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연후기(클래식 2012년)

피터 비스펠베이 바흐 무반주 첼로 전곡연주회/5.15.화/예당 콘서트홀

나베가 2012. 5. 15. 16:30

 

 

 

 

피터 비스펠베이 바흐 무반주 첼로모음곡 전곡 연주회



단 하루. 바흐의 숨결과 마주하다.
 
피터 비스펠베이 바흐 무반주 첼로모음곡 전곡 연주회
Pieter Wispeley All 6 Bach Cello Suites

 
“독보적인 첼리스트이자 최고의 음악가이다.”-그라모폰
“An outstanding cellist and a really wonderful musician”-Gramophone
 
“테크닉과 음악적 성취가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연주 실력을 지녔다.”-선데이 타임즈
“Cello playing of incomparable technical and musical accomplishment.”-The Sunday Times 
 
세계적인 첼리스트 피터 비스펠베이가 2008년 베토벤 첼로소나타 전곡 연주회 이후 4년 만에 한국을 찾는다. 5월 15일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서 열리는 리사이틀에서 그가 준비한 레퍼토리는 모든 첼리스트의 최후의 관문인 바흐 무반주 첼로 모음곡 전곡이다. 140분의 대장정, 2번의 인터미션이 있는 이번 공연은 하룻밤에 바흐 첼로 모음곡 전곡을 들을 수 있는 특별한 시간을 선사한다. “여섯 곡 전곡을 하루에 연주하는 것은 바흐가 이야기하는 언어에 완전히 익숙하게 되는 기회를 제공하죠.” 라고 말하는 비스펠베이의 바흐와의 밀도 있는 내면의 대화가 기대되는 공연이다.
 
Highlights of this concert
4년만에 내한하는 세계적인 첼리스트 피터 비스펠베이
140분의 대장정, 2번의 인터미션, 이번엔 바흐 무반주 첼로모음곡 전곡 연주회! 

 
4년만에 내한하는 세계적인 첼리스트 피터 비스펠베이
21세기를 대표하는 첼리스트 피터 비스펠베이가 2008년 베토벤 첼로소나타 전곡 프로그램 이후 4년 만에 리사이틀을 갖는다. 이번 공연에서는 ‘첼로의 성서’라고 불리는 바흐 무반주 첼로 모음곡 전곡을 들려준다. 2000년 동일한 프로그램으로 유례없는 찬사와 호평을 받은지 꼭 12년 만에 국내 팬들에게 다시 한 번 바로크 음악의 정수를 선보이다. 그때와는 또 다른 해석으로 연주할 그의 바흐 연주 기대해도 좋을 것이다. 피터 비스펠베이는 원전 첼로의 거장 안너 빌스마를 사사했고, 1989년 채널 클래식스 레이블의 첫 작품으로 탄생한 바흐의 무반주 첼로 모음곡 전곡 음반을 통해 네덜란드를 넘어 전 유럽에 이름을 알렸다. 세계 곳곳에서 연주와 30여종의 음반을 발매를 통해 실력파 첼리스트로 인정받으며 왕성한 활동을 펼치고 있으며, 국내에서도 1996년 첫 내한 후 꾸준히 리사이틀과 협연연주를 통해 클래식 애호가들의 사랑을 지속적으로 받고 있다. 비스펠베이는 1996년 첫 리사이틀에서 한국 관객의 열렬한 환호를 잊지 못하고 있다. 여러 번의 커튼콜과 2시간 넘게 사인을 한 기억은 그에게 좋은 인상으로 남아 그 후 여러 차례 한국 관객들에게 좋은 연주를 선사하였다. 그는 원전악기와 현대 첼로까지 다양한 악기를 사용하는 것으로 유명하다. 관객들은 그가 무대 위에 들고 나올 악기에도 큰 관심이 쏠리곤 한다. 원전악기인 바락 노먼과 피콜로첼로, 그리고 모던악기를 사용하고, 최근에는 2004년 과다니니 악기 사상 최고 경매가를 기록한 1760년산 지오바니 바티스타 과다니니를 주로 사용하고 있다. 첫 내한 연주 때 바흐와 슈베르트는 원전악기인 바락 노먼과 피콜로 첼로를 사용하고 포레와 폴랑의 곡은 모던 첼로를 사용해 고전과 현대를 자유자재로 넘나드는 첼리스트로서의 기량을 마음껏 뽐냈었다. 2000년에는 하루에 바흐 첼로 모음곡을 완주하며 세간의 주목을 받았었다. 이 당시 바흐 음악의 아름다운 실체를 18세기 음악으로 재현해내기 위해 모음곡 6번은 피콜로 첼로로 연주했고, 그 외 모음곡은 바락 노먼 첼로를 사용하였다. 2002년과 2008년에는 ‘첼로의 신약성서’라 불리 우는 베토벤 첼로소나타 전곡 프로그램을 연주하며 또 한 번 큰 이슈가 되었다. 2005년에는 브람스 첼로 소나타를 1760년산 과다니니 첼로를 국내에서 처음 선보이며 각광받았다. 바흐의 음악을 완벽히 재현해 내려는 비스펠베이는 이번 공연에서는 과다니니 첼로를 사용하여 보다 풍부한 첼로 음색을 선사하니, 2000년 바락 노먼 첼로를 이용한 연주와는 다른 매력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140분의 대장정, 2번의 인터미션, 이번엔 바흐 무반주 첼로모음곡 전곡 연주회!
이번에 그가 국내 팬들을 위해 준비한 레퍼토리는 바흐 무반주 첼로 모음곡 전곡이다. 그것도 단하루만에 전곡 6곡을 연주한다. 두 번의 인터미션이 있는 140분의 연주는 연주자와 관객 모두에게 고도의 집중력을 요한다. 마치 바흐가 살아돌아온 듯, 바흐와 혼연일체가 되어야만 가능한 일이다. 그의 활 끝에서 흘러나오는 풍부한 선율은 우리를 바로크 시대로 안내할 것이다. 강약을 조절하며 자연스럽게 흘러가는 그의 선율에 마음의 귀를 기울이다 보면 바흐와 마주하는 2시간 남짓한 시간은 금방 흘러갈 것이다. “여섯 곡 전곡을 하루에 연주하는 것은 바흐가 이야기하는 언어에 완전히 익숙하게 되는 기회를 제공하죠. 전곡을 통틀어 첼로가 인류를 위해 모든 것을 이야기할 수 있다는 느낌이 점점 증가합니다. “ 피터 비스펠베이_ 2000년 10월 『객석』인터뷰
 
