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립 헤레베헤 지휘 모차르트 <레퀴엠>
Orchestre des Champs-Elysees & Collegium Vocale Gent conducted by Philippe Herreweghe
MOZART
모차르트 교향곡 제41번 “주피터”, K. 551
Mozart Symphony No. 41 “Jupiter” in C Major, K. 551
모차르트 “레퀴엠” K. 626
Mozart “Requiem” in D Minor, K. 626
“헤레베헤의 모차르트는 긴박하지만 꾸밈없고 놀랍도록 디테일이 살아있다.
또한 합창단의 연주는 통제력과 정확성에서 완벽하다.”
– 영국 The Guardian
2006년 첫 내한공연에서 명불허전(名不虛傳)의 바흐 “b단조 미사”를 선보이며 국내 애호가들에게 대단히 깊은 인상을 심어주었던 필립 헤레베헤(Philippe Herreweghe)가 7년 만에 다시 한국을 찾는다. 특히 이번에는 콜레기움 보칼레 겐트와 더불어 자신의 샹젤리제 오케스트라(Orchestre des Champ-Élysées)까지 대동하여 모차르트의 “레퀴엠”을 들려줄 예정이다.
샹젤리제 오케스트라는 18-20세기 관현악곡을 연주하기 위해 1991년 헤레베헤가 파리에서 창단한 시대악기 오케스트라로 모차르트, 베토벤에서 브루크너, 말러에 이르는 교향곡 연주는 물론, 콜레기움 보칼레 겐트(1970년 창단)와 함께하는 브람스, 포레 등의 합창곡 연주에 이르기까지 헤레베헤가 언제나 대동하는 그의 수족(手足)과도 같은 악단이다. 헤레베헤가 1997년 이미 이 두 단체와 녹음한 모차르트의 “레퀴엠”(아르모니아 문디)은 “극적인 면과 슬픔의 면모를 모두 살린 인상적인 성과“(BBC뮤직 매거진)라는 찬사를 받으며 지금까지도 필청 연주의 하나로 손꼽히고 있다.
나아가 이 곡은 헤레베헤의 핵심 레퍼토리로서 계속적으로 무대에 올려지면서 시간과 함께 진화하는 곡이기도 하다. 특히 이번 내한에는 헤레베헤가 발탁하여 현재 유럽 고음악 무대에서 맹활약하고 있는 소프라노 임선혜가 독창자로 함께 무대에 오른다.
지극히 정제된 사운드와 과장하지 않는 진실한 음악성으로 관객의 마음 깊은 곳까지 진한 여운을 남기는 고음악의 거장 필립 헤레베헤. 이번 공연에서 그는 모차르트 최후의 작품인 “레퀴엠”으로 다시 한번 잊을 수 없는 음악적 경험을 국내 팬들에게 선사할 것이다.
지휘 필립 헤레베헤 Philippe Herreweghe
벨기에 겐트에서 태어난 필립 헤레베헤는 대학에서는 의학을, 음악원에서는 마르셀 가젤(Marcel Gazelle)과 피아노를 공부했다. 이 때 지휘를 시작한 그는 1970년 콜레기움 보칼레 겐트를 창단했다. 그의 혁신적인 재능은 니콜라우스 아르농쿠르와 구스타프 레온하르트의 눈에 띄어 이 두 거장은 J. S. 바흐의 칸타타 전곡 녹음에 헤레베헤와 그 단체를 참여시켰다.
바로크 음악에 대한 헤레베헤의 에너지 넘치고 진실되며 수사(修辭)적인 해석은 곧이어 관심 어린 찬사를 끌어냈으며, 1977년 그는 프랑스 황금기의 음악을 연주할 단체인 라 샤펠 르와얄을 파리에서 창단했다. 1982년부터 2002년까지 그는 “쌩트 음악 아카데미(Académies Musicales de Saintes)”의 예술감독으로 활동하며 르네상스에서 현대에 이르는 광범위한 레퍼토리를 심도 있게 연구하고 연주할 적절한 앙상블들을 창단했다. 이 중엔 르네상스 다성음악에 특화된 앙상블 보컬 유로팽(Ensemble Vocal Européen)과 낭만주의 및 낭만주의 이전 시대의 음악을 시대악기로 연주할 목적으로 1991년에 창단한 샹젤리제 오케스트라(Orchestre des Champs Élysées)가 있다. 필립 헤레베헤와 콜레기움 보칼레 겐트는 2009년 이후 이탈리아의 저명한 음악기관인 아카데미아 키지아나의 초청을 받고 2011년부터는 EU의 문화 프로그램의 지원을 통해 유럽의 대규모 교향적 합창단의 발전을 위해 활발히 활동하고 있다.
