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미 일주 44일 배낭( 2012.3~2012.4

3.페루/리마에 도착하다/아르마스광장(1)..대성당,대통령궁...

나베가 2012. 5. 25. 19:08

 

비행기에 몸을 실으니...이제는 진짜 남미로의 여행이 시작된 듯하다.

힘들고 거친 여정을 생각하니, 자야한다는 강박감이 온 몸을 감싼다.

그러나 그런 걱정도 잠깐...

어느순간 부터였는 지 ...아주 쓰러져 잤다.

 

 

 

어젯밤 혹독했던 호텔때문에 한 숨도 못잔것이 되려 전화위복이 되어 비행기에서의 힘듦을 전혀 느끼지도 못하고 리마까지 온 셈이다.

 

비행기에서 내려 짐을 찾아 입국장을 빠져나온 나는 그만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길을 찾아 나서기도 힘들만큼 빼곡한 사람들... 

도대체 저 많은 사람들은 다 뭘까....

전 세계 사람들의 관광객을 맞는 호텔, 호스텔,택시기사, 가이드들??

아무래도 저 많은 사람들의 90%는 그렇지 않을까 생각들었다.

그나 저나 우리도 40일동안 우리의 여행을 도와줄 길잡이를 찾아야 한다.

두리번 거리고 있는데, 우리 일행이 나를 먼저 발견하고 인도해 준다.

그곳엔 우리의 길잡이- 파릇 파릇하고 이쁜 '쏭양' 이 기다리고 있었다.

 

 

 

 

 

당장 오늘 쓸 택시비와 내일 쓸 경비를 먼저 환전하고, 택시를 타고 호스텔에 도착을 했다.

리마의 호스텔은 토론토 숙소에 비하면 비록 6인실이긴 하지만 황실이었다.

회의도 할 수도 있고 쉴 수도 있는 거실도 마치 집을 연상시키는 아름답고 편안한 분위기였고, 샤워실도 괜찮고, 무엇보다 방에 화장실과 간단히 씻을 수 있는 세면대가 있다는 것...방도 깔끔하고 청결해 보이고...

 

그래도 백패커스들이 머무는 도미토리 숙소이다.

가장 조심해야 할것이 진드기와 베드버그....

나와 이풀은 준비해온 커다란 김장 비닐봉지를 뜯어 침대위에 시트처럼 깔고 그 위에 침낭을 폈다. 그리고 내일 입을 옷가지들과 필요한 것들을 배낭에 넣고, 다시 짐정리를 했다

<외국인들의 전형적인 여행모습...짚차엔 삶에 필요한 모든 집기들이 질서정연하게 놓여있다. 일찌감치 식사를 마쳤는 지,

직접 싣고 다니는 탁자에 의자를 펼치고 여유롭게 컴퓨터를 들여다 보고 있다. 숙소엔 와이파이가 다 되니, 뭐든 할 수 있다. 이 모습이 여유로워 보여서 사진찍어도 되냐고 물었더니 흔쾌히 오케이 한다.>

 

     

     

 

한국과 토론토와는 달리 이곳은 한 여름 무더위...

입고 온 두터운 옷가지들을 집어넣고 얇은 여름옷으로 갈아입자니,그것마저 다 예상을 하고 짐가방을 꾸렸어도 짐가방에 무리가 오는듯 하다.

 

 그중에서도 가장 신경쓸 일은 역시 돈과 카드,여권 관리다.

40여일 동안 쓸 모든 경비를 어떻게 관리하느냐가 제일 중요하 관건...

나와 친구 이풀은 등산화 바닥에 일부를 넣고, 나머지도 여기 저기 분산해서 관리하기로 했다.

그러나 잠 잘때나 공동욕실에서 씻을땐 또 등산화 바닥에 깐 돈을 사람들 시선을 피해 꺼내서 복대에 차고 잘 관리를 해야하니....

공동욕실에서 스스로 깜빡해서 잃어버리는 경우도 다반수다

 

 

 

 

 

 

 

비교적 빨리 씻어서 짐가방을 빨리 꾸리고 잠자리에 들었다.

여럿이 쓰는 방에선 이어폰을 꽂고 음악을 듣다가 빨리 잠을 청하는게 제일 낫다.

그러나 비행기에서 잠을 자서 그런 지,,,여럿이서 쓰는 방이 아직 익숙지 않아서인 지

여전히 잠들기가 힘들다.

