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년 소니뮤직에서 발매된 자비에르 드 매스트르의 데뷔 음반‘Nuit d’Etoiles(별이 빛나는 밤)’은 여러 면에서 신선한 충격이었다. 근육질의 팔로 하프를 감싸 쥔 남성미 가득한 앨범 아트워크, 드뷔시의 피아니즘을 고스란히 하프로 구현한 연주는‘여성성이 강한 천상의 악기’라는 하프의 일반적인 이미지 대신 독주 악기의 매혹적인 카리스마를 강렬하게 환기시켰다. 이 앨범으로 하프의 무한한 가능성을 증명했던 드 매스트르는 현재 클래식 음악계에서 가장 주목받는 젊은 하피스트 중 한 명이다. 아홉 살에 하프를 시작해 1998년 인디애나 블루밍턴 국제 하프 콩쿠르에서 1위와 특별상을 휩쓸었던 그는 25세의 나이로 빈 필하모닉에 합류, 이후 빈 필의 하프 수석으로 일찌감치 독보적인 성취를 이뤘다. 지난해부터는 오랫동안 몸담았던 빈 필을 떠나 독주자로서 본격적인 활동을 전개하고 있는데, 뛰어난 실력에 돋보이는 외모까지 겸비한 드 매스트르가 베를린 필의 에마뉘엘 파위나 알브레히트 마이어 이상의 스타성을 지닌 재목임은 두말할 필요가 없겠다. 음악과 별개로 파리정치대학과 런던정치경제대학에서 정치학을 전공한 드 매스트르는 자신의 앨범에서 대다수 편곡까지 도맡는 명민한 연주자이기도 하다. 레퍼토리의 폭이 좁은 ‘비주류’악기의 비르투오소들이 대개 그러하듯, 그 역시 하프로 연주하리라고는 상상조차 못했던 작품들을 발굴, 편곡해 깜짝 놀랄 결과물로 선보이고 있다. 드뷔시의 피아노 작품을 편곡한‘Nuit d’Etoiles’에 이어, 하이든의 피아노 협주곡을 편곡한 ‘Hommage a Haydn’은 이 총명한 젊은이의 도전정신을 단적으로 드러내는 좋은 예다. 지난 3월 국내 발매된‘아랑헤스’는 남미 작곡가들이 하프를 위해 쓴 작품들과 편곡 작품을 담아 기타 이상의 다채로운 색채감으로 이국적인 반짝임을 드러내고 있다. 드 매스트르의 놀라운 비르투오시티는 6월 23일 첫 내한에서 확인할 수 있다. 바이올리니스트 고토 류를 비롯해 세계 음악계의 라이징 스타들을 소개해 폭발적인 반응을 얻었던 디토 페스티벌 무대다.‘ 아랑헤스’앨범의 수록곡인 파야의‘스페인 춤곡’과 타레가 ‘알함브라의 궁전’을 비롯해 드뷔시의 ‘낭만적 왈츠’와 스메타나의 ‘몰다우’까지, 하프 그 이상의 하프를 만날 수 있는 순간이다. “대개 사람들은 하프가 긴 드레스를 입은 아름다운 소녀를 위한 악기라고 생각하지만, 나는 하프에 또다른 이미지를 심어주고 싶다”언젠가 드 매스트르가 인터뷰에서 밝힌 대로, 하프 그 이상의 하프를 보여주기 위한 노력이 어디쯤 다다랐는지 궁금하지 않은가?
2011 디토 페스티벌-자비에르 드 매스트르 리사이틀 6.23(목) 8pm | 호암아트홀 R 5만원 | S 3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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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연후기....
월초에 공연이 몰려있다가 한동안 없어서 오랫만에 찾은 공연장이다.
특히 호암아트홀엔 정말 오랫만에 온듯~
평생회원이라 라운지에서 따뜻한 커피도 공짜로 늘 마실 수 있는...그래서 항상 내집같았던 푸근한 곳...ㅎㅎ
조금은 여유롭게 가서 음반 매장에서 오늘 연주자 '자비레르 드 매스트르' 하프 연주 음반도 하나사고...
