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미 일주 44일 배낭( 2012.3~2012.4

2.남미여행의 보너스...나이아가라 폭포의 웅장함..

나베가 2012. 5. 24. 17:42

 

며칠 전부터 싸기 시작한 짐을 겨우 어젯밤 늦게서야 끝내고, 집안 일등 여행 떠날 모든 채비도 마쳤다.

여행 떠나기 전 날 수없이 많은 날들을 밤을 꼴딱 새며 보냈건만, 그래도 이번엔 조금은 편안함 맘으로 침대에 누워 잠까지 잤다. 더우기 출발시간도 오후라서 점심을 먹고 나가도 될만큼 여유가 있다.

 

남편은 출장중이었고, 그래도 딸아이가 시간을 내서 공항까지 배웅을 해 준댄다.

공부하느라 바쁜데....

굳이 그렇게 하지 않아도 되는데....

택시 콜해서 타고 킨텍스앞에서 공항버스 타면 금방가는데.....

그래도 엄마가 기인 여행 떠나는데, 공항까지 배웅을 해야 지 맘도 편한가 부다.

늘 그렇듯 너무 고맙고 사랑스런 딸이 아닐 수 없다.

ㅎㅎ

 

오후 3시..만남의 장소로 갔다.

예비모임때 만나 조금은 익숙한 얼굴들이 보인다.

헐~ 그런데 불과 며칠 전 예비모임때만도 16명이었던 일행이 일주일 사이에 23명으로 늘었다.

길잡이 포함...24명.

'아~~ 너무 많다~'

갑자기 숨이 턱 하고 막혀왔지만, 이미 여정은 시작된 것이다.

정신 똑바로 차리고 돌아오는 그 날까지 무탈하게 오직 감동만을 가슴에 담고 돌아와야 할텐데....

'그래야겠지~ 아니, 그럴거야~'

 

 

수속을 끝내고 일찌감치 입국장으로 들어섰다.

습관처럼 면세점을 한바퀴 휘익 돌았지만 맘은 전혀 그곳에 있지 않다.

이번에야 말로 한달하고도 보름이나 되는 그야말로 해발 4000 m고지를 넘나들고,,,피치로이 등반에 공중도시 마추픽추, 기암절벽 와이나 픽츄 트래킹에

빙하트래킹까지....그야말로 스펙타클하고 익사이팅한 거대한 땅 남미를 일주하는 여정인데 절대 손톱만한 짐도 늘려서는 안되는 일이었다.

커피를 한 잔 사들고 일찌감치 게이트로 갔다.

이런 맘은 비단 나뿐만이 아니었는 지 일행들 대다수도 벌써 게이트 앞 의자에 앉아 있었다.

그 어느때 보다도 긴장감과 설레임에 맘이 다 콩딱거린다.

아!! 음악이나 들어야지~

 

 

드디어 탑승했다.

우리가 탄 에어캐나다 항공기는 토론토까지 직접가는게 아니라  벤쿠버 공항에 내려서 입국수속을 하고 다시 출국...국내선으로 갈아타고 토론토까지 가는 여정이었다.

그리고 토론토에서 하루 숙박하고, 오전에 자유시간을 보낸 뒤 다시 토론토 공항서 페루 리마공항으로 가야하는 기인 여정이었다.

여행이 시작되기도 전에 지쳐버릴것 같지만, 그래도 여행을 떠날땐 절대 지치지 않는다.

설레임과 긴장감때문에...ㅎㅎ

 

10시간이 넘는 비행끝에 벤쿠버에 도착했다.

하얀 눈이 쌓인 아름다운 산이 시야에 가장 먼저 잡힌다.

아!! 그랬지~ 예전에 2월에 왔을때도 저랬었어. 산꼭대기엔 하얀 눈이 쌓이고 그 아래는 녹음이 짙은 초록산이...그리고 그 앞으로 강줄기가 유유히 흐르는... 휘슬러까지 가는 그 여정이 너무나 매혹적인 모습이었었지~

깔끔한 공항의 모습이 그 하얗게 눈덮인 산의 모습과 어우러져서 아름답게 보였다.

걸음을 멈추고 카메라를 꺼내어 몇컷 잡아본다.

 

벤쿠버는 입국수속이 아주 까다롭기로 정평이 나있다.

이번이 벤쿠버 공항엔 3번째로 오는데, 가장 처음 왔을때 무려 2시간이 넘는 시간이 걸렸어서....아주 쓰러질 뻔 했던 기억이 있다.

