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향의 플래티넘 시리즈 I
또 다른 예르비가 서울 무대에 데뷔합니다. 라이프치히 방송교향악단을 맡고 있는 크리스티안 예르비는 신선한 프로그램과 해석으로 이름이 높습니다. 열정적이고 또한 감미로운 브람스의 걸작 피아노 사중주를 관현악 편곡으로 들어봅니다. 우리에게 친숙한 4악장의 선율이 색다르게 다가올 것입니다. 무터 재단의 장학생 슈타인바허는 필라델피아 오케스트라의 아시아 투어 이후 두번째 서울 무대로 브람스 협주곡을 연주합니다. 브람스의 밤을 놓치지 마세요.
[프로그램]
브람스 - 대학축전 서곡
Brahms - Academic Festival Overture
브람스 - 바이올린 협주곡
Brahms - Violin Concerto
브람스 - 피아노 사중주 (관현악 편곡: 쇤베르크)
Brahms - Piano Quartet (orch. Schonberg)
[출연자]
지휘 크리스티안 예르비 Kristjan Jarvi, conductor
에스토니아에서 태어나 미국에서 자란 크리스티안 예르비는 신선한 아이디어와 카리스마, 탁월한 솜씨로 클래식 음악의 경계를 넓히고 있는 지휘자이다. 클래식 음악의 뿌리와 전통적인 레퍼토리에 대한 친연성을 바탕으로 신선한 프로그램을 만들어 파급시키는 열정을 보여주면서 전세계 콘서트홀을 추동하고 있다. 예르비는 최근에 라이프치히 방송교향악단(MDR)의 음악감독으로 임명되어 2012-13 시즌부터 임기를 시작한다.
그는 바젤 체임버의 예술고문, 뉴욕 앱솔로트 앙상블의 설립자이자 음악감독 등 다양한 역할을 소화해냈으며 아르보 패르트, 탄 둔, 존 애덤즈, 에사페카 살로넨, H.K. 그루버, 조 자위널, 베니 안데르손, 고란 브레고비치, 하야시 에이테츠, 마르셀 칼리페 등 다양한 아티스트들과 함께 하며 장르를 가리지 않고 활동중이다.
크리스티안 예르비는 100여곡의 신작을 위촉 연주하였는데 최근에 인디아 작곡가 니틴 소흐니의 작품을 런던 심포니와, 다니엘 슈나이더의 작품을 로잔 체임버와, 제임스 맥밀런의 작품을 런던 심포니와, 팀 갈란드의 작품을 버밍엄 심포니와 초연하였다. 또한 진취적인 음악 교육자로서 발트 유스 필하모닉의 창설자이자 음악감독이며, 이 악단은 게르기예프, 마주어, 살로넨, 야노프스키, 얀손스 등의 도움을 받아 발트 지역의 음악교육 및 예술 허브가 되고 있다.
객원지휘자로서 런던 심포니의 미국, 유럽, 아시아 투어를 이끈 바 있는 예르비는 드레스덴 슈타츠카펠레, 바이에른 방송교향악단, 라이프치히 게반트하우스, 프랑스 국립교향악단, 파리 오케스트라, 산타 체칠리아 아카데미, 워싱턴 내셔널 심포니 등을 객원지휘하였다.
그동안 30여장을 녹음한 그는 스웨덴 그래미상(최고 오페라), 독일 음반 비평가협회 최고상을 수상하고 그래미상 후보 등에 올랐다. 2010년 소니 전속 아티스트로서 아르보 패르트의 신작 <스타바트 마테르>와 교향곡 3번 등을 수록한 음반을 처음 발매하였다. 샨도스 레이블로는 스티브 라이히의 '사막의 음악'과 '세 개의 악장' 을 톤퀸스틀러 오케스트라의 음악감독으로서 마지막으로 녹음하였다. 엔야 레코드에서는 앱솔루트 앙상블과 <아라비안 나이트>라는 앨범을 발매하였는데 이는 마르셀 칼리페, 다페르 유세프, 다니엘 슈나이더 등이 특별히 작곡한 음악이 수록되어 있다.
