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디어 10시...와이나픽추로 향하는 문이 열렸다.
일단 부푼마음으로 들어섰다.
헐~~
몇발자욱 걸어들어가니 눈앞에 터억 나타난 깍아지른 듯한 와이나픽추...
적어도 경사가 70도,아니 80도는 되어 보인다.(왼쪽 사진.)
하루 입장시간도 딱 2번 정해져 있고, 하루 입장할 수 있는 인원도 제한되어 있는 그 이유를 두 눈으로 보고서야 이해할 수 있을것 같다.
이 악명높은 급경사의 바위산....일행들이 겁내고 포기함이 이제서야 이해가 된다.
마추 픽추가 늙은 봉우리라는 뜻인 반면 와이나픽추는 젊은 봉우리라는 뜻이란다.오르는 길이 아무리 험해도 이 봉우리 끝에서 보이는 마추픽추의 절경을 놓칠 수는 없다. 조심 조심 발을 디디며 오른다.
어젯밤 비가 와서 그나마 가파른 돌길이 완전히 젖어서 여간 미끄럽지 않다.
아침 일찌감치 올랐던 젊은 외국남자 애들 조차 내려오는데 아주 엎드려서 기어내려온다. 잠시도 한눈을 팔면 안되겠다 다시 다짐하며 조심스레 산을 올랐다.
아!!
조금 올랐는데도 워낙 가파라서 주변 풍광에 벌써 감탄사 연발이다.
돌틈 사이사이로 피어있는 야생화는 렌즈를 가까이 더 가까이 대도록 유혹했고
힘듦과 두려움보다는 그저 좋아서 어쩔줄 모르듯 발걸음이 가벼웁기만 했다.
컨디션이 그렇게도 난조를 보이더니, 언제 그랬냐싶게 날아갈듯이 산을 올랐다.
위에서 내려다 보니 우리가 마추픽추까지 올라온 길이 그야말로 완전히 꺽어진 지그재그 길이다. 우리가 올라온 높이가 얼마나 높으면 제법 넓직한 길이 실처럼 보이고
13평방 킬로미터나 되는 저 공중도시가 저토록 작게 보이는 걸까....
반면 주변 풍광의 웅장함은 가히 압도적이다.
얼마나 첩첩산중인 지,,,,끝없이 산허리들이 겹쳐져 있고, 우루밤바 강은 이곳까지 흘러와서 멋지게 산과 산 사이를 휘돌아 나가고 있다.
정말 판타스틱 ...어메이징...감동을 주체할 수 없게 만든다.
아직도 험란한 오르막은 계속이다.
아래 사진 양쪽의 좁다란 돌계단을 보면.....내려오는 이들이 아주 기어서 내려온다.
이곳에도 돌로 쌓은 잉까의 구조물들이 여전하고
달의 신전이라는 작은 유적도 있다.
열심히 카메라에 담느라 여념이 없는데...
저만치 돔으로 나와있는 전망대 높은 난간에 위험스럽게도 한 청년이 앉아 있는것이 시야에 들어온다.
아악~ 위험해, 위험해~
어찌 저렇게 높디 높은 절벽 난간에 다리까지 내려 걸터 앉아있는거야~
여기서 보기만 해도 아찔하구만~~
우리는 그 청년이 있는 곳으로 발걸음을 재촉했다.
가까이 가보니 멀리서 보기보다는 비교적 난간이 넓기는 했지만....
그래도 위험해 보이기는 매 한가지....
어쨋거나 와이나픽추에서 내려다 보는 뷰는 완전 최고다.
마추픽추가 훤히 내려다 보이고...
한 켠으로 우리가 올라온 지그재그 길이 까마득히 저 아래에서 부터 마추픽추까지 한 눈에 보이고...
오른편으로는 우루밤바 강까지...
거기다가 사람도 없어 고요하기까지 했다.
우리도 여기서 쉬고 가자고....
아예 점심도 이곳에서 먹자고...
배낭을 풀었다.
청년은 우리보고 위험하지 않다고....
올라오라고 손을 내미는 거다.
"헐~~그려??"
그말에 우린 또 혹해서 그 난간으로 용감히 올라섰다.
이것도 인연인데, 청년이랑 사진도 찍어야겠지? ㅎㅎ
아이구~ 그 청년 잘생기기도 했구만~
아줌마라서 좀 미안하기는 하다만....ㅋㅋ
여행에서 만나면 이렇듯 나이, 국적 상관없이 금방 친구가 된다. ㅋㅋ
한 바탕 우리와 사진을 찍고는 청년은 다른 곳으로 떠났다. 이제 이곳엔 나와 이풀 뿐이다.
마치 우리를 위해 비워놓은 자리처럼....
느닷없이 찾아든 고요함이 심신의 피로를 일순간에 화악 날려버려준듯 하다.
너무 좋다고....
더 이상 아무말이 필요없을 만큼....
좋다라는 감정이 온 몸을 감싸고 돈다.
이제 점심을 먹자.
남미 여정의 최고가 될지도 모를 이 해발 2500미터 공중도시....그것도 험한 와이나 픽추에 올라서 이 난간에 앉아서 먹는 점심....
아마 내 생애 지상 최고의 점심 식사가 아닐까....
계란도 한 개 먹고...
몽키 바나나도 한 개 먹고....
포도도 먹고....
그렇지, 메인디쉬...ㅋㅋ쨈바른 빵도 먹고..
이제 됐다.
더 이상 먹으면 고산증 오니까, 간단하게....
우린 점심을 먹은 뒤에도 한동안 이 곳에 있었다.
너무 조용하고...너무 좋아서....
대부분 사람들이 모두 위 정상까지 직행하니까
의외로 이곳에 오는 사람들이 없었다
그래서 우린 계속 오랜시간동안 이곳을 사수했다.
최고의 선택!!
지상 최고의 점심시간....
점심을 먹고 한 참을 시간을 보낸 뒤 우린 발걸음을 떼었다.
와이나 픽추 구석 구석을 다 돌아보고 다시 마추픽추로 내려갈 일이다
벌써 시간이 많이 지체되었다.
마추픽추의 그 넓은 곳을 다 돌고, 잉카 브릿지와 선게이트까지 가려면 좀 서둘러야 할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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