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연후기-클래식(2010년)

아름다운목요일] 쇼팽 특집 4 - 유영욱 피아노 리사이틀/5.13.목/금호

나베가 2010. 5. 13. 15:31

 

[기획공연] [아름다운목요일] 쇼팽 특집 4 - 유영욱 피아노 리사이틀

 

 

쇼팽 탄생 200주년을 기념하다 <쇼팽 특집>

 

 

2010년은 쇼팽(1810. 3. 1 ~ 1849. 10. 17)이 탄생한 지 200주년을 맞는 해로 금호아트홀에서는 이를 기념하는 특별한 공연을 마련했다. 2007년 브람스 프로젝트, 2009년 바흐를 위하여(4월), 슈베르트 프로젝트(11월) 등 작곡가 집중탐구 시리즈를 꾸준히 진행해 온 금호아트홀의 또 다른 작곡가 시리즈인 셈이다.

 

4월 22일, 피아니스트 박종화가 쇼팽의 피아노 협주곡 1번과 2번을 현악사중주의 편성으로 협연하게 되는 독특한 시도를 시작으로 총 7회의 연주회가 펼쳐질 <쇼팽 특집>에서는 김성훈, 허원숙, 유영욱과 같은 기성 연주자와 2009년 반클라이번 2위 수상자 손열음 그리고 시프리앙 카차리스와 에드워드 아우어와 같이 세계무대에서 활발히 활동 중인 기라성 같은 연주자들이 함께 한다.

 

유영욱 / Piano

 

'한국의 베토벤'이라는 별명을 갖고 있던 유영욱은 10세 때 자신의 작품 발표회를 가질 정도로 작곡에도 놀라운 재능을 보이며 어릴 적부터 국내언론의 집중적인 스포트라이트를 받았다. 예원학교 재학 중 도미, 줄리어드 예비학교에 입학한 유영욱은 스페인 산탄데르 국제 피아노 콩쿠르 에서 만장일치로 대상을 수상하며 세계적인 주목을 받게 된다. 그 후 독일 본 국제 베토벤 피아노 콩쿠르에서 우승하면서, "베토벤이 피아노를 친다면 유영욱처럼 연주했을 것이다" 라는 심사위원의 평과 ‘베토벤의 환생’ 이란 현지언론의 리뷰는 세계가 주목할 만한 새로운 피아니스트로서의 유영욱을 다시 한번 전세계적으로 알리는 계기가 되었다.

 

그는 베토벤 콩쿠르 우승 이후 해외 투어에 집중, 뉴욕 국제 키보드 페스티벌,독일 베토벤 페스티벌 등 해외 유수의 페스티벌에서의 초청 리사이틀을 포함, 미국, 유럽, 아시아는 물론 이집트, 레바논 등 세계 각국으로 진출, 300여회에 달하는 해외 리사이틀 투어를 통해 관객들의 끊임없는 기립박수와 현지 언론들의 찬사를 받았다.


그는 제임스 콘론, 세르지우 코미시오나, 핀커스 스타인버그, 헤수스 로페스 코보스 와 같은 뛰어난 지휘자들의 지휘 아래 상트 페테르부르크 심포니, 프랑스 국립 오케스트라, 스페인 국립 오케스트라와 드레스덴 심포니 등의 오케스트라와 협연하며 세계적 명성의 연주자로 그의 이름을 알렸다.


국내 활동으로는 작년 6월,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서의 단독 리사이틀로 고국의 클래식 팬들에게 첫 인사를 한 바 있으며, 올해에는 본격적인 국내활동의 시작을 알리는 국내 첫 앨범인 [BEETHOVEN 32]가 발매된 동시에 연세대 음대 교수로 취임하는 등 바쁜 행보를 보여주고 있다. 특히 상반기에는 교향악축제와 코리안 심포니와의 협연 등에 초청받으며 놀라운 기량으로 관객들의 찬사를 한 몸에 받은 바 있다.

