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본
일리카(L. Illica)가 씀(이탈리아어).
등장인물
안드레아 세니에 T
샤를 제라르(Charles Gerard 하인으로 혁명당) Br
쿠아니(Coigny 백작 부인) S
마들레인(Madeleine 그녀의 딸) S
베르시(Bersi 마들레인의 유모) MS
앵크르디빌(Incredibile 밀정) T
루슈에(Roucher 세니에의 친구) B
마티외(Mathieu 급진 혁명가) Br
신부 T
혁명 재판소 장관 Br
때와곳
제1막은 프랑스 혁명 전, 제2∼4막은 1794년경으로 파리와 지방의 성
주요아리아
임프로비소 Improvviso (테너)
초연
1896. 3. 28 밀라노 스칼라 오페라 극장
작곡
조르다노 (U . Giordano, 1867-1948)
제 1막
쿠아니 백작 부인의 성안 무도회장으로, 하인들이 대규모의 파티를 위 해서 무도회장을 꾸미고 있다. 제라르가 귀족 마들레인을 사랑하고 있 음을 토로하면서 오페라의 시작을 알리는 아리아를 부른다. 제라르의 아버지도 하인들의 틈에 끼어 일을 하고 있으며, 자기 또한 하인의 신 세라는 것에 불만을 품고 있다. 그는 언젠가는 귀족들이 민중들의 힘 에 의해 축출되리라는 것을 예견한다.
마들레인과 그녀의 어머니, 그녀의 유모가 등장하여 손님이 오기를 기다리면서 이야기를 나눈다. 안드레아 셰니에와 그의 친구인 신부도 초대되어 손님들 틈에 끼어있다. 마들레인은 시인인 셰니에에게 사랑 의 시 한 수를 지어달라고 간청한다. 그는 마지못해 훌륭한 테너의 목 소리로 [임프로비소 Improvviso]로 알려진 아리아를 부르며 시를 들 려 준다. 그는 감미로운 심정에 대해서 찬미하다가 결국에는 아름다 운 본성과는 반대되는 인간의 어리석음을 꼬집으며 가난한 자에게도 좋은 때가 오리라는 예언의 [언젠가는 푸른 하늘 아래서 Un di, all' azzurro spazio]라는 아리아를 부른다. 마들레인은 그 시에 감동을 받 지만 다른 손님들은 몹시 놀란다.
이 상황은 제라르가 귀족들이 파멸하게 될 것이라고 말하며, 한 떼 의 남루한 행색을 한 빈민들과 등장함으로써 더욱 긴장감이 감돌게 된 다. 손님들은 급히 자리를 뜨고, 제라르는 반항적으로 자기가 입은 하 인 제복을 찢어 제 아버지 뒤에 서 있는 백작 부인에게 던진다. 셰니 에도 그들 편이 되어 함께 나간다. 무도회는 다시 시작되나, 마들레인 은 미래에 닥치게 될 사건의 긴박성을 감지한다.
제 2막
몇 년이 지난 후, 파리에 있는 카페 오토이다. 제라르는 혁명의 지도 자가 되었고, 셰니에 역시 혁명의 한 일원이었다. 그러나 세니에는 로 베스피에르를 극단으로 치닫는다고 비난하여 색안경을 끼고 보는 눈초 리에 시달리고 있었으며, 또한 쿠아니 가문의 유일한 생존자이면서도 지금 자신의 신분을 속이고 살고 있는 마들레인과 내통한다는 이유 때 문에 의심의 대상이 되고 있었다.
카페 밖에서는 마들레인의 유모 베르시가 한 통의 편지를 셰니에에 게 전해준다. 그녀는 그에게 편지를 쓴 당사자가 밀정으로부터 추적당 하고 있다며 도와줄 것을 간청한다. 사실 그 편지는 마들레인의 연서 였으나 세니에는 아직 그것을 모르고 있다. 베르시는 그에게 오늘 밤 편지의 당사자가 말러(오스트리아)의 동상 아래로 올 것이라고 말한다. 그러나 그 들의 대화를 밀정인 앵크르디빌이 엿듣고 있다는 사실을 알지 못한 다. 그때 제라르가 등장하여 앵크르디빌에게 그가 평소 마음 속으로 사랑하고 있던 마들레인의 모습을 설명하며 찾아달라고 한다.
