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지휘자 게르기예프-정경화
출처 : http://www.yonhapnews.co.kr/news/20050922/070300000020050922204246K2.html
“저 자신도 어떤 소리가 나올지 너무나 궁금해요. 사이먼 래틀(베를린 필하모닉 지휘자)과는 또 다른 강렬한 맛을 낼 것 같아요. 게르기예프는 리허설을 길게 끌지 않는다고 소문이 자자하던데….” 정경화와 게르기예프가 선택한 레퍼토리는 브루흐의 바이올린 협주곡 1번과 브람스의 바이올린 협주곡. 브루흐의 협주곡은 1972년 루돌프 켐페가 지휘한 로열 필하모닉과의 협연 음반(데카)으로 ‘브루흐=정경화’라는 등식을 만들었던 곡이다. 당시 클래식 음악을 듣는 한국 가정에서 이 음반이 서가(書架)에 빠진다는 건 상상하기도 힘든 일이었다. 브람스의 곡은 정경화가 2001년에야 래틀과 녹음한 곡(EMI). 정경화의 ‘30년 파노라마’를 엿볼 수 있는 곡 선택인 셈이다. “브람스와 브루흐는 비슷한 낭만파 시기의 작곡가들이잖아요. 그래서인지 직통으로 가슴을 관통하는 바이올린 곡들을 남겼어요. 흔히 바이올린을 재주 부리는 악기로 알고 있지만, 사실 이 악기의 가장 큰 특징은 노래한다는 점이에요.” ‘호랑이’ ‘마녀’로 불렸던 정경화도 어느새 57세. 세월과 함께 여유와 넉넉함을 갖게 된다는 걸 최근 느꼈다고 한다. 요리를 하다가 칼로 오른쪽 손가락 끝을 벤 것. “예전 같으면 ‘며칠은 연습을 못 하겠네’라며 안절부절 못 했겠지요. 그런데 지금은 병원에 가서 붕대 감고 온 뒤 별 걱정 없이 푹 쉬어요.” 정경화는 “쉰이 넘으면 물리적으로 더 이상 빈틈 없이 연주하기는 힘들다는 것을 알게 된다”면서도 “기교가 아니라 음악적 완성을 위한 나 자신과의 싸움은 이제부터가 시작”이라고 말했다. 그래서 ‘벼는 익을수록 고개를 숙인다’는 말을 가슴에 담고 산단다. “컴퓨터와 인터넷, 우주 과학과 생명복제의 시대에 정경화를 열 명쯤은 만들어낼 수 있겠지요. 하지만 똑같이 바이올린을 연주할까요? 시간이 흐를수록 열 명 모두 달라질 거예요.” 정경화는 “음악은 스스로 느낀 만큼 듣는 사람에게 전달되기 때문에 속임수가 통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02)518-7343
23.28일 세종문화회관서 첫 협연무대
발레리 게르기예프 기자회견
첫 내한 공연을 갖는 러시아 상트 페테르부르크 키로프 오케스트라(마린스키 오케스트라) 지휘자 발레리 게르기예프가 22일 오후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기자들의 질문을 듣고 있다./진성철/문화/ 2005.9.22 (서울=연합뉴스) zjin@yna.co.k
게르기예프, '니벨룽의 반지' 공연도
(서울=연합뉴스) 이윤영 기자 = 세계 음악계에서 가장 '잘 나가는' 지휘자 발레
리 게르기예프와 한국이 낳은 세계적인 바이올리니스트 정경화가 만났다.
각자 자신의 분야에서 최고의 반열에 오른 두 사람은 23일과 28일 두 차례 세종
문화회관 대극장에서 처음으로 협연 무대를 가질 예정이다.
공연을 위해 22일 오전 입국한 게르기예프와 정경화는 이날 오후 소공동 롯데호
텔에서 함께 기자회견을 갖고 공연에 대한 기대감을 나타냈다.
