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근해진 날씨에는 야외로 눈이 가기 마련이다. 이런 날, 들르면 봄 분위기를 만끽할 수 있는 정원이 있는 카페와 레스토랑을 소개한다.
그레잇 greEAT
'그래, 먹자!' '먹는 곳으로는 최고'라는 '카페 그레잇(greEAT)'은 유쾌하고 펀한 느낌을 전달하자던 설립 시초의 취지를 현실화한 곳이다. 청담동 트라이베카 3층에 위치하고 있는 '카페 그레잇'은 트라이베카 전체 콘셉트인 원스톱 외식 장소의 베이커리 겸 카페 역할을 맡고 있으나 파스타에서 스테이크 요리 등 다양한 메인 코스 식사도 준비 되어 있어 카페의 구실을 넘어 정식 레스토랑으로도 나무랄 데 없는 곳이다. 보다 더 포멀한 고급 양식 레스토랑은 바로 아래층 'Tribeca'에서 찾을 수 있고, 식사 후 같은 건물 5층과 6층에서 만나볼 수 있는 'Brooklyn Bar'와 'Belle Vue'에서의 와인 한 잔은 분위기 내고 싶은 밤 외식 코스를 완벽하게 마무리해준다. 4층의 'Tribeca Gallery'는 기업 행사, 파티 등을 펼칠 수 있는 연회장으로 꾸며져 있으며 깔끔한 테이블 세팅에서부터 세련된 파티션까지 인원수에 따라 자유롭게 연출할 수 있어 실용성까지 갖춘 홀이다.
어느 카페 관계자의 말대로 "식사 도중 포크를 떨어뜨려도 타인에게 방해되지 않고 부끄럽지 않을 만큼" 캐주얼한 분위기의 공간이기에 친구들, 연인은 물론 어색하기 십상인 소개팅 상대, 또는 비즈니스 파트너와의 만남 장소로도 애용되고 있다고 한다.
넓은 실내의 삼면을 둘러싸고 있는 꽃, 나무, 그리고 분수는 해외의 리조트를 연상시키고 높은 유리 천장을 통해 내리쬐는 햇살이 주는 따스함은 도심 속의 정원이라 불리는 '카페 그레잇'이 서울의 트렌드세터들 사이에서 큰 인기를 누리고 있는 이유를 새삼 깨닫게 해준다. 자연친화적인 인테리어에 어울리게 음식 역시 유기농 재료만 사용해 고객의 건강을 생각하는 웰빙 코스가 특별 메뉴로 구성되어 있다. 오전 11시 반부터는 뷔페식 브런치를 즐길 수 있으며 저녁에는 스테이크, 생선 요리 등 다이닝 서비스가 제공된다. 모든 음식이 테이크아웃도 가능하다지만, 실내의 숲과 같은 분위기 속에서 물 흐르는 소리, 햇살 내리쬐는 따스함까지 모두 만끽할 수 있는 현장에서의 식사를, 봄이 찾아온 지금, 당신에게 추천하고 싶다.
위치_압구정 디자이너스 클럽 옆 버거킹 골목 안 트라이베카 빌딩 3층
문의_02-3448-4557
헵시바 Hephzibah
성경의 이사야서 62장 4절은 하나님이 시온을 '헵시바'라는 이름하에 황무지에서 여호와의 구원을 받은 땅으로 재탄생시킴을 설명하고 있다. '하나님의 기쁨이 그 나라 안에 있다'는 뜻의 이름처럼 부부 사장의 '헵시바' 레스토랑 역시 하늘의 선택을 받아 기쁨이 넘치는 곳이 되길 소망하며 설립했다고 한다.
청담동에 위치한 '헵시바'는 예전에는 하우스 웨딩을 진행하던 곳이었다. 현재는 결혼식을 치를 수 있을 만큼 넓은 정원이 있는 이탤리언 레스토랑이며 파티 플래너로 수년간 활동하면서 쌓아 온 부부 사장의 전문적 손길이 드러나는 패셔너블한 장소로 자리매김했다. 파티 플래닝 관련 칼럼도 쓰셨다는 이재연 사장은 플라워 데코도 직접 맡고 있으며 인테리어를 비롯해 정원을 꾸미는 데도 외부의 도움을 없이 남편과 함께 직접 감독·지휘하고 있다고 한다.
