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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랫만의 북한산 산행이다.
그러고 보니 11월에도 명성산으로의 정기산행이 있었는데....
왜 이렇게 산행을 했던 기억이 까마득하게 느껴지는 걸까....
나이가 먹을 수록 흘러가는 세월의 속도가 빠른것은 모든 삶에 너무나 익숙해 새롭게 인지되는 것이 없어 머릿속에 기억되는게 없기때문이라고하던데..
그러고 보니 11월엔 주체할 수 없는 감동으로 가슴을 뜨겁게 달궜던 공연들로 나열되어 있는 달이기도 했고, 어머님, 아버님 제사를 비롯해서 커다란 연례행사인 김장...그리고 갑작스럽게 떠났던 여행까지... 머릿속이 가득 차있기 때문일지도 모르겠다.
그 사이 힘들게 해냈던 덴마크 다이어트는 순식간에 물거품되어 원상복귀되었고...
열심히 타던 헬스용 자전거는 언제 탔는 지.....
그 보상은 묵직함으로 내리누르는 몸덩어리....ㅠㅠ
구파발역에서 내려 평소처럼 버스를 타지않고 그냥 걸어서 진관사쪽으로 해서 오르기로 했다.
"아휴~ 힘들어라~ 몸이 무거워 산에 오를 수나 있으려나~
준비운동 꼭 하고 올라가야되유~"
그 소리를 들었는지 말았는 지 선두 형제님...마치 '엄살피지 말라'는 투로 들은 시늉도 하지 않은 채 걍 올라가신다.
여기는 그렇게 힘든 코스가 아니라고....스틱조차도 꺼낼 필요가 없다고...
아닌게 아니라 꼬불 꼬불 좁다란 오솔길이 마치 고봉산을 거닐고 있는 착각을 일으킬 정도였다.
사람도 우리들 뿐이고...
그 한적함이 너무나 좋았다.
그렇게 여유자작....
너무나 좋다고 외쳐대면서 걷다보니
어느새 진관사에 도착을 했다.
계곡을 끼고 있어서일까??
따사로운 햇살아래에서도 아직 남은 잔설이 하얗게 우리를 반긴다.
"이제부터 본격적으로다가 산행 시작인겨~~ 고럼 진관사에서부터 시작한다는 인증샷 들어가야쥐~"
ㅋㅋ
사실....
산에는 엊그제 내린 잔설이 그대로 남아있을 터....아이젠에 스패치까지 준비한 나로서는 카메라까지 가지고 나설 자신은 없었다.
아니, 며칠 전에 도착해 아직 여행사진 정리도 못했는데.... 그 많은 사진들 사람들에게 보내줘야 하고 또 블로그에 올리려면.....허어걱!!
'그래~ 오늘은 그냥 가볍게 산행이나 하자~'
작은 디지탈 카메라라도 가지고 갈까...했던 맘까지 접고 그냥 집을 나섰다.
홍보위원으로서 산행기를 게시판에 늘 올리던 나의 직무유기...??
아~~ 그건 절대 안된다는 뜻??
슬그머니 가브리엘 형제님이 주머니에서 카메라를 꺼내 건내신다.
"그려~ 성모산우회 새 회장님으로 등극하신 토마스 회장님과 첫산행을 하는건디.....증거를 남겨야쥐~"
ㅋㅋ
바윗돌과 나뭇가지에 남은 잔설들이 얼마나 이쁜 지....바람 한점 없는 화창한 날씨하며....
산행하기엔 더없이 기분좋은 날이었다.
더우기 우리가 택한 응봉능선길은 간간히 로프를 타는 스릴감과 함께 사람들도 없어 그 한적함과 여유로움까지 덤으로 얻은 행운의 코스였다.
그 기분좋음에 매 순간 흥분을 감추지 못하며 우린 순간 순간을 카메라에 담았다.
그러나........
중턱을 넘어선 순간부터 나타난 위험 천만의 코스....
평소같으면 스릴감을 느낄 수 있는 멋진 코스였겠지만 커다란 바위에 꽝꽝 얼어붙은 잔설은 그야말로 죽음(?)의 코스로 변해있었던 것이었다.
특히 나처럼 키가 작아 다리도 짧고 팔힘도 없는 사람은 제대로 지지할 곳도 없고 한번 팔에 힘이 빠져 버리면 끝까지 오르기가 힘들다는 걸 아는지라 얼마나 긴장을 했는 지....
심지어는 로프도 제대로 없는...그야말로 미끄러지면 천길 낭떠러지로 떨어져 버리는 코스가 나타났다.
"내 그런줄 알았어~ 아까 우리를 앞질러 올랐던 젊은이가 걍 내려오는 걸 보고 내 눈치챘다니..."
한무리의 등산객들도 다른 길로 갔다가 길이 막혔다고....되돌아 나왔다.
분명 이 바위로 오르는 길이 맞긴 한데....도저히 등산로라고는 믿기지 않는 바위였다.
그러나 용기 백배이신 형제님이 먼저 오르시고
위에서 손을 잡아주시고 아래에서 바쳐주시고...
그곳에 모인 등산객 모두가 한 일행이 되어 혼비백산....그 위험천만의 바윗길을 기어 올랐다.
사실....
'난 못혀요~'소리가 저절로 나왔었다.
그러나 가까스로 위험천만 오른 바윗길을
다시 내려가는 일도 예사는 아니었기에
오를 수 밖에 없었다.
이렇게 성취한 이 의기양양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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