 

 

 

 

 

 

 

 

 어느새 잠이 들었는 지....

늦도록 잠을 이루지 못하다가 겨우 새벽녘에  잠깐 잔것 같다.

서둘러 준비를 마치고 마당에 나가서 어제 안먹고 가져온 기내용 샌드위치와 커피로 아침식사를 했다.

그런데...숙소에서 나온 빵이 너무 맛있단다~

에공~ 그렇다면 한번 맛좀 볼까?? ㅋㅋ

아닌게 아니라 몇종류의 빵과 쥬스, 커피가 아침식사로 제공되었는데, 정말 빵이 너무나 맛있는 거다.

분명 샌드위치를 먹었건만....우린 빵을 2개나 더 먹었다.

 

'괜찮아~~ 배낭여행자는 공짜로 먹을 거 있을때 무조건 먹어줘야 하능겨~~'

ㅋㅋ

 

 

 

 

 

 

 

아침식사를 여유있게 마치고 미팅시간에 맞춰 거실로 모였다.

숙박비와 앞으로 들어갈 경비...

오늘 리마에서의 일정을 마치고 저녁때 피스코로 이동하니  그 시간안에 반드시 돌아와야 한다는 것....

등을 공지받고,

짐은 체크아웃해서 호스텔 보관소에 따로 잘 보관하고 (철재 와이어 끈으로 묶어둔다) 

모두 각자의 일정에 나섰다.

이동 수단은 대체적으로 4명씩 짝을 이루어 택시로 움직였다.

 

무엇보다 오늘 가장 조심해야 할 일은 강도와 소매치기다.

여권도 복사본만 챙기고,오늘 쓸 최소한의 경비만 가방에 꺼내놓고

만약에 강도를 만날것을 대비...20$ 정도는 따로 주머니에 넣고,

카메라와 핸드폰등도 상황을 봐서 잘 사용해야 한단다. 

좋은 DSLR 카메라와 스마트폰은 강도들의 대상이 되기 때문이다.

 

안전에 있어서 세계적으로 악명 높은 리마다.ㅠㅠ

 

 

<리마 대성당-삐사로가 직접 손으로 초석을 놓아서 시작한 페루에서 가장 오래된 성당. 1555년 작은 성당으로 지어졌다가 1746년 지진으로 크게 파괴된 것을 1755년 원형대로 복구했다.>

 

 

 

두꺼운 여행책자를 나라마다 잘라서 만든 책자를 들고 우린 그 책자에서 안내한것 중 선택을 해서 움직이기로 했다.

하루 일정도 온전하지 않은 짧은 시간에 엄청난 역사와 문화, 예술,아름다운 해변으로 가득한 리마를 다 본다는건 거의 불가능한 일이었다.

 

가장 만만한 것이 '아르마스 광장'을 둘러보는 일이다.

욕심을 내서 오후 코스로 추천한 '라르꼬마르 해변'과  '센뜨랄공원'과 '케네디공원,'사랑의 공원' 중 한곳만이라도 가볼까 하다가 시간상 너무 위험해서 우린 아르마스 광장과 주변만을 돌아보기로 했다.

 

아르마스 광장의 대성당과 대통령 궁, 산또 도밍고 교회, 산 프란시스꼬 교회,종교 재판소 박물관, 또레 따글레 궁전, 라 우니온 거리를 걸어 산 마르띤 광장까지....

제대로 보려면 그것도 벅차보인다.

 

 

 

 

 

 

 

 

<대성당옆에 붙어있는 부속박물관...>

 

             

 

 

 

 

                 

아르마스 광장에서 가장 먼저 눈에 띄는 것은 역시 대성당과 그 옆에 붙어있는 건축물이었다.

대성당 부속 박물관 정도 되는 듯한 이 건축물은 섬세한 조각의 나무 발코니가 거대한 석조건물에 붙어있는 것이 이제까지 봐온 다른 어떤 건축물에서도  볼 수 없었던 아주 독특한 건축 양식이었다.

 

우린 그 아름다움과 크기에 압도되어 정신없이 카메라 셔터를 눌러대었다.

카메라 조심하라고 했는데....ㅠㅠ

하지만 이 아름다운 건축물 앞에서 어찌 DSLR카메라를 꺼내들 지 않을 수 있겠는가!!

