술과 담배, 커피를 즐긴 배불뚝이 사나이 브람스
“사랑스럽고 연약한 스케르초를 가진 정말 작은 피아노 협주곡을 썼다”
브람스 <피아노 협주곡 2번 B플랫장조 op.83>
클라라 때문에 평생 독신으로 살지 않았다?
글 | 문학수
스비아토슬라프 리히테르(1915~1997)를 아시지요? 피아노 음악을 좋아하는 분들은 이 피아니스트의 연주를 대개 들어봤을 겁니다. 러시아식 발음으로 하자면 ‘리히쩨르’가 맞겠지요. 한국에서는 리히터, 혹은 리히테르로 표기합니다. 그는 서른 살이었던 1945년에 소비에트 콩쿠르 피아노 부문에서 우승하면서 전후 소련을 대표하는 피아니스트로 떠오릅니다. 오늘날 우리의 관점에서 바라보자면 굉장히 늦은 데뷔였지요. 하지만 곰곰 생각해보면 아주 정상적인 데뷔이기도 합니다. 어찌 보면 서른 살은 피아니스트로 데뷔하기에 적절한 시기라고 볼 수 있지요. 피아노라는 악기의 몸체가 유난히 큰데다가, 음악적으로도 매우 ‘종합적’인 능력을 요구하기 때문입니다. 음악 전체를 조감하는 능력, 아울러 연륜이 묻어나는 해석 같은 것들이 필요하다는 뜻입니다.
물론 개인적인 생각입니다. 일반적인 논리로 확대하기에는 무리가 있다는 것을 저도 알고 있습니다. 스무 살을 갓 넘긴 나이에도 상당한 수준의 연주를 들려주는 피아니스트들이 분명히 있으니까요. 하지만 그들의 ‘재능’과 ‘노력’에 인간적으로나 음악적으로 더욱 연륜이 쌓인다면 한층 좋은 음악이 나올 수 있으리라는 점은 자명합니다. 어쨌든 서른 살에 데뷔한 리히테르는 1950년대까지 옛소련과 동구권에서 활약하다가 1960년에 드디어 미국땅에 발을 내딛게 됩니다.
에리히 라인스도르프(1912~1993)가 지휘하는 시카고 심포니 오케스트라와 함께 연주했던 브람스의 피아노 협주곡 2번. 그것이 이른바 서방에서 녹음한 첫 앨범이었지요. 그는 녹음을 마친 직후 뉴욕 카네기홀에서 모두 다섯 차례의 연주회를 펼칩니다. 리히테르는 그렇게 서방에 진출합니다. 그래서 1960년에 라인스도르프와 녹음했던 음반의 표지 사진은 매우 인상적입니다. 마흔다섯 살의 리히테르가 약간 긴장된 모습으로 피아노를 연주하고 있지요. 저런! 그때부터 벌써 머리카락이 드문드문했군요.
브람스(Johannes Brahms) [출처: 위키피디아]
눈치채셨겠지만 오늘의 본론은 브람스의 <피아노 협주곡 2번 B플랫장조>입니다.
지난 회에 협주곡 1번을 들었으니 오늘은 2번으로 이어가겠습니다. 알려져 있듯이 브람스는 1번을 작곡하고 20년이 넘어서야 2번을 쓸 수 있게 됩니다. 사실 브람스는 1번을 완성한 직후에 2번을 쓸 의사를 이미 표명했었지요. 하지만 1번이 라이프치히 연주회에서 엄청난 혹평(물론 지난 회에서도 말했듯이 거기에는 ‘정치적인 이유’가 개입돼 있었습니다)을 받자 곧바로 작곡에 착수할 수 없었던 것 같습니다.