“피터 비스펠베이의 바흐 모음곡 전곡 연주회가 열렸던 2000년 10월, 예술의 전당 콘서트홀 은 바흐의 음악을 들으려는 사람들로 입추의 여지가 없었다. 과연 그의 연주는 비범했다. 중요한 부분은 철저히 강조하고 나머지 부분을 몰아치는 그의 해석에 듣는 이들을 공감하게 만들었다. 바흐의 무반주 첼로 모음곡이 가볍고 발랄한 춤곡이라는 사실을 보여줬다. 진지하게만 생각되었던 바흐의 음악에서 멋들어진 춤과 리듬의 유희를 발견하고 마치 최면에 걸린 사람처럼 꼼짝없이 그의 음악에 빠져들 수밖에 없었다. 비브라토를 거의 사용하지 않고 자연스럽게 활이 가는 대로 움직이는 풍부한 표현력은 매우 놀라웠다. 그 효과는 너무나 강렬해서 깊은 인상을 남긴다. 무대 뒤로 사라져가는 그의 뒷모습을 보면서 순식간에 지나가버린 그 세시간이 못내 그리웠다.” 
2000년 12월 『객석』리뷰 중 일부 발췌 _ 음악 칼럼니스트 l 최은규
 
바흐의 무반주 첼로 모음곡은 첼로 솔로를 위해 쓰인 최고의 작품 중 하나라는 평가를 받는다. 세상에 알려지지 않은 곡을 카잘스가 발견해내고 처음 연주한 이래 모든 첼리스트의 최후의 관문이 되었다. 각 곡은 전주곡과 몇 개의 무곡 모음곡들로 구성되어있다. 알르망드는 ‘독일풍의 무곡’으로 장중한 느낌이, 쿠랑트는 ‘프랑스의 무곡’으로 켱쾌함이, 사라방드는 ‘스페인의 무곡’으로 느리고 우아함이, 지그는 ‘영국풍의 무곡’으로 쾌적하고 빠르게 활력을 주며 클라이막스를 장식한다. 이 모음곡들은 다양한 기술적 요소, 풍부한 감정적 표현, 그리고 바흐의 호소력 짙은 음색 전달을 요하고 있다. 비스펠베이는 이를 모두 갖춘 연주자로 손색이 없으며 바흐의 춤곡을 풍부한 표현력과 독창적인 해석으로 여유있게 잘 표현하고 있다. 바흐의 첼로 모음곡이 무겁고 심각한 곡이 아니라 생기있는 춤곡이라는 느낌을 첼로의 깊은 음색으로 잘 살린다. 장엄하게 펼쳐지는 이 모음 곡들을 통해 격렬한 드라마와 숭고한 승화감을 동시에 맛볼 수 있다. 이 모음곡은 그에게 처음으로 음악적 감동을 준 곡으로, 그는 1990년과 1998년 두 번에 걸쳐 녹음했고, 쇼크상, 디아파종상 수상 및 텔레라마, 그라모폰 만점음반으로 큰 주목을 받았었다. 13살의 비스펠베이는 그의 스승인 안너 빌스마의 바흐 첼로 모음곡을 듣고 큰 감명을 받고, 아름답고 신비로운 세상을 보았다고 한다. 각별한 애정이 있는 바흐의 연주를 듣는 귀한 시간이 될 것이다.


