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연후기...
아크람 칸에 대한 기대감은 내가 다른 모든걸 포기하게 만들정도... 가히 압도적이다.
오래 전 실비길렘과의 <신성한 괴물>이라는 듀오 공연에서 받은 충격과 감동이 아직도 생생하게 살아있기 때문...
그후 다시 그가 매력을 발산하는 세기의 미모 여배우 '줄리엣 비노쉬' 와 내한 했을때는
지레 감동..딸까지 데려갈 정도였다.
올해는 유명인사와 함께하는 듀오공연이 아닌 순수한 그의 무용단원 8명이 공연을 벌인다니 그 기대감 또한 크다.
항상 그렇듯이 연초에 패키지 예매를 해놓고 기다렸다.
그런데 며칠 전 딸아이가 자기도 이 공연을 예매를 했다고 한다.
친구들과 함께 간다고...
약속은 안했지만 내심 일찍 가서 저녁도 함께 하고 커피도 마시고 하려던 계획이
어쩌다 보니 겨우 공연시간에 맞춰서 가게 되는 바람에 무산이 되어버렸다.
ㅠㅠ
내 자리는 1층 세번째줄...
사실 이 자리를 선택한 것은 무용수들의 긴박감 넘치는 율동과 표정, 발자욱 소리,거친 호흡소리등 무용수와의 일체감을 느끼고파 선택했지만 상당히 위험한 선택일 수도 있었다.
무대 전체가 만들어 내는 효과나 아름다움, 느낌등을 놓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런 의미에서 오늘 공연은 2층 맨 앞자리를 선택한 우리 딸이 승리....ㅎㅎ
무대 전체에 내려진 거대한 스크린이 만들어 낸 기막힌 효과
8명의 무용수의 거친 율동, 무대 전체에 하얗게 뿜어내며 시작했던 분가루..그리고 내내 무대에 아련한 느낌을 내주었던 분가루..
사이키 조명 처럼 뿜어대던 영상미등 무대 전체가 만들어 내는 짜릿한 순간이 많았었기 때문이다.
어둠이 깔린 무대 전체에 내려진 스크린 뒤로 마치 이무기 처럼 보이는 이미지가 나타나 스크린을 살 살 건들며
아주 독특한 작은 움직임...춤사위를 벌였다.
오직 물소리만이 잔잔하게 깔리며...적막감으로 몰고갔다.
관객 완전히 빨려든 상태...
그 순간 그 이무기는 스크린을 '탁' 치며 굉음과 함께 스크린 전체에 거대한 파문을 일으켰다.
그 순간 관객들 간 떨어진 사람들 많을 듯.
멈췄던 호흡을 내 뱉으며 탄성을 내지를 정도의 아찔한 도입부였다.
그 눈깜빡한 순간에.... 정말 순간 이동이라도 한듯 무대에 나타난 무용수들...
인간이 아니라 석고상같았다는....아니, 진시황제의 무덤속의 용병들 같았다.
또한번의 전율을 느끼게 한것....
주인공 남자의 몸짓에 순간 분가루를 하얗게 내뿜으며 그들은 생명체가 되어 춤사위를 시작했다.
와아~ 정말 익사이팅하고 숨이 멎을듯한 멋진 무대였다.
거칠음이 느껴질 만큼 춤은 역동적이었다
그때마다 하얀 분진가루가 날리는 그 효과가 마치 이승과 현실을 혼미하게 넘나들며 하나로 연결시켜주는 ...그런 느낌이었다고나 할까?
얼핏 같은 리듬, 같은 선율로 들리는 듯한 끊임없는 음악을 배경으로 그들의 몸부림은 격렬해져갔다.
인간의 내면 가장 깊숙한 곳까지 파고들며 감정을 지배하고 있는것이 소리...음악이라면
그 소리위에 인간의 육체까지 더해 만들어가는 춤은 어쩌면 인간에게 가장 가까이 갈 수 있는 소통의 매개체가 아닐까..생각들었다.
마지막 장면에서 느낀 또한번의 전율...
스크린에 비친 그림자는 괴리되었던 또 하나의 자신이지 않을까....
손바닥을 맞춰가며 그림자에 자신의 실체를 맞춰가며 서로 일치를 이루는 장면....
미지...천사들이 사는 평화롭고 아름다운 세계같기도 하고,
인간의 내면...무한의 세계...바다 수면 같기도 한....
그런 느낌의 스크린 위에 조심스레 찍힌 손자욱은 정말 보는 이의 마음까지 빨려들어갈 듯한 효과를 극대화시켰다.
무덤속에 갇혀있던 죽은 용병들이 이제 자유를 찾아 신이 사는 곳...천상의 세계...평화로운 곳으로 승천한걸까???
혹시 무덤속 용병은...세상의 너무 많은 것들에 갇혀서 살고 있는 나이고...
거기로 부터 탈출해야만이 진정 평화로운 삶을 살 수 있다고 ...외쳐주고 있는 것은 아닐까!!
잠시 생각들었다.
그리고 중얼거려 본다.
나에게 생기를 불어넣어주어 햐얀 분가루를 뿜어내며 살아나기를.....
괴리되어 있는 또하나의 나를 찾아 진정한 나의 삶을 살아가기를...
'실비길렘'과의 감동, '줄리아 비노쉬'와의 감동이 모두 오버랩되면서
인간의 육체가 표효해 낸 본능...소통...일치감을 맛보았던..
그리고 아크람 칸의 천재적 예술성에 또한번 맘껏 빠졌었던 오늘이었다.
아크람 칸의 직접적인 춤을 보지 못한게 쬐끔 아쉽다고 할까....??
인터미션없이 진행된 공연이라 시간적으로 여유가 있어서
딸아이의 친구들과 잠시 시간을 함께 했다.
내겐 언제나 어린아이 같기만 한...그래서 아직도 이름대신 이쁜딸이라고 부르는 아이가 어느새 이렇게 훌쩍 커버렸는 지...
딸아이 친구들을 보니 실감이 난다.
젊음이 너무나 싱그럽고 이쁘기만 하다.
다음엔 꼭 일찍 나가서 맛있는 저녁 사줘야지~~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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