당시 브람스는 분노를 속으로 삭이면서 “두번째 협주곡은 더 좋은 곡을 쓰겠다”고 다짐했다고 합니다. 말하자면 라이프치히에서 겪었던 모욕은 자존심 강한 브람스의 마음에 상처를 줬던 것 같습니다. 물론 브람스가 두번째 피아노 협주곡을 한참 뒤에야 작곡한 이유를 명확하게 설명한 적은 없습니다. 다만 정황상 유추가 가능할 뿐이지요. 하지만 오랜 친구인 바이올리니스트 요아힘에게 “두번째 협주곡은 다른 울림의 것이어야 한다”고 말했던 적은 있습니다.
<피아노 협주곡 2번 B플랫장조>를 쓸 무렵, 브람스는 음악적으로 원숙기에 접어들고 있었습니다. 1878년부터 작곡을 시작해 1881년에 마무리했으니, 말하자면 브람스가 쉰살을 눈앞에 두고 완성한 곡이지요. 이 때쯤이면 생활도 많이 안정되고 음악가로서의 사회적 명성도 상당히 얻었을 때였습니다.
<독일 레퀴엠> 같은 걸작을 비롯해 교향곡 1번과 2번, 바이올린 협주곡 등을 이미 완성해 초연한 뒤였지요. 그리고 브람스는 이 무렵부터 수염을 기르기 시작합니다. 우리가 흔히 기억하는 브람스의 덥수룩한 모습은 이때부터입니다. 그전에는 아주 말쑥하고 단정했지요. 꽃미남 청년이었던 브람스는 수염이 북실북실한 중년의 모습으로 점점 변해갔고 체중도 많이 불어났다고 합니다. 게다가 그는 술과 담배, 커피를 무척이나 즐겼다고 하지요. 그래서 점점 더, 배가 불뚝 나온 털북숭이의 모습으로 변해 갑니다. 그것이 오늘날 우리가 가장 많이 기억하고 있는 브람스의 전형적인 이미지입니다.
결국 두번째 피아노 협주곡은 중년의 브람스가 20년의 장고 끝에 날린 회심의 강펀치입니다. 그렇다고 해서 질풍노도처럼 격정적인 곡은 아닙니다. 오히려 청년기에 작곡했던 1번이 더 격렬하지요. 쉰살을 바라보는 브람스는 매우 신중해져 있었고, 그의 관현악법은 원숙한 경지에 이르러 있었습니다. 그래서 이 곡은 1번에 비해 음악적으로 더 높은 완성도를 보여준다는 평가를 받습니다.
브람스는 이 곡을 완성한 직후에 엘리자베스 폰 헤르초겐베르크에게 “사랑스럽고 연약한 스케르초를 가진 정말 작은 피아노 협주곡을 썼다”는 편지를 보내지요. 참, 이 여성은 누굴까요?
그녀는 브람스의 피아노 제자가 되기를 간청했던 여성인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하지만 브람스는 빼어난 외모의 그녀에게 마음이 끌릴까봐 두려워 제자로 받아들이길 거절했다고 전해집니다. 사실일까요? 솔직히 잘 모르겠습니다. 브람스는 클라라를 마음에 품은 채 평생을 독신으로 살다 간 인물로 그려질 때가 많지만, 엄밀히 말하면 그것은 사실과 좀 다릅니다.
실제로 브람스는 여러 여성과 교제를 했지요. 하지만 결혼 직전에 번번이 관계를 단절하곤 했다고 합니다. 한데 그것이 꼭 클라라 때문이었던 것 같지는 않습니다. 그냥 브람스라는 남자의 기질이 그랬던 것 같습니다. 어쨌든 헤르초겐베르크는 브람스와 ‘우정’을 나눈 여자 친구로 알려져 있습니다.
여친에게 보낸 편지에서 브람스가 협주곡 2번의 특징을 “사랑스럽고 연약한” “정말 작은” 등으로 표현한 것에 대해 후대의 음악사가들은 대체로 ‘브람스적 역설’이라고 해석합니다. 브람스 본인의 표현과는 달리, 이 협주곡이 중후장대한 분위기를 짙게 풍기기 때문이지요.
