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연후기-오페라

오페라/ 운명의힘/11.19.목/세종대극장

나베가 2009. 12. 6. 15:39

 

 

 

 

La vergine degli angeli
2막 2장 자비로운 성모여
Rosa Ponselle(1897-1981), soprano
Ezio Pinza(1892~1957), bass
Rec: 1928 Victor

 

운명의 힘 공연정보

작    곡 Ⅰ 1861~62년/Giuseppe Verdi(1813-1901,이탈리아어)

대    본 Ⅰ Francesco Maria Piave(이탈리아어)/개정판:Antonio Ghislanzoni(이탈리아어)

원    본 Ⅰ Angel de Saavedra의 희곡 「돈 알바로」(Don Alvaro, 스페인어)와 J.C Friedrich von Schiller 의 희곡 「발렌슈타인의 숙소」(Wallensteins Lager,독일어)

초    연 Ⅰ1862년 11월 10일, 황실 가극장, 페테르부르그/개정판 1869년, 스칼라극장,밀라노

연주시간 Ⅰ총 2시간 30분

 

 

 

_ <운명의 힘> 등장인물


* 레오노라  DONNA LEONORA (소프라노)

칼라트라바 후작의 딸.

연인 돈 알바로와의 결혼을 아버지가 반대하자 야반도주를 하려다가 권총의 오발로 아버지가 죽자 자신을 책망하며 수도원에 들어간다. 돈 알바로를 항상 그리워하다 우연히 돈 알바로를 만나게 되나, 그의 오빠인 돈 카를로에게 죽임을 당한다. 수도원에 들어가 은둔하지만 돈 알바로를 매우 그리워하는 것으로 보아 순수한 사랑을 추구하는 전형적인 오페라 여성 캐릭터의 성격을 보인다.


* 돈 카를로  DON CARLO DI VARGAS (바리톤)

칼라트라바의 아들.

집념이 강한 주역으로서 그는 여동생을 유혹한 돈 알바로와 실수로 아버지를 살해한 여동생에게 복수를 다짐하고 이 둘을 따라나선다.


* 돈 알바로  DON ALVARO (테너)

레오노라의 연인이자 혼혈인 잉카 왕자.

스페인의 식민지 잉카제국의 왕족으로 레오노라를 사랑하나 그녀의 집안의 반대에 부딪힌다. 칼라트라바의 죽음에 당황하여 도주한 뒤 죽고 싶은 심정으로 전쟁터에 참전하지만 나중에 속세의 삶을 포기하고 수도원에 들어간다. 그의 운명은 매우 험난하며, 그런 연유인지 이 오페라 대본의 원작 제목이 "돈 알바로 혹은 운명의 힘"이다.


* 프레찌오실라  PREZIOSILLA (메조 소프라노)

집시.

시원시원한 성격을 지닌 집시 여인으로 점을 쳐 달라는 돈 카를로의 손금을 보고 매우 힘겨운 운명과 싸울 것이라는 예언을 한다.


* 과르디아노 신부  PADRE GUARDIANO (베이스)

수도원장.

매우 과묵한 수도원장으로 우연의 일치인지 레오노라와 돈 알바로가 이 수도원장이 있는 수도원에 들어오게 된다. 이 수도원장은 매우 신앙이 두텁고 많은 사람들에게 존경받는 인물이다.


* 멜라토네 신부  FRA MELITONE (바리톤)

우스꽝스러운 수도승.

수도원 생활에 싫증을 느끼고 있으며 다소 익살스럽다.

 

  줄거리

18세기 스페인 세빌리아. 스페인 명문 귀족 집안 칼라트라바 후작의 딸인 레오노라는 돈 알바로와 서로 뜨겁게 사랑하고 있으나,

가문을 중시하는 칼라트라바 후작은 그가 잉카제국의 피를 받은 식민지 출신이라는 이유로 둘의 결혼을 반대하고 있다.

헤어질 수 없는 두 연인은 사랑의 도피를 결정 하고, 오늘이 그날이다. 떠날 준비가 끝나 레오노라는 아버지를 생각하니 가슴이 찢어지는 것 같다.

