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에 울려 퍼지는 중세시대 음유시인들의 노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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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연 날....
<까르미나 부라나> 는 아마...평생에 기억될 공연일게다.
이윤즉은 공연도 엄청났거니와 우리 클래식 삼총사-소희, 일숙언니가 이곳 아람누리까지 와서 1부 공연-모짤트 대관식 미사 전체를 못보고,
가까스로 2부 <까르미나 부라나>만 본... 하마터면 공연을 못볼뻔한 불상사가 일어났던 공연이었기 때문이다
가장 먼저 온 소희는 10년전 <까르미나 부라나> 팜플릿까지 들고 와서 그때의 흥분을 감추지 못하며 팜플릿속 사진들을 보여주었다.
공연에 대한 기대는 더욱 더 높아져만 갔다.
일숙언니는 퇴근후 허겁 지겁 달려오고 있을터였고, 우리도 시간에 임박해 허둥지둥 티켓부스에 가서 줄을 섰다.
그러나 이게 왠일이란 말인가!!
아는 직원이 있어 늘 부탁을 하는데....예매가 되어있지 않다는 거였다.
시간은 10여분의 여유밖에 없는데, 전화통화를 했는데도 계속 시간만 끌고 있고 해결이 되질 않는 것이었다.
저 멀리...분당에서 강남에서 왔거늘 내 체면이 말이 아니었다.
아니...그런 저런 체면문제가 아니라, 년 100여편을 넘게 보는 공연중에서 손에 꼽을 정도로 기대를 준다는 <까르미나 부라나>인데,
이걸 못보게 생겼으니....더우기 같은 직원들끼리 이걸 하나 해결해 주지 못하나 싶어서 화가 나고 어이가 없기도 했다.(매진이 된것도 아니고, 사실 2부에 들어가보니, 안타까울 만큼 자리도 많이 비어있던 상태였다.)
막판에 초대권티켓을 발부받아 2층으로 뛰어 올라갔다.
이미 시작종은 울려서 문은 닫혀 있었고, 아직 공연은 시작전 이었는데도 들여보내 주지 않았다.
우리가 늦은것도 아니었는데...조금 더 할인을 받아 보려고 부탁을 한게 잘못이라면 잘못이겠지만...
내 잘못도 아니고, 같은 직원의 실수땜에 빗어진 일인데, 티켓 발부를 이미 공연시간 후에 발급해 준것도 그렇고, 그렇다고 공연은 아직 시작전인데도 불꺼졌다고 들여보내 주지 않는 모든 처사가 어이가 없었다.
더우기 한곡을 못보는것도 아니고, 1부 전체를 못보는 것을 알면서도 말이다.
물론 <까르미나 부라나>는 공연 시간이 그리 길지 않아서 2부에 전체 편성 되었고, 1부엔 모짜르트의 <대관식 미사>곡이 전체 편성되어 있어서
우리가 꼭 보려는 <까르미나 부라나>하고는 상관이 없었다고 하더라도 그건 그 공연을 꼭 보고 싶어하는 관객의 입장을 전혀 헤아리지 못하는 처세였다.
기타 다른 공연장 같은데선 비단 객석의 불이 꺼져있다 하더라도 아직 공연 시작전이고, 특히 1부 전체를 못볼 경우엔 관객을 자리까지 조심스레 안내를 해주는게 대부분 이기때문이다.
나 혼자도 아니고,,,,,,
소희나 일숙언니는 '괜찮다고 ' 되려 내 흥분을 가라 앉히려 노력했지만.....
나는 이 티켓에 관련된 모든 사람에게 화가 나서 그렇게 좋아하던 커피맛도 아무 느낌없이 마셨다.
그러나 다행일까....
갑자기 소희씨가 작은 비명을 지르면서 벌떡 일어나더니 누구에겐가 한테로 가는 것이었다.
한참을 얘기하더니, 가져간 팜플릿에 사인을 받고는 우리에게 돌아왔다.
10년전 <까르미나 부라나>에 출연했던...그때는 신인이엇지만, 지금은 무용계에 대부가 되어있는 <김용걸>이라고 했다.
옆에 있는 사람은 얼마전에 같은 무용계에 있는 사람과 결혼한 부인이라고...
그러면서 1부공연을 못본게 자기한테는 차라리 잘된 일이라고...눈치껏 여우를 떨면서 내 맘을 풀어주려 애를 썼다.
아닌게 아니라 그 김용걸씨도 감동을 받는거 같았다.
10년전 자신이 신인때 출연했던 같은 제목의 팜플릿을 가지고 있는 아가씨를 만났으니 왜 안그렇겠는가!
어쨋든 ,....
김용걸의 등장으로 분위기는 화기애애해 졌다.
30분 정도 되는 1부 <대관식 미사>는 우리가 이러고 있는 사이에 생각보다 빨리 끝난것 처럼 느껴졌다.
2부 막이 오르고....사전 예고했던 데로 해외에서 공수해온 거대한 수레바퀴가 있는 무대는 나를 한눈에 제압했다..