1번보다 곡의 길이도 긴데다 당시의 협주곡으로서는 보기 드물게 4악장의 구성을 취하고 있습니다. 게다가 고도의 피아노 테크닉을 구사하고 있어서 피아니스트들에게 이래저래 부담이 되는 곡입니다. 하지만 피아노의 존재감을 화려하게 부각시키는 1번과 달리, 중년의 브람스는 이 두번째 피아노 협주곡에서 피아노와 오케스트라의 대등한 조화를 추구하고 있습니다.
.J.BRAHMS:Piano Concerto No.2 Op. 83 K. ZIMERMAN,L.BERNSTEIN,WIENER PHILARMONIKER .
Johannes BRAHMS: Piano Concerto NO.2, OP. 83
Krystian ZIMERMAN,piano
Leonard BERNSTEIN,conductor
Wiener Philarmoniker
Allegro non troppo (B-flat major)
Allegro appassionato (D minor)
Andante (B-flat major)
Allegretto grazioso (B-flat major)
실제로 음악을 듣다보면 브람스가 여친에게 완전 거짓부렁을 한 것 같지는 않습니다. 1악장의 문을 여는 호른 솔로는 부드럽기 그지없습니다. 따뜻하고 목가적인 주제를 호른이 제시하고 피아노가 그것을 이어받습니다. 이에 반해 관현악 총주는 매우 남성적이고 당당한 분위기를 드러내지요. 바이올린을 중심으로 연주되는 명확하고 리드미컬한 두번째 주제도 잘 기억하시기 바랍니다.
2악장은 브람스 자신이 스케르초 악장이라고 밝히고 있습니다. 피아노가 아주 단호한 서주를 힘차게 연주하면서 시작합니다. 이어서 현악기들이 펼쳐내는 우아한 선율, 그리고 잠시 후 피아노가 서주에서 보여줬던 열정적인 타건을 다시금 터뜨립니다. 그 반복과 대비에 귀를 기울이면서 2악장을 들으시면 되겠습니다. 마지막 클라이막스가 그야말로 열정 그 자체라고 할 수 있습니다.
크고 무겁고 화끈하게 2악장을 마무리한 직후, 3악장의 입구에서 꿈결처럼 아름다운 첼로의 서주가 펼쳐지지요. 현악기군의 물결이 한 차례 흘러가고 피아노가 잔잔하게, 아주 여리게 바통을 이어받습니다. 잠시 음악이 급박하게 상승하는 분위기를 보여주다가 중반부에 접어들면서 템포가 확연히 느려집니다. 피아노가 연주하는 잔잔한 선율에 클라리넷이 아득한 느낌으로 얹히지요. 이어서 현악기들이 클라리넷의 바통을 이어받습니다. 그러다가 다시 첼로가 등장하면서 피아노와 어울립니다. 마치 맑은 밤하늘의 달빛처럼, 그윽하고 고즈넉한 느낌으로 충만한 악장입니다.
이와는 대조적으로 마지막 4악장은 활달합니다. 생기 넘치는 리듬이 시종일관 펼쳐집니다. 특히 현악기들이 연주하는 집시풍의 선율이 인상적이지요. 아마 브람스의 헝가리무곡, 특히 그중에서도 1번을 연상하는 분들이 꽤 있을 겁니다. 현악기들은 집시풍의 물결을 그려내고, 피아노는 주로 발랄하고 경쾌한 표정으로, 때로는 유머러스한 느낌으로 연주됩니다.
▶ 스비아토슬라프 리히테르(Sviatoslav Richter), 에리히 라인스도르프ㆍ시카고 심포니 오케스트라/1960년/RCA
본문에서 길게 언급한 녹음이다. 서방에 첫발을 내디딘 리히테르는 매우 공격적인 연주를 펼친다. 특히 2악장에서 그렇다. 저음을 깊숙이 누르면서 돌진하는 리히테르의 모습은 말년의 그가 보여줬던 사색적이고 명상적인 연주와는 맛이 많이 다르다. 4악장에서 보여주는 피아니스틱한 기교는 현란하다. 물론, 자신에게조차 까다로웠던 리히테르는 이 녹음을 그닥 마음에 들어하지 않았다. 브람스의 협주곡 2번을 거론할 때, 이 음반이 제대로 대접받지 못하는 것은 어쩌면 그런 이유 때문인지도 모른다.