  
                               


테크닉과 음악적 성취가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연주 실력.”-선데이 타임즈
 Cello playing of incomparable technical and musical accomplishment. -The Sunday Times

“비스펠베이는 지체 없이 최고로 서정적이고 열정적인 연주를 선보였다.”-더 가디언
 Wispelwey’s playing is at once supremely lyrical and furiously intense -The Guardian

“비스펠베이는 깊이 있는 현대 첼리스트 중 한 명이다.”-아메리칸 레코드 가이드
 Wispelwey is one of the deepest of contemporary cellists -American Record Guide

“관객과 깊이 있는 소통을 하며 극히 개인적인 공연을 보여주었다.”-뉴욕 타임즈
 Deeply communicative and highly individual performances. -New York Times

“독보적인 첼리스트이자 최고의 음악가이다.”-그라모폰
 An outstanding cellist and a really wonderful musician-Gramophone


피터 비스펠베이는 과거와 현대 첼로를 둘 다 훌륭하게 다루는 몇 안 되는 첼리스트 중 한 명이다. 작품 스타일에 대한 예리한 자각 능력을 가지고 있으며 독창적인 해석과 테크닉을 익히는 경이로운 능력을 가지고 있어 바흐에서 슈니트케, 엘리엣 카터까지 다양한 레파토리를 선보이며 비평가와 관객 모두의 사랑을 받아왔다.
 
네덜란드 하를렘 태생인 비스펠베이의 세련된 음악성은 그가 받아온 트레이닝에서 비롯된다. 초기에는 암스테르담에서 디키 부커, 안너 빌스마를 사사했으며 미국에서 폴 카츠, 영국에서는 윌리엄 플리드를 사사했다. 1992년도에는 네덜란드에서 가장 촉망 받는 음악가에게 주는 네덜란드 음악상을 첼리스트 최초로 받기도 했다.
 
앞으로의 협연 중 주목할만한 연주는 일본 필하모닉, 상파울로 심포니, 스코틀랜드 체임버 오케스트라, 리에쥬 필하모닉과의 협연 그리고 플란더스 심포니 오케스트라와의 투어 공연뿐만 아니라 로스트로포비치와 함께 하는 호주 오케스트라와의 연주에도 참여하게 된다.
 
다가올 리사이틀로는 포르테 피아니스트인 크리스티안 베주이덴후트와의 듀오연주(비엔나, 런던, 브뤼주)와 피아니스트 세드릭 티베르기앵 (마드리드, 런던)과의 연주가 있다. 솔로 리사이틀로는 암스테르담과 폴란드에서의 페스티벌과 이탈리아, 독일, 북미의 투어 연주와 더불어 파리, 런던, 보스톤, 도르트문트, 도쿄, 베이징, 서울, 아테네에서의 독주 연주가 예정되어 있다.
 
피터 비스펠베이는 프랑스 보브베르 첼로 페스티벌 2009-2011년 음악 감독을 맡았으며, 저명한 첼리스트들과 함께 첼로 리사이틀, 협주곡, 체임버 뮤직을 작곡하며, 새로운 음악의 다양한 시도들에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비스펠베이는 5개 대륙에 걸친 연주 경력을 가지고 있으며 보스턴 심포니, 달라스 심포니, 세인트 폴 체임버 오케스트라, NHK 심포니, 요미우리 일본, 도쿄 필하모닉, 삿뽀로 심포니, 시드니 심포니, 런던 필하모닉, 할레 오케스트라, BBC 심포니, BBC 스코틀랜드 심포니, 계몽주의 오케스트라, 아카데미 오브 에인션트 뮤직, 라이프치히 게반트하우스 오케스트라, 다니엘 국립 라디오 심포니, 부다페스트 페스티벌 오케스트라, 카메라타 잘츠부르크 등 세계 일류 오케스트라와 협연하며 이반 피셔, 에사-페카 살로넨, 헤르베르트 블롬슈테트, 야닉 네제-세겡, 제프리 테이트, 켄트 나가노, 네빌 마리너, 필립 헤레베헤, 바실리 시나이스키, 블라디미르 유로프스키, 파보 베르그룬드, 로저 노링턴 등의 지휘자들과 함께 작업하였다.
 
런던, 파리, 암스테르담, 브뤼셀, 베를린, 밀라노, 부에노스 아이레스, 시드니, LA, 뉴욕 등 세계 곳곳에서 정기적으로 리사이틀을 열며 비스펠베이는 가장 카리스마가 넘치는 연주가 중 한 명으로 명성을 쌓아 올려가고 있다.
 
피터 비스펠베이는 채널 클래식스를 통해 총 20개가 넘는 음반을 발매했으며 그 중 6개는 주요 음반상을 받기도 했다. 가장 최근의 음반으로는 월튼 첼로 협주곡(시드니 심포니/제프리 테이트), 프로코피예프 심포니 콘체르탄테(로테르담필하모닉/바실리 시나이스키), 브리튼 첼로 교향곡 (플란더스 심포니/김성향)- 전체 실연 음반, 슈베르트 첼로와 피아노를 위한 곡(판타지 D934, 그랜드 듀요 D574, 아르페지오네 소나타)와 원전악기로 녹음한 특별한 음반들도 있다.
 