끊임없이 새로운 도전을 시도하는 필립 헤레베헤는 한동안 베토벤에서 말러에 이르는 위대한 교향곡을 연주하는데 열중해 왔다. 1997년부터 그는 로열 플랑드르 필하모닉의 상임지휘자로, 2008년부터는 네덜란드의 라디오 체임버 오케스트라의 영구 객원 지휘자로 활동하고 있다. 또한 그는 암스테르담의 콘세르트헤보우 오케스트라, 라이프치히 게반트하우스 오케스트라, 베를린의 말러 체임버 오케스트라와 같은 유수 오케스트라의 객원 지휘자로 초청받고 있다.
오랜 세월 동안 필립 헤레베헤는 자신의 앙상블들과 100종이 넘는 대단히 방대한 음반을 아르모니아 문디 프랑스, 버진 클래식, 펜타톤 등을 통해 내놓았다. 라수스의 “성 베드로의 눈물(Lagrime di San Pietro)”, 바흐의 “마태수난곡”, 베토벤과 슈만의 교향곡 전곡, 말러의 연가곡 “어린이의 이상한 뿔피리(Des Knaben Wunderhorn)”, 브루크너 교향곡 제5번, 쇤베르크의 “달의 피에로(Pierrot Lunaire)”, 스트라빈스키의 “시편 교향곡” 등은 그의 방대한 디스코그래피의 일부다. 2010년 그는 자신의 레이블 “phi(파이)”를 설립하여 더욱 다양하고 풍성한 카탈로그를 만들어가기 위한 완전한 예술적 자유를 얻게 되었다. 그 첫 음반으로 말러의 교향곡 제4번을 발매하였고(2010), 두 번째 음반으로 J. S. 바흐의 모테트(2011), 뒤이어 바흐의 b단조 미사, 브람스의 합창음악을, 그리고 2012년에는 빅토리아(T.L.de Victoria)의 위령성무집(Officium defunctorum)을 발매하였다.
필립 헤레베헤는 일관되게 지켜오고 있는 예술적 상상력과 예술에의 헌신을 인정받아 그 동안 수많은 상을 수상했다. 1990년 유럽의 음악 매체는 그를 “올해의 음악인”으로 선정했고, 헤레베헤와 콜레기움 보칼레 겐트는 1993년 “플랑드르 문화대사”로 임명되었다. 이듬해 그는 벨기에 문화훈장(Officier des Arts et Lettres)을 수여 받았으며 1997년에는 벨기에 루뱅(Leuven)의 카톨릭 대학으로부터 명예 박사 학위를 받았다. 또한 2003년 그는 프랑스 정부로부터 최고 훈장인 레종 도뇌르 샤발리에(Chevalier de la Légion d’Honneur)를 추서 받았으며, 2010년엔 독일 라이프치히 시(市)가 바흐 연주자로서 보여준 그의 뛰어난 업적을 인정하여 바흐 메달(Bach-Medaille)을 수여하였다.
샹젤리제 오케스트라 / The Orchestre des Champs-Elysées
* 공식 홈페이지: www.orchestredeschampselysees.com/
지난 몇 년간, 샹젤리제 오케스트라는 파리의 샹젤리제 극장과 브뤼셀의 팔레 데 보자르의 상주 오케스트라로서 빈 무지크페라인, 암스테르담 콘세트르헤보우, 런던 바비칸 센터, 프랑크푸르트 알테 오퍼, 베를린과 뮌헨의 필하모닉 홀, 라이프치히 게반트하우스, 뉴욕 링컨 센터, 로마 파르코 델라 뮤지카 오디토리움, 프랑스 디종과 스위스 루체른의 공연장과 같은 유명 극장에서 공연을 했다. 또한 오케스트라는 일본, 중국, 호주 및 남미에서도 투어 공연을 가졌다.
필립 헤레베헤가 예술 감독과 상임 지휘를 맡고 있으며 그 외에도 다니엘 하딩, 크리스티안 자카리아스, 루이 랑그레, 크리스토프 코인, 르네 야콥스가 객원 지휘자로 오케스트라를 지휘했다.