Sviatoslav Richter plays Brahms Concerto No. 2 in B-flat major, Op. 83 (1/5)
Johannes Brahms - Piano Concerto No. 2 in B-flat major, Op. 83
1. Allegro non troppo
Live recording, May 24, 1951
Cond. Evgeny Mravinsky, Leningrad (St. Petersburg) Symphony
Sviatoslav Richter plays Brahms Concerto No. 2 in B-flat major, Op. 83 (2/5)
Part 2
Johannes Brahms - Piano Concerto No. 2 in B-flat major, Op. 83
1. Allegro non troppo (continued)
Live recording, May 24, 1951
Cond. Evgeny Mravinsky, Leningrad (St. Petersburg) Symphony
Sviatoslav Richter plays Brahms Concerto No. 2 in B-flat major, Op. 83 (3/5)
Part 3
Johannes Brahms - Piano Concerto No. 2 in B-flat major, Op. 83
2. Allegro appassionato
Live recording, May 24, 1951
Cond. Evgeny Mravinsky, Leningrad (St. Petersburg) Symphony
Sviatoslav Richter plays Brahms Concerto No. 2 in B-flat major, Op. 83 (4/5)
Part 4
Johannes Brahms - Piano Concerto No. 2 in B-flat major, Op. 83
3. Andante
Live recording, May 24, 1951
Cond. Evgeny Mravinsky, Leningrad (St. Petersburg) Symphony
Sviatoslav Richter plays Brahms Concerto No. 2 in B-flat major, Op. 83 (5/5)
Part 5
Johannes Brahms - Piano Concerto No. 2 in B-flat major, Op. 83
4. Allegretto grazioso
Live recording, May 24, 1951
Cond. Evgeny Mravinsky, Leningrad (St. Petersburg) Symphony
▶ 레온 플라이셔(Leon Fleisher), 조지 셀ㆍ클리블랜드 오케스트라/1962년/Sony
레온 플라이셔가 30대 초반에 선보였던 연주다. 플라이셔와 조지 셀은 브람스의 작곡 의도를 거의 완벽하게 실현한다. 피아노와 오케스트라의 전투를 지양하고, 양자의 맛깔스러운 대화를 보여준다는 측면에서 가장 높은 점수를 받아야 마땅하다. 우아하면서도 구조적인 긴장감을 잃지 않는 연주다. 이 격조 있는 연주가 한국에서 의외로 인기를 끌지 못해 아쉽다. 현재 국내에서 쉽게 구할 수 있는 녹음은 지난해 CD 5장의 전집으로 나온 음반이다. 오리지널 음반이 아니라 아쉬움이 남지만, 베토벤의 협주곡 전곡(5곡)과 브람스의 협주곡 전곡(2곡)을 2만원대의 가격으로 살 수 있다는 것은 좋은 일이다.
▶ 에밀 길렐스(Emil Gilels), 오이겐 요훔ㆍ베를린 필하모닉 오케스트라/1972년/DG
지난 회에 브람스의 협주곡 1번을 소개하면서도 1순위로 권했던 음반이다. 2번의 경우도 비슷하다. 두 곡이 같은 음반에 커플링돼 있다. 강렬한 타건과 섬세한 서정이 마치 한 편의 마술처럼 완벽하게 펼쳐진다. 1번과 마찬가지로 연주의 템포는 다소 느리다. 1번에서도 그렇지만, 2번에서도 요훔의 지휘가 너무 점잖다는 비평이 간혹 보인다. 하지만 그것은 요훔에 대한 선입견일 가능성이 크다. 요훔은 자연스럽게 살짝 물러날 때도 하지만, 오히려 그런 방식으로 음악 전체를 조율한다. 이 녹음은 피아니스트와 오케스트라의 조화라는 측면에서도 손색이 없다.
