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연후기(클래식2018년)

산타 체칠리아 오케스트라 & 안토니오 파파노 (협연: 조성진)/2018.11.16.금/예술전당

나베가 2018. 11. 16. 17:26








<출연>
안토니오 파파노 Antonio Pappano | 지휘자
조성진 Seong-Jin Cho | 피아니스트
산타 체칠리아 오케스트라 Orchestra dell` Accademia Nazionale di Santa Cecilia 
     
 
[프로그램]

      

베토벤
L.v. Beethoven 
   

   
 
  
 
  
 
 
 
 
 

Intermission 

교향곡 2번 D장조 Op. 36
Symphony No. 2 in D Major, Op. 36
  I. Adagio molto - Allegro con brio
  II. Larghetto
  III. Scherzo. Allegro - Trio
  IV. Allegro molto  

 
피아노 협주곡 3번 C단조 Op. 37 (협연: 조성진)
Piano Concerto No. 3 in C minor, Op. 37
  I. Allegro con brio
  II. Largo
  III. Rondo. Allegro - Presto

  
  
 
 
 

교향곡 5번 C단조 Op. 67
Symphony No. 5 in C minor, Op. 67
  I. Allegro con brio
  II. Andante con moto
  III. Scherzo. Allegro - Trio
  IV. Allegro

 

Beethoven - Symphony No. 2 (Proms 2012)





Seong-jin cho - Beethoven piano concerto No.3 in C minor op.37.


베토벤은 피아노를 가장 친밀한 악기로 생각했으며, 청년 시절까지는 천재적 재능을 지닌

피아니스트로 높은 평가를 받았기 때문에 당연히 피아노를 위한 작품을 많이 썼다.

32곡의 피아노 소나타가 자신의 정신적 삶을 기록한 것이라 할 수 있지만,

피아노 협주곡 또한 피아노 소나타 못지않게 베토벤의 삶에 중요한 의미를 가지고 있다.

 

피아노 협주곡 중 유일한 단조 조성 작품

나는 추방당한 사람처럼 거의 혼자 살아야만 하고 꼭 필요한 경우에만 사회와 섞일 수가 있다.

사람들에게 가까이 다가갈 때면 무서운 공포감이 나를 사로잡고 상대방이 나의 상태를 알게 될까

두렵기만 하다. 그래서 나는 지난 6개월 동안 시골에서 보냈다.


내 옆에 서 있는 사람이 멀리서 들리는 플루트 소리를 듣고 있는데 나는 아무것도 듣지 못했을 때,

혹은 누군가가 목동의 노래를 들었는데 역시 나는 아무것도 듣지 못했을 때

얼마나 굴욕적이었는지 모른다. 이러한 사건들은 나를 거의 절망으로 몰고 갔으며

조금만 더 심했더라면 나는 나의 삶을 마감했을 것이다.”


위 편지를 쓴 것은 1797년경 귀에 이상이 있다는 것을 처음 알고 비밀리에 민간요법으로

치료를 받고 있었던 무렵이다. 귀의 이상을 친구들에게 털어놓은 것은 1801년의 일,

피아노 협주곡 3번을 쓰고 있을 때였다. 그래서인지 이 곡은 베토벤의 피아노 협주곡 중에서

유일한 단조 조성의 작품으로, 청력 상실에 대한 분노와 절망이 그대로 녹아 있는 듯하다.


이 곡은 구성면에서는 아직 전통적이지만 내용면에서는 온전히 베토벤다워서,

그 특유의 열정이 남김없이 드러나며 성숙기에 접어든 베토벤을 확실히 보여준다.

이 협주곡의 관현악은 지금까지의 협주곡 이상으로 교향곡적이며, 피아노도 지금까지의

협주곡과 비교해서 한층 세밀해지고 스케일이 크게 구성되어 있다. 이런 점에서

이 곡은 피아노 협주곡의 새로운 방향을 개척하였다는 음악적 위상을 차지하고 있다.

 

정중동의 피날레는 베토벤의 품위

C단조로 작곡된 1악장은 어두운 분위기로 가득하다. 긴장된 긴 서주는 고전시대 협주곡 양식에

충실한 형태다. 고전시대 양식 아래 있으며 자신만의 새로운 스타일을 찾아가는 과도기로 볼 수 있다.

