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를 뿅~가버리게 한 하딩!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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꺄아악~~~하딩~~
너무나 장렬하게(?) 광분을 하고 온탓인 지,.. 돌아오는 버스속에서도 여전히 흥분은 가라앉지 않았지만, 갑자기 허기가 느껴져왔다. 기분도 최고인데...까짓~ 아들녀석에게 -아마 최고로 부드러운 천사의 목소리가 아니었을까 싶다-맛있는거 사간다고 전화를 하고는 잔뜩 사가지고 들어가 만찬을 벌였다.클래식음악 그다지 좋아하지 않는 녀석인데도 꼭 공연 어땠냐고 묻는 녀석이다. 나는 흥분을 가라앉히질 못하고 얘길했다. "야~이거 취소하고 여행갔으면 크게 후회할뻔 했어" "그래도 여행 가셨으면 더 좋으셨을걸요~" "오! 노~~. 갔으면 클랄뻔 했다니까~ 정말~"
광분하고... 실컷먹고... 또 아들녀석 앞에서 흥분하고... 이젠 갈증이 났다. 냉동시킨 바나나에 요플래, 약간의 얼음, 우유,사과쨈을 넣고 믹서로 갈아 바나나 쉐이크를 만들어 마시니.... 그 시원함과 부드러움이 마치 오늘 슈만의 피아노 협주곡 2악장을 생각케 한다.
블로그에 오늘의 후기.... 뭘쓰나~~ 그저 꺄아악!!! 비명 한마디만 써놓고 말까?? 인터미션 시간에 소희씨 만나서, 그리고 크레디아 직원한테 한 말처럼 그냥... '나 오늘 하딩한테 뿅 갔어요!'라고 ...그렇게 써버리고 말까??
사실 난 '말러 체임버 오케스트라'의 실력이 이렇게 대단할 줄은 전혀 예상치 못했고, 그저 잿밥에 더 관심이 많아 깍아놓은듯 이지적이고 카리스마 넘치는 잘생긴 하딩을 보기위해 자리도 합창석을 예매했었다. 공연내내 이 탁월한 선택에 내심 흥분하며 난 한시도 하딩에게서 눈을 뗄수 없었다. 아니, 눈을 뗄 필요조차 느끼지 못했다. 그의 지휘...그의 표정...그의 몸짓만 보면 어떤 소리가 나올 지... 이미 내 몸까지 확연히 전달되 왔고,그 소리는 한치의 오차도 없었다.
어떻게 그런 표정이 나올까.... 마치 천국으로 날아들것 같은 판타스틱한 표정.... 두손을 가슴 끝까지 모아들이며 숨이 멎듯... 애잔함, 애�음에 간장이 녹아나게 하고... 그 어떤 발레리노도 흉내내지 못할 감정이입...그의 몸이 춤추듯 하면 한없이 아름답고 감미로운 소리가, 힘차게 뻗은 팔과 날카로운 눈매가 번뜩이면 폭풍처럼 거칠고 힘찬소리가, 입을 크게 벌리며 표효하듯 한마리의 사자가 되면 오케스트라 소리도 사나운 사자의 울부짖음이 되었다.
세상에서 가장 감정이 풍부하고 완벽하게 표현해 내는 사람이 어쩌면 지휘자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했다. 저토록 범인인 내가 봐도 어떤 소리가 나와야 할지 다 알겠는데, 연주자들이 그걸 모를까...당연히 기막힌 연주가 나오지 않겠는가...그런 생각에 사로잡혔다. 지휘자란 사실도 잊은 채....나는 그의 몸짓과 표정에 눈이 박혀 나머지 소리들은 그저 그 느낌만큼 그대로 내 귀로 내 가슴으로 들어왔다. 그 소리들은 조금도 껄끄러움없이 내 마음 깊은 곳...더 깊은곳으로 들어와 요동쳤다.
피아니스트 '라르스 포그드'의 물흐르는 듯한 감미롭고 부드러운 선율.. 그런가하면 손은 건반위에서 내려졌는데도 몸은 연주를 하듯 리듬을 탔고, 1악장을 끝낼때의 그의 온몸으로 하던 연주는 짜릿함마저 주었다. 물론 그건 시작에 불과했다. 숨죽일 듯한 2악장이 끝나고 나선 객석에선 내내 숨을 못쉰듯,,일제히 기침을 해대기 시작했다. 그 상황을 보고 함뿍 웃는 하딩의 모습은 그 예리하던 모습과는 전혀 다른 어린아이 같은 모습이었다. 그리고 다시 시작된 열정적인 3악장.... 그역시 한없이 부드럽고 매끄러운 연주를 하다가도 거친 폭풍처럼 온몸으로 연주를 할땐 사나운 사자같기도 했다. 지휘자, 피아노 독주자, 오케스트라 단원, ..이 모든게 너무나 매혹적이었다.