샹젤리제 오케스트라는 관객에게 음악에 대한 새로운 접근 방식을 제시하는 것에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연주회마다 공개 리허설, 컨퍼런스 또는 관객과의 만남, 학생들을 위한 워크샵을 적극적으로 개최하며 관객에게 신선하게 음악을 접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
샹젤리제 오케스트라는 푸아티에 문화센터의 파트너로 프랑스 문화부와 프와투-샤랑트 주 정부의 지원을 받고 있다.
콜레기움 보칼레 겐트 Collegium Vocale Gent
* 공식 홈페이지: www.collegiumvocale.com/
필립 헤레베헤의 주도로 벨기에 겐트 대학의 학생들이 40년 전에 창단한 콜레기움 보칼레 겐트가 2010년 창단 40주년을 맞았다. 이들은 당시 새로운 아이디어인 바로크 시대의 연주 관행을 성악곡에 적용시킨 최초의 앙상블 가운데 하나였다. 이들의 가사에 충실한 정격적이며 수사적인 해석은 투명한 사운드를 만들어내며 유럽과 미국, 러시아, 남미, 일본, 홍콩, 호주 등의 주요 공연장과 음악 페스티벌의 초청을 받으며 세계적인 명성을 얻게 되었다.
최근 들어 콜레기움 보칼레 겐트는 시대마다 다양한 스타일을 섭렵하는 넓은 레퍼토리를 가진 매우 융통성 있는 유기적인 앙상블로 발전했다. 이들의 최대 강점은 어떤 프로젝트에서든 이상적인 연주를 들려줄 수 있는 연주자들을 구성할 수 있다는 것이다. 예를 들어, 르네상스 음악의 경우는 6명 ~ 12명으로 구성된 앙상블이 연주하는 식이다. 독일 바로크 음악, 특히 J. S. 바흐의 성악곡은 단체의 전문 레퍼토리로 빠르게 자리 잡았으며 여전히 그 자체로 ‘왕관의 보석’으로 여겨지고 있다. 오늘날 콜레기움 보칼레는 이 음악을 성악가들이 합창과 솔로를 겸하는 소규모 앙상블로도 연주한다. 또한 콜레기움 보칼레는 점차 낭만주의, 근대 및 현대의 오라토리오 레퍼토리로 전문 분야를 넓혀가고 있다. 이러한 목적을 위해 콜레기움 보칼레는 시에나의 아카데미아 키지아나와 파트너쉽을 맺었으며 2011년부터는 EU의 문화 프로그램의 지원을 받고 있다. 그 결과는 유럽 전역에서 성악가들을 섭외하여 교향적 합창단으로 발전시켜 숙련된 성악가들이 유망 연주자들과 한 무대에 서고 있다. 더구나, 콜레기움 보칼레 겐트는 중요한 교육적 위치를 수행하고 있다.
콜레기움 보칼레 겐트 자체 오케스트라 외에도 단체는 샹젤리제 오케스트라, 프라이부르크 오케스트라, 베를린 고음악 아카데미 등의 시대악기 오케스트라와 함께 작업한다. 또한 로열 플랑드르 필하모닉, 로테르담 필하모닉, 부다페스트 페스티벌 오케스트라, 암스테르담 콘세르트헤보우 오케스트라와 같은 뛰어난 교향악단과도 작업하고 있다. 앙상블은 니콜라우스 아르농쿠르, 지히스발트 카위컨, 르네 야콥스, 파울 판 네벨, 이반 피셔, 마커스 크리드, 카스파스 푸트닌스, 야닉 네제-세겡 등을 비롯한 많은 지휘자들과 작업하고 있다.
헤레베헤의 지휘 하에, 콜레기움 보칼레 겐트는 80개가 넘는 인상적인 디스코그래피를 대부분 아르모니아 문디와 버진 클래식을 통해 남기고 있다. 2010년 헤레베헤는 자신의 레이블 “phi(파이)”를 설립하여 더욱 다양하고 풍성한 카탈로그를 만들어가기 위한 완전한 예술적 자유를 얻게 되었다. 콜레기움 보칼레 겐트는 네덜란드어 공동체(the Flemish Community), 동 플랑드르 지방(Province of East Flanders), 그리고 겐트 시(市)의 재정 후원을 받고 있다. 2011년 앙상블은 EU 대사로 임명되었다.