또한 멘델스존 첼로 소나타와 쇼팽 왈츠곡이 오닉스 레이블을 통해 2011년 여름 발매되었다.
 
현재 피터 비스펠베이는 1760년산 지오바니 바티스타 과다니니와 1710년산 룸바우트 바로크 첼로를 사용하고 있다.

예전에 내한했을때의 피터 비스펠베이의 모습들....

     

                                                             비스펠베이의 싸인 음반....

     

 

 

 

                                                    로뎅 갤러리에서의 연주 모습...

   

 

공연날...후기...

예습도 할겸 하루 종일 '파블로 카잘스'의 바흐 무반주 첼로 음반을 CD플레이어에 올려놓은 채 있다가 예술의 전당으로 향했다. 문득 오늘 프로그램이 6곡 전곡 연주회란걸 생각해 내고, 그제서야  혹시 연주 시간이 바뀐게 아닐까...그렇다면 이미 늦은 거??...순간 덜컹 내려앉는 맘으로 확인을 해보니 다행히 그냥 8시 시작이다. 가슴을 채 쓸어내리기도 전에 또....'헐~ 그렇다면 오늘 공연이 몇시에 끝난다는 거지??' 싶어서 또 시간 계산을 마악 해본다. 연주시간만 140분.. 15분씩 인터미션 2번....오옷~~ 그렇다면 11시가 넘어서 끝나고.... 그 시간이면 마을버스는 끊기고...강남역에서의 직행 좌석도 끊기고...천상 걸어서 남부터미널까지 가서 지하철을 타고 오면....집에 도착시간.. 새벽 1시반.... ㅠㅠ 

하지만 뭐~ 오늘 바흐 무반주 첼로곡 전곡을 하루에 다 듣는데 그게 뭐 대수랴~ 싶어 다시금 오늘 공연에 대한 감동을 추스리며 발걸음을 재촉한다. 로비엔 벌써 사람들로 가득하다. 티켓부스로 가서 티켓을 마악 찾고 있는데, 그때 누군가가 내 뒤에서 웃으면서 말을 건다. 

"내가 아는 사람 같군요~~" 

헐~~ 뒤돌아 보니, 오래 전 함신익이 이끄는 대전 시향과의 비스펠베이 협연때 알게 된 귀한 인연이다. 우리는 순간 너무나 반가움에 서로 얼싸안으며 인사를 나누었다. 그렇잖아도 분명 오늘 올텐데...했다고....ㅎㅎ

나도 피터 비스펠베이의 왕팬이지만, 그녀는 직접 기업체에서의 피터 비스펠베이의 공연을 주선했던 지방 오케스트라의 첼리스트이기도 하다. 내가 비스펠베이에 대해 가지고 있는 애정 그 몇배로 그에 대한 강한 애정을 가지고 있어서 그의 연주때 마다 대전에서 올라오는 열혈 팬인것이다. 당연히 오늘 올라오리란걸....문득 떠올리던 참이었다. 그녀에게 일행이 있어서 나는 커피 한 잔을 함께 하지 못하는 아쉬움을 잠깐 달래며 심포니 까페로 갔다. 진한 커피 한 잔은 오늘 같은 공연에선 당연히 마셔줘야 한다. 뭐랄까....정신을 맑게 하고 바짝 차리게 하기 위한 정결례라고 할까??ㅋㅋ

공연장으로 들어섰다.

여전히...그곳에도 또 익숙한 얼굴들이 활짝 반긴다. 우리 우놀세 멤버들이...내 옆자리로 주욱....ㅎㅎ 우린 이렇게 개별 예매를 하고 가도 옆자리, 뒷자리,앞자리에서 서로 만나기가 일쑤다. 그래서 늘 웃으며 얘기하곤 한다. '우린 절대 나쁜 짓 못한다고....ㅋㅋ'

그 큰 무대에 ...오늘은 오케스트라도, 아니 피아노 반주자도 없이 그야말로 '피터 비스펠베이' 홀로 들어섰다. 나는 망원경으로 그에게 시선을 고정시켰다. 여늬때 처럼 그는 주름이 풍성한 고전시대 궁정의상 같은 하얀 블라우스에 검은 조끼를 입고 나타났다. 하얀 얼굴이 유난히 더 하얗게 빛이 났다.

드디어 연주 시작....

너무나도 익숙한...아니, 내가 너무나도 좋아하는 1번 프렐류드가 가슴을 파고든다. 아~~ 하고 터지는 작은 신음소리와 함께....

그가 오늘 연주하는 악기는 2004년 경매에서 이제까지 과다니니 첼로로서는 최고가를 올린 1760년산 과다니니-지오반니 바티스타이다. 비스펠베이가 처음으로 이 악기를 손에 쥔 뒤 내한해서 연주한 공연이 바로 2005년 연주회였다. 그때도 이 대단한 과다니니 악기 소리를 들을 수 있다는 기대감으로 얼마나 설레었었는 지.....

그의 손끝에서 울려 퍼지는 소리는 너무나도 깨끗하고 명징한....소리였다. 굵은 울림이 깔린다기 보다는 영롱할 정도로 맑은 음색....고혹적이고...너무나 섬세하고...밝은 음색..