커피를 한 잔 마시려고 라운지로 올라갔는데, 뜻밖에 승희씨와 남옥씨를 만났다.
아~ 이들도 대체 얼마만에 만난거야~
생각해 보니, 2011년은 그만 년초에 등반사고로 다치는 바람에 한 두어달 칩거했고, 괜찮아지자 마자 또 여행갔다오고...여행 사진 정리하고 후기 블로그에 올리느라 또 칩거...
ㅋㅋ 어느새 반년이 후딱 지나쳐 버렸다.
여행갔다왔다는 말에 어쩐지 내 얼굴에서 빛이 났다나~ ?? ㅋㅋ
한참 수다를 떨다 보니 공연 시간이 되어 공연장으로 급히 들어갔다.
무대엔 하프 한대만이 덩그마니 놓여있다.
물론 리사이틀 공연이니 당연한 거지만, 좀체로 하프 리사이틀 공연은 접하기 힘든지라 그 자체만으로도
낯설음을 느끼게 했다.
잠시 뒤 훤칠한 키의 자비에르 드 매스트르가 무대에 섰다.
남자라는 사실 또한 놀라움이다.
남자 하피스트를 본적이 없으니까...
그러나 그 놀라움은 사실 그냥 편견에 불과한 것이고...
연주가 시작되자 마자의 놀라움...
이제껏 들어보지 못한 너무나 섬세하고 가냘프기 그지없는 선율과 소리가 쏟아져 나왔다는것....
오페라나 발레에서의 애정 신엔 여지없이 울려 퍼지는 하프의 매혹적인 선율을 들으며
세상에서 가장 매혹적인 악기 소리는 발레리나가 파드되를 출때 울려 퍼지는 하프소리라고...
그렇게 말하곤 했었던
그런데 정말 하프소리가 이렇듯 천의 소리를 만들어 낼줄은 몰랐다.
바이올린 현이 끊어질듯 소름돋게 내는 그 소리를 하프도 만들어 내더라는....
그리고 어쩌면 그렇게도 섬세한 지...
연주자들은 남녀할것 없이 누구나 남다른 섬세함을 가지고 태어나는건데,
남자가 저런 연주를 해낸다는 것이 믿을 수 없다는 편견은 여전히 갖고 있었나보다.
하긴 바이올린이나 피아노나 기타 다른 악기랑 다를게 뭐있어~
팀파니는 수십개의 채를 가지고 아주 귀를 팀파니에 바짝 갖다대고 그 떨림까지 느끼며 연주하더만....
암튼...
2부에 들어서는 그 매혹적이고도 기막힌 연주가 더욱 극을 치달아
완전 연주자의 비르투오소에 빠져들었었다는....
느닷없이 얼마 전 다녀 온 차마고도의 장엄하고도 너무나 매혹적이었던 풍광까지 오버랩되며
감동을 주체하기 힘들지경까지...
천상의 소리를 예상하고는 왔지만 내 예상을 완전히 뒤엎은 너무나 매혹적이었던 순간....
예술가들의 이 영감과 천재성은 타고난걸까??
노력일까....가끔 생각해 보지만 두가지가 다라고...항상 결론짓는다.
자비에르도 하프에 대한 정의를 이렇게 말했다.
"그저 천사가 내는 천상의 소리가 아니다" 라고... ㅎㅎ
천재성과 함께 얼마나 많은 노력을 했을까 싶은 생각이 드는 대목이다.
공연이 끝나고 팬싸인회가 있었다.
음반을 사길 너무 잘했단 생각이 든다.
가까이서 잘생긴 청년의 모습을 잘 담고싶었지만 가까이선 카메라를 꺼내지도 못하게 하니....
싸인을 받고 나와서 멀찌감치 서서 찍으려니 다 흔들리고 난리다.
그래도 기념으로....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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