조화와 중용의 마에스트로,
필립 헤레베헤의 두 번째 내한이 기대되는 이유
글. 이 준 형 / 음악칼럼니스트
Mozart /Sinfonia No. 41 " Jupiter"
VPO Bohm (모짜르트 교향곡 41번 "쥬피터")
Mozart Sinfonía nº 41 "Jupiter" - VPO Bohm (1 de 4)
I. Allegro Vivace
Wiener Philharmoniker - Karl Bohm
Mozart Sinfonía nº 41 "Jupiter" - VPO Bohm (2 de 4)
제1곡(동영상)
- 모차르트 최후의 작품으로 알려진 미완성의 마지막 걸작 -
레퀴엠은 진혼곡, 즉 죽은 이의 넋을 달래는 곡이란 뜻이다.
‘Requiem’은 라틴어로 ‘안식’을 뜻한다. 가톨릭 미사는 엄격하게 치뤄진다. 그 중에서도 죽은 자를 위한 미사이니 얼마나 엄숙하고 예를 갖춰야 할지는 짐작이 갈 것이다. 그래서 곡의 역할에 따른 이름, 순서 등을 형식으로 정해 놓았는데 이를 전례문이라 한다. 전례문에는 고유문(Proporium, 미사가 행해지는 날과 목적에 따라 고유하게 쓰이는 예문)과 그와 대조되는 통상문이 들어 있다. 다시 말해 고유문에는 미사의 성격이 스며들어가 있고 통상문은 붙박이로 보면 될 것이다. 전통적인 순서와 내용은 대개 이렇다.
입당송(Introitus) - 키리에(연민의 찬가) - 승계송(Graduale) - 연송(Tractus) - 부속가(Dies Irae, 진노의 날) - 봉헌송(Offertoriu m) - 상투스(Sanctus, 감사의 찬가) - 아뉴스 데이(Agnus Dei, 신의 어린 양) - 영성체송(Communio)로 이루어지며 이상의 예문들 가운데 키리에, 상투스, 아뉴스 데이 등은 보통의 미사에서도 쓰이는 통상문에 해당되며 나머지는 고유문이다.
따라서 레퀴엠에서는 일반 미사에서 사용되고 있는 ‘글로리아Gloria’ ‘크레도 Credo’ 또는 ‘알렐루야 Alleluja’ 같은 기쁨의 표현을 갖는 예문은 쓰지 않는 것이 관례가 되어있다. 당연하다. 죽은 자를 위한 미사니까. 엄숙 또 엄숙이다.
레퀴엠의 입당송 첫 구절은 ‘주여, 그들에게 영원한 안식을 주소서 Requiem aeternam dona eis Domine’라고 되어 있다. 이 기도는 두 번째 예문인 승계송의 첫 구절에서 또 한 차례 그대로 등장하게 된다. 승계송은 레퀴엠 고유문 중 가장 오래 된 것이기도 하다. 또한 부속가 ‘진노의 날’은 14세기 경에 성립됐으며 그레고리우스 선법으로 만들어졌고 대단히 극적인 요소를 갖고 있다. 특히 모차르트 이후에 작곡된 베르디 [레퀴엠]의 ‘진노의 날’은 깜짝 놀랄 정도로 극적이다. 그러나 레퀴엠의 작곡에 있어서 반드시 위의 9개 부분이 순서대로 되어있어야 한다는 법은 없다. 한 개의 예문을 여러 개로 세분하거나, 여러 예문을 하나로 묶는 경우도 왕왕 찾아볼 수 있다. ‘리베라 메 Libera Me, 자유롭게 하소서’ 같이 전통적 미사 예문과 관련없는 악장이 삽입되기도 한다.
모차르트는 어디까지 작곡했을까? 의뢰인은 누구일까?