그는 맨하탄 음대에서 피아노를, 미시건 대학에서 지휘를 공부하였고, LA필하모닉에서 에사페카 살로넨을 보조하며 지휘 경력을 시작하였다. 이후 스웨덴의 노를란트 오페라와 심포니 오케스트라의 수석지휘자 겸 음악감독(2000-2004)을, 톤퀸스틀러 오케스트라의 수석지휘자(2004-2009)를 역임하였다. 2007년 브레멘 음악페스티벌은 크리스티안 예르비와 앱솔르트 앙상블의 뛰어난 예술적 성취를 인정하여 도이체 방크 상을 수여하였다.
바이올린 : 아라벨라 슈타인바허 Arabella Steinbacher, violin
뮌헨에서 태어난 바이올리니스트 아라벨라 슈타인바허는 세계 유명 악단과 협연하며 국제 무대에서 인정받고 있다. 뉴욕 타임즈는 '균형잡힌 서정과 열정 - 정제된 기교와 아름다운 음색의 팔레트는 그녀의 자산' 이라고 썼으며, 시카고 심포니와의 데뷔 무대에 관해 시카고 트리뷴은 '조용한 오케스트라의 현악 위로 멋지게 도입하는 것부터 댄싱 피날레의 날카로운 질주까지, 그녀의 음악적 감각이 그녀의 테크닉만큼이나 깊다는 것은 명백해보인다. 아다지오 악장은 특히나 아름다웠고, 슈타인바허는 풍부한 비브라토, 무결점의 인토네이션, 탁월한 프레이징으로 음울한 멜랑콜리를 전달했다' 라고 평했다.
슈타인바허는 2004년 갑작스러운 요청에 의해 네빌 매리너가 지휘하는 라디오 프랑스 필하모닉과 베토벤 바이올린 협주곡을 협연하며 급속도로 유명해졌다. 그녀는 고전과 낭만주의 협주곡 외에도 바버, 버르토크, 베르크, 하차투리안, 미요, 슈니트케, 시마노프스키, 구바이둘리나에 이르는 방대한 레퍼토리를 자랑한다. 그녀의 음반은 독일의 그래미상이라고 할 수 있는 ECHO 클래식 상을 두 번 수상하였으며, 이외에도 <르 몽드 드 라 뮈지크>의 '이달의 쇼크', 독일 음반비평가 협회상, <그라모폰>의 에디터스 초이스 등에 선정되었다.
슈타인바허의 음반은 펜타톤 클래식스에서 출시되고 있는데 2009년의 드보르자크와 시마노프스키 협주곡 음반이 나왔으며, 두번째로 버르토크의 두 협주곡이 나왔다. 슈타인바허는 런던 심포니, 드레스덴 슈타츠카펠레, 필하모니아, 시카고 심포니, 보스턴 심포니, 라이프치히 게반트하우스, 바이에른 방송교향악단 등 세계 유명 교향악단과 협연하면서 리카르도 샤이, 콜린 데이비스, 샤를 뒤투아, 헤르베르트 블롬슈테트, 로린 마젤 등 거장들과 호흡을 맞췄다.
최근에 덴마크 방송교향악단, 파리 오케스트라, 샌프란시스코 심포니, 필라델피아 오케스트라, 클리블랜드 오케스트라와 협연하였으며 2010-11 시즌에는 오르페우스 체임버와 카네기홀 데뷔 무대를 가졌고 보스턴 심포니, 이스라엘 필하모닉 무대에 데뷔하였다. 이전 시즌에는 BBC 프롬스 무대에 데뷔하여 조너선 노트가 지휘하는 밤베르크 심포니와 협연하였다.