간간히 허공을 향하는 그의 영롱한 눈빛은 천사의 모습이었다. 어느새 눈밑의 주름이 보여 나이듦이 느껴졌어도 그의 눈빛과 천사같은 하얀 얼굴은 어린소년...아니, 아기 천사의 모습이었다. 문득 저 순간....고개를 들어 허공을 향해 영롱한 눈빛을 반짝일때 그의 눈에 보이는것은 무엇일까...생각했다. 세속적인게 보일까....?? 아니면...미지의 세계...음악이 모든것을 말해주는.... '첼로가 인류를 위해 모든 것을 말할 수 있다고' 라고 말했던것 처럼....우리는 상상도 할 수 없는 그런 세상이 보일까~

첫곡이 끝나고, 두번째 곡도 끝나고, 세번째 곡이 시작되었다. 2곡씩 연주하고 인터미션을 갖을것이란 예상을 깨고 연주는 계속되었다. 그의 얼굴엔 땀방울이 방울 방울 맺혔다. 우리가 편하게 앉아서 선율에 빠져있을때 연주자는 얼마나 고도의 집중력을 요하는 지....얼마나 많은 에너지가 소모되는 지....연주가 끝나고 나면 마치 '산고를 겪어낸 것 같다'라고 장영주가 말했는데...지금 이 대단한 곡을 홀로 이 많은 수천명의 관중앞에서 연주한다는게....

세번째 곡이 끝난 다음에 첫번째 인터미션이 있었다. 그제서야 팜플릿을 다시 보니, 세곡을 연주하고 쉬고, 다음에 두곡을 연주하고 쉬고, 그리고 마지막에 한곡을 연주하는 프로그램이었다. 많은 체력과 집중력을 요하는 연주라 체력안배를 하기 위해서 그렇게 정한듯 싶었다. 우놀세 회원과 잠시 이야기를 나누었다. 우린 가만히 앉아서 듣기만 해도 힘들고 집중력이 떨어지는데, 저 기인 곡을 다 외워서 연주를 한다는게...정말 놀랍다고....음악가들은 많은 예술가들 중에서도 가장 천재적인거 같다고... 그럴려면 너무나 힘들고 고통스러워서 얼굴이 좀 상하거나 어두워야 할텐데 어찌 저렇게 천사같은 얼굴이냐고.....ㅎㅎ

그 말끝에 선뜻 나온 답이....'신이 내린 축복이라고...그래서 저들은 힘들고 고통스럽다기 보다는 행복한 거라고... 저 자리에 올라서기 위해  힘들고 고통스럽기만 했다면 결코 견뎌낼 수 없었을 거라고....'

그렇게 생각없이 즉흥적으로 나온 대답이 참으로 정답이란 생각이 들었다. 서너살의 어린 나이에  음과 선율이 명확히 들리고, 평범한 사람들로선 상상할 수 도 없는 세상의 모든 것들이 소리와 선율로 들린다는 것이....부모를 떠나 홀로 오로지 음악만으로 삶을 살아낼 수 있음이....

순간 모든 예술가들이 영화의 필름처럼 스쳐지났다. 화가는 세상을 색으로 표현해내잖아~ 소리 조차도....음악을 무척 좋아하잖아~ 거기에서 영감을 받기도 하고....그런데 또 음악가들은 보이는 것을 모두 선율과 소리로 표현해 내고...서로 상반된 표현방식을 가지고 인간의 감정을 좌지우지 해 내잖아~ 지극히 추상적이고 형이상학적인데...눈물을 쏟아내게 만들어~ 마음의 병을 온전히 치유해내기도 하고, 삶의 의미와 용기를 찾게도 하고, 꿈틀대는 에너지를 받기도 해.예술은 향락이 아니라 인간이 살아가는데 산소와도 같은 존재인거지~

다시 피터 비스펠베이는 무대에 올라 연주를 시작했다. 여전히 망원경에서 시선을 고정시켰다가 어느 순간 망원경을 눈에서 떼었다. 순간 연주자위에만 떨어진 조명탓에 어두운 무대에 첼로만이 빛을 반짝이며 서 있는것만 같았다. 그리고 그 울림이란....오오~ 망원경으로 연주자에게 시선을 보냈던 대뇌세포가 이번엔 오로지 귀로만 가서 그 첼로 소리가 더욱 크고 감명깊게 파고 드는 거였다. 와아~ 나는 이후 간간히만 망원경으로 연주자를 보고는 대부분 소리에 집중을 했다. 상상력의 나래는 더욱 크게 번져 나갔다. 궁중 무대에서 저 음악에 맞춰 춤을 추는 모습을 상상해 보는... 그의 음악에 붙어있는 제목에 따라 독일인들이 추었을 춤,프랑스인이 추었을 춤,스페인의 춤, 영국인의 춤....등등

