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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버지의 깃발/2007.2 /그랜드 시네마

나베가 2007. 4. 4. 12:10

 

 

 

 

감독
클린트 이스트우드
출연
라이언 필립

애덤 비치

제시 브랫포드

제이미 벨

줄거리
한 장의 사진이 뒤바꾼 역사의 진실

제2차 세계 대전, 일본의 요새 이오지마에 상륙한 미군해병은 전투 중 의례적으로 성조기를 꽂는다. 그러나 이 순간을 담은 사진 한 장은 희망을 갈망하던 국민들을 사로잡아 끝나지 않을 것 같은 전쟁의 종식을 알리는 의미가 되었고, 아들이 전쟁터에서 살아 돌아오리란 희망을 품게 했고, 자식을 잃은 부모들에게는 위안과 자부심이 되었다.
이러한 국민적 감정을 이용하려는 미 정부는 ‘국기 게양대’ 중 살아 있는 위생병 존 닥 브래들리(라이언 필립)와 인디언 출신의 아이라 헤이즈(아담 비치), 통신병 르네 가뇽(제시 브래포드)을 불러 전쟁 보급품을 위한 기금 마련에 나서게 한다. 전국을 돌며 열렬한 환호와 갈채 속에서 열심히 영웅 노릇을 한 세 명 덕분에 시들했던 기금 마련에 불이 붙는다.
그러나 세 명은 전쟁터에 전우들이 남아 있는 한 자신들의 영혼도 이오지마를 떠날 수 없다는 걸 깨닫게 되는데…

 

 

[PREVIEW] <아버지의 깃발>-영웅이 없는 영웅담

2007-02-20 | 홍수경 기자 | 무비위크
STAFF 감독ㆍ클린트 이스트우드 | 각본ㆍ윌리엄 브로일리스 주니어, 폴 해기스
CAST 브래들리ㆍ라이언 필립 | 개그논ㆍ제시 브래드포드 | 헤이즈ㆍ아담 비치
DETAIL 러닝타임ㆍ132분 | 관람등급ㆍ15세 관람가
HOMEPAGE www.flagsoffathers.co.kr

이오지마에서 한 달 이상 계속된 접전 끝에 가장 높은 수리바치 언덕에 성조기를 꽂게 된 미국 군대. 곧 그 순간은 사진에 담겨 미국 모든 신문 첫 면에 실리게 되고, 사진에 등장한 6명의 군인들은 미국의 영웅으로 추앙받기 시작한다. 6명 중 살아남은 브래들리, 개그논, 헤이즈는 군대의 기금 마련 캠페인을 위해 본국으로 소환된다. 대중의 환대 속에서 이들은 죽어간 전우들의 기억으로 괴로워한다.

 

 

클린트 이스트우드에게 ‘감독’의 명성을 가져다 준 <용서받지 못한 자>는 서부극을 뒤집는 영화였다. 서부극

 

단골 스타이던 이스트우드는 자신의 이미지를 역전하며 영웅이 존재하지 않는 ‘현실적인’ 서부극을 만들어냈다. <미스틱 리버>와 <밀리언 달러 베이비>를 거쳐 ‘거장’으로 자리 잡은 그는 이제 ‘전쟁 영웅’을 해체하는 단계에 이르렀다. 베트남전과 더불어 미군이 가장 피를 많이 흘린 전쟁으로 기억되는 이오지마 전투가 그 무대다. <아버지의 깃발>은 퓰리처상까지 수상한 ‘이오지마 성조기 게양’ 사진으로 영웅이 된 3명의 병사들을 앞세워, 영웅이 만들어지는 메커니즘을 파고든다.
전쟁영화의 스펙터클을 기대한다면 <아버지의 깃발>은 시시한 영화로 여겨질 것이다. 제작자 이름에 스티븐 스필버그가 올라가 있지만, <라이언 일병 구하기>를 능가하는 테크닉은 찾기 힘들다. 관객을 위협할 정도로만 생생하게 재현하는 전쟁은 볼거리보다 공포감에 집중하며 ‘반전(反戰)’ 메시지를 전달한다. 감독은 이오지마 전투 자체를 둘러싼 이데올로기적 평가는 보류하고, 전쟁을 미화하는 사회 체계를 적나라하게 보여주는 관찰자로 머무른다. 감독이 미국의 치부를 (미국인으로서) 자아 비판하듯 들이댈수록, 관객들은 선과 악이 불분명한 상황들 속에서 전쟁을 일으키는 근본적인 문제 탐구에 동참하게 된다. 물론, 영화는 쉽게 그 답을 알려주지 않는다. 전쟁 영웅의 탄생과 종말이 탄탄한 비극으로 완성되어가는 동안, 개인과 사회의 관계에 대한 의문이 머릿속을 가득 채운다.
영화의 근본적 메시지를 해독하기 위해선 동시에 만들어진 얼굴색 다른 형제 <이오지마에서 온 편지>(국내 개봉은 불투명)를 어쩔 수 없이 언급해야만 한다. 일본인의 시선으로 같은 전투를 그려낸 <이오지마에서 온 편지>는 절대적인 ‘영웅과 적’이 존재하지 않는다는 걸 깨닫게 해준다. 그렇다면 이스트우드는 왜 갑자기 케케묵은 역사를 들추며 ‘역지사지’의 교훈을 전달하려는 걸까? 그건 아마도, 미국이 계속 전쟁의 고삐를 늦추지 않고 있기 때문일 것이다. 사실, 영화의 모든 의문에 답을 해야 하는 사람들은 전쟁에 직간접적으로 참여하게 돼버린 미국인들이다. 그들의 영웅도 적도 아닌 제3세계 한국인이 이 영화를 보고 할 수 있는 일이란, 반전의식을 곱씹게 만드는 거장의 심오한 인류애에 박수를 치는 것뿐이다.

 

 

 Camille Saint-saens (1835∼1921)
Introduction & Rondo Capricioso A minor op. 28




서주와 론도 카프리치오소 작품 2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