그날 밤, 마들레인과 셰니에는 약속 장소에서 극적인 해후를 하게 되고 아름다운 사랑의 2중창을 부른다. 그때 앵크르디빌의 전갈을 받 은 제라르가 나타나서 마들레인을 데려가려고 하자, 셰니에가 그에게 상처를 입힌다. 곧이어 달려온 셰니에의 친구 루슈에가 마들레인을 안 전한 곳으로 데려간다. 제라르는 상대가 셰니에임을 알자, 오히려 처 형될 자의 명단에 올라 있으니 도망치라고 일러준다. 셰니에는 그의 말을 듣고 급히 떠나간다. 그때 경찰이 도착하나, 제라르는 모르는 사 람이라고 얼버무려 셰니에의 위기를 모면케 한다.
제 3막
혁명 재판소로, 혁명을 위해서는 많은 돈이 기부되어야 한다는 기부 금 모금 연설을 마티외가 행하나 별 반응이 없다. 이어 제라르가 다 시 나서고 군중들은 이에 호응하면서 [카르마놀 Carmagnole]을 노래한 다. 밀정 앵크르디빌이 들어와서 제라르에게 셰니에를 체포했으며 마 들레인도 그의 주변 어디엔가 있을 터이므로, 셰니에를 고발하는 문서 를 작성하여 그녀를 유인하자는 책략을 말한다. 제라르는 셰니에가 적 이 아니라는 것을 알면서도 그녀를 원하는 마음과 질투심으로 인해 그 를 파멸시키는 문서를 작성한다. 그는 [조국의 적 Nemico della patria]이란 노래를 부른다.
앵크르디빌이 셰니에의 운명을 결정하는 서류를 들고 나가자, 마들 레인이 애인의 목숨을 간청하기 위해 등장한다. 제라르는 그녀에 대 한 자신의 사랑을 호소한다. 그녀는 처음에는 그의 사랑에 저항하나 셰니에의 목숨을 살려준다면 받아들이 겠노라고 말한다. 그녀는 [나 의 어머니는 죽었소 La mamma morta]라는 노래를 부르면서 자기의 성 이 불타고 어머니가 돌아가셨다는 사실을 말하고는, 자기 또한 전혀 생각지도 못한 엄청난 시련을 겪고 있다는 심경을 털어놓는다. 제라르 의 마음은 한결 부드러워져 셰니에를 구해 주겠다고 약속을 한다.
셰니에가 법정 앞으로 나온다. 제라르는 자기가 서명한 문서가 거짓 이었음을 밝혀 그의 무죄를 증명하려 하지만 법정과 군중들은 그를 죽 이기를 요구한다. 셰니에는 열정적으로 [나는 병사였다오 Si, fui soldato]라는 노래를 불러 자기의 애국심을 표현한다. 하지만 그는 유 죄 판결이 내려져 사형 선고를 받고 만다.
제 4막
파리에 있는 성 라자르의 법정의 마당이다. 한밤중으로, 세니에는 테 이블 위에서 무엇인가를 쓰고있다. 루슈에가 그에게 마지막 작별 인사 를 하려고 들어 온다. 셰니에는 그에게 지금 막 쓴 [5월의 아름다운 날처럼 Come un bel di di maggio]이라는 감명 깊은 시를 들려준다.
그때 마들레인이 제라르와 함께 등장한다. 제라르는 마지막으로 로 베스피에르에게 셰니에의 집행유예 처분을 청하려고 나간다. 한편 마 들레인은 간수를 매수하여 셰니에와 같은 시각에 처형될 수 있도록 조 작을 꾸민다. 다른 여죄수 대신에 자신이 그녀로 가장하여 죽기로 한 다. 셰니에가 불려 나오고, 마들레인과 기쁨에 넘쳐 [그대에게 좀더 가까이 Vicino a te]의 2중창을 마지막으로 부른다. 곧 그들의 이름 이 불리워지고, 두 사람은 손을 꼭 잡고 단두대로 걸어간다.