 

성당 내부에 들어가기에 앞서 우린 광장을 한바퀴 휘익 둘러보았다.

역시 관광 대도시 답게 빨강색 투어 버스가 광장을 가로 질러 간다.

아~~ 이쁘다~

저것도 타야되는데....

 

 

 

 

 

                                    

 

대성당 앞 계단에 앉아서 편안히 관광객들을 바라보고 있는 젊은 연인이 아름다워 보인다.

그 모습이 부럽기도 하고 너무 이뻐서 카메라를 들이대니 살짝 미소를 지으며 포즈까지 취해준다~

ㅎㅎ

 

 

 

 

 

 

헐~

말을 탄 기사까지 있네~

진짜 경찰일까??

아니면 그냥 관광용일까....

 

경찰이면 관광객들이 좀 안전할텐데....

아무래도 관광객들을 위한 서비스인가 보다.

내가 카메라를 들이대니 멈춰서서 멋진 포즈까지 잠시 취해주는걸 보니...ㅋㅋ 

 

 

 

우린 대성당 안을 들어가기로 했다.

입장료가 10솔이다.

 

커다란 성당안엔 그야말로 볼거리로 가득했다.

이곳 남미의 특징이라면 서부 유럽의 성당들 내부 장식이 주로 성화와 작품성을 띈 조각품인데 반해 이곳 페루 리마의 대성당 내부는 천으로 된 옷까지 입은 사실적인 성상들이  많다는 것이다.

 

성상의 표정 또한 너무나 사실적이어서 예수님의 고통이 너무 처절하여 거룩함을 느끼기 보다는 인간적인 아픔과 고통이 먼저 강하게 느껴져 온다는 것....

남미 사람들의 외세의 침략속에서 남모르게 겪어내야만 했던 처절함과 아픔, 고통이 그대로 담겨져 있는 것일 지도 모른다고 생각했다.

  

한 발자욱 걸음을 뗄때마다 나타나는 어마 어마한 성상들의 모습에 반드시... 꼭...기도를 하고 가야만 할것 같아서...나의 관람시간은 한없이 지체되었다.

그렇게 얼마가 지났을까...

그제서야 약속 시간이 있었다는걸 생각해 냈다.

 기도도 간단하게 ..걸음을 재촉했다.

아무리 그래봤자 그렇게 빨리 휘이익 보고 나갈 곳은 아니었다.

미로처럼 벽에 나있는 또 다른 방에는 눈을 뗄 수 없는 보석같은 성화와 성상, 의복, 제기들로 가득했기 때문에...

 

 

 

 

 

감탄과 놀라움을 가득 안은 채 내부를 둘러보고 나오다가 성물방 앞에서 한국인 여행객을 만났다.

그녀들이 우리가 카메라를 목에 걸고 마구 사진을 찍고 있는 모습을 보더니만 기절을 하면서 조심하라고 경고를 한다.

 

대낮 사람이 가득한 광장에서도 목에 칼을 들이민다고....

복대를 메고 있다는 것도 알고, 허리 벨트에 돈이 들어있는 것도 알고,

신발 깔창에 돈이 있다는 것도 다 안다는 것이었다.

자기들도 대낮에 당했다는 것이었다.

우리는 이 말에 너무 놀라 카메라를 정신없이 가방안에 집어넣었다.

 

그리고는 하는 말이 속옷에 넣는 것이 가장 안전하다는 것이었다.

아주 특별한 강도를 만나지 않고는 지네들도 재빨리 헤치워야 하기때문에 은밀한 곳까지는 접근하지 않는다고....ㅠㅠ

 

여행 첫날인 우리는 그들의 여행담을 한동안 들은 뒤 헤어져 광장으로 나왔다.

저쪽 편으로 사람들이 가득하다.

 

'헐~ 뭐지?? 뭐가 있는거야~~'

우린 뛰다시피 해서 그리로 갔다.

다름아닌 대통령 궁앞에서의 근위병 교대식이다.

 

 

 

근데...어떡하지??

사진 찍고 싶은데....

 

대낮 광장에서 목에 칼을 들이밀고 당했다는 그 처자들의 말에 잔뜩 겁에 질린 우리는 카메라를 선뜻 꺼내들 수가 없었다.

그러나 주변을 둘러보니, 총을 멘 경찰들이 가득하다.

