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연후기(클래식2018년)

서울시향 2018 마르쿠스 슈텐츠와 안드레아스 오텐자머 /2018.12.14.금/롯데콘서트홀

나베가 2018. 12. 14. 17:54





지휘 마르쿠스 슈텐츠 Markus Stenz, conductor
클라리넷 안드레아스 오텐자머 Andreas Ottensamer, clarinet 



PROGRAM

 

슈트라우스, 틸 오일렌슈피겔의 유쾌한 장난
Strauss, Till Eulenspiegels lustige Streiche, op. 28

 

슈타미츠, 클라리넷 협주곡 제7번
Stamitz, Clarinet Concerto No. 7 in Eb Major

 

루토슬라프스키, 클라리넷과 챔버 오케스트라를 위한 댄스 전주곡
Lutoslawski, Dance Preludes for clarinet and chamber orchestra (Korean premier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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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르토크, 춤 모음곡
Bartók, Dance Suite, Sz. 77

 

라벨, 볼레로
Ravel, Boléro

 


‘춤’에 바쳐진 저녁. 라벨의 볼레로는 스페인의 춤곡을 ‘산업화 시대의 부기춤’처럼 바꾸어놓는다.
바르토크의 헝가리 춤곡 모음곡은 혈관을 뛰게 만든다.
리하르트 슈트라우스의 ‘틸 오일렌슈피겔의 유쾌한 장난’에서 주인공은 삶이 주는 짐들을 비웃으며 피해나간다.
시즌 마지막을 앞둔 공연인 만큼 지휘자 슈텐츠는 일종의 파티를 펼치게 된다.
베를린 필 수석 클라리네티스트 안드레아스 오텐자머는 루토스와프스키의 ‘댄스 전주곡’과 슈타미츠의 쾌활한 협주곡에서 그 기량으로 청중을 놀라게 만들 것이다.
자신도 모르게 발가락으로 박자를 맞추고 있더라도 놀라지 말 것.



마르쿠스 슈텐츠Markus Stenz 지휘자



마르쿠스 슈텐츠는 2012년부터 네덜란드 라디오 필하모닉의 상임지휘자를 2015/16 시즌부터 볼티모어 심포니 오케스트라 수석객원지휘자를 맡고 있으며, 2017년부터 서울시립교향악단의 수석객원지휘자로 활동하고 있다.


2017/18 시즌 슈텐츠의 주요활동으로는 볼티모어 심포니 오케스트라, 세인트루이스 심포니 오케스트라, 미네소타 오케스트라를 포함한 북미 활동이 있으며, 함부르크 엘프필하모니에서의 데뷔 무대를 통해 함부르크 심포니 오케스트라와 함께 데틀레프 글라너트의 ‘히에로니무스 보스를 위한 진혼곡(Requiem for Hieronymus Bosch)’의 독일 초연을 선보인다. 또한 그는 이 시즌 헬싱키 필하모닉 오케스트라, 앤트워프 심포니 오케스트라, 베를린 콘체르트하우스 오케스트라, 상파울로 심포니 오케스트라를 지휘하고 바이에른 슈타츠오퍼와 함께 프란츠 슈레커의 <낙인찍힌 자들(Die Gezeichneten)>을 무대에 올린다.


슈텐츠는 관현악 지휘자로서 베를린 필하모닉 오케스트라, 라이프치히 게반트하우스 오케스트라, 뮌헨 필하모닉 오케스트라, 취리히 톤할레 오케스트라, 빈 심포니 오케스트라, 스위스 로망드 오케스트라 등 세계적으로 명성 있는 오케스트라를 지휘하며 왕성한 활동을 펼치고 있다.


관현악뿐만 아니라 오페라 지휘자로서도 활약해온 슈텐츠는 베를린에서 헨체의 오페라 <배반의 바다>를, 바이에른 슈타츠오퍼에서 헨체의 <비너스와 아도니스>를, 그리고 2003년 잘츠부르크 페스티벌에서 헨체의 <루푸파>의 초연을 선보이는 등 수많은 오페라 작품의 세계 초연을 지휘한 바 있다.


슈텐츠는 색다른 프로젝트와 유수의 초연 지휘를 통해 일찍이 지휘자로서 이름을 알리기 시작했다. 그는 1989년부터 1995년까지 몬테풀치아노 국제예술제(Cantiere Internazionale d'Arte)의 음악감독을, 1994년부터 1998년까지 영국 내 유명 현대음악 그룹인 런던 신포니에타의 상임지휘자를 지냈다. 또한 그는 1998년부터 2004년까지 멜버른 심포니 오케스트라에서 예술감독 겸 상임지휘자로 활동하기도 했다.