 

P R O G R A M

 

프레데릭 쇼팽 Frédéric Chopin (1810. 3. 1 ~ 1849. 10. 17)

 

 

24개의 프렐류드, 작품번호 28

24 Prelude, Op.28

 

스케르초 제1번 나단조, 작품번호 20

Scherzo No.1 in b minor, Op. 20

 

스케르초 제2번 내림나단조, 작품번호 31 

Scherzo No.2 in b-flat minor, Op.31

 

스케르초 제3번 내림다단조, 작품번호 39

Scherzo No.3 in c-sharp minor, Op.39

 

스케르초 제4번 마장조, 작품번호 54

Scherzo No.4 in E Major, Op.54

 

공연후기.....

 

올해는 쇼팽과 슈만의 탄생 200주년으로 그 어느해 보다도 이들 곡이 풍년이다.

덕분에 단편적으로 듣던 곡들을 집중해서 연일 들을 수 있어서 좋은것 같다.

그냥 늘 곁에 있는 사람의 진가를 그냥 흘려보내듯이 너무 익숙해서 그냥 늘 있던 자리에 있는 사람처럼 그랬었는 지도 모르겠다.

덕분에 이들 생애에 대해서도 좀 더 많이 알게되고, 덜 유명한 곡들도 전체적으로 들을 수 있는 계기가 되고 ....

 

5월 들어서 서울 스프링 실내악 축제에서도 이들의 곡으로 호사를 누리고 있다.

더우기 피아노 곡 뿐만이 아니라 실내악을 들을 수 있어서 얼마나 감동적인 지....

암튼...

오늘은 연일 행진하던 스프링 실내악 공연을 제쳐두고, 유영욱의 쇼팽곡을 듣기위해 금호아트홀로 발길을 돌렸다.

베토벤 스페셜리스트로 익히 알려진 그가 오늘 쇼팽은 어떻게 연주를 해 낼 지 자못 기대가 되었다.

 

그의 쇼팽 프렐류드 24곡 전곡을 들으면서 나는 생각했다.

베토벤 스페셜리스트란 별명을 듣기위해 그가 한 작곡가에 대한 집중력이 얼마나 큰 지...

그리고 얼마나 많은 에너지와 열정을 쏟아 부었는 지...

그것 하나만으로도 오늘 쇼팽 연주회도 감동을 줄거란 확신이 섰다.

아닌게 아니라 시종일관 그는 눈을 감고 천정을 바라보면서 완전히 감정을 몰입하여 연주를 했다.

어느사이에 흐른 땀은 그의 얼굴을 유리알처럼 반짝이게 했다.

그런 그의 모습을 멍하니 보면서 한없이 아름답고 섬세하고 격정적인 선율들을 듣고 있노라니

어느사이에 침범을 했는 지 온갖 상념들이 나를 에워싸며 삶을 돌아보게 만들고 있었다.

 나 자신도 모르는 삶의 고뇌와 슬픔들을 선율에 실어서 하늘로 떠나 보내고 있는것처럼....

 

 이상하다.

그냥 아름다운 피아노 선율을 듣고 있노라니, 슬픔이 엄습하며 마음 한 구석이 짜~ 안 해지는 것이다.

왜 그럴까??

어쩌면 슬픔은 인간의 가장 깊은 내면을 건드는 가장 원초적인 감정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스쳤다.

그것이 혹시 인간의 원죄가 아닐까??

그렇다면 지금 저 아름답기 그지없는 선율로 원죄를  치유받고 있는거..???

곡마다 달려있는 부제들만 보아도 이미 하나의 시다.

'사랑하는 사람을 애타게 기다리며...

'슬픈 명상에 잠겨 바라다 보는 적막한 바다'

'노래가 가득한 나무'

'달밝은 밤에 그려보는 사랑하는 사람'

'나를 사랑하는 그여인'

' 사랑하는 사람이여, 만약 나에게 날개가 있다면 그대 품으로 날아가련만...'

'추억을 더듬어서 약속했던 그곳으로 걸어간다,'

.................