두번의 인터미션이 끝난 다음 마지막 연주가 시작되었다. 그는 여전히 흔들림 하나 없이 연주를 해내고 있었다. 그 기인 시간 동안, 나 역시 잠시도 한눈을 팔지않고, 졸지도 않고, 맑은 정신으로 그의 연주에 침잠되어 갔다. 드디어 마지막 피날레...그의 팔이 우아하게 위로 솟구쳤다. 객석은 환호와 갈채로 가득했다. 난 벌떡 일어나 열열히 기립박수를 보냈다. 나 이외에도 많은 관중들이 기립박수를 보냈다. 아!! 그런데 이게 왠일인가~ 그 힘들고도 기인 여정을 달렸음에도 불구하고 다시 첼로를 들고 나오는 거였다. 이름하야 앵콜연주.....잠시 이 기대치 않았던 앵콜 연주에 객석도 놀라는 작은 신음소리가 들렸다.

앵콜곡은 바흐 1번 프렐류드.....

다시 듣는 그의 프렐류드는 너무나도 정성스럽고 이쁘고 깨끗하고 우아하고 섬세한...명징한 프렐류드였다. 귀족적인 미가 풍기는....

아!! 저 넘치는 에너지와 관중에 대한 배려좀 봐~ 2008년 공연에서도 3시간이나 되는 연주를 하고도 앵콜연주를 했었다. 그때는 팬싸인회까지 했었어~지금 생각하니 연주자를 너무 혹사시켰다는 생각이 든다.환호하는 관중들 앞에서 어쩌면 연주자 스스로가 감동스러워서 그렇게 했을 수도 있고...ㅎㅎ

공연은 11시 10분에 끝났다.

집에 갈 길이 태산같았는데....남편이 기꺼이 데릴러 와 주었다.회사에서 직접 들르는것도 아니고 퇴근했다가 제대로 쉬지도 못하고 이 먼곳까지 데릴러 와 줌에 그저 고맙고 고마울 뿐이다. 누구 말따나 나쁜 아내, 철없는 아내에 그저 착한 남편이다.

오늘도.... 종일 ...오디오에선 바흐의 첼로 선율이 흐른다.

바흐의 음악은 마음을 정화시켜주는 신앙과도 같은 존재다.  

  

Suites for Cello Solo

No.1/2/3/4/5/6

바흐 '무반주 첼로 모음곡' 전곡

Johann Sebastian Bach, 1685∼1750

No.1 in G major, BWV1007

제1모음곡 사장조 BWV1007  제1곡 전주곡이다. 즉흥적 요소가 강한 자유로운 형식으로 흔히 보통의 템포를 취하고 있다. 사장조 4분의 4박자. 제2곡 알레망드 사장조 4분의 4박자. 마찬가지로 보통의 템포에 의한 2부 형식의 곡이다. 제3곡 쿠랑트 사장조 4분의 3박자. 활기 있고 빠른 템포의 2부 형식에 의한 이탈리아풍 코렌테다. 제4곡 사라반드 사장조 4분의 3박자. 느긋하고 장중한 기분인 스페인 기원의 춤곡으로 2부 형식이다. 제5곡 미뉴에트는 제1 미뉴에트와 제2 미뉴에트로 나누어졌으며, 제1은 사장조, 제2는 사단조의 각각 2부 형식의 곡이지만 실제로는 제1 미뉴에트, 제2 미뉴에트(트리오) 후에 제1 미뉴에트가 이번에는 반복 없이 재현되는 복합 3부 형식으로 되어 있다. 제6곡 지그 사장조 8분의 6박자, 여기에서는 역시 이탈리아풍의 템포가 빠른 지그를 채택했다.

No.2 in D minor, BWV1008

제2모음곡 라단조 BWV1008  전주곡은 4분의 3박자이지만 이어지는 춤곡 부분은 제1곡과 같은 배열이다. 쿠랑트, 지그는 다같이 이탈리아 양식을 나타낸다.

1717년 말, 바흐는 바이마르를 떠나 작센 지방의 소도시 쾨텐으로 옮겨가, 그곳 궁정악단의 악장이 되었다. 이때 쾨텐의 궁정악단에는 수석 바이올리니스트 시피스 외에 궁정악사의 자격을 가진 첼로의 명수 아벨이 있었다. 바흐는 이 사람들을 위하여 많은 기악곡 걸작들을 썼는데, 오늘날 남아 있는 '무반주 바이올린을 위한 소나타' 전 6곡과 '무반주 첼로 모음곡' 전 6곡이 바로 그것이다. 그러니까 바흐의 '무반주 첼로 모음곡'은 쾨텐의 궁정 첼리스트였던 아벨을 위하여 작곡된 것이지만, 그보다는 당시까지 독주 악기로 크게 각광을 받지 못하고 있던 첼로의 적극적인 연주기법 개발을 위해, 즉 첼로라는 악기의 교범을 위해 쓰여졌다고 볼 수 있다.

