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연주곡 The Program:
- Chopin 8 preludes op. 28 (Nos 1-8) (12분)
- Schumann Symphonic Etudes op.13 (25분)
휴식
- Scriabine Fantasie op.28 (9분)
- Prokofiev Sonata No.6 (30분)
Marc-André Hamelin
scriabin Fantasie Op.28 in B minor
Symphonic Etudes, Op.13
and Posthumous Etudes
Robert Alexander Schumann 1810∼1856
슈만/교향적 연습곡 작품 13&유작 연습곡
Sviatoslav Richiter,piano
리히터에 대한 추억 - 멜니코프 인터뷰
1.독주회로는5년만에 한국을 방문하는 것인데 이번 공연에서 선보일 레퍼토리에 대해서 설명해 주세요.
이번 프로그램은 러시아 그리고 낭만주의 피아노 음악을 적절히 배합하였어요. 스타일상으로 다른 곡들을 연주할 것이지만 서로 전혀 어울리지 않는 통상적인 피아노 곡들로 뒤범벅된 프로그램은 피하려고 하였습니다. 슈만과 스크라빈을 포함시켰으며, 처음에 생각했던 라흐마니노프는 이번에 뺐습니다. 이번 서울공연에서는 쇼팽, 슈만, 스크라빈, 그리고 프로코피에프를 연주할 예정입니다.
2.러시아의 전설적인 피아니스트 스비아터슬라프 리히터의 페스티벌에 정기적으로 초대되는 등 그의 총애를 한 몸에 받았는데 리히터에 대한 기억 내지 추억이 있으면 말해주세요.
저희 부모님의 절친한 친구들 중에는 나탈리아 굳맨이나 올렉 카간 같은 세계적인 뮤지션들이 많이 있었어요. 어머니는 처음 이 친구들의 소개로 리히터 선생님을 만나게 되었지요. 이때부터 어머니와 리히터의 우정은 수년간 계속되었어요. 1986년 리히터 선생님은 전 소련연방 및 일본까지를 아우르는 대규모 연주여행을 감행했는데, 이때 제 어머니께서 리히터 선생님을 수행해서 연주여행을 함께 하게 되었습니다. 어머니는 나중에 이 여행에 대한 기억을 책으로 엮었는데 여러 나라 언어로 번역되어 출간되었답니다.? 리히터 선생님은 그 해에 무려 150회나 연주를 했었지요.
1982년 여름 휴가 당시 굳맨과 카간, 제 부모님, 그리고 몇몇 친구들이 모스크바로부터 약 60 킬로미터 정도 떨어진 조그만 마을에 작은 집을 한 채 빌려 아이들과 함께 여름 휴가에 나섰습니다. 이때 전 그곳에서 리히터 선생님을 처음 만났어요. 휴가 막바지에 우리들은 그 집에서 작은 페스티발을 하나 열기로 작정을 하고 50석 정도 좌석을 만들어 콘서트 홀을 급조했지요. 그런데 그곳이 꽉 찼어요. 아이들이 먼저 연주를 했는데 이를 통해 어른들은 아이들이 여름 휴가 동안 배운 것들을 점검해볼 수 있었지요. 그런데 그 다음 굳맨, 카간, 배쉬메트 같은 대가들이 차례차례 연주를 하는 것 아니겠어요! 전 나탈리아 굳맨이 바흐 6번 cello suites를 연주하고 있을 때 리히터 선생께서 들어오신 것을 기억하는데, 선생께서는 무려 25 킬로미터나 떨어진 곳으로부터 이 콘서트를 보기 위해 걸어왔었어요. 이게 리히터 선생과의 첫 만남이었지만, 그의 콘서트에는 그 전에도 여러 차례 간 적이 있었어요.
3.슐레스비히 홀슈타인 페스티발에서 리히터 대신 연주했던 때가 언제였나요?
1994년이었어요. 그러니까 제가 21세 때였습니다. 리히터 선생께서 몸이 아팠는데 제가 같은 페스티발에서 연주를 하고 있었기 때문에 사람들이 저에게 리히터 선생님 대신 연주를 하라고 부탁했어요. 오래 전 일이지만 전 제가 무척 긴장했었다는 것을 아직도 기억하고 있어요. 공연은 어쨌거나 성공적이었어요. 그 당시 전 리히터 선생님을 자주 만나고 있었는데, 1993년 여름이 제가 리히터 선생을 위해 연주한 첫 해였습니다. 그때는 솔로로 그리고 바딤 레핀과 함께 리히터 선생님 앞에서 연주를 했는데 그때 리히터 선생께서는 우리 두 사람이 같이 연주를 해야한다고 말씀하셨어요.? 그리고는 저와 바딤 레핀을 자신의 페스티발에 듀오로 초청하셨어요.
4.어머니께서 리히터에 관한 책을 쓰셨다고 하셨는데 책 제목은 무엇인지, 그리고 언제 출판되었는지요?
책 제목은 ‘리히터와의 여행’( Valentina Chemberdzhi, "V puteshestvii so Sviatoslavom Rikhterom/Travels with Richter")이며,1991년에 출판되었습니다. 프랑스어, 독일어, 이탈리아어로 번역되어 출판되기도 하였습니다.