다시 모차르트의 [레퀴엠]으로 돌아가자. 그렇다면 이 미완의 작품에서 작곡가 모차르트가 썼던 부분은 어디까지일까. ‘인트로이투스’ 전체와 ‘키리에’에서 ‘오페르토리움’까지의 노래 성부와 베이스 그리고 관현악 성부의 주요 음형뿐이었다고 한다. 모차르트의 미망인인 콘스탄체는 의뢰인에 대한 계약을 이행하지 못한 것을 걱정했다. 어떻게든 작품을 완성시켜야 했던 콘스탄체가 이 작품의 완성을 부탁한 사람은 생전의 모차르트가 높이 평가한 적 있었던 요제프 레오폴트 아이블러라는 사람이었다. 아이블러는 12월 27일 콘스탄체로부터 악보를 넘겨받고 ‘세쿠엔치아’의 오케스트레이션을 하며 ‘라크리모사’의 소프라노 성부를 쓰다가 작업을 중단하고 만다. 결국 이 일을 떠맡은 사람은 모차르트의 제자 쥐스마이어였다. 그는 아이블러가 손 댄 악보를 새롭게 필사해 고친 뒤 ‘세쿠엔치아’ ‘오페르토리움’의 관현악과 ‘라크리모사’의 9마디 이후 ‘상투스’ ‘베네딕투스’ ‘아뉴스 데이’를 새롭게 작곡해 넣었다. ‘코무니오’는 곡에 통일성을 부여하기 위해 ‘키리에’의 음악을 이용해 마무리했다. 결과적으로 완성된 [레퀴엠]은 의뢰자에게 무사히 전달되었다. 콘스탄체는 모차르트가 선수금으로 받았던 작곡료의 나머지 절반을 받았다. 1793년 1월 2일, 궁정 도서관장이었던 고트프리트 판 슈비텐 남작(영화 [아마데우스]에서도 모차르트의 지지자로 등장한다)의 도움으로 성사된 콘스탄체를 위한 자선 연주회에서, 그녀는 비로소 남편이 마지막으로 남긴 [레퀴엠]을 듣게 된다.
그럼 수수께끼의 그 의뢰인은 누구였을까? 그는 프란츠 폰 발제크 백작이었다. 백작은 1791년 2월 세상을 떠날 아내를 추모할 목적으로 [레퀴엠]을 주문했고 그것을 자신이 작곡했다고 하면서 1793년 12월 14일 자신의 지휘로 연주했다. 권력자가 음악가의 재능을 돈을 주고 자신의 것처럼 속이는 일은 18세기 당시에 비일비재했다고 한다. 이때 쥐스마이어는 [레퀴엠]을 자신이 추가로 작곡해 완성시켰음을 출판인 브라이트코프에 편지로 전해 확실히 했다. 어쨌든 [레퀴엠]은 완성되었지만, 이 작품을 진정한 모차르트의 작품으로 볼 수 있느냐에 대한 논란이 이어졌다. 작품을 바라보는 시선은 크게 두 가지로 갈린다. 첫째는 쥐스마이어가 가필을 한 부분이 모차르트의 음악성을 생각해볼 때 터무니없이 부족하다는 비판과 그것을 정정해야 한다는 것, 그리고 둘째는 쥐스마이어의 가필 자체가 역사적인 의미가 있는 것이고 그것을 그대로 옹호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제1곡 인트로이투스(입당송)
‘주여 영원한 안식을 그들에게 주시옵소서. 끝없는 빛을 그들의 머리 위로 비춰 주시옵소서. 우리의 기도를 들어 주시옵소서’라고 노래한다.
제2곡 키리에 (주여 불쌍히 여기소서)
앞, 뒤 곡을 연결시키는 음악적 이음새 역할을 하며 첫 부분부터 장대한 합창이 전개된다. 알토, 베이스가 서로의 주제를 제시하면서 음악의 드라마틱한 효과가 증대된다.
제3곡 세쿠엔치아 (연속된 노래)
전반부 구성의 정점이라 할 수 있으며 모두 6부로 구성된다.
1. Dies irae (진노의 날)
극적인 텍스트를 통해 격렬한 감정이 터져나오는 부분이다. 화려한 연주가 곡 전체를 통털어 가장 강렬한 인상을 남긴다.
2. Tuba mirum (놀라운 금관 소리 울려퍼지네)
트롬본 울림으로 시작해 베이스가 힘차게 노래한다. ‘이상한 나팔이 전 인류를 옥좌 앞으로 모이게 하리라’에서 베이스와 트롬본이 대화하듯 나아가는 부분이 인상적이다.
3. Rex tremendae (무서워해야 할 대왕이시여)
앞선 ‘Dies irae’와 유사한 드라마틱한 분위기가 등장한다. 이어지는 ‘salva me’에서는 애절한 분위기가 심금을 울린다.
4. Recordare (주여 생각해보소서)
앞 곡 끝의 음조를 그대로 받아 첼로와 바세트 호른 2대의 트리오에 의한 서주가 이어지며 4중창이 진행된다.
5. Confutatis (사악한 자들이 혼란스러울 때)
남성 합창이 거친 관현악 반주를 타고 ‘저주받은 자의 상’을 격렬한 정서로 이야기한다. 반대로 여성 합창은 구원을 바라는 노래를 부른다.