1981년 독일인 아버지와 일본인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난 슈타인바허는 세 살부터 바이올린을 배웠는데, 어머니는 프로 성악가였고 아버지는 바이에른 슈타츠오퍼의 성악 코치였다. 아홉살에 뮌헨 음악 아카데미에서 아나 추마첸코의 최연소 학생이 된 그녀는 이브리 기틀리스를 사사하였고 2001년 바이에른 주정부의 장학생이자 아네 조피 무터 재단의 장학생이 되었다.
슈타인바허는 일본 음악재단이 대여해 준 '부스' 스트라디바리(1716)로 연주하며, 뮌헨에서 살고 있다.
펌글/신세미 기자 ssemi@munhwa.com
2012∼2013년 시즌 독일 라이프치히방송교향악단 음악감독을 맡고 있는 크리스티안은 21일 서울시향과 브람스의 ‘대학축전서곡’‘바이올린협주곡’(바이올린 아라벨라 슈타인바허)‘피아노 사중주(쇤베르크의 관현악 편곡판)’ 등 브람스의 밤을 이끈다.
음악애호가들은 예르비라는 성을 보고 눈치챘겠지만 그는 에스토니아 출신의 지휘 명가, 예르비 가(家)의 일원이다. 21일 처음 서울무대에 오르는 크리스티안은 2대에 걸친 지휘자 예르비 3명 중 막내다.
크리스티안은 지난 3년간 내리 파리교향악단, 프랑크푸르트방송교향악단의 내한공연을 이끌며 한국관객과 강렬한 교감을 이뤄냈던 지휘자 파보 예르비(51)의 동생이다.
두 형제의 부친은 현재 스위스 로망드오케스트라 예술감독을 맡고 있는 지휘거장 네메 예르비(76)다. 아버지 네메는 에스토니아 수도 탈린 출신으로 옛 소련시절 레닌그라드음악원에서 라비노비치와 므라빈스키에게 지휘를 배웠고, 1980년 아내, 자녀들(2남1녀)과 함께 미국으로 망명했다.
크리스티안은 미국 맨해튼음대에서 피아노를, 미시간대에서 지휘를 전공한 뒤, LA필하모닉에서 에사페카 살로넨을 보조하며 지휘를 시작했다.
올해 예르비 형제가 ‘아우 먼저 형님 먼저’ 잇따라 서울 무대에 오른다. 아우 크리스티안의 2월 공연에 이어, 형 파보는 연말에 네번째 내한공연을 갖는다. 아버지 네메 예르비도 올 여름 스위스 로망드오케스트라와 함께 내한 예정이었으나, 오케스트라의 아시아투어가 취소되면서 2013년 3부자의 내한공연은 이뤄지지 못하게 됐다.
한편 2010, 2012년의 프랑크푸르트방송교향악단 공연 및 2011년 파리오케스트라 공연을 통해 한국관객을 매료시켰던 파보 예르비는 올해까지 4년 연속으로 내한무대를 갖는다. 오는 12월 4, 5일 도이체 캄머 필하모니의 첫 내한공연에선 베토벤 교향곡을 연주한다
펌글/http://cafe.daum.net/SPOFriends/CnKa/923
파란색 체크 무늬 셔츠를 입은 남자는 입으로 브람스의 바이올린 협주곡 3악장을 연주했다. 브람스의 특징을 묻자 목소리로도 모자라 손장단까지 맞추며 곡을 재현했다.
19일 서울시립교향악단 연습실에서 만난 지휘자 크리스티안 예르비(41)는 "브람스 선율에는 헝가리 민속 음악이 녹아 있다. 당시만 해도 상당히 혁신적인 대중 음악이었다. 결코 지루한 박물관 음악이 아니다"고 설명했다. 한국을 처음 방문한 그는 서울시향을 이끌고 브람스의 작품만을 들려준다. 21일 오후 8시 서울 예술의전당에서 브람스의 `대학축전 서곡`과 바이올린 협주곡(협연 아라벨라 슈타인바허), 피아노4중주(쇤베르크의 관현악 편곡)를 들려준다.
