꼭두새벽에 일어나면 남체에서 바라다 보이는 거대한 콩데(Kongde,6186m)를 볼 수 있을까....
내일은 꼭 히말의 거대한 설산을 볼 수 있었으면 좋겠다 ...기도하는 맘으로 잠이 들었다.
눈을 뜨자 마자 동물적 감각으로 창의 커튼을 재쳤다.
아!!
보인다, 보여~
아직은 어둠이 채 가시지 않은 어둠푸레한 빛속에서 수많은 롯지들을 비켜 저 멀리 콩데가 우뚝 솟아 있었다.
아!!
구름 한 점 없어~
한동안 이제까지의 간절했던 맘을 토해내며 넋을 잃고 바라보고 있었다.
헐!!
카메라....
언제 또 구름이 사방에서 몰려들어 저 봉우리를 싸악 지워버릴 지 몰랐다.
재빨리 카메라를 꺼내 들었다.
트래킹 이후 처음으로 히말의 거대한 설산 봉우리를 본 흥분됨으로 새벽 시간을 보냈다.
쿡이 끓여다 준 밀크 티가 그 어느때 보다도 맛이 좋은건 지금의 내 흥분된 맘을 그대로 대변해 주고 있는 지도 모른다.
드디어 오늘부터는 날씨가 좋으려나 보다....
아~ 오늘 캉주마 가는 길이 너무 너무 이쁘다는데...
에베레스트 뷰 호텔에도 들려 맛있는 커피도 마시고...
쿰중마을에도 들리고...
머릿속을 가득 메워오는 상상의 히말의 풍광들이 더욱 기분을 흥분됨으로 이끌었다.
아~~
그런데 이게 또 왠일인가~
아침을 먹고나니, 그 사이를 못참고 또 구름들이 콩데를 덮어버리고 있는 것이었다.
참으로 애석하게도 우리가 트래킹을 시작해 남체를 한 눈 아래로 내려다 볼 수 있는 뷰포인트에 올라섰을땐 콩데(Kongde,6186m) 는 흔적 조차도 찾을 수 없었다. 물론 지금 이대로도 멋진 남체의 풍광이지만.....
아냐~ 아!! 그래도 이건 아니야~
저 뒤로 우뚝 솟은 하얀 설산 콩데가 있어야 하는 거야~ㅠㅠ
헐~
그런데 헬기가 떴네~
누군가가 저 위 4~5000m 고지에서 또 고산증과의 사투중인가 보네~
3000m가 넘는 고산에 처음 오는 사람은 이곳 남체에서 2~3일을 머물면서 고소에 적응을 해야 안전한 산행을 할 수 있다.
대체적으로 왠만큼 산행으로 체력이 다져진 사람은 3000m에서 부터 고소증을 맞게 된다.
고소증세는 체력과는 상관없이 천천히 적응을 하면서 오르는 것이 최선이다.
오늘 코스는 남체바자르에서 상보체를 거쳐 쿰중마을 들리고, 쿤데를 지나 캉주마까지 가는 일정이다.
날씨가 좋으면 쿰중의 에베레스트 뷰 호텔에서 에베레스트와 로체, 아마다블람,탐세루크까지 기막힌 에베레스트 산군의 뷰를 볼 수 있다.
그러나 오늘 우린 그런 천운은 받지 못할거 같다.
그러나 설산의 봉우리가 구름에 가려지긴 했어도 날씨는 좋아서 시야에 들어오는 풍광은 기가 막히다. 에베레스트는 구름에 가려졌어도 로체와 로체사르가 눈을 시리게 하고, 탐세루크도 온 마음을 빼앗아 간다.
아니, 히말의 거대 봉우리에서 눈을 돌리면 발아래 펼쳐지는 야생화들은 또 얼마나 매혹적인가~ 그야말로 천국이다.
특히 눈이 아프도록 예쁜 이 파란 꽃은 이번 여정에서 가장 많이 본 ...수없이 발걸음을 멈추게 했던 매혹적인 꽃이었다.
쿰중으로 가는 이 길은 그야말로 최고의 비경이 펼쳐지는 코스다.
