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연후기-오페라

R. 슈트라우스 <살로메> /2008.10.2/LG아트

나베가 2008. 10. 1. 02:19

국립오페라단 마이 넥스트 오페라[MNO] 두번째 시리즈

R. 슈트라우스 <살로메>

Richard Strauss Salome

2008년 10월 2일(목)-10월5일[일]  LG아트센터

국립오페라단은 20세기 현대 오페라의 대표적인 공연인 리하르트 슈트라우스의  <살로메 Salome>를 오는 10, LG아트센터에서 올린다. 이번 공연은 국내에서 자주 공연되지 않는 희귀 레퍼토리를 소개하는 국립오페라단 ‘마이 넥스트 오페라(My Next Opera)’의 두 번째 무대다.

 

마이 넥스트 오페라는 국립오페라단의 제작 노하우를 계발하고 현대 오페라 관객과 잠재 관객이 요구하는 새로운 형태의 오페라 레퍼토리를 소개하는데 그 목적이 있다.

더불어 흔히 흥행하는 오페라레퍼토리에 조금은 지루함을 느낄 관객들에겐 더 없는 희소식이 아닐 수 없다. 한국에서는 무대에 잘 올려지지 않는 작품을 선정하고, 의상과 무대 디자인 역시 작품이 가진 현대적 감각에 맞춰 연출한다.

2007년 첫 마이 넥스트 오페라 시리즈로 선보인 오페라 <보체크>(20076, LG 아트센터)는 탁월한 작품성에 비해 관객 흥행에서 저조할 거라는 예상과 달리, 기존 오페라 관객층보다 젊은 관객이 주를 이루며 객석 점유율 82%로 그 반응 또한 뜨거웠다.

 

이번에 공연될 슈트라우스의 오페라 <살로메> 역시 이미 외국에선 바그너나 푸치니의 작품만큼이나 자주 무대에 올려지는 작품이지만, 음악과 선정적인 내용 때문에 한국에서는 그랜드 오페라로써는 초연인 작품이다. 특히 주인공 <살로메>역은 연기와 노래가 연극적인 요소가 강해 아티스트에게는 매우 부담이 되는 작품이라, 성악가들에게는 인기 없는 배역으로 도 유명 하다.

이번 살로메 역은 오페라 계에서 끼 있는 아티스트로 정평이 난 한예진이지은

배우가 맡아 국내 관객들에게 미래의 오페라를 들려주게 된다.

 

또한 이번 오페라 살로메는 독일의 젊은 연출가 카를로스 바그너(Carlos Wagner) 가 총 지휘를 맡았다. (http://www.carloswagner.com)

유럽무대에서 활약을 펼치고 있는 그는, 자극적이며 독특한 해석. 그리고 깔끔한 미장센으로 유럽무대를 주름잡고 있는 젊은 연출가이다.

무대 또한 주목할만 하다.

이번 살로메의 무대는 영국 출신의 디자이너 코너 머피(Conor Murphy) 가 맡아 한국을 찾는다.

실험적이며 표현주의적인 강렬한 무대로 주목받은 오던 코너 머피는 2005년 프랑스 몽펠리에르 극장 프로덕션 오페라 "살로메" (연출: 카를로스 바그너)를 거쳐 런던 로열 오페라하우스 초연 작품 오페라 “Powder her Face”의 성공으로 유럽 오페라 무대에서 일약 스타 무대디자이너로 부각되었다.

 코너 머피, 그리고 카를로스 바그너가 함께 작업한 살로메 무대는, 프라하에서 4년마다 열려 무대인들의 올림픽이라고 불리는 콰드레니얼(Prague Quadreninal)” 축제에 전시되고 있다. 올해로 11회째를 맞는 콰드레니얼 축제는 44년의 역사를 지닌 축제로써, 세계 50여 개국이 참가하는 국제적인 행사이다. 세계 최고의 명성과 최대 규모를 자랑하는 무대미술품들이 전시되며, 이 축제를 통해 세계 무대 미술계의 동향을 알 수 있다고 하는 대규모 박람회다.

이 밖에 젊은 지휘자 이병욱(Christopher Lee) TIMF 앙상블과 엘렉톤으로 호흡을 맞추며, 엘렉톤을 보강하기 위해, Hiromi Akatuka 도 직접 내한해 엘렉톤 코치로써 음악을 만들게 된다.

 

인간 욕망의 광기와 에로티시즘의 절정 ‘일곱 베일의 춤’

‘침수된 요한의 목을 들고 키스를 퍼붓는’ 살로메의 불가사의한 매력

 작곡가 리하르트 슈트라우스의 살로메를 한마디로 정의 하자면 엽기적인 오페라.