"사람들이 클래식 음악을 지루하게 생각하는데 결코 그렇지 않다. 클래식은 팝과 재즈, 록, 월드뮤직을 흡수하며 진화해왔다. 동시대를 반영한 음악이다."
예르비는 아주 낙천적이다. 클래식 음악의 현재와 미래를 밝게 내다봤다. 불황으로 세계 오케스트라들이 줄줄이 문을 닫는 시점에서도 긍정적이었다. "물론 가만히 앉아서 클래식 음악을 듣는 게 힘들 수 있다. 대중 음악 콘서트장에서는 방방 뛰고 헤드뱅잉을 할 수 있지 않나. 하지만 얼마 전 라이프치히 게반트하우스 오케스트라에서 재미 있는 일이 있었다. 첫날 음악회 티켓이 100장밖에 안 팔렸는데 입소문이 나면서 그 다음주 음악회가 전부 매진됐다. 클래식 관객은 거대하다. 미래를 걱정하지 마라."
그에게 서울시향과의 연습이 어땠냐고 묻자 "단원들이 젊어 놀랐다. 몇몇은 맨해튼 음대 동창 같고 낯익은 얼굴인데 `만난 적이 없다`고 하더라. 고등학교 시절 첫사랑이 한국 여자였다"며 웃었다.
예르비는 정명훈 서울시향 예술감독과 만난 적은 없지만 특별한 인연을 갖고 있다. 지난해 10월 정 감독이 사고를 당한 아들의 병간호 때문에 베를린 필하모닉 오케스트라 지휘를 취소하자 그가 대타로 무대에 올랐다. "정 감독은 위대한 지휘자다. 그 덕분에 베를린 필을 처음 지휘하게 됐다. 원래 좋은 기회는 예고 없이 느닷없이 오는 것이다."
농담을 즐기는 그는 요즘 가장 잘 나가는 지휘 명가 출신이다. 에스토니아 출신 아버지 네메 예르비(76)와 형 파보 예르비(51) 영향을 받아 지휘자의 길에 들어섰다. 네메는 고령에도 스위스 로망드 오케스트라 예술감독과 헤이그 레지덴티 오케스트라 상임 지휘자로 열정을 불태우고 있다. 파보는 요즘 가장 주목받는 지휘자. 파리 오케스트라 음악감독과 프랑크푸르트 방송 교향악단 수석 지휘자, 도이치 캄머필하모니 예술감독로 활약하고 있다.
"아버지는 옛 소련에서 성장해 이국적인 사운드를 들려준다. 형은 10대 시절을 에스토니아에서 보내고 미국 대학에서 공부했다. 형이 나보다 더 유럽적이고 유연한 음악을 들려준다. 나는 지휘자 레너드 번스타인처럼 미국적인 선율을 지향한다. 처음 지휘를 시작할 때는 아버지와 형이 부담이 됐지만 지금은 기쁘다. 지휘를 하면서 광범위한 클래식 음악 세계를 알게 되고 경청하는 방법을 알게 됐다. 나에게 클래식 음악은 거대한 음악 수도 같다."
그는 형과 인터넷 화상 채팅을 하고 자주 문자를 주고받는다.
"형은 친구같다. 겉보기에는 심각한 마에스트로지만 알고 보면 따뜻하고 쿨하다. 아버지는 한 번도 `연습하라`고 강요한 적이 없지만 내게 지휘의 모든 것을 가르쳐줬다."