좌로부터 세계 4위봉 로체(Lotse, 8516m) 와 로체샤르(Lotse Shar,8383m),그 옆으로 구름에 쌓인것이 아마다블람 북면(Ama Dablam 6,812m)이다.
에베레스트 뷰 호텔로 가기 위한 오르막.....
앞으로 보이는 탐세루크( Thamserku 6,623m) 는 눈을 부시게 만들고, 파아란 언덕에는 온갖 이쁜 야생화로 천국이었다.
카메라에 이것을 어떻게 다 담아볼까...
앉았다 일어섰다 심지어 엎어져 보기도 했지만...역광에 부딪히고...제대로 된 사진을 얻지 못했다.ㅠㅠ
흥분된 맘으로 지나가는 이에게 사진 한 컷을 부탁했다.
에베레스트 뷰 호텔 옆 기막힌 뷰포인트에 우비를 펼치고 자리를 잡았다.
등산화와 양말까지도 벗고 세상에서 가장 편한 자세로 .....
우린 어제 대장님이 사오신 먹다 남은 도너츠와 건포도 빵과 깨강정을 먹으며 환상적인 히말라야 쿰중에서의 소풍을 만끽했다.
내 몸에 닿는 햇살은 따사롭고 들판에 내리쬐는 햇볕은 찬란하였다.
산들바람에 흔들리는 작은 풀들은 또 얼마나 예쁜 지....
행복에 겨움이 극에 달한다.
이때 저만치서 일하던 청년이 우리에게 다가왔다.
친구와 내가 각 각 독사진을 찍고 있어서 같이 사진을 찍어 주려고 왔단다.
그러면서 앞에 펼쳐진 산봉우리에 대해 장황한 설명을 해준다.
사실 올라올때 선명하게 보였던 로체와 로체 사르 마저도 이젠 구름에 다 가려져 잘 보이지도 않은 상태였다.
그래도 저만큼 아래로 보이는 제법 큰 마을이 포르체이고, 그 옆으로 가는 길은 몽라 가는 길이고, 저쪽 아래쪽 마을이 우리의 오늘 숙소-캉주마 라고...
연신 설명해 준다.
우리의 행복에 겨워함이 그를 이토록 신바람나게 했는지도 모르겠다.ㅎㅎ
친절한 마음이 너무 고맙기도 해서 겨우 찾은 먹을거리로 깨강정과 초콜릿을 나누어 먹고는 자리에서 일어섰다.
대장님과 에베레스트 뷰 호텔에서 만나기로 했었기때문이다.
대장님의 느림보 걸음에도 친구 집까지 잠깐 들렀다 오신다 했으니, 맘껏 여유를 부린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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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베레스트 뷰 호텔에 들어섰다.
아까 우리와 함께 걸었던 제법 연세가 있으셨던 많은 외국인 트래커들은 벌써 이곳에서 식사를 하고는 다시 다 남체로 내려가고 없는 상태였다. 고소적응을 하느라 남체에 2~3일 머물면서 이곳에 왔다 간다 했다.
구름은 더욱 몰려들어 이젠 정말 설산의 봉우리는 완전히 가려졌다.
에베레스트부터 아마다블람까지 좌악 펼쳐진 에베레스트 산군을 잠시 상상해 보곤 이내 섭섭하여 호텔내로 다시 들어왔다.
간식을 간단히 먹긴했지만, 여기서 좀 더 점심으로 배를 채우기로 했다.
간단하게 양송이 수프와 프렌치 토스트를 시켰다.텍스빼고 1050루피....
역시 호텔 이름값을 톡톡히 한다.
그런데 아직까지 대장님이 오시지 않는다.
혹시...그제서야 든 생각...
우리가 사진 삼매경에 빠져 시간의 흐름을 잘못 인식하고 있었다는 것이다. 그걸 빼고도 소풍을 1시간이나 즐기고 있었으니....
아니나 다를까...
네팔어를 하시는 어르신이 한국인을 찾으셨다는 것이다. 그 시간이 벌써 1시간을 훨씬 지나 있었다.
헐~~
몸도 마음도 급해졌다.
