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탱고-Fire /2007.5.12./충무아트홀

나베가 2007. 5. 16. 09:19

 

 

 

 

공연후기...

사실 <탱고>라는 어휘가 왠지 낭만적으로 느껴져서 익숙한 단어이기는 하지만, <탱고>라는 춤을 접할기회는 전혀 없었다고 봐도 무방할 정도다.

최근에 <피아졸라>의 천재성으로 탱고 음악이 클래식계에 뜨고, 그의 탱고음악을 사랑하는 연주자들과 매니아들이 많이 생겨났기 때문에 그나마 그 리듬에 익숙해 졌다고나 할까..

암튼,약간은 망설이다 예매를 했었다.

언제나 시간이 없어 뛰어다니는 신세...

오늘은 주말이라서 여유가 충분했음에도 불구하고 아침부터 추접 추접 내리는 비때문에 딩굴거리다가

급기야는 택시까지 콜해서 타고 나가는...(전철역까지지만..)

 

암튼 숨도 고를새도 없이 공연은 시작되었다.

생각보다는 조촐한 무대였다.

어두운 재즈 까페분위기...

전체가 검은색 주조로 되어있고, 양쪽 가로 테이블이 놓여있고, 그 뒤로 약간 높은 무대..

피아노, 콘트라베이스,반도네온, 바이올린의 연주자들이 연주를 시작했다.

그리고 5쌍의 무용수들이 현란한 동작으로 무대를 장악한다.

머리까지도 한올 흐트러짐 없이 쓸어 넘긴 반짝임...

마치 대리석을 깍아 놓은 반짝거리는 조각같은 이미지... 

처음엔 그들의 조각같은 이미지와 날렵한 몸가짐, 화려한 의상에 시선이 묶였다.

그들은 사람이 아니었고, 그저 아름답고 섹시한 작품같은 느낌...

1부 30분이 순식간에 끝나버렸다.

조금은 의아한 ...너무나도 짧은 시간이었다.

너무나 힘들어서 오래 할수가 없나보다...그렇게 생각했다.

 

2부의 무대는 테이블을 없애서 더욱 단촐했다.

그러나 그들의 춤은 훨씬 더 자유분망하고 다이내믹해졌다.

금방 머리를 감고 나온 듯 촉촉한 흐트러진 머리...

화려하면서도 자유로운 아름다운 의상..

사람을 빨아들일것만 같은 표정...

섹시함의 절정....

그러면서도 파트너와의 호흡은 놀랄만큼 다이내믹했다.

박수갈채가 터져나오기 시작했다.

 

그제서야 알았다.

아!! 진정한 탱고는 <춤의 동작>이 아니라 <내면적 폭발>이라는 것을!!

나는 그들의 표정에 빨려들어갔다.

그들의 춤은 섹시함의 절정이었다.

아니...어떤팀은 사랑의 애절함의 극치를 표현하고 있었다.

나는 화려한 동작보다 그 애절함이 훨씬 더 감동적이고 빨려들어가는 듯 했다.

왠지 아픔이 느껴졌다.

유혹과 아픔....그래...<진정한 사랑>이란 화려한 유혹이 아니라 <아픔>일지 모른다고..

 

2부 공연은 1시간이 넘게 진행된것 같았다.

연주와  춤. 그리고 각 파트너가 한번씩 돌아가면서 추는 솔로가 번갈아 가면서 진행되었는데,

매번 나올때마다 춤의 내용에 따라서 의상과 이미지가 바뀌어 그것만으로도 충분히 즐거운 시간이기도 했다.

춤뿐만이 아니라 탱고 연주만으로도 많은 박수갈채를 받았는데...

<반도네온>이란 악기가 주는 애절함이..정말 가슴을 애끓게 했다.

그런가 하면 그와 어울려서 내는 바이올린 소리도, 콘트라베이스 소리도 너무나 좋았다.

 

공연이 끝나고 나오니 어느새 연주자들의 팬싸인회가 열리고 있었다.

객석앞 로비를 가득메운 팬들앞에서 환하게 미소짓는 그들의 표정에서도 탱고의 리듬이 느껴지는것만 같다.

 

 

 연주자 팬싸인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