Violin Concert in D major, Op.77
브람스 / 바이올린 협주곡 D장조 Op.77
바이올린-Henryk Szeryng(1918-1988)폴란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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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악장-Allegro non tropp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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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악장-Adagi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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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악장 알레그로 논 트로포, 3/4박자
소나타 형식. 처음에 오케스트라에 의한 주제의 제시부가 있고, 그런 뒤에 독주 바이올린이 곁들여져서 독주 제시부가 따른다. 연주시간이 22분이 넘는 아주 긴 악장.
제1악장 (Allegro ma non troppo)
David Oistrakh, Violin
제2악장 아다지오, 2/4박자
3부 형식으로 되어 있고, 먼저 관악기군에 의해 조용하고 우아하게 시작되는데 그 가운데에서 오보에 선율이 떠올라 아름답고도 애수가 깃든 연주가 이어진다. 처음에 이 곡을 들으면 정말 이상하게 생각되는 부분이 있는데 바이올린 연주가 들어오는 부분이 너무 늦다는 것이다. 전해지는 이야기로는, 유명한 사라사테는 이 부분에 대해 "이토록 아름다운 선율이 연주되는 긴 시간, 바이올린을 든 채 스테이지에 우두커니 서 있는 것은 참기 어렵다"고 털어놓은 적이 있다고 할 정도이다. 이윽고 독주 바이올린이 이 선율을 장식하는데, 그 뒤 곡은 중후한 중간부에 들어가고 이어서 제1부를 자유롭게 재현시키는 제3부로 넘어가는 형식으로 되어 있다.
제2악장 (Adagio)
David Oistrakh, Violin
제3악장 알레그로 지오코소, 마 논 트로포 비바체, 2/4박자
불규칙한 론도 형식. 집시 스타일의 색채감이 풍부하고 경쾌한 주제가 특징이며 끝부분은 터키 행진곡 스타일이다.
제3악장 (Allegro giocoso ma non troppo vivace)
David Oistrakh, Violin
현존하는 브람스의 바이올린 소나타는 모두 3곡. 모두 그의 바이올린 협주곡보다 나중에 작곡된, 실내악의 걸작들이다. 1번 G장조 소나타는 일명 ‘비의 노래’로 불리는데, 이는 동명의 브람스 가곡을 주제로 쓴 3악장 때문에 붙여진 것이다. 실질적으로 이 노래의 리듬은 전악장을 지배한다. 2번 A장조 소나타에서도 브람스는 자신의 가곡 선율을 이용하는데, 단지 이번엔 하나가 아니라 여러 곡이 조금씩 비치는 정도다. 우울한 1번에 비해 2번은 부드럽고 다정하며, 3번 D단조 소나타는 보다 더 심각하고 내성적이다.
고독과 우수의 음악가 요하네스 브람스(Johannes Brahms), 그는 서양 음악사상 가장 위대한 극소수의 음악가들 가운데 한 사람이다. 일찍이 로베르트 슈만이나 클라라가 '신이 보낸 사람'이라고 경탄했던 일이나, 한스 폰 뷜로우가 베토벤의 후계자로 지목하며 엄청난 찬사를 보냈던 일은, 오늘날 그가 서양 음악사에서 차지하는 위상이나 그의 작품에 깃든 고결한 정신성을 생각하면, 결코 지나친 것이 아니었다.
3대 바이올린 협주곡 하면 베토벤 과 멘델스죤 그리고 브람스의 바이올린 협주곡을 포함하여 3 大 바이올린 협주곡이라 부른다. 그리고 이곡은 당대의 명 바이올린니스트 죠셉 요아킴(Joseph Joachim 1831-1907)에게 헌정된 곡이기도 하다. 브람스는 15세때 요아킴이 연주하는 베토벤의 바이올린 협주곡을 듣고 온몸에 전류가 흐르는듯한 흥분과 감동을 느꼈다고 하는데 1853년 5월 ,브람스의 나이 20세때 아직 무명의 청년 작곡가였던 그가 연주여행에서 요아킴을 만나게 되면서 두사람의 우정이 시작 되었고, 또한 요아킴의 추천 및 소개로 슈만 부부에게 그 재능을 인정 받는 역사적인 만남도 이루어 졌다. 브람스의 피아노음악에 압도된 슈만은 "신음악 시보"에 "새로운길" 이라는 글을실었는데 이글로 인하여 전 독일 음악가들 사이에 브람스가 알려지게 되었고, 슈만과 브람스 사이의 숙명적인 사제 관계가 이루어지게 되었으며, 그러한 길을 터준 요아킴에게 브람스는 평생 고마움을 잊지 않았다고 한다. 당시의 유명한 음악 평론가 한슬리크는" 브람스와 요아킴의 우정은 나무에 열매 맺은 잘익은 과일" 이라고 평 했듯이 두사람은 깊은 우정을 가진 사이였다.