실존인물
안드레아 셰니에 (1762-1794)
그가 단두대에서 사라진 지 25년이 지난 1819년 라투슈 출판사에서 그의 작품이 간행됨으로써 비로소그는 위대한 시인으로 극찬을 받았다. 특히 당시에 낭만파 시인들은 그들의 선구자로서 환호성을 울렸고, 앙이 드 레니에는 프랑스의 가장 위대한 시인으로 셰니에의 이름을 꼽을 정도였다. 앙드레 셰니에는 1762년 콘스탄티노플에서 당시 이 곳에 프랑스 영사로 부임해 있던 아버지와 그리스태생의 아름답고 교양있는 어머니 사이에 태어났다. 따라서 그는 어려서부터 어머니의 영향으로 그리스문화와 문학에 대해 애착과 동경을 가졌다. 그 후 파리로 올라온 뒤에는 사교가이기도 한 어머니가 그녀의 살롱에 많은 문인, 학자, 다비드 같은 유명한 화가를 손님으로 맞이하였으므로, 젊은 셰니에는 이 모임에 자주 참석하였고 그의 문학에 대한 관심과 정열도 높아졌다. 그가 25세 때 프랑스 대사관의 서기관으로 런던으로 가게 되었는데, 이 2년에 걸친 영국생활 동안 망향의 슬픔과 고적한 생활을 달래기 위해 방대한 작품을 계획하고 “헤르메스”와 “아메리카”라는 두 작품을 이 시절 동안에 썼다. 2년이 좀 넘어 1790년 그는 꿈에도 못 잊던 프랑스에 돌아왔다. 때는 프랑스 대혁명이 일어난지 몇 달 되지 않아 소용돌이 치는 격동기였다. 젊고 정열에 넘치는 셰니에는 이 와중에 뛰어들어 열렬한 혁명가가 되어 변혁과 자유를 찬양하는 노래와 시를 썼다. 그러나 그는 자유와 동시에 정의와 질서를 사랑하는 온건주의자로서 공포 정치로 치닫는 자코뱅의 과격한 행동을 비한 공격하고 차츰 루이 16세의 옹호파와 협력하게 된다. 이리하여 그는 혁명파에 의하여 반동파, 인민의 적으로 규정되고 루이 16세가 처단된 뒤에는 베르사이유 교외에 숨어서 지내다가 1794년 3월 파리에서 체포되어 생 라자르 감옥에 수용되었다. 감옥 속에서도 굴하지 않고 몰래 12편의 이얌브라는 형식의 풍자시를 써서 자코뱅의 폭정과 독재를 맹렬히 공격하였다. 그리고 감옥에 들어온지 약 4개월 뒤 인민의 적이라는 죄목으로 그는 단두대에서 처형당했다. 그는 비록 32세라는 젊은 나이에 요절하였으나 그가 남긴 작품은 그 자체로 보나 그 작품들이 후세에 미친 영향으로 보나 매우 중요하다. 그는 당시의 사회 환경이나 가정교육으로 보아 자연히 그리스 고대 문화와 문학에 젖고 심취되어 있었다. 따라서 그의 시 가운데 헬레니즘 사상이 자연스럽게 흐르고 있다. 그러나 셰니에의 독창적인 점은 고대 세계에 안주하지 않고 차츰 그가 살고 있는 시대와 사회를 자신의 풍부한 감수성과 열정을 가지고 살았으며 그것을 고대의 형식미와 조화시켜 표현한 점이라고 할 수 있다. 그의 작품이 세기를 넘어 아직도 기억되고 있는 것은 그가 그 시대의 감각, 감정, 사상, 믿음을 가지고 있었고 그것을 성실하고 힘차게 표현한 데 있다. 또한 그는 말의 기교가 아니라 마음의 표현이 시를 이룬다는 새로운 태도로 앞으로 올 낭만파의 구호가 된다. 한편 그는 문학에 있어서 개성과 마음을 중요시하였지만 그가 이어받은 고대 그리스, 로마 시가의 미의 이상인 우아와 절도, 형식과 냉용의 조화, 조형미와 음악성의 융화를 잊지 않고 있다.