두 사람이 나가려는 찰나, 눈치를 챈 후작이 칼을 들고 들어온다. 알바로는 후작과 싸울 의사가 없음을 보여주기 위해 들고 있던 권총을 바닥에 던지는데 우연히 총알이 격발되면서 후작이 총탄에 맞아 사망하게 되고, 돌발적인 사태에 놀란 두 사람은 도피하게 된다. 이렇게 일순간에 비극의 운명의 시계추는 돌아가기 시작한다.

 

돈 카를로는 아버지인 칼라트라바 후작의 복수를 맹세하고, 집을 나간 여동생 레오노라와 알바로를 집요하게 찾아다닌다.

 피할 수 없는 운명을 맞이하게 된 레오노라와 돈 알바로, 두 사람은 돈 카를로를 피해다니는 과정에서 레오노라는 수도원 근처의 동굴에서 은신을 하고

돈 알바로는 군에 입대하게 되는데,  돈 알바로는 때마침 일어난 전쟁에 임하게 된다. 이 과정에서 두 사람은 서로의 신분을 모른 채 돈 알바로는

돈 카를로의 목숨을 구해주고 우정이 싹트게 된다. 그러나 비극적이게도 돈 카를로는 자신이 찾고 있는 원수가 돈 알바로라는 사실을 알게 된다.

돈 카를로는 복수의 결투를 신청하지만 돈 알바로는 이제는 성직자가 된 자신의 상황을 설명하며 참회하고 있다고 오해를 풀라고 설명을 한다.

 

하지만 아버지의 원수를 갚기 원하는 돈 카를로는 이를 받아들이지 않는다. 돈 카를로의 비겁하게 피하지 말라는 말에 자제력을 잃고 돈 알바로는 결투를 받아들인다. 레오노라가 살고 있는 동굴 근처에서 결투를 하는 도중 돈 알바로는 돈 카를로에게 치명상을 입히게 된다. 돈 알바로는 죽어가는 돈 카를로를 위해 고해를 하려고 신부를 찾아 동굴로 들어온다.

그 수도생활을 하는 자는 바로 레오노라였고 이들과 마주친 레오노라는 놀라서 급히 달려가 오빠를 끌어안지만 돈 카를로는 죽어가며 마지막 힘을 다해

레오노라를 칼로 찔러 죽인다. 비극의 운명을 타고난 세 사람은 이렇게 운명처럼 마주치고 거대한 운명의 힘은 그들을 비극적인 결말로 이끈다.

_ <운명의 힘> 주요 아리아 소개


* [전쟁찬가] 북소리에 (Al suono del tamburo) 제2막 제1장 프레찌오실라, 메조 소프라노

 - 마을 사람들이 모여 술을 마시고 있는 자리에 집시 여인 프레찌오실라가 나타나 모두에게 이탈리아 전선에 나가야 한다고 부추기며 부르는 아리아이다.


* 성모님, 저의 죄를 용서하소서 (Madre, pietosa vergine ) 제2막 제2장 레오노라, 소프라노

 - 달빛을 따라 간신히 다다른 산 위의 수도원 앞에서 성모 마리아에게 자신의 죄를 뉘우치며 용서를 비는 레오노라의 극적인 아리아이다.


* 오, 천사의 품으로 올라간 그대여 (O tu che in seno agli angeli) 제3막 제1장 돈 알바로, 테너

 - 연인과 헤어져 홀로 도망치다 군에 장교로 입대한 뒤 이탈리아 전선에 배치된 돈 알바로가 레오노라는 죽었다며 그리운 그녀 모습을 떠올리며 부르는 아리아이다.


* 이 속에 내 운명이  (Una fatale del mio destino) 제3막 제1장 돈 카를로, 바리톤

 - 전쟁터에서 부상을 당한 돈 알바로가 막사 안으로 옮겨지고 돈 카를로는 상자가 열려 있는 것을 우연히 보게 된다. 그는 무언가 수상한 것을 직감하고 떨리는 심정으로 “이 속에 내 운명이”를 부른다.