흔히들 이 곡을 "바이올린을 위한 협주곡"이 아니라 "바이올린에 거역하는 협주곡"이라고도 하는데, 오케스트라의 반주가 당당하고 음향이 중후 하여 교향곡 처럼 작곡 되어 있는 점과, 독주부가 요아킴(Joseph Joachim 1831-1907)을 염두에두고 작곡한 만큼 9도나 10도 등의 큰 음정을 곧 잘 사용하고있어 손이 작은 연주가에게는 대단히 어려운 곡이기도 하다. 1879년 1월1일 라이프찌히의 게반트 하우스에서 요아킴의 찬란한 기교의 바이올린 독주와 브람스의 열의에 찬 지휘로 초연되어 성공을 거두었다.
안드레이 바라노프 Andrey Baranov, violin
Brahms, Academic Festival Overture Op.80
브람스 '대학축전 서곡'
Johaness Brahms
1833-1897
브람스의 작품 중에는 연주회용 서곡이 두 곡 있다. <비극적 서곡 op. 81>과 <대학축전 서곡 op. 80>이 그 것이다. 브람스는 1876년 초 편지를 한 통 받았다. 영국 케임브리지 대학에서 명예 음악박사 학위를 수여하고싶다는 내용이었다. 조건이라면 영국에 가서 학위 수여식에 참여하는 것이었는데 배를 타기 싫어했고 영어를 잘 못했던 브람스는 손에 쥐고 있었던 자신의 교향곡 1번의 완성을 앞당기기 위해 이 학위를 거절했다.
그리고 3년이 지났다. 1876년 3월 이번에는 브레슬라우 대학에서 명예 박사학위를 준다는 통지가 왔다. 이것을 제안한 사람은 브레슬라우 관현악협회의 지휘자이며, 브람스의 열렬한 옹호자였던 베른하르트 숄츠였다. 브람스는 숄츠에게 바로 편지를 써서 어떻게 하면 되느냐고 물었다. 숄츠는 새로운 교향곡이나 축전에 어울리는 노래라도 한 곡 작곡해주었으면 고맙겠다고 답장했다. 케임브리지만큼 브람스에게 신경쓰이는 조건은 전혀 없었다. 브람스는 그 감사 인사로 <대학축전 서곡>을 작곡하게 되었다. 그 소재와 구성 등에 구상을 가다듬고 있었기 때문에 구체적인 작곡은 1880년 여름 무렵에야 착수했고 오스트리아 북부의 휴양지 바트 이슐에서 완성됐다. 이 곳에서 브람스는 <비극적 서곡>도 작곡했다.
브레슬라우 대학 명예 박사학위에 대한 감사
빈 서쪽으로 200km에 위치한 광천수 온천 휴양지인 바트 이슐은 브람스가 선호하던 피서지였다. 피아니스트 이그나츠 브륄은 브람스가 바트 이슐에 기거할 때 그를 돌봐주곤 했다. 1880년은 비가 많이 왔지만 브륄이 마련해준 숙소가 쾌적해서 브람스는 바트 이슐을 마음에 들어했고 그 뒤로도 단골이 됐다. 1889년 무렵부터 만년의 브람스는 매년 여름 바트 이슐로 갔다.