그런데 이번엔 별도로 우리만을 따로 불러서 수속을 밟아주었고, 더우기 한국인이 와서 도와주었기때문에 아주 수월하게 입국수속을 마칠 수 있었다.

기다림은 길지 않아 곧바로 다시 국내선 항공기로 갈아타고 토론토로 향했다.

 

토론토에 도착을 하니 깜깜한 밤....

무심코 내다 본 창밖 풍광이 장관이다.

'아!! 야경이....너무 근사하다~'

정신없이 또 카메라를 꺼내어서 비행기가 착륙하기 직전에 몇 컷 잡을 수 있었다.

ㅎㅎ

 

 

 

 

이미 벤쿠버에서  입국수속을 마쳤기때문에 토론토에서의 입국 수속은 아주 간단했다.

밖으로 나오니, 우리를 반기는 애송이 학생이 있다.

우리를 숙소까지만 안내해주는 하루 길잡이이다.

우리는 4~5 명씩 나누어서 택시를 잡아타고 숙소로 향했다.

가는 그 동안에 우린 내일 오전 시간을 어떻게 보내야 할 지, 의논했다.

 

 

 

시티투어를 하고 싶지만, 그것을 하기에는 시간이 너무 짧고, 나이아가라 폭포에 가자니 왕복 3시간이 걸린다하니 그 또한 너무 멀어서 불가능해 보였다.

이런 저런 궁리를 하고 있는데, 나이아가라 폭포는 입장료도 없고, 개장시간이 따로 있지않아 아무때나 갔다올 수 있다는 얘기가 들린다.

와우~~ 그렇다면 한 밤중에라도 택시를 타고 갔다 올 수 있다는 얘기...

새벽 6시에만 출발해도 공항에 11시반까지만 가면 되니까 그곳에서 2~3시간 동안을 보낼 수 있으니 ....충분하다.

 

아아~~ 좋아 좋아~~가자!

택시비가 얼마가 되든 무조건 가는거야~~

우린 즉석에서 의견을 수렴했다.

 

 

새벽 6시출발. 그곳에서 2시간반 머물고, 공항에 11시반까지 데려다 주는 조건으로 375 $....

이것을 5명이 나누면 1인당 75$ .

어짜피 호텔에서 공항까지 가려면 또 택시비가 드니 결국 우리는 60$ 에 나이아가라를 보는 셈이었다.

 

아~~ 나이아가라를 보기위해 수백만원을 들여서 오는데,우린 단돈 60$ 에 나이아가라를 보는거네~~

올레~~ 우리들 입에서는 연신 탄성이 터졌다.

그중에서도 특히 난....내일 나이아가라 폭포를 보면 앞으로 우리가 남미 여행중 볼 '이과수 폭포'까지 세계 3대 폭포를 다 보는 행운을 누리게 되는 거다.

흥분이 목젖까지 올라 난 이 의견을 제일 처음 낸 얼굴도 이름도 이쁜 '류 리'를 힘껏 안아주었다.

 

 

 

우리가 제일 마지막으로 호텔에 도착을 했다.

말이 호텔이지....로비엔 우리들 일행이 서 있기에도 비좁을 정도로 협소했고, 일 처리도 미숙해서 체크인을 하는데 오랜 시간이 걸렸다.

시간은 이미 너무 늦은 시각이었는데....

겨우 체크인을 하고 방으로 가는데, 이건 뭐 엘리베이터도 없는 계단으로 무려 5층까지 올라야 했다.

헐~~ 이 짐을 들고 5층까지...ㅠㅠ

예삿일이 아니었다.

아~~ 앞으로 계속 이렇게 숙소가 계단으로 오르내려야 한다면 캐리어를 가지고 온 나로선 정말 괴롭지 않을 수 없는 일이었다.

캐리어로 쓰다가 계단에선 배낭으로 메고 오를 수 있는 끌랑을 가져왔어야 했는데...일찌감치 준비를 못해서 결국 배송지연으로 취소를 할 수 밖에 없었던 게으름을 탓해보지만 이미 때는 늦은...

ㅠㅠ

 

 

 

그러나 우리의 시작부터의 고난은 여기서 끝나지 않았다.

복도엔 불이 너무 어두워서 키을 넣을 구멍 조차 보이지가 않았다는 것...