Musorgskii, Modest Petrovich(1839.3.21∼1881.3.28)
모데스트 페트로비치 무소르그스키, 러시아 카레보 출신 작곡가
러시아 국민악파의 거두였던 무소르그스키(1839~1881) 러시아의 작곡가.
음악가인 어머니에게 피아노 초보교육을 받았으며 9세때 필드의 협주곡을 연주할 만큼 뛰어났다고 전해진다.
그는 사관학교를 졸업하여 중위로 근무하다가 20세에 음악가로의 방향을 모색하며 군대를 떠난다.
당시 간질인지 우울증인지 알려지지 않은 발작에 시달렸던 그는 독일의 고전주의 음악가들을 연구하면서 우울증과 함께 신비주의를 경험하게 되며 그것이 무소르그스키를 고뇌하는 인물로 각인시키는 계기가 된다.
이후 그는 독학으로 자기만의 음악세계를 다져나가는 한편 보로딘, 림스키코르사코프 등과 <러시아 5인조>를 결성하게 되며1865년부터 '보리스 고두노프'를 비롯 대규모 오페라를 발표하기 시작한다.
그러나 발작이 잦아지면서 주위에서는 그를 환상가, 또는 몽상가로 치부하게 되며 1881년 심장병으로 육군병원에 강제로 입원, 그해 3월 16일 음주로 인한 심장마비로 사망했다.
그의 대표작인 '전람회의 그림'이나 '민둥산의 하룻밤(림스키코르사코프에 의해 편곡됨)'같은 곡들은 무소르그스키가 환각상태에 시달렸던 시점에 씌여졌다는 점에서 음미해 볼만한 곡들이라 하겠다.
'Pictures at an Exhibition' 전람회의 그림
모데스트 페트로비치 무소르그스키 ( Modest Petrovich Mussorgsky: 1839-1881)가 1873년 젊은 나이로 죽음을 맞이한 절친한 친구이자 급진적 건축가였던 빅토르 하르트만을 추모하며 작곡한 곡이다.
작곡 당시 워킹타이틀은 '하르트만' 이였고
이 곡의 풀네임은 "전람회의 그림 - 빅토르 하르트만을 기억하며" (Pictures from an Exhibition ? a Remembrance of Viktor Hartmann)이다.
원곡은 피아노 솔로를 위한 곡이며 위대한 피아니스트들 사이에서만 연주되는 경향이 있던 'virtuoso'곡 이였으나 19세기 말, 20세기 초에 들어 많은 저명한 작곡가들의 손을 거쳐 오케스트라용으로 편곡되었다 (오케스트라 뿐만 아니라 여러 악기를 위한 다양한 음악으로 편곡되었다.)
대부분의 유명 오케스트라가 연주하는 전람회의 그림은 1922년 프랑스 출신 작곡가 모리스 라벨(Maurice Ravel: 1875-1937)이 오케스트라화한 버전으로, 그 외에는 왠만해서는 찾기조차 쉽지 않으리라고 생각된다.
제목에서도 알 수 있듯이 각 곡은 전람회에 전시된 열 점의 작품을 음악으로 표현하고있다. 전람회에서 한 관객이 (무소르그스키) 하르트만의 작품을 전시해 둔 전람회에서 각 그림을 감상하고 있고, 무소르그스키는 그 그림을 그림 대신 음악으로 나타내었다. 실제 그림들은 하르트만이 생애 완성했던 열개의 작품들이나 그의 많은 작품 중 어느것이 실제로 무소르그스키의 음악의 모티브로 사용되었는지 알 수 있는 작품은 다섯 점 뿐이다.
