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실창에 부딪치는 햇살이 창연하게까지 느껴진다.
예로니모는 낚시가고....
딸은 어제 산 구두랑 빽, 스카프로 단장하고...데이트대신 학교 도서관에 가고.ㅋㅋㅋ
나는 또 여지없이 집안일에 분주하다.
날씨가 뒤죽박죽이라 손을 못대고 그냥 놔두었던 겨울 의류들을 종류에 따라 그늘과 햇빛에 널어서 거풍하고, 드라이크리닝 줄것과 세탁할것 구별하고, 박스에 정리해 두었던 봄, 여름 의류들을 꺼내고 겨울의류들과 교체하고...버릴것은 버리고....
그러다 보니 어느새 오후 3시다.
헉~
오늘 충무아트홀에서 5시에 '임동민' 피아노 연주회가 있는데...
하던일을 팽개친 채 쏜살같이 옷갈아입고 튀다시피 나갔다.
그러나 생각보다 가까워서 커피도 한잔하고, 미술전시도 볼수 있을만큼 여유가 있었다.
'재료의 미학' 이라고...
오색구술과, 쌀알과, 포스트 잇, 지우개가루, 쌀알만큼 잘게 자른 자개등을 이용해서 표현한 작품들이었는데....구성과 색체와 무엇보다 섬세함이 눈길을 사로잡았다. 쌀알과 자개를 붙여서 한 작품은 숨이 막힐지경이었다. 개인적으론 그렇게 섬세한 작품을 좋아하진 않지만... 난 구술을 이용한 작품이 맘에 들었다.
어제 너무나 몸이 피곤해서 취소를 하려고 했었는데...취소시간이 초과되서 할수없이 왔는데....
와서 보니, 또 피곤은 간데없고 되려 탈레만 실내악단 연주를 취소한것이 못내 아쉬워졌다.
작년 개관 콘서트때 매일 출근하다시피 왔다가 꼭 1년만에 왔더니...지하철역에서부터 낯설기도 했는데...홀에 들어오니 작년보다 훨씬 안정적인 느낌이 든다.
무엇보다 관객이....
급히 들어오느라 미쳐 팜플릿을 들여다 보지 못해서 옆의 사람것을 빌려서 보니...아~~내가 왜 티켓팅을 했는 지...어제 취소했으면 크게 후회를 했을것임에 작은 신음을 냈다.
내가 얼마나 좋아하는 곡인가!
'베토벤 피아노 협주곡 4번"
학교때부터 듣고 또 듣고....
처음으로 클래식에 입문하기 시작했을때 매료되기 시작했던 곡중의 하나다.
베토벤의 서곡 레이몬드는 도입부는 강렬하지만 시종일관 아주 아름답고 감미로운 선율이라 뒤이어지는 곡의 흐름과 느낌이 그대로 이어지는것만 같았다.
드디어 피아노가 가운데로 옮겨지고...드디어 임동민이 등장하자 어느새 젊은 여성팬을 많이 확보한듯 여성들의 환호소리가 홀안을 가득메웠다. 아무래도 지난번 세종문화회관에서 동혁&동민 듀오 콘서트때 생긴 팬들이 많이 온것 같다.
동생보다 키도 좀더 큰거 같고, 좀더 남성적인거 같고....
너무나 기대되는 아름답고 감미로운 선율...
너무나 익숙해져서일까...너무 기대를 해서 일까....
웬지 오케스르라 연주가 전반적으로 좀 쳐지는듯한 느낌이 들어서 신경이 쓰였다.
하지만 조금도 흐트러짐없는 감미로운 선율과 그의 연주모습이... 가히 시선을 뗄수 없게 만들었다.
망원경을 안가져와 그의 표정을 일일이 볼수없었음에 좀 안타까움이 있었지만.....
특히 독주부분이 현란하기 그지없었다.
커튼콜이 5번이나 있었는데...아쉽게도 앵콜곡을 듣지 못했다.
인터미션이 지나고
이어지는 쇼스타코비치 교향곡1번.
림스 코르사코프의 곡처럼 이곡에서도 현악기와 관악기, 또는 독주악기들이 마치 서로 대화를 하듯 주고 받음이...스케일이 큰 교향곡임에도 불구하고 아주 섬세하고 아름답게 느껴졌다.
앵콜곡으로 너무나 대중적이 된 곡
'엘가'의 '사랑의 인사'를 연주했는데...
순간 난 무대에 가득한 봄내음을 맡을 수 있었다.
지휘자는 한마리의 나비가 되어 훨 훨 날고 있는듯..그렇게 지휘를 하는것만 같았다.
왜 그런지...순간 한줄기 전율이 일어나 스쳤다.
이 봄에 너무 잘 어울리는 앙콜곡 이었던거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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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울시립교향악단
서울시립교향악단은 세계적 교향악단을 목표로 2005년 6월 재단법인으로 새롭게 태어났다. 마에스트로 정명훈을 예술고문으로 영입하여 오케스트라의 기본과 방향을 새로이 정립하고,
단원 전면 오디션을 통해 최고의 기량을 갖춘 연주자들로 조직을 재구성했다. 또한, 전문 기업경영인 출신의 이팔성 대표이사와 10여명의 국내외 전문 인력으로 사무국을 구성하여 공연 전반에 걸친 체계적이고 효율적인 활동의 기반을 마련했다.