그런데 이 명곡은 바흐가 죽은 뒤 무려 200년 가량이나 묻혀 있어서 전혀 연주되지 않고 있었다. 이 곡이 '무반주 바이올린을 위한 소나타' 이상으로 어려운 기교를 요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제6번처럼 현재의 첼로로 연주하기는 매우 곤란한 고음역으로 쓰여진 곡도 포함되어 있기 때문이다. 현재 우리가 이 명곡을 감상할 수 있게 된 것은 오직 현대 최고의 첼리스트 파블로 카잘스(Pablo Casals, 1876-1973) 덕택이다.

카잘스는 13세가 되면서부터 첼로 주법의 결함을 깨닫고 새로운 기법을 연구해 나가기 시작했다. 그러던 어느 날 카잘스는 바르셀로나의 헌 책방에서 먼지를 뒤집어쓴 채 버려져 있는 악보 뭉치 하나를 발견하고는 경악을 금치 못했다. 그것이 바로 지금 우리가 무한한 감동을 가지고 듣는 '무반주 첼로 모음곡'의 악보였던 것이다. 카잘스의 나이 겨우 13세 때 발견된 이 악보 뭉치야말로 근대 음악 사상 가장 획기적인 사건의 하나로 기록되고 있다.

No.3 in C major, BWV1009

제3모음곡 다장조 BWV1009  전 6곡 가운데서 가장 인기 있는 모음곡이다. 전주곡은 4분의 3박자이다. 이어지는 춤곡 부분은 제5곡에 미뉴에트 대신에 4분의 4박자의 부레(Bourée)를 둔 것 외에는 다른 모음곡과 같은 배열이다. 부레는 미뉴에트와 마찬가지로 제1, 제2 부레가 모였으며, 다시 그 후에 제1 부레가 반복 없이 연주된다. 이 제3모음곡의 부레는 경쾌한 리듬으로 진행되어 특히 잘 알려져 있다.

No.4 in E flat major, BWV1010

제4모음곡 내림 마장조 BWV1010  전주곡이 4분의 3박자인 것 외에는 제3모음곡과 같은 구조이다. 전주곡은 4분의 3박자이다. 이어지는 춤곡 부분은 제5곡에 미뉴에트 대신에 4분의 4박자의 부레를 둔 것 외에는 다른 모음곡과 같은 배열이다. 부레는 미뉴에트와 마찬가지로 제1, 제2 부레가 모였으며, 다시 그 후에 제1 부레가 반복 없이 연주된다.

카잘스는 반주 첼로 모음곡' 전 6곡의 특성을 다음과 같이 언급했다. 제1번 낙관적(optimistic), 제2번 비극적(tragic), 제3번 영웅적(heroic), 제4번 장엄한(grandiose), 제5번 격정적(tempestuos), 제6번 목가적(bucolic). 이러한 특성은 각 곡의 프렐류드(Prelude_전주곡)에서부터 분명히 드러난다고 말했다. 제1번부터 제6번까지 모두 프렐류드-알레망드-쿠랑트-사라반드-미뉴에트(혹은 부레나 가보트)-지그의 여섯 파트로 이루어져 있다.

대개 3번과 5번이 완성도가 높다고 하지만, 연주하기도 이해하기도 힘든 이 무반주 첼로 모음곡의 첫 관문인 1번은, 바흐가 '1번'으로 정한 이유가 있을 것이다. 그만큼 1번은 전체 모음곡의 성격을 우리에게 보여주고 그 첫 주제를 제시하는 교향곡에서의 1악장과 같은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 따라서 이 1번부터 우리가 접근해 가는 것은 전체 6곡을 모두 이해하는 첫걸음으로서 꼭 필요한 일일 것이다. 이 1번은 그렇게 난해하지도 않고, 특히 프렐루드가 개방현으로 연주되는 풍부한 울림 때문에 많은 사람들이 이 곡을 좋아하게 된 후 직접 첼로를 배워보고 싶다는 충동을 느꼈으리라 생각된다.

No.5 in C minor, BWV1011

제5모음곡 다단조 BWV1011  이 모음곡에는 제1현을 A음에 조현한 것과 G에 조현한 것의 두 가지 원고가 있다. 거기에 따라서 일부의 음이나 운지법에 차이가 나타나지만 작품의 본질에 관한 문제는 아니다. 제1곡의 전주곡은 느긋하고 무게 있는 기분의 4분의 4박자의 서주와 8분의 3박자의 활발한 부분으로 구성된 이른바 프랑스풍 서곡의 형태를 취하고 있다. 이어지는 춤곡 부분은 제5곡이 가보트(제1, 제2, 제1로 연주된다)인 것 외에는 다른 다섯 곡과 같은 배열이다.

가보트(Gavotte)란 프랑스 산악 지방의 사람들을 지칭하는 가보츠(Gavots)에서 변형된 말이다. 대개 2/2박자 인데, 17세기 초 궁중무로 수용되었고, 륄리(Lully)에 의해 베르사이유궁 발레의 핵심 부분으로 받아들여졌다. 통상 가보트 1,2 즉 전·후반으로 짝을 짓는데 후반부에는 가끔 뮈제트(Musette_같은 음의 저음이 계속 울리는 것)가 나타난다.