 

'에잇~ 경찰이 잔뜩 있잖여~

여기가 어디여~~ 대통령 궁 아니여~ 설마 여기에서도 강도가 칼을 들이밀까....'

 

갑자기 위험한 배짱이 생긴다.

걍 카메라를 슬쩍 꺼내들고 마치 촬영 금지된 곳에서 도촬하듯이 셔터를 누르곤 얼른 다시 가방에 들이민다.

 

 

 

<대통령 궁>

 

사실 대통령 궁앞에서 행해진 사열식은 상징적 의미만 있었지 특별히 볼것은 없었다.

사열식이 끝나고 우린 광장을 가로질러 걸었다.

아!! 카메라 꺼내면 위험할까??

에잇~ 모르겠다. 내 카메라는 그래도 미러리스 DSLR이니 작아서 잘 안 보일거야~

스스로 위로를 하며 카메라를 슬금 슬금 꺼내 사진을 찍었다.

 

 

 

 

 

 

 

 

 

 

 

 

 

 

 

 

 

 

 

광장을 가로질러 나오니 저만치 장갑차 같은게 보인다.

우린 멀리서 그 광경을 카메라에 잡았다.

그런데 갑자기 이 경찰관 아저씨들이 우릴 부른다.

'허걱!! 뭘 잘못했지?? 사진 찍으면 안되는 거였나?'

겁을 먹은 채 경찰관에게 갔다.

 

그런데....이 아저씨들 자기들이랑 사진을 같이 찍자는 거다.

푸헐헐~~

 

우리는 그런 이 경찰 아저씨들이 갑자기 정겹게 느껴졌다.

"그려~ 뭐가 강도가 많다는 겨~~

이렇게 장갑차까지 대동하고 지키고 있구먼~

여긴 대통령 궁 앞이니까, 이 아저씨들이 잘 지키고 있으니까 괜찮을껴~~"

 

 

우린 갑자기 배짱이 두둑해져 히히낙낙 카메라를 목에 메고 걸으며 사진을 찍었다.

 

 

 

 

 

 

 오오~

저만치 산자락에 다닥 다닥 성냥갑 쌓여있는 듯한 동네가 시야에 들어왔다.

달동네란 느낌보다는 너무 귀엽다고 이쁘다란 느낌이 들정도로 알록 달록한...

 

렌즈를 끝까지 당겨서 찍어보지만 망원이 아닌지라 안타까움이 인다.

 

우린 몇컷 찍다가 아무 생각없이 다리를 건넜다. 

 

노오란 벽에 섬세한 조각의 나무 발코니가 달려있는 건물들로 나열된 골목이 이뻤다.

골목 끝자락에 성당같은 건축물이 보였다.

우린 거기까지 한번 가보자고  ...어떻게 그렇게 한 순간에 두려움이 없어졌는 지...

의기양양 카메라를 목에 걸고 셔터를 신나게 눌러대며 거리를 걸었다.

 

 

그때 한 가게 아저씨가 우리에게 손짓했다.

위험하다는 거였다.

우리는 그제서야 이곳이 악명높은 리마란걸 깨달았다.

주섬 주섬 카메라를 가방에 집어넣고 계속 길을 걸었다.

그랬더니,,이번엔 다른 분이 우리를 또 불러서 몹시 위험하다는 신호로 칼로 목을 그어대는 시늉을 보인다.

헐~~

 

 

아~~ 그렇지~

강북을 절대 넘지 말라고 책자에 나와 있었어.

알록 달록 너무 귀엽고 앙증맞아 보이는 저 산꼭대기 다닥 다닥 붙어 있는 집들이 빈민굴인게야~

 

 

 

 우린 깜짝 놀라서 얼른 발걸음을 돌렸다.

그리고 마치 우리뒤를 누군가가 따라올 지도 모른다는 두려움 마저 느끼며 정신없이 그 거리를 빠져 나왔다.

 

다시 광장으로 들어섰다.

힘차게 뿜어 올리는 분수가 시원하게 느껴져서 좋다.

 

그때 저만치서 익숙한 얼굴들이 보였다.

아~~ 우리 일행들이다~

이 젊은 아가씨들은 어디를 보고 오는 길일까?
그리고 지금 행선지는 또 어디를 향하고 있는 것일까....

우리는 반가움에 두 손을 치켜 들고 환호하며 그대로 지나쳤다.

모두들 계획대로 일정들을 소화하느라 바쁜 걸음이다. 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