빡 빡 우기고 우리끼리 다른 코스로 왔는데,우리가 빨리 도착하지 않으면 대장님이 걱정하실것 같아서였다.
입이 턱 벌어지는 아주 독특한 마을...쿰중 마을에 도착했거늘...
저 마을에 들어가서 이곳 저곳을 둘러보고, 독일 빵집에 가서 맛난 빵과 커피도 마시려 했거늘...
맘이 급해서 뷰 포인트에서 사진만 찍고는 마을로 들어가지 않고 발길을 돌렸다.
'급할수록 돌아서 가라'는 격언이 있는데... 급한 맘에 눈에 띄는 길로 한참을 걷다보니, 아까 청년이 캉주마 라고 가리켰던 마을로 가는 길이 아닌것 같다.
저만치 앞서 가는 트래커에게 물어볼 양으로 죽어라고 뛰어 그들을 따라잡았다.
에고~ 미친겨~
해발 3800m고지에서 죽어라 뛰다니...
<아래 사진속 사람들은 요가(?=기체조)를 하고 있는 모습이다.히말라야 대기를 온 몸으로 받는다니,,,,와우!!>
아니나 다를까...지금 가고 있는 길은 '몽라'로 가는 길이고, 캉주마 가는 길은 저 아래쪽 길이라는 것이다.
되돌아 가기엔 너무 멀리까지 와버려서 순간 난감해 하고 있는 날 보더니, 저쪽 아래로 내려가는 길이 또 있다는 것이다.
친구가 올때까지 기다렸다가 가느라고 그들과는 또 한참을 떨어지게 되었다.
그런데 그들이 내가 오지 않으니까, 그 갈라지는 지점에서 우리를 기다리고 있는 것이었다.
그리고는 친절하게 마지막까지 길을 안내해주고는 자기들 여정을 걸어간다
아!! 감동!! 감동!!
몽라 가는 길에서 캉주마 가는 길로 내려오자니, 그야말로 깍아지른듯 가파른 내리막이다. 갖으나 늦은데다 길까지 잘못 들었으니, 우린 더 마음이 급해졌다.
서둘러 내려와 '사나사'마을에서 콜라를 한 병을 사 마시고는 잠시 쉬었다.
사나사 마을에서는 캉주마가 지척이니 이젠 서두들 필요는 없다.
와아!! 이 표지판!!
이곳이 마의 4갈래 길이구나~
좌로 쿰중(Khumjung, 3800m)과 남체(Namche,3500m), 그리고 우로 고쿄(Gokyo,4750m )와 텡보체{ Tengboche,3900m)...
정말 정신차리지 않으면 안되는 곳이었어~
그래서 대장님께서 우리끼리 간다고 한 말에 만류를 하신 거였구나~
사나사(Sanasa) 마을에서 부터 캉주마까지는 평탄한 숲길이었다.
길 섶 양옆으로 가로수 마냥 심겨져 있는 나무들을 벗삼아 신나게 걷고 있자니 얼마나 또 기분이 좋은 지....
캉주마는 달랑 롯지 2개 있는 작은 마을이었다.
그런데 당연히 벌써 와 계셔야 할 대장님이 아직 오시지 않았다는 것이다.
헐!! 이 어찌된 일이란 말인고~
우린 2층에 배정된 방으로 올라갔고, 왕다가 걱정스러운 지 대장님을 마중나갔다.
한참 뒤 왕다와 함께 오신 대장님....
우리가 쿰중마을에 간다고 했어서 독일 빵집에서 무려 2시간이나 우리를 기다리셨다는 것이다.
에공~~
대장님!! 엄청 죄송요~~용서해 주셔욤~
저흰 대장님이 쿰중마을 독일 빵집에서 기다리실 줄 모르고, 한참 전에 에베레스트 호텔에서 나가셨다고 해서 죽어라고 걸었지용~~
대장님 손엔 쿰중마을 독일 빵집에서 사온 피자가 들려 있었다.
빨랑 내려와서 피자 먹으라우~~
대장님 명령에 우린 즉각 대령했다. ㅋㅋ
Academy of St.Martin-in-the-Fields
Sir Neville Marriner. cond
Rec : Kingsway Hall. London. April.1968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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