헤롯 왕과 그의 의붓딸 살로메, 예언자 세례 요한의 비정상적 사랑이야기를 그린 살로메는 뇌세적, 관능적, 욕망적인 스토리라인으로 꽤 까다로운 연출을 필요로 하는 작품이다.

성경 마태복음 14 3~12절에 묘사된 여인 살로메는 중세 이후 많은 예술가들에 의해 미술과 음악, 문학 등에서 다양하게 표현되었을 정도로 극적인 드라마적인 요소가 곳곳에 녹아져있다.

이 중 오스카 와일드의 희곡 살로메를 대본으로 한 슈트라우스의 오페라는, 살로메 라는 관능적인 여인을 중심으로 인간 욕망과 감정의 충돌, 그로부터 비롯되는 광기와 에로티시즘을 극명하게 드러내고 있는 작품이다.

이 오페라에서 가장 유명한 장면인 살로메가 요한의 머리를 얻기 위해 헤롯 왕 앞에서 몸에 걸친 일곱 개의 베일을 차례로 벗으며 추는 일곱 베일의 춤’, 은쟁반 위에 놓인 죽은 요한의 머리에 마치 살아있는 듯 키스를 하는 장면 등, 신약성서에 나오는 살로메와 요한의 이야기는 도발적인 시도이며, 당시 종교적으로 경각심을 불러일으키기에 충분했다.

이러한 오페라 <살로메> 1905 12월 드레스덴 국립 오페라극장에서 초연 당시 서른 번의 커튼콜을 받는 대성공을 거뒀지만 빈과 베를린, 뉴욕에서는 음란공연으로 낙인 찍혀 공연을 중단 당하는 수모를 겪기도 하였으나, 지금은 고전오페라와 현대 오페라의 기준을 나누는 중심점이 된 작품이다.

 

음악적으로도 <살로메>는 대담한 불협화음과 무조(無調) 음악에 가까울 정도로 근대적 수법을 구사하면서도, 후기 낭만파 특유의 요염하고 아름답고 감미로운 선율을 노래하고 있으며 관능적이고도 매우 정밀하고 화려한 명곡이다. 같은 조성에서 Major minor가 연결 고리 없이 급격하게 전조되는 부분이 많으며, 그러한 부분들의 조화가 긴장감과 광기 어린 공포의 효과를 잘 묘사하고 있다.

<출연진>

 

2(목)

3(금)

4(토)

5(일)

살로메 Salome (Ms)

한예진

이지은

한예진

이지은

헤로드 Herodes (T)

GerhardSiegel

GerhardSiegel

GerhardSiegel

GerhardSiegel

헤로디아스 Herodias (Ms)

김선정

양송미

김선정

양송미

요하난 Jochanaan (Br)

오승용

우주호

오승용

우주호

나라보트  Narraboth (T)

전병호

  김지호

전병호

김지호

헤로디아스의 시녀

김지선

김지선

김지선

김지선

유대인

최상배,김진철,강성찬,문대균,노시진

나자레 人

함석헌

우필명

함석헌

우필명

병사

김진추

김명도

김진추

김명도

카파도키아 人

송대섭

송대섭

송대섭

송대섭

 

공연후기....

 

작년부터 새로운 형태의 오페라 레퍼토리를 소개하는데 목적을 두고 국립 오페라단에서 추진하고 있는 ‘마이 넥스트 오페라(My Next Opera)’의 첫 번째 무대였던<보체크 >.....

이제껏 내 머릿속에 담겨있던 오페라 무대의 개념을 완전히 깨뜨려 버렸던 ....

차라리 오페라 무대라기 보단 하나의 현대 회화작품을 감상하고 있다고 착각이 들정도로

내 온 마음을 사로잡았던 <보체크>의 무대가 <살로메> 공지를 보자마자 

마치 엊그제 보았던 공연처럼 생생하게 떠올랐다.

 

이번 살로메 공연에 거는 기대는 그때보다 훨씬 더하여 미리 감동할 준비를 했다고나 할까??

혼자 보기 안타까워 딸과 함께 하기로 하고 티켓창이 오픈하던 첫날 예매를 했다.

그리고 인터넷을 뒤지며 내용과 노래를 찾아 들으며 예습을 했다.

 

거의 괴성을 지르다 싶은 그 고음을 과연 우리 국립오페라단원 실력으로 해낼 수 있을까....

의구심과 함께 이 오페라에서 가장 유명한 장면인 살로메가 요한의 머리를 얻기 위해 헤롯 왕 앞에서 몸에 걸친 일곱 개의 베일을 차례로 벗으며 추는 일곱 베일의 춤 은 또 어떨 지....

은쟁반 위에 놓인 죽은 요한의 머리에 마치 살아있는 듯 키스를 해대는  엽기적인 장면은

또 어떻게 표현해 낼 지.....

아니, 그 무엇보다도 이번에도 나를 놀라게 할 표현주의 무대과 연출이...