브레슬라우 대학 전경
1880년 5월 바트 이슐에 당도한 브람스는 9월 중순까지 거기에 머물며 작은 여행도 다녔다. 8월 19일에 슐츠에게 보낸 편지에서 브람스는 ‘브레슬라우를 위한 닥터 심포니’에 대해 언급하고 있다. ‘닥터 심포니’는 물론 <대학축전 서곡>을 의미한다. 이 해 9월 9일 브람스는 클라라 슈만과 함께 독일 남동부 베르히테스가덴에 가서 클라라 생일(9월 13일)에 <대학축전 서곡>과 <비극적 서곡>의 기초인 네 손 피아노용 악보를 선사하고 이 것을 클라라와 둘이서 연주했다. 이때 관현악용 악보는 이미 완성한 상태였던 것으로 보인다. 12월 3일 요아힘과 함께 베를린의 호흐슐레 오케스트라가 이 두 곡을 연주한 것은 일종의 시연이었다. 1881년 1월 4일 <대학축전 서곡>은 브레슬라우 관현악협회 콘체르트하우스 홀에서 브람스의 지휘로 공개 초연되었다. 초연은 평이 좋았고 라이프치히, 뮌스터, 크레펠트, 암스테르담, 덴 하그 등지에서 연주되었고 이들 연주회를 지켜본 브람스는 악보에 수정을 가했다.
1881년 3월 브람스는 <대학축전 서곡>의 파트 악보의 교정과 총보의 초고를 출판업자 짐로크에게 보냈다. ‘대편성 오케스트라를 위해’라고 적힌 총보와 파트보는 1881년 7월 출판되었다. 그리고 브람스는 브레슬라우 대학을 위해 헌정한다는 내용을 담은 페이지를 충보한 장정판을 완성했다. 악보의 서두에는 브람스의 필적으로 ‘축전 서곡’이라고만 적혀 있다. 이 최종고의 사본 악보(브람스의 손에 의한 것이 아닌) 머리에는 짐로크에 의해 <대학축전 서곡>이라 적혀 있다. 브람스는 1880년 11월 중순경 네 손 피아노용 악보 인쇄를 위한 최종고를 짐로크에게 보냈다. 이 네 손 피아노용 악보 역시 1881년 3월 출판되어 <대학축전 서곡>이라는 제목이 붙여졌다. 따라서 현재의 <대학축전 서곡>이란 제목은 브람스 자신보다도 오히려 짐로크의 아이디어에 의한 것이 아닐까 하는 가능성도 제기된다. 브람스는 곡의 제목에 대해 고민하면서 친구의 조언도 구하고 있었다고 전해진다. 브람스의 곡으로서는 드물게 타악기가 많이 사용되고 있기 때문에 ‘터키 군악대 행진곡’으로 부른 적도 있었다 한다.
Otto Klemperer cond.
Philharmonia Orchestra 1958
Claudio Abbado cond.
Berliner Philharmoniker
연주-Danubia Symphonic Orchestra, 지휘- Domonkos H?ja
학생 노래를 인용한 자유롭고 친숙한 분위기
브람스는 처음에 축전서곡으로 위엄있는 분위기나 기쁨에 넘치고 빛나는 곡상을 의도했던 것같다. 그러나 나중에는 그 계획을 변경, 괴팅겐에서 학생들과 어울렸던 무렵에 익혔던 학생 노래를 인용해서 자유로운 소나타 형식의 연주곡을 썼다. 왠지 접속곡(메들리) 풍의 성격도 있어서 브람스는 ‘주페 풍의 서곡’이나 ‘주페 풍의 접속곡’이라 쓴 적도 있다. <경기병 서곡>이나 <시인과 농부 서곡>으로 우리에게 잘 알려진 프란츠 폰 주페는 당시 빈 주위에서 유행했던 오페레타 작곡가인데 서곡을 접속곡풍으로 썼다.