* 평화, 평화를 나의 하느님 (Pace, pace mio Dio!)제4막 제2장 레오노라, 소프라노

 - 수도원 뒷산에 있는 동굴 암자에 숨어 사는 레오노라가 너무도 큰 고통을 견디지 못해 “이 아픈 고뇌보다는 차라리 죽음을 주십시오” 하며 하느님에게 기도한다. 이 아리아는 리릭코 스핀토 소프라노의 대표적인 유명 아리아이다.

 

 
song by Leontyne Price 신이여 평화를 주옵소서(Pace, Pace, mio Dio)

영상물의 소프라노 <레온타인 프라이스>는 어두운 목소리를 가진 소프라노로서 이 역에 어울리는 목소리를 가졌다.

따라서 <운명의 힘>의 '레오노라'역의 최고봉의 소프라노로 인정받고 있다.

또한 이 역의 소프라노는 '아이다'역에도 잘 어울려 역시 아이다역에도 '레온타인 프라이스'는 최고의 위치에 있다.

뮤지컬<아이다>는 워낙 아이다역으로 유명했던 '레온타인 프라이스'가 아이들에게 전해주기 위해서 만들었던 것을 뮤지컬 제작자에게 띠어  뮤지컬로 재탄생된것이다. 따라서 뮤지컬의 아이다는 오페라 아이다와는 사뭇 다르다.

 

 

“평화, 평화, 오,주여! 잔인한 불운이 나를 수척하게 하네.

나의 고통은 첫날만큼이나 똑같이 무겁게, 여러해 동안 지속되었네.

나는 그를 사랑해. 그것은 사실!

주께서 그를 아름다움과 용맹으로 장식하셔서, 아직도 난 그를 사랑해.

나의 마음에서그의 영상을 지울 수가 없네.

치명적인 운명! 죄악이 우리를 여기 이렇게 갈라 놓았네.

알바로 나는 당신을 사랑해요. 그것은 하늘의 뜻, 나는 당신을 더 이상 볼 수 없어요.

오, 주여 주여 저에게 죽음을 내리소서. 죽음만이 제게 평화를 줄 수 있습니다.

이 영혼은 이 곳에세 헛되이 그토록 많은 고통의 희생인 평화를 갈구합니다.

그토록 많은 고통가운데 헛되이 이 영혼은.(그녀는 구아르디아노가 식량을 둔 바위로 간다)

빈약한 식량, 그대는 나의 불쌍한 삶을 연장하러 왔는가?

그런데 누가 여기로 오고 있지? 누가 감히 이 성역을 더럽힐까? 저주! 저주!“

 


↑ 자애로운 성모여!(La Vergine degli angeli)

 

“(수도승) 천사의 성모가 외투로 그대를 감쌀 것이고

주의 천사가 그대를 지켜 볼 것이오.

(레오노라)천사의 성모가 외투로 그대를 감 쌀 것이고

주의 천사가 그대를 지켜볼 것이오.

(수도승) 천사의, 성모의 외투가 그대를 감쌀 것이오“

 

∎ 작곡 : 베르디(Verdi, 1813~ 1901, 이태리)

∎ 원작 : 사베드라(Angel Saavedra)/리바스 후작(Duque de Rivas)

∎ 대본 : 피아베(Francesco Maria Piave)/기슬란초니(Antonio Ghislanzoni)가 개정

∎ 초연 : 1862년11월10일 페테르스부르크 제실 가극장 (4막8장)

∎ 연주시간 : 서곡8분, 제1막20분, 제2막53분, 제3막58분, 제4막29분

∎ 때.곳 : 18세기 중엽, 스페인의 세빌랴와 이탈리아

∎ 등장인물 : 칼라트라바 후작 Marchesa de Calatrava 레오노라의 아버지 (B)

• 돈나 레오노라 Donna Leonora (S)

• 돈 카를로 Don Carlo 레오노라의 오빠 (Br)

• 돈 알바로 Don Alvaro 레오노라의 연인 (T)

• 프레치오질라 Preziosilla 집시 여인 (MS)

• 과르디아노 신부 Il Padre Guardiano 수도원장 (B)

• 멜리토네 Fra Melitone 수도사 (Br)

• 쿠라 Curra 레오노라의 시녀 (MS)

• 투라부코 Mastro Travuco 노새마부 (T)

• 촌장 Un alcade (B)

• 군의관 Un chirurgo(T)

 

∎ 제1막 세빌랴에 있는 레오노라의 방

세비야에 있는 레오노라의 방으로, 그녀는 함께 야밤 도주하기로 약속한 돈 알바로를 기다리고 있다.