 보기도 전부터 흥분속으로 몰아넣었다.

 

스타벅스에서 도너츠와 아이스라떼 한잔으로 끼니를 떼우고  홀로 들어갔다.

무대 커튼앞으로 한켠이 드러난 하얀 삼각형 무대가 어둠속에서 유난히 두드러져 보였다.

그 모습은 아직 드러나진 않았지만 이번 무대도 예사롭지 않음을 충분히 느끼게 했다.

드디어 서곡이 연주되면서 드러난 무대는 '역시....' 란 단어가 저절로 나올만큼 기대에 충분했다

 

하얀색과 빨강색과 검정의 극렬한 대비.....

사선으로 놓여진 사각형의 하얀색 모래바닥,

헤로데 궁전을 이미지화한 하얀색  한벽면, 그리고 길게 2층으로까지 올려진 하얀 계단,

그리고 거울로 처리한 배경속에 둥그렇게 떠있는 달의 형상,

그 거울속으로 계단과 인물들이 그대로 복사가 되어 마치 두개의 계단이 나란히 놓여있는 착각을 

일으키게 한건 정말 탁월했다.

그리고 무대 한켠엔 엇비슷하게 잘라낸듯한 하얀 테두리 속을 검정색 돌로 메우고 우물을 형상화 시켰고

그 우물속에 갖혀서 부르는 요한의 노랫 소리가 아득히 번져 나오게 했다.

그리고...

돼지고기를 손질하고 있는 등장인물들의 독특한 하얀 분장과 빨간색 의상은

시작부터 엽기적이었고 충분히 자극적이었다.

 

드디어 고대하던 살로메가 등장을 했다.

아무 장식도 없는 심플한 하얀색 드레스....

시작부터 그녀의 광기어린 노래와 연기는 무대를 메웠다.

대담한 불협화음과 무조(無調) 음악에 가까워 부르는 사람이나 듣는이에게 모두 쉽지않은....

시종일관 초고음으로 내뱉는 듯한.. 처음부터 끝까지

인터미션도 없이 1시간 40분간을 거의 그렇게 불러대는 살로메역은

정말 소프라노로선 죽음일거 같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예진은 끝까지 흔들림없이 잘 소화해냈다.

 

요한이 우물속에서 와이어에 묶인 채 높이 올려져 십자가에 못박힌 예수의 모습처럼 메달리게

했던 장면 역시 인상적이었고, 예언자의 이미지로서 강건한 느낌도 잘 살려냈다.

<헤로디아스>역의 김선정의 화려한 금빛 의상은 하얀색과 빨간색, 그리고 검정색만이 있는 단순함속에서

그녀의 탐욕스러움이 극명하게 표현된듯 했고, 그녀의 분장과 연기, 노래도 인상적이었다.

불뚝 튀어나온 배에 빨간색 삼각팬티, 그리고 그 위에 하얀색  털코트만을 걸치고 나온...

온몸엔 금칠을 하고,온 손가락에서  번쩍거리던  반지와 주렁 주렁 걸은 목걸이에서의 쩔렁거림...등

<헤로데>의 엽기적인 연출은 그의 탐욕스러움과 호색적인  이미지를 아주 잘 표현해 주었으며, 덩치만큼이나  거대한 큰 울림을 주었던 노래는 두고 두고 기억에 남을 듯 하다.

 

그러나 한편으론 아쉬웠던 점이 너무나 많았던 <살로메>였다면.....

그건 보체크 이후 이 작품에 갖는 기대가 너무 컸어서 그랬지 않았나 생각도 들긴 하지만....

 

우선은 무대장치가 처음부터 끝까지 전혀 변화없이 한 무대였다는 점이

너무나 큰 기대를 가졌던 내게 아쉬움을 남겼고.

두번째로는 이제나 저제나 ,,,언제 살로메의 그 에로티시즘의 결정체인 '일곱 베일의 춤'을 볼수 있을 지 숨을 꼴딱이며 보았거늘.....그저 그 하얀색 심플모드로 그냥 해치웠다는....

관능미와 에로티시즘은 눈꼽만큼도 느낄 수 없었고, 과연 저걸 지금 춤을 추고 있다고 해야하나...

할 정도로 전혀 춤을 추었다고 볼수 없어 너무나 큰 아쉬움을 주었다.

그리고 이 작품의 피날레인 하이라이트....은쟁반에 담긴 요한의 머리는

끝내 보여지지 않았다.

그냥 붉은색 보자기에 쌓인 것으로 그것도 은쟁반에 놓여져 온 것이 아니라 그냥 후딱 살로메 앞으로

던져졌고, 끝내 살로메의 광기는 그 보자기 위에 퍼붓는 키스로 표현되어 아쉬움을 또 주었다.

헤로데가 헤로디아스에게 마지막에 퍼붓는 대사....

