킨의 역할이 가장 두드러진다. 알렉산더 슈나이더/말보로 페스티벌과의 실황과 유진 오먼디/필라델피아 오케스트라와의 CBS 녹음, 아르투로 토스카니니가 이끄는 NBC 심포니와의 모노럴 레코딩(RCA), 오자와 세이지와 보스턴 심포니 오케스타라와의 녹음(Telarc) 등등 많은 명연을 남겼는데, 이 가운데 오먼디와의 녹음이 가장 완성도가 높다.

2. 빌헬름 켐프는 페르디난트 라이트너/베를린 필하모닉과 남긴 스테레오 녹음(DG)이 파울 반 켐펜과의 모노럴 녹음(DG)보다 훌륭하다.

3. 이 작품 최고의 해석가로 손꼽히는 클라우디오 아라우 또한 다섯 종 이상의 음반을 남겼는데, 이 가운데 콜린 데이비스/드레스덴 슈타츠카펠레와의 디지털 레코딩(Philips)이 가장 훌륭하다.

4. 한편 다니엘 바렌보임이 베를린 슈타츠카펠레와 함께 지휘와 솔로를 맡은 영상물은 21세기에 녹음된 최상위급 베토벤 4번 협주곡으로서 일청을 권한다.

 

박제성(음악 칼럼니스트) <베토벤 이후의 교향곡 작곡가들>의 역자. 클래식 음악 전문지 <음악동아> <객석> <그라모폰 코리아> <피아노 음악>과 여러 오디오 잡지에 리뷰와 평론을 써왔다. 공연, 방송, 저널활동, 음반리뷰, 음악강좌 등 클래식 음악과 관련한 다양한 분야에서 활동하고 있다.

출처 : 네이버캐스트 오늘의 클래식>명곡 명연주 2011.09.07

  http://navercast.naver.com/contents.nhn?rid=66&contents_id=5915

 

 

 

피아니스트 허승연 오늘의 앵콜곡/바흐-시칠리아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