그리고 방은 너무 어두워서 헤드랜턴을 쓰고 짐을 풀어야했고. 한 방에 4명이 쓰는 도미토리방의 침대는 올라가기에도 불안한 흔들리는 2층 침대였다.

씻고, 짐을 정리하고,가지고 올라온 침대시트를 깔고, 내 침낭을 펴고 누웠다.

오 마이 갓!! 

 뒤치덕거리지도 않는데...숨만 쉬고 있어도 마치 파도치듯 침대가 흔들리는 것 같다. 그건 윗층이나 아랫층이나 피차에 마찬가지다.

어짜피 욕실 2개에서 순차적으로 씻느라 늦어지고, 짐을 다시 풀었다 꾸리고 하다보니 이미 12시가 후떡 지난 시각...

아직도 짐을 채 제대로 꾸리지 못해 부시럭 거리는 소리까지 합해져 정말....나는 잠을 한 숨도 잘 수가 없었다.

또 새벽같이 일어나 짐가방까지 챙겨서 나이아가라로 가야하니...

에잇~그냥 밤을 꼴딱 새기로 맘을 고쳐먹고 음악을 들었다.

 

아무리 그래도 그렇지~

여기가 아프리카도 아니고, 잘 사는 나라...캐나다 토론토 시내인데...세상에 호텔이 이렇다니....

내가 아프리카에 가서 생애 처음으로 별 한개짜리 호텔을 보고 기절했는데, 거긴 여기에 비하면 최고급 스위트룸이었다고 할까...

아니,,,,그리고 또 이렇게 허접한 방이 침대 한개에 23$ 나 한다는게 도대체 말이 되지않아 보였다.

헐~~ 토론토 시내 물가가 장난이 아닌가 부네~~ㅠㅠ

 

 

뜬 눈으로 보내고 새벽에 호텔을 나섰다.

나이아가라 폭포를 선택한 사람은 우리 뿐만이 아니라 한 팀이 더 있었다.

우리 택시기사는 벌써 와서 기다리고 있었다.

나이아 가라 폭포를 보기위해 어둠속을 뚫고 도심을 달리는 기분은 이미 흥분의 정점에 가 있었다.

어젯밤...기가 막힌 호텔에서의 떫떨했던 기분도 한 순간 다 잊혀졌다.

 

 

어둠이 서서히 걷히며 한 켠에서 붉게 타오르는 태양....

아!! 일출이야~ 일출을 보다니....

순식간에 해는 붉게 타 오르고...나이아 가라를 보러 가는 중에 뜻밖의 멋진 일출을 봄에 또 우린 흥분했다.

흥분속에서 달려온 나이아가라 폭포는 토론토 시내에서 그리 멀리 있는것 같아 보이지 않았다.

 

우리 시야에 드디어 나이아가라 폭포에 다 왔다는 증거가 잡혔다.

바닥이 흥건히 젖어있는....

폭포의 위용이 얼마나 세면 여기까지 이렇게 다 젖었을까.....

우우~~

 

 

 

차에서 내리니 쌀쌀한 바람이 얼굴을 아프게 했다.

옷을 꽁꽁 껴입고, 모자까지 쓰고 바람에 벗어지지 않도록 꽁꽁 끈을 조여맨다.

그리고 다락같이 폭포곁으로 달려갔다.

어느새 훌쩍 떠오른 햇살이 강하게 폭포를 내리 비쳤다.

그 빛의 줄기가 물살에 반사되어 더욱 폭포의 물줄기가 성나 보이게 했다.

예전에 와봤던 친구들이 오늘 수량이 유난히 많아 그 위용이 대단하다고 탄성을 뱉는다.

와아~~

 

 

한동안 발걸음을 묶인 채 구름처럼 물보라를 일으키며 쏟아지는 거대한 물줄기에 넋을 놓고 있었다.

몇달전에 아프리카의 빅토리아 폭포를 보고왔는데....그땐 건기라서 수량이 많지않아 그 위용을 제대로 느낄 수가 없었다.

아~ 폭포의 위용이 이렇구나~~

빨려들어갈 것 같은 그 물줄기의 거대함 앞에서 난 연신 감탄사만을 내뱉을 수 밖에 없었다.

 

 

아무도 없는...

인적없는 새벽에....

 이 엄청난 폭포의 한 가운데 내가 있다니....

천둥치듯 엄청난 위용의 폭포소리 앞에서 적막감을 느끼다니...

짜릿했다.

 

 

 

시간적 여유를 많이 두었기때문에 우린 길을 따라 계속 걸었다.

