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연후기-클래식(2006년)

베를린 12첼리스트 내한공연/2006/7/15/예술의 전당

나베가 2006. 7. 8. 22:22

 

 

 

 

2006년 7월 15일, 베를린필 12첼리스트가 우리나라를 찾는다.
 12첼리스트가 우리나라를 찾는 것은 지난 1996년 첫 내한공연 이후 5번째로,
 베를린 필하모닉의 공식일정 사이에 틈틈히 공연을 갖는 이들로서는 꽤 잦은 방문이다.
 지난 공연들에서 12명 거장의 심취한 표정과 눈부시게 날아다니는 첼로의 활을 보는 것
 만으로도 우리나라 음악팬들에게는 큰 감동이었다.
 같은 악기라는 것이 믿어지지 않을 만큼 다채로운 음색, 12명의 쌍둥이가 연주하는 것처럼
 정확한 호흡, 청중을 열광케 하는 무대매너까지...
 이들의 연주력은
“그들의 독창성을 존경한다”는 지휘자 클라우디오 아바도
 호감 어린 말이나,
“12 첼리스트는 그저 놀라울 뿐이다”라는 사이먼 래들의 감탄이
 허언이 아님을 증명한다.
 유머와 활기가 넘치는 이들의 연주는 청중을 집중시키고, 즉각적인 반응을 이끌어 내는
 힘이 있다.
 관중 모두가 약속이라도 한 듯이 자리에서 일어나 기립박수를 치는 모습은 12첼리스트와
 청중이 하나 된 모습이었고, 특히 지난 2002년 내한공연 당시, 월드컵 때 붉은 악마 티셔츠를
 입고 연주하던 그 모습은 한국 사람들에게 깊은 인상을 심어주었으며 그들에게도,,,
 그리고 우리에게도 잊지 못할 감동적인 이벤트였다.


  

 

베를린필 12 첼리스트 첼로연주의 전통적 통념을 뛰어넘다.

베를린 필은 누구가 공인하는 독일이 자랑하는 세계적인 오케스트라이다. 700여년 전통의 독일의 수도 베를린은 그동안 우여곡절을 겪으면서 도시가 발전해왔다. 그리고 문화적 긍지가 높은 시민 의식속에서 국제적인 도시로 비약했고 많은 문화적 유산과 함께 베를린필은 베를린 시의 상징이요 자긍심이 되었다. 특히 우리와는 1936기정 선수가 올림픽 마라톤에서 우승함으로서 한국인에게는 친근한 도시가 되었으며, 1930년대 베를린필은 거장 풀트뱅글러의 지휘 아래 세계적 명성을 얻었다

베를린 필하모닉의 열 두 첼리스트(이하 “12첼리스트”)가 함께 연주를 하게 된 것은 헤르베르트 폰 카라얀이 베를린 필을 지키고 있 시절인 1972, 당시 첼로파트의 단원이었 루돌프 바인즈하이머(Rudolf Weinsheimer)의 착안에 의한 것이었다. 처음 라디오 방송을 위해 율리우스 클렌겔(Julius Klengel) <12대의 첼로를 위한 찬가(Hymnus fur 12 Violoncelli)>를 녹음하기 위해 모였 것이 바로 “12 첼리스트의 실질적인 시작이 된 것이다. 그리고 역사적인 1974년 부활절 주간의 월요일, 카라얀을 비롯한 수많은 관객이 운집한 잘츠부르크 모차르테움에서의 연주 뒤 그들은 공식적으로 언론과 청중으로부터 인정받게 된다. 당시 언론과 청중의 반응이 너무도 열광적이었기에, 이들 12첼리스트들은 정기적으로 연주를 해 가기 시작했는데, 곧 그들의 프로그램에 보다 많은 작품목록들을 추가할 수 있었다. 그들은 1978년 독일 텔레비전 방송을 통해 비틀즈의 <예스터데이> <세인트루이스 블루스>를 포함한 최신 LP수록곡들을 연주하였고, 그 이후로 12 첼리스트의 콘서트에서는 무겁지 않은 음악들이 주요 레퍼토리가 되어왔다. 그들의 연주색채에 대해서 일찍이 <프랑크푸르트 알게마이네 자이퉁> 같은 매체는 첼로 연주의 전통적 통념을 모두 뛰어넘는 그것이라 평한 바 있는데, 이들 단체의 성격을 잘 타낸 표현이라고 할 것이다.