슈텐츠는 2003/04 시즌 이후 11년 간 쾰른 귀체르니히 오케스트라의 카펠마이스터(Kapellmeister)로 활동했다. <니벨룽겐의 반지>, <로엔그린>, <탄호이즈> 등 명망 높은 오페라 작품들을 다수 지휘한 슈텐츠는 ‘Experiment Klassik’, ‘3. Akt’, 공연 실황 녹음 프로젝트인 ‘Go live’ 등 젊은 관객을 대상으로 다수의 교육프로그램을 선보이기 위해 노력했다.


다수의 음반을 녹음해 권위 있는 상을 수상한 슈텐츠는 최근 쇤베르크의 ‘구레의 노래’ 음반으로 그라모폰 상을 수상하는 등 세계 클래식 음반 시장에서도 명성을 쌓았다.


슈텐츠는 영국 왕립 북부 음악대학(Royal Nothern College of Music)의 명예회원으로 임명되었다.



Andreas Ottensa mer, clarinet
클라리네티스트 안드레아스 오텐자머

나를 가장 잘 표현해주는 ‘한계 없는 악기’
베를린 필하모닉 오케스트라(이하 베를린필)의 정기공연 리허설에서 누구보다 일찍 자리에 앉아 준비를 하고, 쉬는 시간에도
바로 자리를 뜨지 않는 안드레아스 오텐자머의 모습은 스타 연주자의 일반적 이미지와는 많이 달랐다. 부족한 부분을 반복하고
다른 파트의 단원들과 의견을 나누던 그는 공연이 끝나고 나서도 시계를 보면서 다른 단원들과 함께 하는 실내악 연습이
있다며 설레고 들뜬 표정이었다. 음악이 좋아서 어쩔 줄 몰라 하는 그는 재능 이상으로 음악에 헌신적인 사람이다. 내한 공연을
와서는 누구보다 씩씩하게 맛집을 찾아다니다가도 한국의 겨울이 무척 건조하다며 연신 크림을 꺼내 발랐다. 얼굴과 입술
피부가 불편해지면 연주에 지장이 갈 수도 있기 때문이었다. 크림을 두껍게 덧바르면서 그는 연주하는 도시가 바뀌고, 습도가
달라지면 그에 맞게 악기 소리를 다르게 내면서 최상의 지점을 찾아야 한다고, 음악가가 된다는 것은 어떤 환경에 놓이더라도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해 가장 이상적인 소리를 끝없이 찾는 게 당연한 일이라고 덧붙였다. 베를린필 수석으로서 최초로
서울시향과 협연하는 것이 영광이라고 말하는 안드레아스를 이메일로 인터뷰했다.
글 김나희(음악 칼럼니스트)



지금과 같은 세계적인 클라리네티스트가 되기까지 당신은 몇몇 단계를 순차적으로 지나왔다. 음악가 집안에서 태어나 만 4세에 피아노를 시작해 9
살에는 첼로를 그리고 마지막에 클라리넷을 만나지 않았나. 피아노와 첼로가 아닌 가장 뒤늦게 시작한 클라리넷을 선택한 이유가 무엇인가? 인생에
있어서 클라리넷을 선택한 ‘결정적 순간’이 있다면? 각 악기에 대해 당신이 갖고 있는 감정도 궁금하다.


내가  태어나고  자란  집안에서는 언제나  음악이  흘러나왔다.  피아노는 음악을 시작하는 첫 악기로서 최선이라고 생각한다. 건반을
누르면 즉각적으로 소리가 나고 손 아래에서 바로 뭔가가 일어나기 때문에 어린아이가 바로  흥미를  느낄  수 있다. 게다가 넓은  음
역의 피아노  곡을  치다보면  자연스럽게  음악적  구조에  대해 이해가 생긴다.
첼로는 기본적으로 우리집에서 피아노 아래에  놓여 있는 또 다른 악기였다.  그러니까  피아노를  치고  주위를  둘러보면  거기에  이미
첼로가 있었다. 어머니께서 첼로 교수였기 때문에, 자연스럽게 자주  첼로  소리를  많이  들으면서  자랐고  나는  그  넉넉하고  깊은  울

림의 소리를 무척 좋아했다. 클라리넷은 아버지와 형이 쉴새 없이 연주를 했기 때문에  우리 집에서 가장  눈에  잘 띄는 악기였다.  그래서 어느 날엔가 호기심이 생겨서, 나도 저 악기를 한번쯤 해보고 싶다는  마음이  너무나  당연하게  들었다.  그리고  곧  우리  가족은 다  같이  몇몇  실내악  작품을  연주했다.  그때  클라리넷과  계속  함께 해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클라리넷은 그저 가장 자연스럽게 내 자신을 마음껏 표현할 수 있는 악기였다.


