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와 함께하는 2011 교향악축제 - 성남시립교향악단 |
공연후기...
예당으로 오는 마을버스에서 클래식 동호회원을 만났다.
반가움에 인사를 나누며 오다가
"혁주팬??" 인가요?
물었더니, 웃으면서 공짜표가 생겼다고...ㅎㅎ
티켓값이 얼마를 하든 공짜표는 항상 부러움의 대상이다. ㅎㅎ
특히 공짜표는 대부분 자리가 아주 좋은 자리이기때문에 더욱...
그러면서 성남시립이 잘 못해서 혁주가 쫌....그랬다는 것이다.
헐~~
"그래도 어제 강남 시립은 잘하던데....ㅠㅠ"
그 친구는 일행이 있어 로비에서 헤어지고, 난 커피와 샌드위치로 저녁을 대신하고 공연장으로 들어섰다.
오늘도 어저께와 같은 좌석....3층 box석 맨앞자리...
적어도 오늘은 1층 로얄석이 부럽지 않다.
오케스트라가 아주 잘하지 않으면 1층보다는 3층이 훨씬 듣기가 좋기때문이다.
뭐...연주자들도 잘 보이고, 무엇보다 객석의 주변 사람들의 방해를 받지않아서 너무나 좋다.
이렇듯 객석이 다 차지않을 경우는 더욱 ...오늘은 특히 나 혼자서 box석을 다 차지하고 있었기때문에...ㅎㅎ
생각보다 객석의 빈자리가 많았다.
아까 들은... 성남시립이 연주를 못한다고 했던 말이 자꾸 잔영처럼 메아리도 치는데....
아무래도 쇼스타코비치와 글라주노프...너무 어려운 곡을 선택해서 그럴거야~내심 위안을 삼으며
그래도 실황으로 쇼스타코비치 바이올린 협주곡을 듣는다는 것에 대한 기대감은 증폭되어갔다.
첫곡...주페의 서곡 '경비병'의 팡파레가 울려퍼졌다.
에공~~트럼펫의 삑사리다~ㅠㅠ
아까 들은 성남시립에 대한 우려가....
그래도 뭐....처음 삑사리가 나서 그렇지 잘 해주었다.
드뎌 혁주등장...
금호아시아나 재단에서 대여해준 '1763년산 과다니니(Guadagnini,Parma)가 반짝인다.
쇼스타코비치 곡을 연주할 혁주에 대한 기대감과 한편 오케스트라에 대한 우려감이 서로 교차된 가운데
처음부터 끝까지 그에게서 시선을 뗄 수 없을 만큼 그 어려운 곡을 끝까지 흐트러짐 없는 집중력으로 연주를 잘 해주었다.
기대이상이었다.
1악장의 고혹적인 분위기...
2악장의 다이내믹함....
끊어진 활의 줄을 펄럭이며 연주는 거침없이 질주했다.
그 질주는 위험수위에 도달...아슬 아슬 그 범주까지 이탈할 것만 같은 다이내믹함으로 질주하였다.
저 바이올린이 과연 견디어 낼까... 불현듯 의구심이 들정도였다.
그렇게 폭발 직전에 2악장은 끝을 맺었다.
뭐랄까....순간 차이콥스키 교향곡 6번 비창 3악장을 마악 끝낸 느낌...??
피날레를 연주한것 같아 박수소리가 터져 나올것 같은....
아닌게 아니라 몇명의 박수소리가 객석에서 흘러나오다 사라진다.
뜸을 들이다가 3악장 들어섰다.
파사칼리아....
길고도 긴 무반주 연주를 듣고 있자니 오직 혁주만 보일 뿐, 그 많은 오케스트라 단원은 보이지 않았다.
고도의 집중력....
정말 연주자도 연주자려니와 듣고있는 객석도 그 소리에 블랙홀 처럼 빨려 들어가는 듯 했다.
활을 긋는 그 순간 순간이 모두 다 짜릿함 자체였다.
와아~ 탄성도 내지르지 못하고 꿀꺽 꿀꺽 가슴속으로 삼켜버려야 하는...
휴지기 없이 곧바로 4악장 들어갔다.
폭풍같은 질주는 다시 시작되었다.
순간 쇼스타코비치를 생각했다.
이 사람 속에 내제되어 있는 것들은 도대체 얼만큼일까.....