그러나 아버지에게 막상 저녁 인사를 하고 나자, 그녀의 결심은 흔들리기 시작한다. 그녀는 "나는 고아처럼 방황하네(Me pellegrina ed orfana"라고 노래 부른다. 그때 알바로가 나타나서, 레오노라가 망설이지 못하도록 키스와 사랑의 노래로 그녀의 말문을 막는다. 그러나 그들의 도주는 레오노라의 아버지인 칼라트라바 후작에 의해 발각된다.

후작은 칼을 뽑아들고 앞을 가로막으면서 알바로를 향해 자기 딸을 꾀어 달아나려고 한 죄목으로 고발하겠다고 위협한다. 알바로는 강력히 결백을 주장하면서, 그 증명의 뜻으로 그가 지닌 권총을 뽑아 후작의 발밑에 던진다. 그러나 그 순간 뜻하지 않게 권총이 발사되고, 후작은 그 우발적인 총탄에 맞아 숨진다. 그후 두 연인들은 잇달은 불운 속으로 휘말려든다.

 

 

제2막 제1장 호르나추엘로스 여관 인근

호르나추엘레스의 여관이다. 레오노라의 오빠인 돈 카를로는 자기 아버지의 죽음을 발견하고, 여동생이 아버지의 살해범과 달아난 사실을 알아낸다. 카를로는 그들에게 복수할 것을 결심한다.

그러나 이미 알바로는 전쟁터로 떠나 버렸고, 혼자 남은 레오노라도 몸을 숨기기 위해 남장을 한 채, 노새를 모는 트라부코 영감을 따라 길을 떠난 후였다. 카를로는 학생으로 변장을 하고, 정처없이 그들을 찾아 헤매다가 이곳 호르나추엘레스 마을에까지 오게 된 것이다.

그는 마을 사람들과 함께 어울려 노래하고 춤을 춘다. 레오노라는 여관 문 앞에서 그의 모습을 발견하고, 그가 바로 자신의 오빠임을 알아챈다. 그러나 오빠의 불같은 노여움이 두려워 숨어버린다.

한편 카를로는 트라부코 영감에게 그의 길동무에 대해 물어본다. 집시 여인 프레지오실라가 들어와 전쟁찬가인 북소리에. Al suon del Tamburo를 부르고 카를로에게 다가가 운수를 점쳐주며, 트라부코의 길동무가 당신의 정체를 알아챈 것 같다고 귀띔한다.

 

(프레찌오질라) 북소리로 돌격의 정신으로 성난 대포들로 병영의 씩씩한 소리들로

마음은 고조되었다. 멋지고 훌륭한 전쟁! 전쟁 만세! 전쟁 만세! 만세!

(모두) 전쟁은 멋진 것. 전쟁 만세! 만세!

(프레찌오질라) 겁쟁이로 죽는 자만이 망각될 뿐 용감한 병사는 영광의 훈장을 받는다.

전쟁은 멋진 것, 전쟁 만세. 전쟁은 멋진 것. 전쟁 만세!

(모두) 전쟁은 좋은 것. 전쟁 만세!

(프레찌오질라) [한사람, 한사람에게 차례로 다가서며] 형제여, 그대가 군인이 된다면

그대는 상등병, 그대는 대령, 그대는 대장, 불멸의 어린 신은 용감한 군인에게 인사를 할 것이오.

전쟁는 멋진 것. 전쟁은 화려한 것

(모두) 전쟁 만세! 만만세!“

 

순례자의 행렬이 기도문을 노래하며 지나가는데 레오노라의 목소리는 다른 사람들에 비해 두드러지게 아름답다. 카를로는 저녁 식사에 함께 오지 않았던 길동무에 대해 다시 트라부코에게 묻는다.