하버드 대학에 갔다가 바로 베를린필의 아카데미에 들어간 후 얼마 지나지 않아 최연소 베를린필 클라리넷 수석이 되었다. 하지만 당신은 오스트리아 빈출신이며, 최초의 오케스트라 역시 빈에서 경험했다. 당신의 아버지는 빈필의 수석 클라리네티스트였고. 두 오케스트라는 명실상부한 최고의 오케스트라로 평가받지만 그 매력이 상반되게 다르다. 특히 목관, 금관이 추구하는 이상적인 사운드가 다르고 사용하는 악기 종류도 다르다고 알고 있다.

같은 레퍼토리도 두 오케스트라의 음반을 들으면 바로 구분이 될 정도다. 당신의 경험을 바탕으로 두 오케스트라에 대한 이야기를 해준다면? 

 
빈필과  베를린필뿐  아니라  전  세계  어느  오케스트라 든지  모두 제각각  완전히  다른  소리를  추구할  수  있다.  오케스트라의  구성원,  즉  누가  연주하는지가  완전히  다른  탓이다.  빈과  베를린  역시  그렇다.  이  두  오케스트라  사이에  공통점이  있다면  엄청나게 높은 음악적 수준을 추구한다는 것 딱 한 가지뿐이다. 나는 빈에서 태어나고 자라면서 다른 악기들과 클라리넷을 배웠고 19세부터는 베를린에서 활동하며 세계 최고 수준의 솔리스트이기도 한
여러  동료들과  함께하고  있다.  두  오케스트라의  영향력  아래에서 음악을 한 건 참 멋진 일이다. 개인적으로 내가 베를린을 택한 건,  큰  뜻이 있어서라기보다는  딱  그 시기에  맞춰서  자리가  났기 때문이었다.


클라리넷은 참 다양한 매력을 가진 악기라서 때로는 영혼이 깃든 가수의 노랫소리나, 무대에 오른 대 배우의 차분하고 벨벳 같은 질감의 독백, 연인들 사이에 속삭이는 숨소리나 밀어처럼 들린다. 때로는 순수하고 서정적인 소리지만 단숨에 매우 관능적이고 설득력 있게 들리기도 한다. ‘봄의 제전’이나 ‘볼레로’처럼 발레로도 큰 성공을 거둔 작품에서 클라리넷 소리가 없다면 어땠을지, 상상이 안 간다. 파리 가르니에 무대에서 땀에 젖은 얼굴을 한 무용수들의 밭은 숨소리를 듣다보면 클라리넷이 호흡을 표현하는데 가장 걸맞는 악기라는 생각을 자주 한다. 이런 클라리넷의 매력에 대해 당신의 이야기를 듣고 싶다.


클라리넷은 무척 다양한 매력을 가진 악기이므로 나는 내 악기를 진심으로  가치  있다고  여기고,  사랑한다.  멜랑콜리,  서정성,  재즈의  흥겨움,  꽥꽥대는  소리,  부드러움,  큰  소리,  춤추는  듯한  리듬, 놀라운  기교로  빛나는  비르투오시티까지…클라리넷에  한계란 없는 것 같다. 레퍼토리가 무척 다양하고 연주할 것이 한참 더 있다고 생각한다.


빡빡한 일정의 아시아 투어나, 유럽의 다른 도시 투어 와중에도 당신은 꾸준
히 실내악 공연을 하고 있다. 베를린에서 당신과 동료들이 점심시간에도 쫓
기며 연습을 하러 가는 모습이 인상 깊었다. 이렇게 다양한 실내악 공연을 하
면서 함께 할 음악가들을 선택하는 기준이 있는지? 베를린필에서 함께 하는
동료들과는 연습을 자주 할 수 있겠지만 몇몇 여름 축제에서 만나는 실내악
파트너들은 굉장히 짧은 리허설 시간이 주어지는데.


매번 다른 사람들과 연주하기 때문에 그 기준도 늘 조금씩 달라진다.  내가  좋아하는  음악가들,  함께  연주하고  음악을  나누고  싶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을  위주로  고르고  내가  운영하는  페스티벌에 초대를 먼저 한다. 함께 하다보면 자연스럽게 다양한 곳에서 실내악을 할 기회가 이어진다.


베를린필의 활동과 병행해서 당신의 솔로 활동 역시 무척 인상 깊은 행보다. 다음 음반 작업 계획을 알려달라.


내년  초에  출시될  음반  작업을  마친  지  얼마  되지  않았다.  아주 만족스러운  작업이었다.  피아니스트  유자  왕과  베를린필이  함께 했다. 

베버  클라리넷  협주곡 1번과  피아노와  클라리넷을  위한  멘델스존, 브람스, 베버의 작품이다.