 

이들과 같이 중량감 있는 단일 현악기군을 연주하는 남성단체들로 프랑스의 더블베이스 오케스트라(L’ochestre de contrabass) 독일의 살타 첼로(Salta Cello)같은 팀들이 떠오른다.

이들은 남성들로만 이루어진데다가 전통적 클래식이 가지고 있는 한계를 넘어 악기가 가진 유사성을 갖고 있다. 하지만, 이 베를린 필 12 첼리스트가 가진 고유성이라면 고전적 정통성이 뒷받침된 별도의 오케스트라에 단원들이 함께 소속되어 있다는 점을 들 수 있을것이다. ‘심지어 카라얀도 그들의 역량을 보증했다고 언론은 한결같이 전하고 있지 않은가. 오늘날의 “12 첼리스트는 물론 최초의 단원들과는 다른 젊고 새로운 연주자들로 구성되어 있지만, 그들은 우리가 장르간 경계를 허무는 광범위한 레퍼토리를 통해 새로운 청중에게 도달하려고 노력하고 있더라고, 기본적인 예술적 견해는 늘 초심과 같다고 이야기하고 있다.

 

일반적으로 탁월한 연주단체들은 독특한 개인들이 모여서 이루어진 경우가 많지만, 오늘날 베를린 필하모닉의 첼리스트들 만큼 다양한 재능과 개성을 자랑하는 경우는 그리 흔하지 않다. 이들의 속내를 살짝 엿보자면, 예컨대, 중국의 풍수에 관해 해박한 지식의 소유자인 수석 첼리스트 게오르그 파우스트는 판사인 부인과 두 자녀, 애완동물들과 함께 베를린 교외에서의 전원생활을 즐긴다. 환경문제에 대한 열렬한 지지자인 루드비히 크반트는 잠자리에 전문가적 식견은 가지고 있는 곤충학자이기도 하다. 디트마르 슈발케는 가구 디자이너이자 제작자인 한편, 또 다른 단원인 리하르트 두벤의 경우는 교회건축에 개인적으로 상당한 관심을 갖고 있다. 동료들 가운데 정치가와 지휘자들의 흉내내기로 이름난 크리스토프 이겔브링크는 뛰어난 피아니스트이자 편곡자이며, 마찬가지로 다비드 리니커는 뛰어난 트롬본 주자이기도 하다. 올라프 마닝거를 포함한 몇몇연주자들은 열광적인 스포츠맨들인데, 그 중에서도 막내인 크누트 베버는 스노우보드 강사로 활약하고 있으며, 니콜라우스 뢰미쉬는 다이빙을 즐긴다. 마르틴 멘킹은 경영과 금융시장을 연구하고 있으며, 마르틴 뢰허의 경우는 전문 마술사로도 알려져 있으니, 이만하면 열두 첼리스트들이 가진 다양성과 개성이 고전음악에서부터 대중음악, 크로스오버까지 폭넓고 혁신적인 레퍼토리를 확장하는데 영향을 미쳤을것이며, 이로인해 대중의 친근한 벗이 되었다.

 

<천사의 춤>을 담은 선율을 기다리며

베를린필 12첼리스트의 올해 내한공연에서는 을 주제로 총 16곡이 연주될 예정이다.

1부에서 연주곡은 오는 7 EMI에서 출시 예정인 새음반 천사의 춤 Angel Dances’에 수록된 곡들로, 음반 타이틀과 같은 <천사의 춤 Angel Dances>을 부제로 공연되며, 12첼리스트가 아끼는 피아졸라의 곡을 비롯하여 멘델스존의 테르젯 도펠콰르텟’, 페르트의 프라트레스’, 베르디의 아베마리아등을 통해 천사에 대한 다양한 느낌의 7곡이 연주될 예정이다. 2부에서는 세계의 춤을 부제로 쇼스타코비치의 왈츠 <러시아>, 카이저-린더만의 ‘12첼리스트를 위한 보사노바 <독일>, 피아졸라의 신비한 푸가 <아르헨티>를 표현하는 등 각국의 춤의 모습을 12첼리스트만의 느낌으로 들려줄 예정이다.

고전과 현대를 자유롭게 넘들며 진지하고 그윽하지만 때로는 경쾌하고 생기발랄하며 정열적인 12첼리스트의 있는 그대로의 모습을 그 어느 때보다도 다채롭고 볼 수 있을 것이다.

인생은 기쁨과 사랑이 가득 차 있으며, 음악은 우리의 삶을 변화시킨다고 말하는, 베를린필 거장들의 12첼로의 다채로운 연주와 하된 선율, 그리고 열정적인 무대의 감동이 기다려 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