세계무대에 우리민족의 예술성과 저력을 확인시키며, 세계적 문화도시 서울의 상징으로, 나아가 대한민국의 자부심으로 자리매김할 서울시립교향악단은 최고의 기량과 완벽한 앙상블, 그리고 고객 한 사람 한 사람을 위한 정성과 마음으로 항상 시민과 함께, 국민과 함께 성장해 나갈 것이다.
마에스트로 정명훈과 함께 대한민국 교향악단의 새로운 역사를 만들어나가는 서울시립교향악단.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세계적 오케스트라의 새로운 이름이다.
■ 지휘: 이현세
바이올린으로 음악공부를 시작한 이현세는 서울대학교 음악대학 졸업 후, 미국 클리블랜드 음악원에서 바이올린 전공으로 석사와 박사 학위를 받았다.
또한 막스 로스탈, 빅토르 리버만의 마스터 코스에서 수학하였으며, 미국의 오하이오, 미시간, 일리노이, 위스콘신 주 등지에서 많은 독주회를 가졌다.
이스턴 일리노이 주립대학교에서 바이올린 교수로 재직하며 후진 양성과 다양한 연주활동을 하던 중 이현세는 보다 더 포괄적 음악표현인 지휘에 매력을 느껴 지휘자의 길을 걷게 된다. 일리노이 대학원과 미시간 주립대 대학원에서 Donald Schleicher와 Leon Gregorian을 사사하고, Gustav Meijer, Michael Tilson Thomas, Erwin Acel 의 마스터 코스에서 수학하였으며, 그후 Vakhtang Jordania를 사사하며 인정받는 지휘자로 성장하게 되었다.
KBS 교향악단, 청주시향, 전주시향, 사라예보 필하모니, 러시아 훼더럴 오케스트라, 하르코프 필하모니, 마이낫 심포니 오케스트라, 소피아 필하모니 등을 객원 지휘하였으며, 1998년부터 2005년 5월까지는 미국 미시간 그랜드 밸리 주립대학교 오케스트라 음악 감독 및 지휘 교수로 재직하며, 특히 단 기간에 동 대학교의 오케스트라와 오페라 극장을 높은 수준으로 끌어올리는 역할을 담당하였다.
진지한 연구로 작곡자의 의도에 충실하면서, 서정적이며 또한 극적인 표현을 아끼지 않는 지휘로 인정받고 있는 이현세는 2005년 5월부터 대구시립교향악단의 제8대 상임지휘자를 맡으면서 그의 독특한 진보적인 음악세계를 보여주고 있다.
■ 피아니스트 임동민
1980년 4월 서울에서 출생한 피아니스트 임동민은 비교적 늦은 나이인 9세에 피아노를 시작했다. 그러나 뛰어난 재능과 피아노에 대한 열정으로 피아노를 시작한지 불과 2년후 삼익피아노 콩쿠르를 포함한 국내외 유수의 콩쿠르의 우승을 휩쓸며 주변인들을 놀라게 하였다.
선화예술중학교를 전액장학생으로 입학한 임동민은 한국종합예술학교 예비학교에서도 수학하였으며 1994년 러시아로 이주한 이래 세계적인 모스크바 국립음악원의 차이코프스키 콘서바토리에서 가브릴로프,부닌 등을 길러낸 명교수인 고 레프 나우모프를 사사한다.
1996년에는 제 2회 국제 영 쇼팽콩쿠르에서 1위를 수상하였으며, 당시 대통령이었던 김영삼 대통령은 그의 우승을 축하하는 메시지를 전달하기도 하였다.(동생인 임동혁은 2위를 수상하며 형제가 나란히 1,2위를 휩쓸었다.) 1998년 6월에는 모스크바에서 열린 제 11회 국제 차이코프스키 콩쿠르에서 본선까지 진출하기도 하였다.
2000년에는 이탈리아 비오티 국제 콩쿠르에서 1위없는 3위를 수상하였으며, 2001년에는 세계적인 부조니 콩쿠르 3위를 수상하면서 유럽의 주요 콩쿠르에서 승승장구하였다. 또한 2002년에는 국제 차이코프스키 콩쿠르 5위를 수상하며 정명훈, 백혜선에 이어 한국인으로서는 본선에서 수상하는 세 번째 피아니스트가 되었다. 이어 2004년에는 세계적인 프라하 제 음악콩쿠르에서 2위를 수항하였으며, 2005년 10월 드디어 쇼팽콩쿠르 3위에 오르며 국제적으로 이름을 날리기 시작한다. 러시아에서 본격적으로 음악무대를 가지기 시작한 임동민은 모스크바 콘서바토리의 대극장과 소극장을 비롯하여 러시아의 차이코프스키 홀 베를린의 콘체르트 홀 파리의 살레 쇼팽플레엘 바르샤바의 팰리스 라젠스키 그리고 한국의 예술의 전당과 KBS홀 등 주요 무대에 협연과 독주 무대를 가졌다.
현재 임동민은 독일의 하노버 국립음악학교에서 블라디미르 크라이네프 교수를 사사하고 있으며, 삼성문화재단의 후원을 받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