 
많은 작곡가들이 훌륭한 음악을 많이 남겼지만, 직접 연주를 하다보면 그중에서도 자신과 가깝게 느껴지는 작곡가들이 있다. 내가 작곡가였다면 나도 이렇게 곡을 썼을 거야, 싶은 경우가 있는지 궁금하다.


작곡가를  고르라면  브람스를  가장  좋아한다.  하지만  음악의  묘미는  그  다양성에  있는  것  아닌가.  클라리네티스트로서  축복받았다고  느끼는  건  브람스  오중주나  소나타와  같은  걸작을  연주하는 순간이다. 모차르트의 클라리넷 협주곡과 풀랑크의 소나타도 그렇다.
당신은 고강도 스포츠를 즐기는 만능 스포츠맨이기도 하다. 테니스도 수준급의 실력이라고 알고 있다. 스포츠는 음악가인 당신에게 어떤 의미인가?
스포츠는 내 삶에 균형을 준다. 어릴 때부터 나는 늘 몸을 가만히 두지  못하는  활동적인  아이였고,  이게  몸을  쓰는  행위인  음악  연주와도 잘 맞는다. 운동이 없는 삶은 상상하고 싶지 않다. 테니스를 무척 좋아하는데, 만약 음악가가 아니라 운동선수의 삶을 택했다면 테니스를 했을 것 같다.


서울에서 한 공연에 ‘슈타미츠의 클라리넷 협주곡 7번’을 연주하고 바로 루토스와프스키의 ‘클라리넷과 체임버 오케스트라를 위한 댄스 전주곡’을 연주하는 체력적으로 도전적인 프로그램을 선보인다. 루토스와프스키는 한국 초연이기도 하다. 12월 서울 공연에 대한 이야기를 들려달라.


나는  슈타미츠  협주곡을  정말  좋아한다.  무척  근사한  곡인데  오늘날 제대로 평가받지 못하고 있어 안타깝다. 엄청난 에너지와 눈부신  음악적  순간들로  가득하고,  곡  전체에서  독특한  음악성을 느낄  수  있다.  그리고  나  역시  루토스와프스키의  곡을  오케스트라와 함께 하게 되어서 기쁘다.

왜냐면 지금까지는 피아노 버전으로만 연주해보았기 때문에, 한국 초연이기도 하지만 동시에 나에게도 오케스트라와 함께 하는 건 역시 처음이라 설렌다. 피아노는 오케스트라 파트를 대신할 수 있는 음역의 악기이지만 피아노 한 대와  전체  오케스트라는  음악적  색채와  다양성에  있어서  비교가 불가능하지  않나. 

서울에는  수년  전부터  와서  다양한  장소에서 독주와 실내악 등 다양한 공연을 선보였기 때문에 익숙한 도시이기도 하다. 나는  쿨한 에너지가 넘치고 근사한 음식이 있는 서울이 무척 기대된다.
서울시향에는 베를린필 수석주자 중에서도 내가 처음으로 초청된것이고, 또 나도 시향과는 첫 무대라 더욱 기대가 된다. 그리고 롯데콘서트홀이라는  새로운  공연장도! 

지금까지  연주했던  홀이  아니라  베를린처럼  빈야드  스타일의  홀이라니  음향적으로  새로운 경험일 것 같다.


공연을 앞두고 당일 하루는 어떻게 보내며 준비를 하는가? 정해진 루틴이 있나?


오케스트라와  솔로가  다르고  워낙  다양한  도시의  여러  홀에서  연주하는 터라 일정한  루틴대로  하기  보다는  매번  다르게  준비한다.
어떤  상황에서든  체력적으로  최상의  컨디션일  수  있도록,  육체적 피로에 지치지 않도록 하는 게 가장 중요하다.


만약 다음 생을 산다면 또 클라리네티스트가 될 것인가?

아니, 이번 생과는 또 다른 새로운 삶을 살 것이다. 새롭고 다양한 것을 경험하고 싶다.



서울시향 2018 마르쿠스 슈텐츠와 안드레아스 오텐자머


Richard Strauss - Till Eulenspiegels lustige Streiche (Op. 28)



Stamitz: Clarinet Concerto No.7 in E Flat Major (Darmstädter No.1) - 1. Allegro molto


Stamitz: Clarinet Concerto No.7 in E Flat Major (Darmstädter No.1) - 2. Adagio


Stamitz: Clarinet Concerto No.7 in E Flat Major (Darmstädter No.1) - 3. Rondeau



Bela Bartok - Tanz Suite sz77-Francesco Lanzillotta

Conductor Francesco Lanzillotta
Arturo Toscanini Symphony Orchestra
Parma -. Auditorium Paganini


Maurice Ravel Bolero London Symphony Orchestra Valery Gergiev