'헵시바'의 감각 있는 인테리어와 분위기는 자연스럽게 입소문을 타고 연예인들 결혼식 화보 촬영 장소, 인기 드라마 <불새>에서 에릭과 이은주가 처음 만나는 장소로도 섭외된 바 있지만, 1년 반의 휴업을 거쳐 강남구청역 인근으로 이전을 하고 지난해 12월 3일 새롭게 오픈했다. 예전에는 버간디색을 많이 이용한 심플한 가정집 분위기였다면, 지금의 '헵시바'는 한층 업그레이드된 인테리어에 블랙과 핑크의 묘한 조화를 다양하게 사용해 세련된 분위기를 연출한 공간이다. 우드로 깔린 바닥, 화려하면서도 우아한 색상의 쿠션과 소파의 벨벳은 조명을 받아 은은하게 빛나고 군데군데 전시되어 있는 미술작품은 갤러리의 멋까지 더한다. 전체적인 디자인 콘셉트는 변하지 않아 빈티지풍이 여전히 주 테마로 남아 있으나 예전보다 기둥을 많이 사용해 지금의 '헵시바'는 고풍스러운 고성의 느낌이 더욱 고조되었다.
'헵시바'를 찾아주는 고객 한 사람 한 사람이 바쁜 도시 생활로부터 벗어나 레스토랑의 푸른 정원에서 몸과 마음을 재충전하고 돌아갈 수 있도록 과감하게 잔디를 깔았다. 조만간 각종 정원 가구까지 갖춘 이 가든에서는 모닥불도 피우고 정통 브런치 뷔페를 실시할 예정이라고 한다.
레스토랑에서 직접 구운 케이크, 한국에서 만나보기 쉽지 않은 와규 등심 스테이크 요리, 혹은 '헵시바'가 자랑하는 와인셔벗은 멋진 분위기만큼이나 매혹적이어서 단골 손님들과 연예인들의 발걸음이 수시로 '헵시바'로 옮겨지는 이유를 헤아리지 않을 수 없다.
위치_강남구청역 7번 출구로 나와 신한은행에서 좌회전 후 언덕길 올라 교회 지나고 좌측
문의_02-511-3925
베라짜노 Verrazzano
이탈리아의 유명한 와인 산지인 키안티 지방에 있는 카스텔로 베라짜노의 이름을 따왔다는 '베라짜노' 와인바. 이 와인바의 이름은 또한, 뉴욕을 비롯한 미국의 대서양 연안 지방을 최초로 탐험한 유럽인으로 알려진 탐험가 조반니 다 베라짜노의 성이기도 하다. 이 탐험가의 개척·창조정신이 설립 취지와도 부합해 청담동에 위치한 이곳은 '베라짜노'라는 이름으로 태어났다고 한다.
본관과 신관으로 나누어진 '베라짜노'는 큰 가정집을 개조한 듯 아늑하면서도 세련되고 화려한 실내 장식 때문에 연예인들의 화보 촬영 장소로도 애용되고 있는데 이곳에는 사실 또 다른 매력이 있다. 3월 중 랜드스캐이핑 작업으로 새롭게 단장할 야외 공간이 바로 그것이다. 주차장에서 와인바로 향한 계단을 오르면 본관과 신관에 이르기 전 아담한 앞마당이 손님을 반긴다. 군데군데 세팅되어 있는 테이블도 분위기 있지만 그보다 더 눈길을 끄는 것은 정원 한 가운데 자리 잡고 있는 그릴이다. 그릴 앞에서 기다란 요리사 모자를 쓰고 넓은 철판 위에 각종 고기와 해산물을 구워내는 셰프의 모습은 풍기는 냄새만큼이나 구수하다. 날씨가 많이 따뜻해진 요즘 손님들이 즐겨 찾는 요리 역시 이 그릴에서 요리된 '베라짜노 스페셜'이라고 한다. 2인에 한 세트로 준비되는 요리는 즉석에서 구운 소고기 등심, 양갈비, 해산물의 담백함을 담아내고 디저트까지 포함되는 풀코스 식사다. 이 밖에도 '슈퍼 투스칸' '그랜드 슈퍼 투스칸'이라는 코스 메뉴가 준비되어 있어 와인과 함께 고급 양식도 즐길 수 있다.