안드레에 쉐니에(Andrea chénier, 안드레아 셰니에)는 이탈리아 작곡가 죠르다노(조르다노, Umberto Giordano, 1867-1948)의 오페라이다. 주인공인 안드레아 쉐니에는 불란서(프랑스) 혁명 시대의 실제로 살았던 인물인데, 어지럽게 바뀌는 드라마의 전개에는 창작한 부분이 많다. 그러나 그 허구(虛構)를 통해 계급투쟁, 정치적 음모, 부정부패, 비극적인 죽음 등이 뒤섞인 이 시대의 참모습이 떠오른다. 죠르다노는 섬세한 묘사나 표현은 그리 능숙하지 않으나 격동하는 드라마를 음악으로 옮겨 듣는 이를 흥분의 도가니에 빠지게 하는 재주는 같은 시대의 어느 오페라 작곡가도 따를 수 없었다. 원작은 스토리코(Ambiente Storico)의 희곡(4막)을 일리카(Luigi Illica)가 대본으로 만들었다.
정의란 무엇인가? 그 답을 오페라 ‘안드레아 셰니에’에서 찾다!
<뉴스테이지 강태영 기자>
세종문화회관 서울시오페라단이 오는 10월 14일부터 10월 17일까지 오페라 ‘안드레아 셰니에’를 대극장에서 선보인다. 이 작품은 서울시오페라단과 인연이 깊다. 서울시오페라단이 창단기념작으로 ‘안드레아 셰니에’를 공연 한 바 있기 때문이다. 또한 두 번째로 오른 이 작품에서 현재 서울시오페라 단장 박세원이 ‘셰니에’ 역으로 직접 출연했다. 오페라의 3대 거장으로 꼽히는 작곡가 조르다노의 작품인 오페라 ‘안드레아 셰니에’는 사실주의 오페라의 대표작이다. 이 작품은 사실주의의 극적 흐름을 지키면서 이탈리아가 지닌 전통적이고 매력적인 음악을 그대로 살렸다는 평을 받고 있다. 오페라 ‘안드레아 셰니에’는 프랑스혁명 당시 단두대의 이슬로 사라진 실존 인물 안드레아 셰니에의 이야기를 그렸다. 이 오페라의 가장 큰 특징은 오페라에 ‘셰니에’의 짧은 일생과 그의 두 편의 시가 담겨있다는 것이다.
- 정의에 대해 다시 한번 생각한다.
오페라 ‘안드레아 셰니에’는 최근 화제가 된 마이클 샌델의 ‘정의란 무엇인가?’라는 책이 떠오른다. 이 오페라는 프랑스혁명을 배경으로 계급투쟁, 정치적 음모, 고뇌하는 지식인의 심리와 비극적인 사랑을 담았다. 오페라 3막에 등장하는 제라르의 아리아 ‘조국의 적’은 단연 명곡이다. 이 곡은 적이 아닌 친구를 배반하는 자신의 처지가 혁명의 정의와 상반되는 것은 아닌지 갈등하는 마음을 표현했다. 정의와 조국애, 사랑하는 여인에 대한 애욕 등도 담겨있다. 이 아리아를 통해 제라르는 급변하는 혁명시대의 청년의 고뇌와 방황을 이야기한다.
- 테너의 오페라, 국내에서 네 번째로 만나게 되는 진짜 이유
이 작품은 격정적인 드라마와 아름다운 음악의 조화로 많은 오페라 팬들의 사랑을 받고 있다. 오페라 ‘안드레아 셰니에’는 아름답고 당당한 테너의 아리아를 즐길 수 있는 작품이다. ‘셰니에’ 역은 세기의 테너들이 거쳐갔다. ‘루치아노 파바로티’, ‘플라시도 도밍고’, ‘호세 카레라스’는 이 역에 깊은 애착을 보여 명언과 명반을 남겼다. 이 작품은 당대 최고의 테너들만이 그 역할을 잘 소화해 낼 수밖에 없는 이유가 있다. 테너의 아리아들은 보통 클라이막스 부분에서만 고음처리를 하는데 비해, 오페라 ‘안드레아 셰니에’는 전체적으로 고음을 부른다. 가사도 시적이고 철학적이기 때문에 이를 음악적으로 표현하기가 매우 어렵다. 더불어 작품 자체가 드라마틱 하고 스케일이 크다. 즉 높은 음악성과 드라마틱한 음색을 지녀야 한다는 점이 그동안 이 작품을 만나기 어렵게 한 요소다.
