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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로크 시대의 칸타타와 오라토리오>

나베가 2008. 11. 28. 03:36

<바로크 시대의 칸타타와 오라토리오>


애청자 김윤숙 님께서 보내주신 질문이에요.
‘바로크 음악은 교회 음악과 관련이 많다고 하는데,
대표적인 교회 음악인 오라토리오와 칸타타의 특징과
차이점은 무엇인지 알고 싶습니다‘하셨는데요.
김윤숙 님 외에도 김정현 님, 구성모 님, 박상진 님 등도
비슷한 내용의 질문을 주셨어요.


오페라와 더불어 바로크를 대표하는 성악음악으로 꼽히는
칸타타와 오라토리오는
이야기를 음악으로 풀어간다는 점에서
오페라의 영향을 받은 악곡으로 볼 수 있는데요.

칸타타와 오라토리오는 특정한 줄거리가 있고,
성악가들의 노래로 이야기를 풀어나가는 음악으로,
레치타티보와 아리아, 중창과 합창이 골고루 등장하면서
다채롭게 펼쳐지는 성악 음악으로,
두 가지 중에서 규모가 더 크고
오페라와 더 많이 닮은 음악은 오라토리오입니다.
오라토리오는 원래 가톨릭에서 기도 모임을 하던 건물을
가리키는 말이었는데, 1660년대부터는
성서적인 내용을 바탕으로한 대본에 음악을 붙인 작품을
가리키는 말로 사용되기 시작합니다.

이러한 오라토리오는 종교적인 성격을 지니고 있다는 점,
그리고 주로 교회에서 연주하기 때문에,
무대 위에서 배우들이 의상을 입고 연기를 하지 않는다는 점 등을 제외하고는
오페라와 악곡의 구성과 성격이 거의 비슷한데요.
1600년, 카발리에리가 작곡한 ‘영혼과 육체의 대화’라는 작품을
최초의 오라토리오라고 보아야 할지,
오페라로 보아야 할지를 놓고 학자들 사이에
아직도 의견이 분분한 것도, 초기 오페라와 오라토리오의
구분이 모호할 정도로 유사하다는 것을 보여주는 예입니다.

한편, 칸타타는 일반적으로 오라토리오보다
규모가 작은 음악으로 이해할 수 있는데,
오라토리오가 보통 두세 시간이 넘는 대곡이라면,
칸타타는 이보다 규모가 작아서 귀족의 살롱이나 교회 등
내용에 따라 여러 장소에서 다양하게 연주되었구요.
‘노래하다’라는 뜻의 이탈리아어 ‘칸타레’에서 나온 칸타타는 오라토리오보다
훨씬 광범위한 성악곡을 포괄하는데요.

작곡가와 시대에 따라 그 개성과 성격도 다양할 뿐 아니라
내용에 따라서는 교회 칸타타와 세속 칸타타로 나눌 수 있고,
독창과 합창이 모두 나오는 칸타타가 있는 반면,
한 사람이 부르는 독창 칸타타 등 연주 방식에 따라서도
그 종류가 다양한데요.
17세기 초반 이탈리아에서 처음 등장한 이후,
유럽에 전해진 칸타타는 특히 18세기 독일 개신교의
중요한 예배 음악으로 사용되기도 합니다.


줄거리가 있는 이야기를 독창과 중창, 합창 등
다양한 음악으로 풀어가는 성악음악 칸타타와 오라토리오는
바로크 시대에 여러 음악가들에 의해 무수히 많은 작품이
쏟아져 나오기 시작했는데요.
특히 오라토리오에 있어서 빼놓을 수 없는 인물이 헨델이죠.
원래 오페라 작곡가로 왕성하게 활동하던 헨델은
오페라에서는 실패했지만 오라토리오로 전향한 이후
음악적으로 성공을 거두게 되는데요.
헨델의 오라토리오에 나오는 레치타티보와 아리아는
18세기 이탈리아 오페라 양식과 유사한 모습을 보이지만
오페라에서는 거의 사용되지 않던 합창의 비중을 늘려
중요한 요소로 부각시켰다는 특징을 보입니다.

헨델의 오라토리오에 등장하는 합창은
분위기의 전환이나 주제를 전달하는 등 중심적인 역할을
담당할 뿐 아니라, 때로는 작품을 감상하는 회중의 입장에서
그들의 신앙고백을 대신하는 역할을 맡기도 하는데요.
풍성한 울림으로 극적인 분위기를 연출하는 헨델의 합창은
오라토리오에서는 없어서는 안 될 중요한 요소로
사용되었습니다.

헨델의 오라토리오를 이야기하면서 애청자 구성모 님께서
헨델의 ‘메시야’ 중에서 유명한‘할렐루야’가 나올 때는
왜 청중들이 일어서서 감상하는지를 질문하셨어요.
할렐루야 합창이 나올 때 청중이 기립하는 이유에 대해서는 여러 가지 이야기가 있는데요.
1724년, 메시야의 런던 초연 당시 이 자리에 참석한
국왕 조지 2세가 이 곡을 듣고 감격한 나머지
자리에서 일어났고, 그 이후로 기립 감상이 전통이 되었다는  이야기가 가장 널리 알려져 있습니다.
하지만, 조지 2세가 자리에서 일어난 이유에 대해서는
확실히 밝혀진 바가 없어서 혹자들은 두 시간여에 달하는
연주가 지루해서 잠시 일어난 것이라고 조심스레 추측하기도 합니다.


글: 정주은(새아침의 클래식 작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