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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 제 602회 정기연주회 감상후기 /2007.6.18.예당

나베가 2007. 5. 20. 15:16

공연 후기...

올해의 KBS정기 연주회 프로그램을 보니, 하나같이 탐이 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2월에 있었던 598회 <김선욱>군의 연주회이후  하나도 가지 못하고 오늘

가까스로 가게된것이다.

 

오늘 프로그램은 <말러 교향곡 4번>과 <슈만 첼로협주곡>

자주 접하지 않은 곡이지만 소희씨 덕분에 <말러>도, 첼로 협연자도 자못 기대가 된다.

 

사실 <말러> 음악에 대해선 부천필과 임헌정 지휘자가 말러 대장정 프로그램으로 히트를 치면서 많은 말러 애호가들의 대단치도 않은 성원을 보내면서, 나도 잠깐 합세해 연주회를 몇번 가본게 다이다.

어쨋든 이번에는 예습도 하고, 소희씨와 약속도 있어서 서둘러서 출발을 했다. 

서두른다고 해도 내겐 언제나 예당은 멀고도 먼 길이라서 언제나 공연시작 몇분전에 도착해

겨우 숨을 고르고 공연장 안에 들어가기 일쑤다.

그러다 보니, KBS연주회처럼 티켓을 공짜로 받는 경우에 좋은 자리를 배정받기가 어려웠다.

그러나 귀염동이 소희가 먼저와서 받은 좋은 자리 티켓을 내게 주어서 C블럭 정가운데 자리에서

보게 되었으니....ㅎㅎ

오늘로서 수퍼 울트라 귀염동이 인애씨도 더욱 가까이 알게 되고...ㅎㅎ

 

팜플릿도 읽어보지 못하고 들어갔는데...

지휘자가 익숙하다.

어?? 지난번 연주회때 봤었는데...

작년 '베르비에&브린터펠' 공연때 왔었던 지휘자라고...

맞다!!

자그마한 키에 하얀 백발...너무나 귀여운 제스쳐... 한번만 봐도 잊을 수 없는 지휘자였다.

 

이어서 첼리스트 <알반 게르하르트>가 등장을 했다.

'오대양 육대주를 아우르는 개성 넘치는 연주자'란 프로필이 그의 이름옆에 붙어 있다.

미주 전역 160여개가 넘는 교향악단들과의 협연으로 화려한 이력을 쌓고 있다는...우리시대 최고의 젊은 첼리스트라는 칭송과 함께...

오늘 그의 연주악기는 전설적인 명기 <마태오 고프릴러>란다.

<스트라디 바리우스><과다니니>는 많이 들어봤지만 <마태오 고프릴러>란 명기 이름도

사실 오늘 처음 알았다.

 

잘생겼다기 보단 멋지게 생긴 그가 환하게 웃으며 인사를 하고는 자리에 앉았다.

오케스트라 연주가 시작되니, 그는 스르르 눈을 감고 곡의 흐름을 탔다.

그러면서 그의 연주는 시작되었다.

얼마나 연주에 감정이입을 하고 몰두를 하는 지...거의 눈을 감고 연주를 했다.

간혹 지휘자를 바라보면서 생긋 웃기도 하고, 또 스스로 연주에 몰입을 하면서 미소를 짓기도 하였다.

연주도 연주였거니와 나는 그의 연주모습에서 시선을 뗄수가 없었다.

<슈만>의 느낌이 물씬 물씬 풍겨나 나를 에워쌌다.

클라라와의 열정적인 사랑....그런 느낌.. 행복감..

 

"아~멋지다!!

첼리스트 너무 매력적이고 멋졌어. 연주하는 모습.....

나의 망원경....정말 짱이야~"

 

 

2부 <말러 교향곡 4번>이 기대되었다.

사실 말러를 엄청좋아하는 소희씨 영향이 지극히 내게도 미친 것일수도 있었다.

커피를 한잔 마시고 정신도 가다듬고, 집에서 미리 예습도 했으니...

감동할 준비만 하고 있으면 되었다.

 

사실 말러 음악을 잘 모르고, 그의 음반도 2번 하나밖에 가지고 있지 않다.

공연가기 하루전에 인터넷을 뒤져서 들은게 고작 다이기도 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공연장에 가면  그 광대함에 뭔가 모르게.. 가위가 눌릴지경으로 압도되어서 나오곤 했었다. 그러면서 말러 음악은 공연장에서만 듣는 음악처럼 내겐 인식되었다.

 

 

근데 이 4번은 의외였다.

너무나 아름답고...

너무나 감미롭고....

마치 꿈결같은 곳에 내가 누워있는 듯한....

아닌게 아니라 부재가 <천상에서...>이다.

천상의 기쁨처럼 자연스럽고 평온한 ....

 

2악장에서의 목관악기들의 대위법적인 연주와 간간히 들리는 하프소리,

 음반으로 들을때와는 달리 공연장에서 들리는 관악기들의 소리는 어찌 그리도 아름다운 지...

마치 새들이 지저귀는 아름다운 대 자연속..유토피아를 연상케한다.

또한 초등생이나 연주해야 할것만 같은 트라이앵글이나 탬버린 같은것이 그렇게도 중요한 순간에 울려퍼질땐, 애들 어렸을 적 생각이 나서 언제나 미소짓게 만들기도 한다. 

특히 2대의 바이올린을 가지고 번갈아 가며 연주를 했던 악장의 바이올린 솔로 연주가 정말 기가 막히게 애끓도록 가슴속을 파고들었다.

이런 아름다움은 3악장에 가서도 끝모르게 이어지다 강렬한 클라이막스로 이어졌다.

3악장 시작부터 나와서 감정을 추스르던 소프라노 나경혜...

그녀의 목소리는 너무나 좋았다. 뭔가 드라마틱하고 풍부한 감정의 성량을 가지고 있다고 할까??

마치 <이네사 갈란테> 같은 목소리...

 

감동을 추스리고 밖으로 나왔다.

비가 온뒤의 청명함이란...깜깜한 밤인데도 세상이 훤히 보이는 듯 맑고 투명했다.

노래하는 분수에선 또 왜 그렇게 멋진 노래가 나오는 거야~~

잠깐만 그쪽으로 향해가다...그 분위기, 노래가 발걸음을 잡았지만...

쌀쌀한 기운이 속속 파고들어 우린 발길을 계단으로 힘겹게 내려밟았다.

 

예당에 들어섰을때 울려퍼지는 이 음악이 너무 좋아.

계단을 하나씩 밟고 올라설때마다 나를 감싸오는 이 음악, 노래들이....

 

우린 버스를 기다리는 동안 혼자서는 먹고 싶어도 먹을 수 없었던 <호떡>을 하나씩 사서

하하 호호 거리며 맛있게 냠냠 먹었다.

ㅎㅎㅎ

오늘도 여전히 행복지수 100 !!

 

  


1악장 (Bedächtig, Nicht eilie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