- 오페라의 종가, 이탈리아에서 온 지휘자
이번 공연에서 지휘를 맡은 ‘로렌초 프라티니’는 이탈리아 베르디 극장에서 활동 중이다. 그는 밀라노의 베르디 국립음악원에서 교수로 활동했다. 또한 제노바 카를로 펠리체 극장에서 지휘자를 역임한 바 있다. 그는 이탈리아 주요 페스티벌에서 활발한 활동을 펼치며 큰 호평을 받았다. 우리나라에서도 지난해 ‘나비 부인’ 공연으로 관객들과 만나 큰 호응을 받았다.
- 국내 최정상급 성악가 출연
‘안드레아 셰니에’ 역할에는 박현재, 한윤석, 이병삼이 열연한다. 셰니아의 연인 ‘맏달레나’ 역에는 소프라노 김향란, 김인혜, 이지연이 출연한다. 특히 소프라노 김향란은 1992년, 2006년에도 ‘맏달레나’역을 맡아 큰 호응을 받았다. 플라시도 도밍고로부터 극찬을 받았던 소프라노 이지연도 유려한 음악을 선사할 예정이다. 혁명가 ‘제라르’로는 바리톤 고성현과 최진학 등이 열연한다.
뉴스테이지 강태영 기자 newstage@hanmail.net
안드레아 셰니에> 주요 아리아
․ Un di all'azzurro spazio “어느날 남쪽 하늘을” (안드레아 셰니에 - 1막)
아름다운 본성과 반대되는 인간의 어리석음을 꼬집으며 언젠가는 가난한 자들에게도 좋은 때가 오리라는 예언을 하는 아리아. 서정적이고도 당당한 아리아이다.
․ Eravate Possente "내가 위험에 처해 있을 동안“ (안드레아 셰니에, 맏달레나 - 2막)
혁명으로 인해 오랫동안 만나지 못하고 떨어져있던 안드레아 셰니에와 막달레나가 해후하여 부르는 아리아. 맏달레나는 셰니에에게 혁명이 일어난 후 모든 것을 잃어 버렸으며 얼마나 고독한 날들을 보냈는지 호소하며 안드레아 셰니에는 당신을 지켜주겠다고 하며 아름다운 사랑의 2중창을 부른다.
․ La Mamma Morta "나의 어머니는 돌아가셨소“ (맏달레나 -3막)
'그들이 내 어머니를 죽였지. 어머니는 나를 보호하려다 돌아가셨어'로 시작해 자신이 부모를 잃고 얼마나 어렵게 살아왔는지, 그리고 하녀 베르시가 자신을 키우기 위해 어떤 희생을 했는지를 한탄하는 내용으로 가슴을 저미는 애절한 선율이 일품이다.
․ Nemico della patria “조국의 적” (제라르 - 3막)
안드레아 셰니에의 고발장을 앞에 놓고 적이 아닌 친구를 배반하는 자신의 처지가 혁명의 정의와 상반되는 것은 아닌지, 맏달레나를 갈망하는 자기의 애욕과 셰니에에 대한 질투심으로 인해 혼란스러워 하며 그의 정의와 조국애, 그리고 이에 대한 비열한 마음속의 갈등을 그린 걸작이다.
․ Come un bel dì di maggio “5월의 아름다운 날처럼”(안드레아 셰니에-4 막)
성 마자르에 있는 감옥의 정원 감방의 희미한 등잔밑에서 시인 셰니에가 단두대에 오르기 전 5월의 아름다운 날처럼(Come un bel di di maggio) 이란 시를 친구에게 들려주며 부르는 아리아다.
"La mamma morta" (나의 어머니는 돌아가셨소) sung by Renata Tebaldi 마리아 칼라스의 아리아.
공연후기....
올해는 오페라 마니아에겐 최고로 흥분되는 한해이기도 하다.
해외 유수의 오페라 공연도 그려러니와 무엇보다도 서울시 오페라단과 국립오페라단이 쌍방간에 그동안 흔히 접해보지 않았던 오페라들을 수두룩하게 쏟아내 놓은 해이기 때문이다.
그중에 오늘의 공연<안드레아 셰니에>가 한편이다.
18세기 프랑스 혁명을 배경으로 한 사실주의 (베리즈모)오페라이기 때문이다.
그동안 그저 오페라의 내용과 상관없이 훌륭한 성악가의 매혹적인 노래 한곡만으로도 충분히 흥분하고 감동을 받았던 벨칸토 오페라하고는 상당히 다른...