한편 호르나추엘레스의 시장은 카를로에게 자기 소개를 하라고 재촉한다. 그러자 그는 "내 이름은 페레다, 양심적인 부자라오(Son Pereda, son ricco d'onore)"라는 아리아를 부른다. 밤의 작별 인사를 고하는 합창으로 장면이 끝난다.

 

제2막 제2장 수도원 앞

알바로와의 맺어질 수 없는 사랑에 상처입은 레오노라가 호르나추엘레스 근방에 있는 수도원 문 밖에서 무릎을 꿇고 있다. 그녀는 장편의 자기 고백적인 기도문 "거룩하신 성모여! 저의 기도를 들어주소서(Madre, pietosa Vergine)"를 부르다가 절정에 이르자 "저를 버리지 마소서(Deh! non m'abbandona)"를 부른다.

그녀가 수도원 문을 잡아 흔들며 이곳에서 신을 섬기고 싶다는 의사를 밝히자, 수도승 프라 멜리토네는 퉁명스럽게 거절한다. 그러나 수도원장인 구아르디아노는 그녀의 사연을 들어준다. 레오노라는 수도원장으로부터 인접한 동굴에서 혼자 생활하도록 허락받는다. 수도원장 구아르디아노가 그녀의 은둔 생활을 해치려는 사람에게 "저주 있을진저"라고 말하자ㅡ 그녀는 감사에 넘친 목소리로 기도하며, 수도승들의 합창에 맞추어 아리아 "자애로운 성모여(La Vergine degli angeli)"를 부른다.

 

∎ 제3막 이탈리아 발레트리에 주둔한 군대의 아영지

장면은 이탈리아에 주둔해 있는 군대의 야영지로 바뀐다. 카를로와 알바로는 둘 다 독일과의 전쟁에 참전하게 되었는데, 그들은 모두 가명을 사용하여 스페인 사람 행세를 한다. 그때까지 죽었다고만 믿고 있는 레오노라를 향해 알바로는 장황한 낭음조의 노래와 아리아 "오! 천사의 품안에 있는 그대여(O tu che in seon agli angeli)"를 부른다. 그때 구원을 요청하는 비명을 듣고 뛰어나가, 산적으로부터 한 사람을 구해낸다. 그 사람은 다름아닌 그의 적수 카를로였다. 그러나 두 사람 모두 서로를 알아보지 못하고 영원한 우정을 맹세하며 헤어진다.

그러나 얼마 안 되어 카를로는 전쟁터에서 부상당한 알바로를 도와주게 된다. 자신이 살아날 가망이 없다고 판정한 알바로는 카를로에게 조그마한 편지 상자를 건네 주며 읽지 말고 그대로 태울 것을 당부한다. 약속을 지킬 것을 맹세하면서 2중창 "이 엄숙한 시간에 (Solenne in quest'ora)"를 노래한다. 그러나 편지 상자를 들고 나가던 카를로는 우연히 꾸러미 속에서 레오노라의 초상화를 엿보게 된다. 그 순간 그는 돈 알바로의 정체를 알아챈다.

그때 군의가 와서 죽어가는 알바로를 극적으로 살려낸다. 알바로가 살아나자 카를로의 마음 한 구석은 복수의 증오로 설레인다. 그는 기회를 틈타 돈 알바로에게 결투를 신청한다. 결투에서 카를로는 부상을 입고 쓰러지고, 또 다시 살인을 저지른 줄로만 생각한 알바로는 일생을 수도원에서 마치기로 결심한다.

 

제4막 레오노라가 숨어있는 수도원

레오노라가 숨어있는 수도원으로, 이곳에서 알바로는 라파엘로 목사로 알려져있다. 그는 자신의 죄를 참회하고 육신의 고통을 참아내며, 가난한 사람들을 위하여 음식을 나누어 주는 일을 하고 있다. 그는 널리 존경받고 있었지만 카를로가 그의 은신처를 알아내고 찾아온다. 그가 결투를 신청하자, 알바로는 우정에 호소하며 더 이상 피를 흘리지 말자고 간청한다.

그러나 카를로는 알바로를 겁쟁이라고 몰아부치며 그의 혈통을 모욕한다. 격분한 알바로는 결투를 받아들이고 그 장소를 레오노라가 은신하고 있는 동굴 앞으로 정한다.