"이번이 첫 한국 방문인데 굉장히 큰 공연을 하게 됩니다. 특히 정경화와 함께
공연을 하게 돼 정말 기쁩니다. 예전부터 그의 연주를 들어왔는데, 아주 훌륭한 연
주였던 걸로 기억합니다."(게르기예프)
"게르기예프와는 오늘 처음 만났어요(웃음). 하지만 오랜 경험을 가진 음악인들
은 만난 지 오래 되지 않아도 얼마든지 좋은 연주를 할 수 있지요. 이번에도 협연 무
대에서 '마술'이 일어나길 바랍니다. 너끈히 일어날 수 있다고 생각해요."(정경화)
1953년 러시아 모스크바 태생의 게르기예프는 현재 세계 음악계에서 가장 바쁜
지휘자로 꼽힌다.
상트 페테르부르크 마린스키 극장 총감독, 로테르담 필하모닉 수석지휘자, 메트
로폴리탄 오페라 수석 객원지휘자, 상트 페테르부르크 백야축제 및 모스크바 부활절
축제 음악감독 등을 겸하고 있으며, 2007년 이후에는 런던 심포니 오케스트라 상임
지휘자까지 맡게 된다.
스케줄이 워낙 빡빡하다 보니 비행기를 많이 타는 것으로도 유명하다. 게르기예
프는 "네덜란드 암스테르담에서 오후 1시에 연주하고, 바로 뉴욕으로 날아가 그날
밤에 공연을 한 적도 있다"며 웃었다.
이번 내한 중에도 그는 입이 벌어질 정도의 빡빡한 공연 스케줄을 소화하게 된
다.
정경화와의 두 차례 협연뿐 아니라 바그너 오페라 '니벨룽의 반지 4부작'(24-29
일 세종문화회관 대극장)을 나흘에 걸쳐 공연하고, 24일 낮엔 그가 이끄는 키로프
오케스트라와 차이코프스키의 '호두까기 인형' 연주회도 선보인다. 일 주일 동안 단
하루만 쉬고 내리 연주를 하는 셈.
게르기예프는 자신의 이러한 지칠 줄 모르는 힘에 대해 "어려서 산이 많은 북 카
프카스 지역에서 자란 게 도움이 된 것 같다"며 "그러나 이번 공연들 중 '호두까기
인형'은 그리 힘든 공연은 아니며, 아이들을 위한 작은 선물"이라고 말했다.
'니벨룽의 반지 4부작'은 나흘 간 총 17-18시간을 공연하는 엄청난 대작이다.
이번이 한국 초연으로 게르기예프가 직접 연출한 마린스키 극장 프로덕션으로 선보
인다.
게르기예프는 "'니벨룽의 반지'가 갖는 의미는 재차 설명할 필요가 없을 만큼
중요하다"며 "이번 공연은 출연 성악가와 제작진이 모두 러시아인이라는 게 가장 내
세울 만한 특징"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언젠가 한국인 성악가, 스태프들이 만든 '니벨룽의 반지'가 공연되
는 날도 있을 테지만 그러기 위해선 엄청난 에너지와 훈련이 있어야 할 것"이라며 "
그 정도로 어려운 이 작품이 이번에 한국에서 꼭 성공하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정경화도 "아시아에서 '니벨룽의 반지'가 공연된다는 것만으로도 어마어마한 일이다. 아주 기가 막힌 프로덕션이 될 것"이라고 거들었다.
정명훈을 비롯한 한국 출신 음악인들의 활약상을 잘 알고 있다는 게르기예프는
"러시아에서 큰 인기를 누린 팝스타 빅토르 최를 비롯해 훌륭한 한국 출신 음악인들
이 러시아에도 아주 많다"며 "이들을 통해 음악뿐 아니라 정치, 사회 등 모든 면에
서 러시아와 한국의 교류가 더욱 확대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어떤 소리 나올지 나도 너무 궁금해"
빈틈없는 연주 점점 힘들어
음악적완성 위해 나와 싸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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