출연진도 화려하다.
그동안 서울시 오페라단 공연을 거의 빼놓지 않고 본 터라 배역들의 이름도 너무나 익숙하고 애정어리기까지....
첫날 배역의 김향란과 고성현 공연도 보고 싶었지만, 이튿날의 한윤석과 김인혜 출연날을 선택했다.
사실 이 오페라에서 주역급을 차지하고 있는 제라르...역에 바리톤 고성현의 목소리가 가슴 저 밑바닥부터 들려오는 듯 강하게 잡아끌고 있어서 선택에 망설였었는데, 막상 당일날 최진학의 노래를 듣고는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 목소리도 너무나 좋았고 노래도 너무나 잘해서....
셰니에 역의 한윤석과 맏달레나역의 김인혜는 두말할것도 없다.
나..김인혜의 왕팬....ㅋㅋ
무대는 1789년...프랑스....
프랑스 대혁명이 일어나기 6개월 전...코와니 백작의 성의 화려한 파티로 시작된다.
커튼이 오르고 화려한 궁의 내부와 가구,샹드리에...그리고 출연진들의 화려한 의상이 눈길을 사로잡았다.
특히 무대가 귀족의 파티라서 귀부인들의 화려한 드레스들이 특히 볼거리였다.
순간 들었던 생각...와아~ 저 많은 드레스들의 제작비가??
아무래도 낯에 압구정 가로수길을 거닐며 옷가게들을 섭렵하고 온 후유증이 아닐까?? ㅋㅋ
서막이 울릴때의 오케스트라 연주....합격...
커튼이 오르고 무대가 올랐을때....무대장치...합격...
드디어 제라르의 노래가 울려 퍼졌을때..오옷~ 합격...
한윤석...김인혜 출연....당근 합격....
아!! 기분 좋은 출발이다.
가보트가 연주되며 1막의 커튼이 내려졌다.
2막을 위한 무대장치가 이루어질 동안 잠시 침묵이 흘렀다.
그리고 6개월이 지난 .....혁명이 시작된 ...상황이 1막하고는 완전히 뒤바뀐 무대가 펼쳐졌다.
화려했던 그 시절은 순식간에 저만치 꿈처럼 사라지고 삭막한 무대와 노동자들 옷차림의 출연진으로 무대는 메워졌다.
이것이 인간의 심리인가!!
노동자들의 노동의 댓가가 착취되고 그 신분은 끊임없이 자식에게로 물려지는
그 불합리함을 거부하면서도 삭막한 무대를 보고있자니 왠지 숨통이 막혀온다.
현실도피..??
그래~어쩌면 인간은 자신의 현 상황으로부터 도피하고 싶은 본성이 있는 지 모르겠다.
나와는 무관한 세계...그러나 늘 동경의 대상이 되어 온 아름답고 화려하고 모든게 여유롭기만 한
그 귀족들의 삶을 오히려 보고싶어 했는 지도...
그래서 오늘날까지도 사실주의 오페라 보다는 17,18세기 낭만주의 시대의 벨칸토 오페라가 더 인기몰이를 하고있는 지도 모르겠다.
어쨋든...
무대는 그럴지라도 스토리의 주제는 목숨을 건 사랑이다.
하인 시절부터 귀족의 딸-맏달레나를 감히 흠모했던 제라르....지금은 혁명당원이 되어서 권력의 실세에 있고,
그녀를 찾고있다. 셰니에를 잡아들이면 쉽게 맏달레나를 찾을 수 있으리라 판단한 제라르는 셰니에에게 죄를 뒤짚어 씌어 그를 수배자로 만들어 들여 맏달레나를 찾는데 성공을 한다.
그러나 셰니에를 살릴 수 있다면 자신을 가져도 좋다고 열창하는 그녀앞에 제라르의 욕망은 무너지고
셰니에를 살리려 애를 쓰지만, 이미 진실보다는 사람 잡는데 더 혈안이 되어버린 군중들 앞에선 속수무책이다.
결국 셰니예는 사형선고를 받고 집행일도 당겨져 곧 이루어질 상황....
맏달레나는 감옥의 간수를 보석으로 매수해서 같은 날 사형을 당하게 될 임산부와 바꿔치기를 한다.