정신적 고통에 시달리던 레오노라는 동굴 밖에서 그 유명한 기도문의 아리아 "신이여 평화를 주옵소서(Pace, Pace, mio Dio)"를 노래한다.

그때 별안간 싸우는 소리와 도움을 애원하는 소리가 들린다. 그녀는 급히 동굴 안으로 들어가지만 알바로가 그녀의 동굴 입구까지 와서 도움을 청하며 문을 세차게 두드린다. 두 사람은 극적으로 재회하게 되고 기쁨의 순간을 맞는다. 그리고는 알바로와 함께 밖으로 나간다.

그녀는 동굴 밖에 부상당해 쓰러져 있는 카를로를 발견하고 몸을 숙이는 순간, 그는 숨을 거두기 직전 혼신의 힘을 다해 그녀를 찌르고 만다. 그리고 곧 그녀의 품안에서 숨을 거둔다. 급기야 카를로의 복수는 성공한 것이다. 알바로가 자신의 기구한 운명을 저주하는 가운데 수도원장인 구아르디아노는 조용히 저주하지 말라는 아리아를 부르며 위로한다. 레오노라는 가쁜 숨을 몰아쉬며, 죽고 나면 모든 것을 용서받을 거라며 그를 안심시킨다. 그녀가 죽기 전, 그들 세 사람이 3중창을 부르는 가운데 막이 내린다.

 

공연후기.....

 

좀체로 실황으로 보기 힘든 베르디의 중기말의 작품인 <운명의 힘>이 서울 오페라단에서 펼쳐졌다.

소프라노 김인혜 팬까페회원인 나로선 레오노라역으로 김인혜쌤이 나오는 날로  예매를 일찌감치 40% 할인 받아 조기예매를 해두었다. 더우기 그날은 내가 또 좋아하는 바리톤 고성현씨가 알바로 역으로 나오니 고민할 필요가 없어졌다.

할인폭이 크니 좌석도 좀 욕심을 내서 2층으로 .....아니, 세종에서 하는 오페라는 2층 이상을 올라가면 안되기에.....

유형종쌤의 오페라 파라디소에서 미리보기 공부도 했던 터....공연 날만 기다려졌다.

 

과연 도저히 일어날 수 없는 운명의 장난이 한번도 아니고 세번씩이나 일어나 비극으로 치닫는 이 드라마틱한 오페라를 어떻게 소화해 낼 지.....아니, 내게 어떻게 전달이 될 지....

 

베르디 오페라중 아니, 모든 오페라의 서곡중 가장 유명한 운명의 힘 서곡이 우렁차게 울려퍼지며 커튼은 올려졌다.

웅장한 무대셑과 출연진들의 노래와 연기....출발이 괜찮다.

그리고 첫번째 치명적 운명의 장난인 바닥에 던져진 총에서 발사된 오발로 레오노라의 아버지 '칼라트라바 후작'이 죽는 사건이 일어나며 1막의 하이라이트는 끝이났다.

 

2막을 준비하며 화면에선 베르디 오페라에 대한 전반적인 설명이 자막과 영상으로 보여졌다.

어둠속에서 무대변환을 가만히 지켜보자니 유난스럽게도 그 설치소음이 크게 들렸던 지난번 공연을 생각해 보건데

이와같은 발상은 베르디에 대한 지식도 얻고 아무래도 막간의 소음으로 감정이입이 끊기는걸 막는역할까지...

참 좋은 아이디어였다는 생각이 들었다.

 

드디어 2막이 올랐다.

한 마을의 술집앞 광장이 나타나며 집시역인 '프레치오실라'역의 '이아경'이 눈에 띄었다.

'오옷~'이아경'도 나오는 구나~'

노래실력과 연기가 줄충하여 내가 좋아하는 메조소프라노를 보니 이 공연에 대한 느낌이 더욱 좋아졌다.

그리고 바리톤 '고성현'....

어찌나 성량이 풍부하고 역할에 카리스마가 있는 지....그가 나오면 언제나 무대를 제압한다.

군중들과 수도사들의 우렁찬 합창은 언제나 오페라 실황에서 얻는 보너스다.