그리고 우렁차게 뿜어 올리는 합창!!
도대체 이 우렁참은 어디에서 뿜어 올려지고 있는것일까....
아무리 두리번 거려도 도대체 보이질 않는데....
비단 나뿐만이 아니라 이 전율케 했던 합창소리의 근원지를 찾느라 모두들 두리번 거렸는 모양이다.
언니도, 소희씨도 그랬던걸 보면...ㅎㅎ
나중에 보니 무대 맨 뒤편에 얇은 막이 쳐져있어 얼핏 조명에 따라 보이기도 하고 완전 가려 지기도 햇는데, 상당한 극적 효과를 냈다고 생각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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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까르미나 부라나>는 공연에 참여하는 인원만 230여명으로 워낙 다양한 예술집단의 많은 이들이 작업해야 하는 까닭에 국내 공연도 12년 만에 성사됐다 한다.
이번 공연에도 캐나다 안무가 페르난드 놀트(1920~2006)의 발레 안무를 접목시킨 공연이었다.
1803년 독일 베네딕크 보이렌 수도원에서 시가집 한 권이 발견됐다. 13~14세기 유랑시인들에 의해 만들어진 것으로 추정되는데 도덕과 종교, 사랑과 유희에 관한 내용을 담고 있다. 후세 사람들이 붙인 이름은 ‘까르미나 부라나(Carmina Burana)’. 라틴어로 ‘보이렌의 시가집’이라는 뜻이다.
이 시가집은 여러 예술가들의 마음을 흔들어 놓았다. 그 중에 독일 작곡가 칼 오르프(1895~1982)도 있었다. 열여섯살에 이미 50곡 이상의 가곡과 오케스트라곡을 만든 이 천재 음악가는 보표도 없고 해독도 불가능한 노래에 선율을 불어넣었다. 1937년 독일 프랑크푸르트 암 마인 시립 오페라 극장에서 초연한 뒤, 1953년 이탈리아 밀라노 라 스칼라 오페라 극장 공연으로 극찬을 받았다. 현란한 변주 대신 반복적인 구성과 짧고 강렬한 리듬으로 강한 인상을 남겼다. 웅장한 혼성합창과 바리톤과 소프라노의 이중창 등이 유명하다.
‘거대한 수레바퀴’는 캐나다 ‘르그랑 발레단(Les Grand Ballet)’에서 직접 공수해 온 세트란다.
인간의 운명을 쥐고 있는 여신의 손이자 인간의 돌고 도는 삶, 둥근 지구 등을 의미한다고 한다
암튼....어느 순간 흐릿한 막이 오르고 무대를 가득 메운....
붉은색 수도복을 입은 고양시립 합창단과 국립 합창단원들의 합창은 공연내내 ...
가슴이 다 철렁 철렁 복받쳐 내려앉을 만큼 큰 울림과 감동을 주었다.
그리고 또....
무용은 얼마나 우리를 황홀경에 빠뜨렸는가!!
특히 두명이 붙잡고 있는 봉에 마치 백조처럼 알몸에 깃만 단채 매달려 춤추는 장면은 거의 환상~~~
중세시대 종교에 억눌려 가슴속 깊이 내제되어 있는 사랑의 감정을 극도로 표출시킨 ....
인간의 몸짓으로 저토록 처절하게 사랑을 표현해 낼수있음에 소름끼치게 만들었다.
중세시대의 종교에 억눌린 어두운 분위기라든가....
그런 압박속에서 되려 더욱 인간의 감성 깊숙이 꿈틀거렸던 서정과 낭만,욕망은..
거대한 무대장치나 수도복을 입은 합창단원들, 그밖의 무용수들의 의상에서도 절절히 느낄 수 있었고,
우렁찬 합창과, 솔리스트들의 화음, 환상적 춤은 한층 더 그속에 빠져서 감동을 추스리기도 벅차게 만들었다.
특히 한 옥타브는 높게 느껴졌던 고음의 소프라노는 이색적이면서도 분위기를 더욱 고조시켰다.
공연은 끝이났다.
합창이 너무나 좋았기에 우린 흥분했고, 때문에 <대관식 미사>를 못본게 안타까워 속상함으로 되살아났다.
하지만...어쩌랴~ 이미 그렇게 된걸...
우린 모든걸 훌훌 털어버리고, 기분 좋은 감동만을 가슴에 담은 채 근처 식당으로 저녁을 먹으러 갔다.
공연직후의 속상함은 이렇게 좋은 공연을 딱 이틀만 한다는것에의 안타까움으로 바뀌었다.
저렇게 훌륭한 무대장치도 너무나 아깝다는 생각이 들었고, 해외에서 공수해온 거대한 수레바퀴도 엄청 비쌌을텐데...하는 부질없는 맘도 들면서...
좀더 적극적인 홍보에 좀 더 많은 사람들이 보았다면 얼마나 좋았을까....
이래 저래 오늘은 내내 안타까움으로 가득했던 날이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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