이 작품의 대부분을 사랑하는 여인 조르주 상드와 함께 마요르카 섬에서 지낼 때 작곡된것이라니

그 사실 하나만으로도 얼마나 이곡에 사랑의 섬세한 감성과 아름다움, 열정이 녹아 들어있을 지 알고도 남는다 .

그 감정이 오늘 유영욱의 손끝을 통해...아니, 그의 온 몸을 통해 내게 그대로 전달이 되었다.

너무 좋으면 눈물이 나듯이 너무 아름다워서 슬픈.....

그런 감정에 휘말려 인터미션에도 꼼짝않고 있었다.

 

2부에는 너무나 엄청난 쇼팽의 스케르쵸 4곡 전곡이 연주되었다.

사실, 쇼팽의 스케르쵸를 들으면서 이 곡이 이렇게 엄청난 곡이었다는 걸 오늘 처음 느꼈다.

고뇌와 절망, 그리고 폭풍같은 열정이 그야말로 한편의 드라마를 보듯 그대로 가슴속을 파고 들었다.

특히 너무나 익숙한 2번을 들을때는 그 아름다움과 격정에 휩싸여 주체하기 힘들정도였다.

질풍노도의 삶의 투쟁에서 모든걸 극복해내고  승리한것 같은 환희??

저렇게 피아노 연주를 하는데 과연 손가락이 견뎌낼까?? 하는 쓸데없는 걱정까지 들을 정도로 그의 연주는 격정적이었다.

 

2곡을 연주하고 나서 잠시 무대뒤로 들어갔다.

아닌게 아니라 숨이라도 좀 돌리고 잠시라도 손가락을 쉬어줘야 할것만 같았다.

 

잠시 후 다시 무대에 나와 3번 연주로 들어갔다.

이곡 역시 피날레가 장난아니었다.

그래서 순간 착각으로 누군가가 박수를 쳤고, 군중심리로 자동 따라간걸까??

왜 3번 연주가 끝나고 박수들을 쳤는 지.....ㅎㅎ

 

엄청난 파워로 ...그런가 하면 애간장이 타 들어가듯 ....놀라우리 만치 감정을 살려주면서 객석을 완전히 빨아들이며 오늘의 본공연을 마쳤다.

환호소리가 홀안을 가득 메웠다.

두번 커튼콜 할것도 없이 바로 앵콜연주로 들어갔다.

"와 주셔서 감사다고....그런데 스케르쵸 4곡을 연주해서 손가락을 좀 쉬어줘야겠다" 고 하며 쇼팽의 녹턴을 연주하겠다고 했다.

왜 아니겠는가!

나는 오늘 갑자기 피아니스트의 손가락 끝이 보고싶다는 생각을 했다.

발레리나의 너무나 아름다운 모습에 그 뒤에 숨겨진 고통은 전혀 느낄 수 없이 그저 아름다움만 탐닉하고 있을때,

느닷없이 강수진의 일그러진 발 사진이 나오면서 모두들 경악속으로 몰아넣는...그러면서 말할 수 없는 감동을 사람들에게 심겨주었듯이....나는 피아니스트들의 손이 너무나 아름답다고만 생각하고 있었기때문이다.

일 예로 아르헤리치가 프로코피예프 3번을 연주하는 모습을 보면서 이제껏 내가 생각했던 나빌레라의 예쁜 손이 아니라

떡두꺼비 같은 아낙의 손같이 생겼다고 표현했으니까.......

그런데 오늘 보니 피아니스트들의 손가락 끝도 엉망일것만 같은 예감이.....

 

아~ 맞아!

20여년 전쯤 내가 몸이 아파서 병원에 입원한 적이 있었는데 그때 우리 딸이 얼마나 피아노를 열심히 쳤느냐면 손가락 끝을 다쳐서 일주일을 쉰 적이 있었어~

엄마가 아파서 병원에 있으니까 퇴원하면 엄마를 기쁘게 해주고 싶어서 그 정도가 될 정도로 열심히 했으니 얼마나 감동을 했었는 지....

유영욱의 그 소리에 모두들 감동이 업그레이드 되었는 지 앵콜이 끝나자 박수소리는 더욱 거세어졌다.