해가 지고 난 베라짜노는 유난히 빛난다. 지난해 7월 준공되고 전면이 유리로 된 신관의 실내에서 비쳐 나오는 불빛은 구름 낀 날에도 별이 떠 는 것처럼 어두워진 하늘을 밝히고, 정원 이곳저곳 심어 는 키 큰 나무들도 조명을 받아 운치를 더한다.
와인바인 만큼 '베라짜노'는 4백여 가지의 와인을 준비해놓고 있다. 그중에서도 새싹이 돋아나고 푸르름의 시작을 상징하는 봄이 다가온 요즘, 신규 사업을 펼치는 사람, 취직을 준비하고 미지에 도전을 하는 손님들에게 이곳에서 개척과 창조의 상징인 중세 탐험가 조반니 베라짜노의 이름을 빌린 '베라짜노' 와인 한 잔을 들어보길 권한다.
위치_압구정 디자이너스 클럽 옆 버거킹 골목 꼭대기 막다른 길에서 우회전 후 작은 주차장 지나 우측
문의_02-517-3274
케이트 키친 Kate's Kitchen
잘 보이지 않는 청담동의 한 코너에 숨은 듯 자리 잡고 있어 자칫 소외감을 불러일으킬 수도 있을 법한 '케이트 키친' 레스토랑은 입구에 들어서는 순간부터 그 선입견과 부담감을 깨준다. 나지막한 계단을 오르자마자 시야에 들어오는 것은 넓지는 않지만 짜임새 있는 정원이고 그 정원 한가운데 세워진 건물의 자그마한 입구는 부담을 주기는커녕 또 다른 나의 집에 온 듯한 착각으로 편안함부터 안겨준다.
아니나 다를까 설립시 디자인 콘셉트가 '편안함'이었다고 한다. 가정집을 개조했지만 최대한 그 모습과 아늑한 분위기는 유지하고 목재를 사용함으로써 차갑지 않고 부드러운 이미지를 연출했다. 각종 나무와 식물을 이용해 친환경적인 분위기도 냈으며 정원 역시 집과 같은 느낌, 자연과 함께하는 기분을 최대한 유도하기 위해 꾸며졌다고 한다. 건물의 벽면은 넓게 창을 터서 바깥의 나무들이 레스토랑 어느 곳에서도 보이게끔 구조가 잡혀 있다. 특히, 2층 메인 홀을 두르고 있는 발코니 공간의 소파들은 넉넉히 비치되어 있는 푹신한 쿠션들과 함께 소파의 가장자리를 둘러 세워진 기둥, 그리고 그 기둥들을 커튼처럼 덮은 천이 마치 영화에서 본 침대를 연상시켜 집과 같은 전체 분위기에 한몫 더한다.
손님들께 추천해드리고 싶은 요리 중 하나는 '리코타 치킨.' 그대로 익혔으면 퍽퍽했을 닭가슴살 스테이크 안에 리코타 치즈를 넣어 담백함에 부드러움을 더했다. 날씨가 따뜻해진 요즘, 그리고 곧 찾아올 여름에 들면 좋을 식사는 '카프레세 피자'다. 생 모차렐라 치즈와 익히지 않은 싱싱한 토마토를 썰어 올려 루콜라와 함께 피자 도우에 얹은 이 요리는 야채의 신선함과 피자 크러스트의 든든함이 만나 더운 날씨에 먹기 적격이다. 미국에서 요리를 배운 사장의 센스가 묻어나, 이외에도 동서양의 입맛을 모두 맞추면서도 고급스럽게 맛을 낸 요리가 다양하게 준비되어 있어 친구네 집에 놀러 온 것 같은 편안함에 여러 나라 음식을 골라 먹을 수 있는 재미까지 있다.
코너에 코너를 활용해 레스토랑 내 이곳저곳 꾸며놓은 독립된 공간 속 침대 같은 소파에 앉아 식사를 하고 있으면 바깥 정원에 막 피기 시작한 목련 나무의 꽃이 눈까지 즐겁게 해준다.
위치_갤러리아 명품관 지나 페라가모 매장 맞은편 골목 안 우측
문의_02-3444-993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