No.6 in D major, BWV1012

제6모음곡 BWV1012  전 6곡 가운데 가장 대규모적으로 기개와 도량이 웅장한 분위기를 띠고 있다. 원래는 4현의 첼로 용이 아니라, A현의 위에 다시 E현을 더한 5현의 악기 비올라 폼포자를 위해 쓰여진 것으로 3옥타브 이상에 걸친 음역을 사용했으며, 그 때문에 첼로 연주로는 대단히 어렵다. 제1곡의 전주곡에서 볼 수 있는 f와 p의 교대에 의한 같은 프레이즈의 에코적인 반복은 바로크의 특징적인 양식이다. 춤곡 부분은 제5모음곡과 같은 구성이다.

바흐 '무반주 첼로 모음곡' 1번과 2번에서는

  1. 프렐류드(전주곡_PRAELUDIUM)
  2. 알레망드(독일풍의 무곡이라는 뜻_ALLEMANDE)
  3. 쿠랑트('달리다'라는 프랑스 말에서 유래한 3박자 계통의 춤곡을 의미_COURANTE)
  4. 사라반드(스페인에서 생겨난 춤으로 격렬한 사랑을 표현하는 춤을 의미_SARABANDE)
  5. 미뉴에트1과 2의 두 곡(MENUETTO 1, 2)
  6. 지그(영국에서 발생한 빠른 무곡을 의미_GIGUE)의 순서로 모음곡이 구성되었지만,

3번과 4번에서는 5악장 미뉴에트가 부레로,

5번과 6번 악장에서는 가보트로 변화된다.

 모리스 장드롱(1920-1990)

1940년, 파리음악원을 수석으로 졸업한 후 바로 연주계로 뛰어들어 활발하게 활동했다. 작곡가이자 피아니스트인 장 프랑세와 공연했고, 헤르만 세르헨, 멘겔베르크 등으로부터는 지휘도 배웠다. 그는 죽을 때까지 지휘에 큰 관심을 보였으나 끝내 뜻을 이루지는 못했다.

47년 런던 필과 프로코피예프의 첼로협주곡 작품 58을 초연해 대성공을 거두었다. 50년대 들어 파리에서 카잘스 지휘의 라무뢰 오케스트라와 하이든과 보케리니의 첼로협주곡을 녹음했다. 카잘스는 각별히 장드롱을 아껴 "그는 나의 황태자다"라고 말했을 정도다. 역시 고독을 바탕으로 다듬어낸 그의 연주는 ‘고독의 성인’ 카잘스의 마음에 꼭 들었을 것이다. 또한 그는 테크닉 면에서도 둘째 가라면 서러울 정도의 완성도를 지녔다. 바흐 '무반주 첼로 모음곡'(필립스)도 명연 중의 하나로 꼽힌다.

"내가 처음 공부할 때는 카세트도 TV도 없었고 오직 악기와 악보만이 있었습니다. 그래서 혼자 할 수밖에 없었어요. 그게 오히려 잘된 일이었죠. 궁극에 이르면 예술은 결국 고독한 작업이기 때문입니다."

장드롱이 1985년 내한했을 당시 <객석>과의 인터뷰에서 한 말이다. 그도 토르틀리에에 못지않게 어렵게 공부했다. 하지만 그는 냉철하고 이성적이며 객관적인 연주로 토르틀리에와 좋은 대조를 이뤘다. 이러한 연주풍은 그의 말대로 고독 속에서 음악을 만들며 생겨난 것이 아닐까 한다.

프랑스 남부의 니스에서 태어난 그는 신동이었다. 3세 때 이미 악보를 읽어냈다. 주위의 권유로 5세 때부터 그를 위해 특별히 제작된 소형 첼로를 가지고 배우기 시작했다. 니스음악원에서 최고상을 받고 파리음악원으로 옮겨 제라르 에킹을 사사했다. 이 시절 장드롱은 넉넉지 못했으나 프랑스인 특유의 유머와 낙천주의로 지탱했다. 여기서 그는 당시 파리를 풍미하던 위대한 예술가들과 친교를 쌓고 예술적인 교류를 나눴다. 이때의 교류가 그의 음악에 많은 영향을 끼쳤다.

바흐의 '무반주 첼로 모음곡' 전곡 연주로 오전 연습을 대신하는 대표적인 첼리스트 장드롱은 연습벌레로 통하기도 했다. 장드롱은 내한 당시 연습의 중요성에 대한 얘기를 또 하나의 일화로 대신했다.

"어느 날엔가 피카소에게 첼로를 그려 달라고 부탁했죠. 그러고선 10년 동안 아무 말도 없길래 포기하고 있는데 어느 날 불쑥 피카소가 첼로를 그린 그림을 내놓더군요. 놀라서 어떻게 된 거냐고 물으니 피카소가 '자네한테 첼로를 그려 달라는 부탁을 받고 10년 동안 매일 첼로 그리는 연습을 했다네. 이제야 마음에 들어 보여주는 걸세'라고 대답하더군요. 예술은 오랜 세월이 쌓여야 합니다."

퍼온곳/http://blog.daum.net/spdjcj/49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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