각 그림을 묘사한 음악들 사이에는 5개 (원곡)의 Promenade가 있는데, 프로메나드는 프랑스어로 '산책, 걸음, 걷기' 뭐 이런 뜻이다. 하나의 그림을 감상하고 그 다음 그림을 감상하기 위해 전시회 복도를 걸어가는 관객들의 발걸음을 악보위에 묘사한 곡들이다. 오케스트라화 된 '전람회의 그림' 버전에는 프로네나드가 빠진 작품이 많으며 가장 유명한 라벨이 오케스트레이트한 버전에는 5번 프로메나드가 빠지고 없다.
무소르그스키와 절친했던 친구 중에 빅토르 하르트만이라는 천재적인 건축가가 있었다. 그러나 하르트만은 아까운 재능을 가진채 1873년 젊은 나이로 세상을 떠나고 말았다. 다정했던 친구를 추모하는 가장 좋은 방법으로, 눈으로 보는 그림을 귀로 생생하게 느낄 수 있도록 음악으로 옮겨 보자는 생각이 떠올랐다. 이러한 결과 생겨난 것이 바로 "전람회의 그림" 이다.
"전람회의 그림"은 1874년에 작곡되었으며, 이는 1873년에 사망한 건축가 빅토르 하르트만의 유작전시회(遺作展示會)에 전시된 설계도 ·스케치 ·디자인 ,소묘, 밑그림의 전람회에서 악상을 구상했다.
곡의 중간에 전주와 간주로 나오는 '프롬나드'는 그림과 그림사이를 걸어가며 감상하는 장면을 묘사한것이다.전곡은 10개의 파트로 나뉘어져 있으나 도입부와 제2, 3, 5, 7번앞에 5곡의 '프롬나드'가 삽입되어 전15곡으로 구성된다.
'전람회의 그림'은 투시말로프, 라벨, 레오나르디 등에 의하여 오케스트라로 편곡되어졌으며 그 중 라벨의 것만이 가치를 인정받아
원곡인 피아노판과 동등할 정도로 자주 연주되고 있다. [연주시간 약 30분]
하르트만의 친구들은 젊은 천재의 요절을 추모하는 뜻에서 1874년 그가 남긴 그림들을 가지고 전람회를 열기로 했다.
이때 무소르그스키는 필생의 대작인 오페라 "보리스 고두노프"를 끝내고 많은 각고 끝에 어떻든 성공을 거둔 뒤였다. 마
음이 내킬 때만 붓을 들곤하던 괴팍스러운 성격의 소유자인 무소르크스키는, 그의 천재적인 재능을 발휘할 수 있는 탈출구를 찾기에 골몰하고 있었다.
35세 때의 작품으로서 원래 피아노 곡으로 작곡된 이 걸작도 무소르그스키의 생존시에는 별로 관심을 얻지 못하다가 작곡된지 12년 후에 출판되었으나, 이때는 이미 무소르그스키가 세상을 떠난 뒤였던 것이다.
무소르그스키는 생존시 단 한번도 공개적인 음악회에서 이 곡이 연주되는 것을 들어보지 못하고 눈을 감았던 것이다. 그러니 이 곡은 후에 드뷔시를 위시한 많은 인상주의 음악에 지대한 영향을 미쳐주고 있다.
오늘날 이 곡이 널리 알려지게 된 것은 프랑스의 작곡가 모리스 라벨이 지휘자인 세르게이 쿠세비츠키의 위촉을 받고 관현악 조곡으로 편곡해서 1922년 압도적인 성공을 거둔 뒤였다.
전곡은 10편의 음화로 되어 있는데 이것은 전람회장에서 진열순으로 연주된다. 먼저 보행의 주제에 의해서 시작된다. 이 보행 주세는 그 뒤에 오는 각 곡 사이에서 연주되면서 전람회장의 작품에서 작품으로 옮겨지는 보행을 나타내며 동시에 관람자를 표시하고 있다. 그리고 이 주제는 끊임없는 박자의 변화로 러시아 음악의 특성을 보여주는데, 그림 하나하나에서 받은 작곡가의 인상이 그대로 보행주제 위에도 반영된다.