6. Lacrimosa (눈물과 한탄의 날)
탁월한 모차르트의 아름다운 서정성이 돋보이며 [레퀴엠]의 애통함이 정점을 이루는 곡이다. 긴장된 고양감은 모차르트의 창조적 생명의 등불이 마지막으로 타오르는 것을 애달프게 보여주는 듯하다. 악장의 끝에 등장하는 ‘레퀴엠 주제’가 그림자를 드리우는 것도 감동적이다. 장대한 세쿠엔치아의 최후를 마무리하는 마지막 ‘아멘’을 위해 모차르트는 거대한 푸가를 구상하고 있었다고 한다.
제4곡 오페르토리움 (봉헌송)
Donmine Jesu Christe (주 예수 그리스도)와 2. Hostias (주께 바칩니다)의 두 부분으로 구성되어 있다.
제5곡 상투스 (거룩하시다)
강하고 힘찬 모습으로 ‘Sanctus’를 외치는데 앞의 ‘Dies irae’의 격렬한 모습과 유사하다.
제6곡 베네딕투스 (주에 축복 있으라)
제1바이올린의 선율에 이어 알토의 독창이 ‘주의 이름으로부터 오는 이에게 축복 있을지어다 Benedictus qui venit’ 라고 축복한다. 이 선율은 1784년 당시 모차르트가 여제자에게 준 [바르바라 플로이어를 위한 연습 노트]로 알려진 작곡입문 첫 머리에 나오는 선율과 일치한다. 쥐스마이어가 완성한 악장도 스승의 악상에 크게 의존했음을 알려준다.
제7곡 아뉴스 데이 (하느님의 어린 양)
저음 비트에 미세한 현의 움직임이 얽히며 엄숙한 표정의 함창이 세상을 떠난 이의 안식을 기원하며 노래한다. 선율 전체의 베이스 선이 ‘레퀴엠 주제’와 강한 연관성을 지닌다. 모차르트의 제자 쥐스마이어가 쓴 3개의 악장 가운데 가장 충실한 모차르트의 정신을 전하고 있다고 평가받고 있다.
제8곡 코무니오 (제찬 봉령)
1곡 인트로이투스와 2곡 키리에의 선율이 다시 사용된다. 곡의 처음과 끝을 동일하게 처리해 [레퀴엠]의 음악적 구성 전체에 동질성이나 통일성을 부여하기 위한 타당한 방법이라 할 만하다. 모차르트가 미리 지시했을 것으로 여겨지는 부분이다. 마지막은 2곡 키리에처럼 템포를 늦추며 장엄하게 끝을 맺는다.
▲ 연주시간(1시간 26분 13초)
레퀴엠(requiem)은 가톨릭에서
‘죽은 이를 위한 미사(위령미사)’에 연주되는
무겁고 침울한 예식 음악이다.
무덤에 잠자는 사람의 영혼이 최후의 심판날에
천당으로 구제되어 들어갈 수 있도록 기원하기 위한 것이다.
이 미사의 전례(典禮)에서는 처음의 입제창(入祭唱, Introitus)이
라틴어의 'Requiem aeternam dona eis Domine'
(주여, 영원한 안식을 그들에게 주옵소서)로 시작되므로,
이 미사를 레퀴엠 미사, 줄여서 레퀴엠이라고 하였다.
레퀴엠은 진혼곡(鎭魂曲)으로 번역되기도 한다.
차 례
I. INTROITUS / 그들에게 영원한 안식을 주소서
II. KYRIE / 주여, 불쌍히 여기소서
III. SEQUEZN / 연속된 노래들
1. Dies irae / 진노의 날, 운명의 날
2. Tuba mirum / 놀라운 금관소리 울려 퍼지네
3. Rex tremendae / 무서운 대왕
4. Recordare / 주여, 생각해 보소서
5. Confutatis / 사악한 자들이 혼란스러울 때
6. Lacrimosa / 눈물과 한탄의 날
IV. OFFERTORIUM / 제현경, 봉헌미사
1. Domire Jesu / 주 예수 그리스도
2. Hostias / 주께 바칩니다
V. SANCTUS / 거룩하시다
VI. BENEDICTUS / 주의 축복있으라
VII. AGNUS DEI / 하느님의 어린 양
VIII. COMMUNIO / 그들에게 영원한 빛이 내리게 하소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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