역시 단번에 두번째 앵콜연주 들어갔다.

'추억의 왈츠'라고...어렸을때 콩쿨에 나갔었던 작품이라고 하며 쇼팽의 왈츠를 연주했다.

환호소리는 더욱 더 거세어졌다.

헉!! 그런데 이 연주자 또 앵콜 들어가는게 아닌가??

순간 객석에서도 우우~~ 하는 웅성거림이 있었다.

겨우 녹턴 한곡을 연주할때만 조금 손가락을 쉬었지 왈츠 연주곡도 장난아니었는데.....

세번째 앵콜곡도 추억의 왈츠라고.... 음악이 처음으로 좋아지게 만든 곡이라고....하며 정말 뜻깊은 앵콜곡 3곡을 들려주었다.

 

정말 기대이상이었던 대단한 공연이었고 쇼팽의 곡...유영욱의 찬란한 연주에 더없이 행복했던 공연이었다.

 

 

 

 

 

 

 

 

윤디리의 연주입니다. 

 

[아르헤리치 연주]

베레촙스키의 한국연주 실황.

 

윤디리의 연주.

 Chopin Scherzo No.2 Op.31

Presto

 
쇼팽의 <스케르초> 4편 중에서 가장 유명한 2번째 곡.
이 곡이 작곡된 1837년은 쇼팽이 사랑하는 백작의 딸 마리아 보진스카에게 정식 구혼을 했다가
마리아의 백부의 완고한 반대로 고배를 마실 때였던 만큼
인생에 대한 회의와 애증이 서려 있다고 한다.
이 제2번은 1837년 27세 때의 작품으로 정열과 시적인 낭만의 꿈이 대조적으로 융화되어
생기 발랄한 젊음이 넘치는 음악입니다

 

쇼팽 프렐류드 전곡 모음

1. C장조 agidato 2/8박자

'사랑하는 사람을 애타게 기다리며'

 

2. A단조 Lento 2/2박자

'슬픈 명상에 잠겨 바라다 보는 적막한 바다'

  

3. G장조 Vivace 4/4박자

'시내의 노래'

  

4. E단조 Largo 2/2박자

'무덤가'

  

5. D장조 Molto Allegro 3/8박자

'노래가 가득한 나무'

  

6. B단조 Assai Lento 3/4박자

'빗방울'

  

7. A장조 Adantino 3/4 박자

'즐거웠던 지난 날'

  

8. F#단조 Molto Agidato 4/4박자

'사나운 겨울 바람에 휘날리는 눈보라'

  

9. E장조 Largo 4/4박자

'폴란드의 최후'

  

10. C#단조 Molto allegro 3/4

'하늘을 나는 포탄'

  

11 B장조 Vivace 6/8박자

'소녀의 기도'

  

12 G#단조 presto 3/4박자

'말馬의 침묵'

  

13 F#장조 Lento 6/4박자

'달 밝은 밤에 그려보는 사랑하는 사람'

 

14 E♭단조Allegro 2/2박자

'폭풍의 바다'

  

15 D♭장조 Sostenuto

'빗방울'

  

 

16. B♭단조 Presto con fuoco 2/2

'지옥의 골짜기로 향하는 길'

 

 

17. A♭장조 Allegretto 6/8박자

'나를 사랑하는 그 여인'

  

 

18. F단조 Allegro Molto 2/2박자

'저주'

  

 

19. E♭장조 Vivace 3/4박자

'사랑하는 사람이여. 만약 나에게 날개가 있다면 그대 품으로 날아가련만'

  

 

20. C단조 Largo 4/4박자

'장송행진곡'

  

 

21. B♭장조 Catabile 3/4박자

'추억을 더듬어서 약속했던 그 곳으로 걸어간다'

  

 

22. G단조 Molto Agidato 6/8박자

'반항'

  

 

23. F단조 Moderato 4/4박자

'물의 요정의 장난'

  

 

24 d단조 Allegreto Apassionato 6/8박자

'끓는 피와 즐김과 죽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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