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리카일주 배낭 30일(2011.8~

77.죽기전에 꼭 가봐야할 케이프반도...물개천국 듀커섬(Duiker Island)

나베가 2011. 12. 29. 03:51

 

물개를 보기위해 호우트 베이(Hout Bay)에 왔다.

차에서 내리니 어느사이 비가 흩뿌리기 시작한다.

비가 오면 더 낭만적이지 않을까...생각들었지만

막상 차에서 내려보니 바람도 차고 날씨가 여간 스산스러운게 아니다.

급기야 성여씨와 미야씨는 배에 타지 않겠단다.

이들은 특히나 배멀미가 심한데 스산스런 비에 바람까지 장난이 아니었으니...

 

난 단단히 옷깃을  여미고 물개들의 천국인 듀커섬으로 가기위해 배에 올랐다.

 

배를 타고 해안선을 바라보는 그 풍광은 정말 아름답다.

스산스럽긴 해도 막상 배에 타서 비를 피하니 분위기는 역시 좋다~ ㅎㅎ

글쎄....날씨가 화창했더라면 주변 산들의 풍광과 어울어진 주택들이 또 그림같을까??

정박해 있는 가득한 요트들의 풍광만으로도 장관이다.

 

 

 

 

 

 

 

 

 

 

 

 

 

 

 

 

 

 

 

 

 

 

 

 

 

배가 빠른 속도로 질주한다.

금새 항구풍광도 아련히 시야에서 멀어지고...새로운 풍광...깍아지른 듯한 절벽과 산들이 기막히다.탄성을 내지른다.

배가 일으키는 하얀 물거품은 더욱 심해졌다.

급기야 내리는 빗물이 세찬 바람에 날아와 갑판 천정안으로 심하게 들이치기 시작했다.

비 맞는것도 맞는거지만 비바람에 그만 날아갈것만 같다.

옷깃을 더욱 단단히 여미고 카메라도 집어넣었다.

 

그래도 신바람이 난다.

난 이런때 보면 또 겁이 없다.

내가 직접 바퀴달린거 움직이는건 겁나는데 남이 해주는건 전혀 겁이 안나니....

속도 광인 울 남편의 질주하는 스피드에 익숙해진 탓??ㅋㅋ

 

배가 점점 섬을 향해 가면서 비바람은 더욱 거세졌고 파고는 점점 더 높아졌다.

 

배가 심하게 흔들려 금방이라도 뒤집힐것만 같다.

드디어 그제서야 겁이 슬슬 나기 시작했다.

헐~~

괜히 객끼를 부린걸까??

나도 따듯하고 분위기 있는 까페에서 커피나 한 잔 하면서 몸이나 녹일걸 그랬나??

 

그때 배가 더 요동을 친다.

으아아악~

배가 뒤집힐것 같아~

흐흑::

 

헐~

그때 시야에 뭐가 들어온다.

그리고 배는 서서히 속도를 늦추며 섬주위을 돌기 시작했다.

아!! 드뎌 듀커섬에 온거구나~

그제서야 조금은 안심이 되었다.

 

으아악!!

그런데 이게 다 뭐얏~ 무무...물개~

아이고~ 물개도 한두마리 있어야 귀엽지~ 이건 뭐....징그러울 정도....

 

 

 

으아아아악~~

여긴 더 심해~

 

 

바람이 아무리 세차게 불어닥쳐도 마치 바위위에 거머리가 딱 달라 붙어있듯이 달라붙은거 처럼 보여서 끄떡 없을것 같다.

아이고~ 우리가 문제지~

 

 

이곳 항구 호우트는 네덜란드어로 나무를 의미한다.

17세기 식민지를 넓히기 위한 목재로 사용하기 위해 삼림이 울창하던 이곳의 나무를 잘라 실어낸데서 연유됐다.

현재 생선가공 공장과 어항이 됐으며 주위가 높은 절벽에 둘러쌓여 있어 경치가 좋고 조용한 해변도 있다.

케이프반도 주요 관광지중 하나로 물개와 갈매기의 성역인 듀커 섬행 배가 이곳 항구에서 출항...

섬에 상륙할 수는 없지만 천천히 배가 주위를 돌아 실컷 물개를 구경할 수 있다.

ㅋㅋ 상륙시켜 준다고 하면 모두들 기절하겠지??

 

'맛있는 생선을 먹으려면 호우트베이에 가자' 라고 말할 정도로 호우트 베이는 해산물로 유명하다는데....

역시 오늘 투어는 현지여행사 투어인지라 걍 패스....

안타깝기 그지없는....

ㅠㅠ

 

 

 

 

 

 

 

 

심한 바람과 파도에도 불구하고 안전하게 귀항을 해 다행이다.

부두에 내리니 왠 꼬마들이 잔뜩 줄을 서 있다.

얘들도 듀커섬으로 물개를 보러 가기위해 온것일까??

모두들 표정이 신이났다.

역시 아이들은 동물들의 절친이다~

ㅎㅎ

 

암튼 난 오늘 세상에서 태어나서 물개로는 처음....

그리고 모든 동물을 통 털어서 마사이 사파리에서 본 누우떼 다음으로 많은 개채수의 동물을 보았다는것....

순간 아찔할 정도로 겁이 나고 두려웠지만 그래도 스릴만땅였고

몽환적인 부두의 분위기를 맘껏 누릴 수 있었다는것....

아쉬운건 선명한 칼라의 사진....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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