함께 죽어 이승에서 이루지 못한 둘의 사랑을 저승에서 이루자는 것이다.
최후의 이중창- '우리의 죽음은 사랑의 승리'를 열창하지만...
그것을 듣는 내 마음은 그들이 노래하는 사랑의 승리가 너무나도 애절하고 가슴아픈 사랑의 아리아로 들리는 것이 아니라 셰니예의 이기심에 반발심이 생겨 마음이 좀 심드렁해졌다.
"아니 ...사랑하는 여자가 자기를 따라 죽겠다는데, 극구 말려야지 뭐 저렇게 좋아라고 노래를 부르나~
아니 난 죽어서도 널 위해 천국에서 좋은 빛을 비추어줄께...넌 행복해야 해!
날 따라오지 마~ 뭐 이래야 하는거 아닌가??"
인간의 소유욕의 산물이다.
죽음을 선택해서는 안된다.
그건 사랑이 아니다.
사랑은 살아내는 것이다.
참아내는 것이다.
아!! 그러나 한시대에는 얼마나 죽음이 낭만적인 모습을 하고 인간을 유혹했는가!!
모든 드라마에서 모든 오페라에서 여주인공은 죽었다.
왜 관객들은 죽음까지 가기를 원하는가!!
사랑하는 이를 따라 죽는다고 나선 맏달레나는 그렇다고 쳐도 그걸 넙쭉 받아들인 셰니예는
너무 이기적이란 생각에 뜹뜰했다는....엉뚱함??ㅎㅎ
오페라에서 느낌은 그랬던 지 간에 어쨋든
프랑스 대혁명 시절에 시인으로서 혁명에 뛰어들어 열렬한 혁명가로서 변혁과 자유를 찬양하는 노래와 시를 썼지만, 공포정치로 치닫는 자코뱅당의 과격한 행동에 급기야 이를 공격하고 비판하며 차츰 루이 16세의 옹호파와 협력하게 되어 결국 혁명파에 대한 반동파, 인민의 적이 되어 불과 32살의 나이에 사형을 당하는 셰니예...그 실존인물을 그렸다고 하니, 당시의 사회상이 스쳐 지나면서 이 용기있는 젊은이를 사랑하지 않을 수 없었을거 같다는 생각이 또 들었다는...ㅎㅎ
사랑하는 여인이 따라 죽은것까지 실화일까??
아니겠지~ㅎㅎ
모든 극에서 남 녀의 사랑이 빠지면 안되니까....관객이 그렇게까지 끝까지 가기를 원하니까....
맏달레나역의 소프라노 김인혜의 열창은 오늘도 대단하였다.
3막에서 절규하듯 부르는 '나의 어머니는 돌아가셨소'는 목젖까지 짜안하게 만들었고,
2막의 셰니에역의 한윤석과 부르는 아리아 2중창은 너무도 아름다웠고 잘 불렀다.
전체적으로 상당히 성악가들에겐 어려운 곡이었다고 생각드는데,너무도 매끄럽게
관객으로 하여금 공감하게 만들어나갔다.
제라르역의 바리톤 최진학도 훌륭하였다.
모든 출연진,제작팀들이 다 함께 손을 맞잡고....피날레 인사를...
공연을 마치고 세종문화회관 옆 광장뜰에서 광화문 주변을 카메라에 담다.
바라보기만 해도 왠지 여유스러운 파라솔들과 스틸로 제작한 거대한 금관악기 조각작품이 좋아서...
세종문화회관은 정말 아름다운 건축물이다.
특히 조명이 더해지면....
'공연후기-오페라' 카테고리의 다른 글
시몬 보카네그라/4.7.목/예당 오페라극장 (0) | 2011.03.15 |
---|---|
오페라/프린스 이고르/2010.10.10.일/예당 오페라극장 (0) | 2010.10.25 |
메피스토펠레/국립오페라단/2010.10.20.수/예당오페라극장 (0) | 2010.10.23 |
라 트라비아타/제1회 대한민국 오페라 페스티발/2010.6.25.금/예당 (0) | 2010.06.19 |
제1회 대한민국 오페라 페스티발/아이다/솔 오페라단/6.16.수/예당 (0) | 2010.06.16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