곡의 제목에 대해서 한 가지 더. 대학의 축제와 관련있는 것이 아니라 브람스 자신이 대학에 대해 감사하는 마음과 기쁜 감정을 담고 있는 것이 당연하므로 그 것을 ‘대학 축전’이라 한 것이 정말 타당한지는 의문이 든다. 어쨌든 축전 혹은 축제 자체를 위해 작곡된 곡이 아닌 것은 사실이다. 곡의 시작을 알리는 제1주제는 학생들이 멀리서 행진해오는 듯하다. <라코치 행진곡>(리스트와 베를리오즈도 이 곡을 썼다)에서 힌트를 얻은 것으로 알려졌는데 젊은 브람스는 이 행진곡을 아주 좋아했다. 현은 바순과 호른과 함께 부드러운 찬미가 풍의 악구를 연주한다.
팀파니의 부드러운 연타에 실려 금관으로 밝게 소개되는 새 주제는 ‘우리들은 훌륭한 학교를 지었다(Wir hatten gebauet ein stattliches Haus)'라는 학생 노래이다. 1819년 예나 대학 학생조합이 해산할 때 아우구스트 폰 빈타가 튀빙겐 지방의 민요에 가사를 붙여 학생 노래가 된 곡이다. 관악기가 가세하고 현의 화려한 패시지로 노래는 기세를 올리며 팀파니도 변함없이 계속 울리다 힘을 더해가며 정점에서 학생 노래가 끝나면 곡은 장대한 행진곡풍으로 된다.
바이올린의 부드러운 선율을 거쳐 제2바이올린은 서정적이고 소박한 제2의 학생 노래를 연주하기 시작한다. 학생들이 연회 때 부르는 이 곡은 ‘란데스파터’(Landesvater, 영주)라 불리며 제2주제에 해당한다. 현의 대위법이 가해지며 진행되고 마침내 속도를 아니마토로 높여 코데타로 진입한다. 바순이 스타카토로 제3의 학생 노래를 연주하며 활기를 갖고 나타난다. ‘신입생의 노래’로 원래 ‘여우의 노래’(Fuchslied)로 불렸고 주페도 이 곡에 의한 변주곡을 쓴 적이 있다. 덴마크 시인이 쓴 희극 가운데 농부가 노래하는 가사에서 번안한 것을 예전부터 존재하던 선율에 가사를 붙인 이후 학생가로 유명해졌다. 이 학생가가 잠시 나온 뒤 곡은 절정으로 향한다.
짧은 발전부에 이어 변칙적인 재현부에서 학생 노래 ‘우리들은 훌륭한 학교를 지었다’의 단편이 모습을 드러냈다가 ‘란데스파터’가 제2바이올린과 비올라로 연주되며 ‘신입생의 노래’도 힘차고 기운있게 모습을 보인다. 코다에서 학생들의 감격과 기쁨을 절정으로 이끌어가는데 네 번째 학생노래 ‘즐겁게 노래하라’에 기초한 코다는 관악기로 연주된다. ‘즐겁게 노래하라’는 1717년경부터 애창되었다. 원래 가사는 교회에서 온 라틴어로 제목도 ‘가우데아무스이지투르(Gaudeamusigitur)'로 불렸다. 예전에 우리나라 대학가요제 참가자들이 이 곡 부분을 합창했던 것이 기억에 남는다. 바이올린은 급속한 패시지를 연주하며 열기를 높여간다. 최후에 힘이 담긴 화음이 연속되는 가운데 곡은 장려하게 끝을 알린다.
대학축전 서곡은 연속적인 네 부분으로 구성되었다.
알레그로 (Allegro) - C단조
마에스토소 (Maestoso) - C장조
아니마토 (Animato) - G장조
마에스토소 (Maestoso) - C장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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