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은 글들.../클럽발코니....

호아킨 로드리고, <아랑훼즈 협주곡 Concierto de Aranjuez

나베가 2010. 2. 24. 09:49

귓가를 스치는 지중해의 바람

 

연주곡 : 호아킨 로드리고, <아랑훼즈 협주곡  Concierto de Aranjuez> 제2악장 아다지오
연  주 : 기타리스트 줄리언 브림


나른한 오후

해는 뉘엿뉘엿 옅은 언덕을 넘어가고
거리는 들고양이 울음소리 뿐
평화로운 적막이 계속됩니다.

서늘한 바람이
달콤한 오렌지 향기를 담아내고
짙게 익은 올리브는
알이 열매를 품고 푸르게 흐드러져 있습니다.

스페인 사람들이 가장 사랑하는 작곡가 호아킨 로드리고는
마드리드 남쪽에 위치한 과거 왕실의 여름별궁 아랑훼즈(Aranjuez)를 찾아
큰 감명을 받았습니다.

눈이 보이지 않았던 그는
대신에 매우 예민한 감수성을 지녀
귓가를 스치는 지중해의 바람, 풀섶을 스치며 피어오르는 대지의 향기에
스페인 특유의 애수를 가미해 이 아름다운 곡을 작곡했습니다.

조용히 눈을 감고
나직이 울리는 기타소리와
바람처럼 흐르는 관현악에 귀를 기울이다보면
알 수 없이 밀려오는 그리움과 향수가
마음을 적셔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