'당신딸은 악마다!'

예습으로 미리보기를 했을땐 정말 이 장면이 끔찍스러웠고, 욕망에 휩쌓여 악마가 되버린 살로메의 광기가 온몸으로 쭈삣 쭈삣 느껴졌었는데...오히려 실연에서는 그런 광기를 느끼기엔 역부족이 아니었나...

아쉬움을 느꼈다.

 

어쩌면 내가 너무나 큰 기대와 원색적인 기대를 하고 이 작품을 보았기에 그랬을 수도 있다.

 

1905년 초연 당시 서른 번의 커튼콜을 받는 대성공을 거두었고, 빈과 베를린, 뉴욕에서는 음란공연으로 낙인 찍혀 공연을 중단 당하는 수모를 겪기도 하였다고 하니.... 

어찌 그런 관능미와 에로티시즘에 대한 ....

그리고 요한의 머리를 잡고 울부짓듯 절규하며 키스를 퍼붓는 잔혹한 광깅에 대한 기대를 안했겠는가??

차라리 예습없이 그냥 갈걸 그랬나 싶다. ㅠㅠ

 

어쨋든...

연극적 요소가 많아 성악가로서는 꺼리는 이 고 난이도의 작품을 우리 오페라단의 공연으로,

현대 오페라 연출에 있어서는 독보적인 자리를 굳히고 있다는 카를로스 바그너의 연출로

무대인들의 올림픽이라고 불리는 콰드레니얼(Prague Quadreninal)” 축제에 전시된 

모던한 오페라무대와 독특한 이미지의 의상...등을

실연으로 볼 수 있었음에 만족하며 내년 세번째 작품을 또 고대한다.

 

줄거리 

B.C  30년경 유대

초연 :  1905. 12. 9. 드레스덴 궁정 오페라 극장

대본 :  와일드(O.Wilde)원작, 라흐만(H. Lachmann)에 의함(독일어)

 

- 단 막 -

 

무대는 헤롯의 궁전에 있는 웅장한 테라스이다. 안에서 성대한 연회의 흥청거리는 소리가 들려온다. 궁전 문께에서 위병 대장 나라보트가 시종에게 아름다운 공주 살로메에 대한 자기의 불타는 사랑을 하소연한다. 이때 정원의 수조로부터 죄인은 회개하라는 세례 요한의 힘찬 목소리가 울려퍼진다. 여왕 헤로디아스가 헤롯와 결혼하기 위하여 그녀의 남편을 살해한 비행을 빗댄 말이었다.

 

한편 살로메는 끈질기게 욕정을 품고 추파를 던지는 호색적인 계부 헤롯때문에 속이 상한 나머지 연회장에서 나와 달빛 속을 거닐고 있었 다. 그러다가 요한의 목소리에 놀라 걸음을 멈추게 된다. 호기심이 동한 살로메는 그녀를 연모하고 있는 나라보트를 설득하여 수조에 갇혀 있는 요한을 데려오도록 시킨다. 그녀는 "나라보트, 당신은 나를 위해 이 일을 할 수 있으리 (Du wirst das fur michthun, Narraboth)"라고 달콤한 목소리로 그럴싸 하게 유혹한다. 누더기를 걸친 예언자의 모습이 달빛 속에 드러난다. 헤롯과 헤로디아스를 탄핵하는 힘찬 목소리가 계속되다가 "나를 쳐다보는 이 여인이 누구인가? (Wer ist dies Weib, das mich ansieht?)"하고 묻는다. 첫눈에 살로메는 그를 차지하고 싶은 욕망이 불같이 일어난다. 그녀는 참을 수 없는 색정을 열광적으로 표현하면서 "요한, 당신의 입술에 오래도록 키스하고 싶어요 (Ich will deinen Mund Kussen, Jokanaan!)"라며 뱀같이 음탕한 자태로 노래한다.

 

이때 그토록 흠모한 연인의 타락한 모습에 소스라치게 놀란 나라보트가 충격과 실망을 이기지 못하여 스스로 목숨을 끊는다. 그러나 그녀는 마치 최면에 걸린 사람처럼 요한에게 매료되어 자기의 발 아래 에 쓰러져 있는 나라보트의 시체를 쳐다보지도 않은 채 요한에게 접근할 뿐 이다. 관능적이며 유혹적인 분위기가 감돌지만 요한은 살로메를 거들떠 보지도 않고 수조로 되돌아간다. 그리고 저주를 내리듯 "그대를 구할 단 한 사람이 여기 살아있다 (Es lebt nur Einer Der

살로메의 마지막 독백 장면
요하나안, 너는 내가 네입에 키스하는 것을 허락치 않았건만 이제 나는 키스한다

(Ah, du wolltest mich nicht deinen Munel kuss                     

 

Sop, Maria Cebot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