Mussorgsky - Pictures At Exhibition
무소르그스키 -조곡 '전람회의 그림'
Herbert von Karajan,cond
Berlin Philharmonic Orchestra
전람회의 그림 全曲 - 카라얀 / 베를린 필하모닉 Orch.
졸업 작품으로 보관중.
곱추인 난장이를 묘사한 곡으로 키가 작고 추하게 생겼으며, 짤막하고 부자연스런 다리로 아장아장 뛰어 다니는 기분이 든다.
푸쉬킨 박물관에 소장되어 있는 그림 오페라 (루슬란과 루드밀라)무대 장치를
위해 그려진 데생이다
제 2 곡 옛성 (Il vecchio castello)제 2 곡 옛성
(Il vecchio castello)
중세기의 몇 백년이나 오랜 된 성이다.
돌로 쌓은 탑 앞에서 고요한 밤에 젊은 음유 시인이 그의 사랑하는 사람을 위해 발라드를 부르고 있는 그림이다.
애조를 띤 멜로디가 파곳 악기에 의해 도입되며 색소폰이 연주되는 등 서정적인 선율이 흘러 내린다.
"튈르리 정원"에 해당하는 그림으로 꼽힌 스케치 2장
장난하는 어린이들의 다툼.
제4곡 "비들로"의 모티브 화로 추정하는 연필 스케치 (폴란드의 반란)
제 4 곡 우차 (Bydlo) 비들로
비들로는 폴란드어로 '소', '소 떼' 라는 뜻
커다란 바퀴를 가진 구식 폴란드의 우차가 광활한 평원을 흔들리며 가는 풍경이다. , 비들로라는 것이다.
제 4 곡 우차 (Bydlo) G# Minor, 4분의 2박자.
알껍질을 매단 병아리의 춤 발레의 의상 데생이다
(Ballet de poussins leure coques)
하르트만이 발레를 위하여 만든 무대 장치의 그림을 음악화...
아직 껍질 속에 있는 병아리가 삐약거리며
주둥이로 껍질을 쪼으며 발버둥치고 노는 모습을 그린
아주 귀여운 무용 음악인데, 짜임새 있는 작품이다.
두 사람의 유태인 인물이 묘사되고 있는데,
그것은 폴란드의 대표적인 두 사람의 유대인으로 이것은 그가 특히
여기에 나오는 사무엘은 아주 훌륭한 남자인데 부자이고,
시뮈일레는 가난한 사람으로 조금 아첨하는 성격의 소유자이다.
그런데 나중 음악에는 사무엘이 시뮈일레의 경박한 행동에
참을 수 없어서 한 대 때리는 것으로 되어 있다.
이 지방은 프랑스의 중앙부에 있는 시골 도시이다.
물건을 사는데 바쁜 여성들의 모습이 보인다.
원화 하르트만 자신인 듯한 남자가 그려져 있고, 옆에는 유골들이 쌓여 있다
신자들의 무덤이 많이 있는 곳이다. 카타콤베가 로마에서 특히
유명하지만 파리에 있다.
옛 신도들이 부르던 찬송가의 소리를 연상케 한다.
음악은 시계 소리로 묘사되고 있으며 하늘을 나는 바바야가를
중심으로 하여 귀신들이 춤을 추는 악마의 잔치로 된 환상을 그렸는데,
이것은 작곡가의 위대한 상상력을 가히 짐작할 수 있다.
이 대문은 옛날 러시아의 웅대한 건축양식으로 된 것인데,
이 건축을 위해 하르트만은 설계도를 그렸다.
묘사해 낸 그럴 듯한 음악이다.
나중에 탑 위에서 엄숙한 종 소리가 들려온다.
작곡가는 여기에 러시아의 고유한 민요와 농민의 무곡 등을
중심으로 작곡했기 때문에 멜로디와 리듬에서 독특한 맛을 느낄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