 

무엇보다 2막 2장-바위산의 수도원 마당에서 펼쳐지는....

La vergine degli angeli<천사중의 성처녀여>가 울려퍼질때는 가슴이 절절하였다.

가슴 깊이 한없이  파고드는 너무나 아름답고 애절한 선율도 그렇거니와 내가 민사합창단에 있을때 발표했던 곡이었기에.....

그저 이 노래를 김인혜쌤의 노래로 세종의 무대에서 울려퍼짐으로 들었다는 것만으로도 감동이었다.

그 노래의 여운은 인터미션 내내 가슴속을 울렸다.

 

그리고 3막.......

전쟁터에서 '돈 알바로'와 '돈 카를로'의 만남으로 치명적 운명의 장난 이탄이 벌어진다.

서로의 목숨을 한번씩 살려주며 영원한 우정을 맹세했건만....인간의 맹세가 얼마나 허무한 건 지 순간의 의혹심으로 우정의 맹세는

복수심으로 불타고 이제껏 오페라의  정석처럼 진행되었던 테너와 바리톤의 관계가 이 작품부터는 판이하게 바뀌기 시작한다.

늘 테너가 서두르고 결말에서는 지는구도에서 테너가 드라마틱 테너로 무거워지고, 결투에서도 테너가 말리고 바리톤이 서두르며

결투에서도 테너가 이기는 구도로 바뀌었다는 것이다.

이렇게 베르디 오페라는 뒤로 갈수록 바리톤역도 중요해지고 테너역에 무게감도 주었다는게 위대한 점으로 남는다.

 

이제 대단원 4막이다.

치명적 운명의 장난 3탄....

레오노라가 은둔해 있는 수도원으로 '돈 알바로'가 수도사로 오고, 바위산에서 세 주인공이 최후로 조우한다.

둘의 결투에서 '돈 카를로'는 지고,그리고' 레오노라'와 '돈 알바로'는 만나자 마자 둘의 신분도 망각한 채 사랑을 재확인한다.

그러나 아직 살아있던 돈 카를로는 레오노라를 죽이고, 자신도 죽는다.

혼자 남은 돈 알바로는 원작에서는 가혹한 자신의 운명을 저주하며 저주를 퍼부우며 자살을 하지만, 수도사가 저주를 퍼부우며 자살을 하는게 용납될 수 없어 개정판에서는 자살하지 않고 끝을 맺는다.

 

글쎄....

이렇게도 삶의 고리가 엊박자로 엮어져서 모두가 불행의 나락으로 떨어질 수 있을까....

아니...삶의 양면중에서 복수를 하기위해 하나가 끈질기게 대적한다면 그럴 수 밖에 없을까....

어찌보면 삶은 운명의 장난같기도 하지만 그래도 결국엔 선택이다.

과거에 얽메이지 말고  밝고 긍정적인 곳을 선택하는것....

 

 

엄청나게 긴 공연이었음에도 불구하고 빠져들어가 시간의 흐름을 잊은 채 볼수 있었다.

세종의 2층은 무대도 크고 시야도 좋아서 오페라를 보기엔 더없이 좋은것 같다. 그만큼 감동도 크고...

 

세계 유명 오페라단의 따끈 따근한 오페라를 실황으로 보는게 소원이기도 하지만, 그래도 이렇게 우리 오페라단이 어려운 오페라를

능히 소화해내며 레파토리를 넓혀간다는 것이 또 흥분케도 한다.

 

내가 좋아하는 성악가들을 한자리서 모두 볼수 있었음에 더없이 행복한 공연이었다

 

 

 

 

 

 

 

공연이 끝나고 내려오니 벌써 로비엔 출연진과 팬들로 가득하였다.

제자들과 친지들, 그리고 아트힐 회원들인것 같기도 했는데....

그래서 나도 김인혜쌤과 사진 한컷 찍을까...잠시 멈칫거리기도 했다가 그냥 발길을 돌렸다.ㅎㅎ

 

고성현씨는 항상 다 옷을 갈아입고 나오기때문에 늦게까지 기다려야 해서....

오늘은 그만 발길을 돌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