우주 만물의 티끌부터 대 우주의 소용돌이까지..그 엄청난 스케일을 다 가슴에 품고 있는 초인처럼 생각되었다.
그리고 그 모든것들을 다 소리로 표출해내는 초인적인 능력을 가진 자....
격정을 어쩌지 못해 발까지 합세...발굴음 소리까지 합세한다.
정말 막바지로 치달을때는 인간이 얼마나 빨리 활을 움직일 수 있나 한계에 도전이라도 하고 있는듯한 속도로 질주하였다.
거짓말 조금 보태서 빛의 속도??
공연장을 반정도밖에 채우지 않은 객석의 함성소리가 떠나갈듯 했다.
혁주는 아주 작심을 한듯 또 자신의 역량을 맘껏 보여줄 곡을 앵콜로 연주했다.
테크닉에 있어선 그 이름도 악랄한 파가니니...무반주 바이올린을 위한 합주곡....
물론 바딤레핀이 바이올린을 가지고 노는 것처럼 능수능란하고 화려하진 않았지만 흐트러짐없이 이 난곡을 연주해냈다.
환호소리는 더 드높이 치솟아 올랐다.
급기야...혁주 앵콜연주 또 들어갔다.
오옷~
이번엔 '바흐의 무반주 바이올린을 위한 소나타'
권혁주!! 아름다웠다.
너무나 노력한 모습이 보였기 때문에...
술렁임을 가라앉히고 2부를 맞았다.
글라주노프 교향곡 7번.....
좀체로 듣기 힘든 곡이라서 실황으로는 처음 접해보는 곡인것 같다.
전원의 부재처럼 목관의 지저귐은 따듯하기 그지없어 마치 무대 전체가 봄날의 따스한 햇살아래 정원처럼 느껴져왔다.
그러다가 울려 퍼지는 힘찬 총주도 멋지고...
어느새 성남 시립의 연주가 좀 그렇다는 시작 전의 느낌은 이미 가신 지 오래되었다.
공연장에서 큰북이 쾅 쾅 울려댈때 처럼 멋질까...
정말 가슴이 다 시려온다.
4악장의 피날레에 정말 가슴이 시렸다는.....
사실...
그보다도 오늘 연주의 하일라이트는 첫번째 앵콜곡이었다.
지휘자 임평용이 국악을 전공하고 우리나라 국악단을 이끌었던 저력을 십분 발휘...
개량 태평소를 협연자로 내세운 '김옥성'의 '청산벌(?)에 풍년이 왔네'는 단박에 객석을 함성으로 들끓게 만들었다.
우리 가락의 신명남과 오케스트라의 장엄함이 함께 어우러져 얼마나 멋드러졌는 지....
Violin Concerto No. 1 in A minor, Op. 77 (revised as Op. 99)
David Oistrakh
Yevgeny Mravinsky (Cond)
Leningrad Philharmonic Orchestra
1악장 (Nocturno (Moderato))
2악장 (Scherzo (Allegro))
3악장 (Passacaglia (Andante) attacca)
4악장 (Burlesque (Allegro con brio))
이 곡은 1947년 초연 예정이었다가, 소비에트 문화성의 비판을 받은 쇼스타코비치가 스탈린 사후까지 고이 간직해두었다가 1955년에서야 초연된 작품이다. 그만큼 사연이 담겨있는 이 곡의 초연은 러시아의 두 거장 오이스트라흐와 므라빈스키가 맡았다.
쇼스타코비치의 ‘바이올린 협주곡 1번’은 길고 까다로운 솔로 카덴차 때문에 웬만한 바이올리니스트들은 감히 도전할 엄두도 내지 못하는 대곡으로, 엄청난 긴장감이 흐르는데 특히 3악장 파사칼리아에서 극대가 된다.
톱니바퀴처럼 서로 맞물려가는 오케스트라와 그위에 수놓는 바이올린, 어둠의 정서에 묻혀있다가 카덴짜 부분에선 오케스트라가 침묵한 가운데 바이올린이 독백을 시작하는데, 이 부분이 이곡에서의 절정이라 할수있는 곳이다. 독백이 끝나고 빠른 악장으로 넘어가도 오케스트라와 바이올린이 전혀 냉정을 잃지 않아서 추위가 느껴질 정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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