5.당신의 음악성에 영향을 주었던 뮤지션을 꼽으라면 누구를 꼽겠는지요?
물론 리히터 선생님, 그리고 제 부모님의 절친한 친구였던 나탈리아 굿맨과 올렉 카간을 꼽겠습니다. 이들은 제가 어렸을 때 저에게 많은 영향을 주었던 분들입니다. 요즘은 젊은 피아니스트들의 영향을 많이 받고 있죠.
6.영국에서 프로코피에프를 연주하여 대대적인 찬사를 받았는데, 러시아 작곡가들의 곡을 자주 연주하는 특별한 이유라도 있습니까?
저는 연주 레파토리를 고를 때 러시아 연주자를 특별히 선호하진 않아요. 왜냐하면 제 자신을 러시아 작곡가들의 곡만을 연주하는 피아니스트로 국한시키고 싶지 않기 때문이죠. 서울에서 연주할 곡목 역시 러시아 작곡가들의 곡들과 유럽 작곡가들의 곡을 섞었어요. 저는 연주자들이 작곡가들의 국적과는 상관없이 자신들이 연주하고자 하는 각 작곡가들의 음악언어를 이해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믿어요. 자연히 연주자들은 작곡가들의 문화적 배경을 이해해야 겠죠. 이를 위해서는 작곡가들의 생애, 그리고 그 나라의 문화 및 예술에 대한 공부가 뒤따라야 하고요.
7.즐겨 연주하는 곡들은 무엇입니까?
전 항상 여러 가지 다른 레파토리를 연주하며, 매 순간 연주하고 있는 곡에 매료되는 경향이 있어요. 연주할 수 있는 보석 같은 곡들이 무궁무진하다는 게 피아니스트들에게는 행운이라고 할 수 있겠죠.
8.피아니스트 예프게니 키신과 종종 비교되곤 하는데 자신과 키신의 음악 스타일을 직접 비교해 본다면?
전 “비교한다는” 개념 자체를 싫어해요. 그건 마치 음악을 스포츠처럼 만드는 것이거든요. 음악은 스포츠가 아니에요. 물론 끊임없는 열정이 요구된다는 점에서는 스포츠와 유사하다고도 볼 수 있지만요. 전 최근에 제 다음 음반 녹음을 위해 라흐마니노프를 준비하고 있어요. 이를 위해 손에 잡히는 대로 음반들을 듣고 있는데, 그러면서 키신을 무척 존경하게 되었어요.
9.한국에 대한 인상은 어떠한가요?
이번이 4번째 한국방문입니다. 처음 한국에 왔을 때 전 이미 한국을 무척 좋아하게 되었지요. 뭐랄까, 다이나믹한 생활상들 그리고 정말 끝내주는 음식과 직선적이면서도 진지한 사람들, 그런 것들 때문인 것 같아요.
10.비행기 조종사 자격증까지 갖고 있는데, 어떻게 비행기를 조종하게 되었는지요?
전 어려서부터 항공기에 대한 열정을 가지고 있었는데, 비행방법을 배움으로써 제 꿈을 실현할 수 있게 되어 정말 행복합니다. 제가 비행을 그렇게 좋아하는 이유는 비행은 엄청난 책임감, 두뇌회전, 그리고 위험을 어떻게 다루어야 하는 지에 대한 기술을 요구하기 때문이지요.? 이게 제가 비행을 좋아하는 주된 이유입니다. 리히터 선생님은 비행기 타는 것을 무서워했어요. 하지만 전 아니에요.
11.내년에도 내한해 KBS교향악단과 협연한다고 들었는데 앞으로의 계획은?
현재 저는 암스테르담에 머물면서 다음달(2007년 4월)에 있을 아르모니아 문디와의 대규모 솔로 레코딩을 준비하는데 집중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레코딩 전에 맨체스터에서 강의도 해야 하고, 파리에서 두 번의 공연을 비롯하여 프랑스에서만 3개의 공연을 해야 해요.
그 다음, 베를린에서 레코딩을 하고, 이어서 모스크바에서 콘서트를 한 다음 서울 공연을 하러 올 겁니다. 전 좋은 레코딩 기회를 위해 여러 해를 기다려왔습니다. 레코딩을 통해 무엇을 말해야 할 것인지에 대한 확신을 설 때까지 기다려왔던 거죠. 쇼팽을 녹음한 그저 그런 피아니스트가 되고 싶지는 않았거든요. 또한 최상의 레코딩, 편집, 그리고 프로듀싱을 할 수 있는 레이블을 통해 녹음을 하고 싶었어요. 마침내 이 모든 것을 할 수 있는 기회를 갖게 되어 매우 행운이라고 생각해요. 전 현재 아르모니아 문디와 작업을 하고 있어요. 제 첫 CD인 Scriabine은 평이 꽤 좋았으며, 3주 후면 라흐마니노프를 녹음하게 됩니다. 그 다음은 브람스의 쳄버 뮤직, 그리고 쇼스타코비치 서곡 및 Fugues 전체를 녹음하는 거죠. 지금으로서는 녹음을 최대한 많이 하고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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