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연후기-클래식(2007년)

오페라 리날도 /2007.5.12 /예당

나베가 2007. 5. 13. 03:19

 

 

 

 

공연 후기...

 
주말이라 여유롭게 2개의 공연을 즐길까 싶었는데...
아침부터 봄비가 추접 추접 내렸다.
5월 중순인데...
연일 날씨가 추웠다 더웠다를 반복...오늘은 제법 쌀씰한 기분이 들었다.
3시 공연이었던  충무아트홀의 <탱고 화이어>를 보고 나오니, 갑자기 비가 억수같이 퍼붇는다.
바로 옆이 지하철 입구인데도 어떻게 이 난관을 뚫고 나가야 하나...잠시 주춤거릴 정도였다.
 
그렇게 비속을 뚫고 나와 예당에 도착 했을때는 거짓말 처럼 비가 그쳐 있었다.
커피와 머핀을 먹고 모처럼 여유롭게 오페라 하우스로 들어갔다.
망원경을 믿고 가장 싼 티켓을 구입했더니...4층에서도 뒷편!
4층 맨 앞자리와는 상당한 차이가 있었다.
성능 짱인 망원경이 있어 보기에는 상관 없었지만, 아무래도 성량이....특히 왕인 <고프레드>의 성량이 작아서 왕의 위엄이 좀 덜 느껴졌다고나 할까...
그래도 니날도역으로 나온 메조소프라노나 그밖의 다른 배역들의 성량은 그런데로 괜찮았다.
 
지난번에도 <바로크 오페라>인 <악테옹&디도와 아예네스>를 보고 그 아름답고 맑은...수정같이 맑은 물을 들여다 보는...그런 느낌이었는데, 이번 오페라도 바로크 특유의 색채를 짙게 느낄 수 있는
아름다운 한편의 드라마를 본 듯한 느낌이었다.
바로크 시대는 문학이나 건축, 미술...등 모든 예술 분야에서 화려함의 극치를 나타내는데,
이 오페라 역시 화려하고 아름다운 의상이 볼거리를 주었다.
특히 의상마다 거대한 망토를 두루고, 그것이 무대를 장악할 만큼 펄럭이는 모습은 가히 압권이었다.
또한 전 출연진들이 걸으면서 연기를 하는 것이 아니라 좌대에 올라 도우미들이 그 좌대를 이리 저리 끌면서 연기를 했는데, 그것이 말을 타는 장면이라든가, 배를 타는 장면 연출에 있어서도 아주 효과적이고 독특함을 주었다고 본다.
또한 2부에서 인물은 등장하지 않고 여자의 노래 소리가 나오며 <인어>가 등장하는데,,,
와우!!! 압권!!!
상반신이 훤히 드러나 보이게 은빛으로 온몸을 감싸고   은빛 가면을 쓰고 굽슬거리는 흰머리를
풀어헤치고 나오는 장면이 시선을 사로잡을 만큼 기발하고 멋졌다.
 
리날도의 연인인 <알미레나-소프라노>가 부르는 너무나도 유명한 <울게 내버려 두세요>는
수많은 성악가들에게서 불리워진 것에 익숙해서 되려 좀 약하게 들렸다는....
어쩌면 4층 꼭대기에서 들어서 그랬을 수도 있다.
 
암튼....
수수한듯 화려한 바로크 음악....특히 챔발로 악기가 두두러지게 나타나는 ....
너무 거창하지도 않고, 어찌보면 단촐한....
마치 왕과 귀족들이 모여앉은 무대에서 공연을 펼치는 듯한 그런 고급스런 느낌이 바로크 오페라에서
느끼는 감성이랄까...
 
올해는 오페라가 풍년이다.
호암에서 하는 스크린 오페라도 그렇고,
한국 오페라단에서 펼치는 오페라도 가을부터 겨울까지 수두룩하다.
특히 이번에 개관한 <아람누리>개관작으로 펼쳐지는 <스페인> 오페라단의 공연
<카르멘>과 <스페이드의 여왕>이 특히 기대된다.
어쨋든 올해는 이 오페라들을 놓치지 않으려 맘먹고 있다. 
 
오페라는 공연료가 비싸서 층수를 업그레이드 하기가 쫌 부담이 되긴 하지만
다음엔 좀 자리를 업그레이드를 해야할것만 같다.
 
좋은 작품에 티켓값을 너무 아낀게 조금 후회스럽긴 했지만, 500회가 넘는 오페라를 연출한 세계 오페라의 거장<루이지 피찌>의 <리날도>작품을 봤다는 것이 -그것도 처음 접하는 <리날도>를...
 그것만으로도 너무나 감동적인 날이었다.
 
공연이 끝나고... 

언제나 막판에.. 후레쉬없이 촛점 맞출새도 없이 순간에 찍어서

유령사진 처럼 나오지만...감동을 추스리기 위함만으로도 충분!! 

 

 

 

출연자들 뒤 검은 복장을 한 사람들이 좌대를 끌며 움직임을 대신했던 도우미들.

얼굴까지 검은 두건을 쓰고 거의 기어다니다 시피...정확한 시점을 찾아 움직임을 해야했기에

큰 몫을 한 출연자들이었다. 많은 박수갈채를 받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