폭포에서 떨어진 엄청난 안개비에 촉촉이 젖은 길을 따라 걷는 기분은 더없는 행복속으로 나를 인도했다.

 

 

 

 

얼마전 다녀온 저 멀리...아프리카 잠비아에 있는 빅토리아 폭포....가 머릿속을 스쳐 지난다.

그 모습과는 또 얼나나 다른 지....

건기에 가서 폭포의 위력보다는 너무나 아름다웠던 빅토리아 폭포...

도로를 걷는 나이아가라 보다 꽃 길을 걸었던 빅토리아가 다시금 눈앞에 선연하다.

 

오직 자연속의 아름다움....

광활함...

거대한 바위 절벽과 들꽃이 만발해 있는...매혹적인 빅토리아의 주변 풍광이 영화의 한 장면처럼 내 머릿속을 스쳐 지난다.

 

 

 

폭포에서 눈을 떼지 못하다가 겨우 눈을 돌리니,  거대한 호텔과 전망대, 카지노들이 한 켠에 가득 자리를 차지하고 있다.

그런 주변 모습은 감히 빅토리아 폭포와는 비교도 할 수 없는 안타까움이었다.

호텔내에서 거대한 폭포의 풍광을 볼 수 있다는 나름 근사함은 있겠지만...., ㅠㅠ

 

 

누군가가 그랬단다~

이과수 폭포를 보면서 ....

'아!! 나이아가라를 어쩌면 좋으냐고~~'

도대체 이과수 폭포의 위용은 얼마나 대단하길래 이 엄청난 나이아가라를 그렇게 표현했을까~~

상상력은 극으로 치달아 가슴이 다  멍멍할 지경이다.

 

 

호텔 라운지에 가서 브런치를 하려고 했는데, 너무 멀리까지 걸으며 여유를 부렸는 지...

어느새 일행들은 다 차에 타고, 택시가 우리를 찾아 내려오며 빵빵 크락션을 울려댔다.

헐~~ 벌써??

자연의 위대함 앞에서 ...떠날때는 늘 아쉽다.

그렇게 배우려고 맘을 먹어도 온전히 그 자리에 놓고 한 순간만을 가슴에 담아오기가 안타까운 것이다.

 

 

 

 

 

도로는 여전히 뻥 뚫려있다.

끝없이 잡히는 바다에 시선과 마음을 두면서 달리는 기분은 나이아가라를 보고 왔다는 감동에 더 얹혀져 더없이 상기되게 만들었다.

문득..생각이 들어 물었다.

"저거 바다맞지??"

"맞아~"

"아니야~ 토론토가 어디에 있는데 바다가 보여~~ 호수지~"

헐~ 그제사 캐나다 지도가 머릿속에 그려진다.

아!! 나라도 크기도 하지만...세상에나 끝없이 달려도 계속 호수라니...

 

 

공항엔 예상보다 훨씬 빠른 시간에 도착을 했다.

우린 브런치로 샌드위치와 요구르트를 한개 사서 둘이 나누어 먹었다.

 

 

 

아랫층에서 우리 팀은 단체로 출국수속을 할거라는 통보를 받고 온 터라 우린 아랫층으로 내려가 보았다.

그러나 어디에도 그런 말은 없었다.

팀원들을 더 기다릴까 하다가 보이지도 않고 해서 우린 그냥 수속을 먼저 마쳤다.

오오~~

그런데 나중에 알고보니, 우리 일행들이 우리를 찾고 있었던것...우리가 있어야 단체수속이 된다는 거였다.

 

오 마이 갓!! 어떡하면 좋아~~

분명히 그런 경우가 없다고 했는데....

정말 미안하고 난감하지 않을 수 없었다.

 

우린 팀원들의 전자서류를 가지고 일제히 나서서 수속을 도와주었다.

그래서 줄을 서지 않고도 빨리 수속을 마칠 수 있었다.

아휴~~ 

 

 

 

 

아!!

이제 진짜 남미로의 여행 시작이다.

우리의 목적지..남미로의 여행이 아직 시작도 되지 않은 마당에

보너스로 얻는 것 치곤 너무나 엄청난 것이었어~

나이아가라 폭포....

그려~~ 시작부터 판타스틱해!!

 

 

경비/ 어제(3/7. 숙박비-23$ 택시-11$)

         오늘(3/8. 나이아가라왕복 택시비-75$ 샌드위치,요구르트-8$ 커피 5$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