와~~앵콜곡 ..브람스 피아노 사중주곡... 피아니스트, 바이올린수석, 비올라수석, 첼로수석이 펼치던 기막힌 하모니...그 열정적이고 거침없는 연주... 바이올린 수석의 긴 머리를 휘날리며 연주하는 모습도,연주도 넘 멋졌고, 합창석이라 뒷모습밖에 보이지 않아 안타까움을 주었지만 비올리스트와 첼리스트 또한 얼마나 열정적으로 연주하는지 뒷모습의느낌만으로도 알수 있었다. 그런가 하면 하딩이 팔장을 끼고 있다가 피아노 책자를 넘겨주는 모습은 엊그제 조수미 연주 앵콜곡 인형의 노래를 부를때 피아니스트가 나와서 멈춰버린 인형의 태엽을 감아주고 다시 가서 연주를 하던 만큼이나 즐거움을 주기도 했다. 정말 누가 앵콜곡으로 오케스트라 단원들과 사중주를 하리라고 예상을 했겠는가! 그리고 또 행진곡....어릴적 동심속에 마구 뛰놀던 그런 느낌에 빠져버린..
소리치다 소리치다 일어서지 않을 수가 없었다. 1부가 끝나고 밖으로나가 소희씨를 만나자 마자 두근거림을 쓰다듬으며 '나~ 뿅갔어!!'라고 ... 호들갑을 떨수밖에 없었다.
2부의 브람스는 또 어떨까??? 100명의 오케스트라 대단원도 아니고 49명의 체임버 오케스트라인데도 이런연주 ..이런 소리를 낼수 있다는 것이 ..그 감동에 연주 내내 내 가슴은 꽁딱거렸다. 마지막 휘날레를 연주할때의 하딩의 입에선 표효하듯 외침이 터져 나왔고, 소리가 들릴정도의 발구름도 있었다. 마치 사냥감을 향해 돌진, 최고의 점핑을 했을때의 표효하는 표범같았다. 누구를 의식할것도 없었다. 그저 일어서서 소리치며 환호했다.
앵콜곡1-드볼작의 슬라브무곡 op72. 4번 앵콜곡2-모짤트의 교향곡 41번, 쥬피터.4악장 앵콜곡3-모짤트의 교향곡 41번,쥬피터, 3악장
등에선 땀이 쏟아졌다. 일숙언니가 늘 내게 '현희씬 안좋은게 어딨어' 하며 놀릴정도로 공연장에 가면 연주자들의 땀방울이 생각나서.... 그리고 또 행복해서 ...늘 환호하며 박수갈채를 보내주지만 오늘처럼 이런 광분은 그리 흔치 않은 일이었다.
조만간에 분명 하딩은 세계 최고의 베를린 필을 데리고 다시 올것 같다고...사이먼 래틀의 후원이... 아바도의 눈여겨봄이...차세대 지휘자 1순위로 떠오름이....그의 음반이 받은 쇼크상이나 그라모폰상이...2002년 프랑스 정부가 수여한 문화훈장상이....그에게 너무나 당연한 거라는 확신이 들게 했다. 거기다 이렇게 까지 최선을 다하기까지 하니, 어찌 그를 사랑하지 않을 수가 있겠는가!
일숙언니에게 이말을 했더니, '그럼~우린 80살이 되어도 공연장에 오는거야...'했다. 내가 '베를린 필'을 들먹이니, 그들이 쉬이 올거 같지 않아서 그랬는지..하딩이 하 젊어서 그랬는 지....^^
피터 비스펠베이 연주회로 알게된 대전에서 올라온 친구에게도 말했더니, 베를린 필은 제쳐두고라도 말러체임버 오케스트라하고라도 자주 왔으면 좋겠다고 했다. 대전에서 온...오늘 처음 인사한 친구인데....이렇게 훌륭한 연주를 보게 되서 친구도 나도 너무 좋아 손을 꼬옥 쥐고 악수를 몇번이나 했다.
키신 연주회때도 흥분으로 그의 DVD를 보면서 잠을 설쳤고, 안젤라 게오르규 연주회를 보고 와서도 흥분되 잠이 안와서 밤새워 김장을 했는데....오늘도 잠이 쉬이 올거 같지 않다.
크레디아!!! 정말 멋지다!! 앞으로도 쟁쟁하게 버티고 있는 기획공연들이.... 또 어떨까 |
[ 댓글..]
이름 : 나현희 [X] | 2006-10-06 05:02 |
에공~쑥스러버라^^ 소리치고 난리쳤는뎀~ 담에 뵈면 인사해요~ | |
이름 : 우현경 | 2006-10-03 18:56 |
혹시 제 옆에옆에 앉았던 분 아니신지요..?! ㅋㅋ 합창석 3번째 줄 정 가운데요~ㅋㅋ 잡지에서 회원 인터뷰때 뵌것 같은데, 숫기가 없어서 아는척을 못했네용~ㅋㅋ^^;; | |
이름 : 김경혜 | 2006-10-02 11:31 |
아주 뜨겁고 열정적인 축제를 보고온게 아니라 같이 즐기고 온 느낌! 바로 그거네요. 정말 간만에 아주 좋은 공연이었읍니다. 그리 큰기대를 하고 가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수준높은 관객들(안다박수는 좀 사양하고싶네요), 너무 멋진 공연이었기에 크레디아에 특별 감사를드립니다. 나올때 코그트한테 사인받았어요. 히 | |
이름 : 정궁 | 2006-10-02 10:54 |
전 돌아오자마자, 허기 면하고는 바로 앉아서 졸아 버렸답니다. 아, 달게 잤습니다. 사실 이런 기분으로 공연듣습니다. 다른 분들과 레벨이 아니 맞아서 참 죄송스럽습니다. T_T | |
이름 : 서소희 | 2006-10-02 08:07 |
음악회 여운으로 잠 못들기는 100년 만입니다. 현희 어머니도 그러셨군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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