아울러 독주악기로서 피아노가 돋보이기 보다는 하나의 음악 속에서 서로 조화를 이루기를

원하는 듯했다. 이러한 그의 피아니즘은 2악장에서 빛을 발했다.

 

라르고 악장(2악장)은 고귀함을 잃지 않은 고요한 피아노의 노래로 시작한다.

따뜻한 음색이 돋보이는 부분이며, 이어 오케스트라의 목관악기들이 멜로디를 연주할 때

피아노가 반주를 하듯이 한 발 물러서는 대목에서 죽음 앞에서 의연하게 자아를 내려놓고

음악을 향한 봉사를 다짐하는 베토벤의 모습이 겹쳐지는 듯했다.

 

어두운 C단조에서 C장조로 옮겨가며 희망찬 노래를 부르는 피날레에서도 쉽게 흥분하지 않으며,

정중동을 지키는 당당한 피날레에선 하일리겐슈타트의 유서를 쓰고도 서랍 깊숙한 곳에 숨겨두고

세상에 공개하지 않은 베토벤의 품위가 느껴진다.



Seong-jin Cho Beethoven piano concerto No.3 (La scala, 15.09.2018)



피아노 협주곡의 분기점이 된 3번 Op.37

베토벤은 모두 5개의 피아노 협주곡을 남겼다. 그 외에도 바이올린 협주곡 D장조 Op.61을 편곡한 피아노 협주곡이 있고, 5번을 발표하고 6년 뒤 1815년에 작곡에 들어갔으나 60쪽에 달하는 총보만 남기고 미완성으로 그친 피아노 협주곡도 있지만, 본래 피아노 협주곡으로 쓸 것을 의도하고 완성을 마치 작품은 5곡뿐이다.

5곡 중 가장 유명한 곡은 ‘황제’라는 별칭이 있는 5번 Op.73이다. 3번 Op.37은, 1번 Op.15와 2번 Op.19가 하이든과 모차르트의 색채가 짙은 데 비해 독자적인 피아니즘과 관현악적 색채로 자신의 본령을 제대로 발휘한 곡이며, 피아노 협주곡 최고의 걸작으로 꼽히는 5번으로 향하는 분기점이라 할 수 있는 작품이다. 3번에 이르러 피아노는 독자적인 기교를 발휘하며, 오케스트라는 각 악기의 고유 특성을 발휘하여 마치 교향곡과 같은 모습을 보여주기 시작한 것이다.

이 작품에 대해 베토벤 자신도 큰 자신감과 자부감을 가지고 있었다. 1800년 12월 15일 라이프치히의 호프마이스터 출판사 앞으로 보낸 편지에서 다음과 같이 쓰고 있기 때문이다. “호프마이스터 씨, 나는 Op.15와 Op.19 협주곡은 최상의 것으로 생각하지 않습니다. 그보다 훨씬 뛰어난 작품을 다음 연주회를 위해 간직하고 있습니다.”

피아노 협주곡 3번은 1797년경에 착수하여 1800년경 거의 마무리되었으나 이후에도 여러 번 수정 작업을 거쳤다. 1803년 4월 5일 초연 때에도 최종 단계까지는 이르지 못하여 피아노 독주부가 완성되지 못했다. 이 초연은 베토벤 자신의 연주로 안 데어 빈 극장에서 이루어졌는데, 교향곡 1번과 오라토리오 <감람산의 그리스도>(초연) 등의 다른 작품도 함께 연주되었다. 리허설 때 악보는 거의 공백 상태였고, 보면대에는 그만이 알아볼 수 있는 기호가 곳곳에 적혀 있었다. 베토벤은 암보와 즉흥으로 이 곡을 연주하였다. 3번 피아노 협주곡의 악보는 1804년 여름에야 출판되었다. 이 악보는 프로이센 국왕 프리드리히 2세의 조카 루이 페르디난트에게 헌정되었다. ▶피아노 협주곡 3번을 헌정 받은 루이 페르디난트. 페르디난트는 피아노를 잘 쳤으며 작곡가로도 재능이 많았다. 베토벤은 1796년 베를린에 갔을 때 그와 사귀게 되었다.

 

1악장: 알레그로 콘 브리오

협주곡 풍 소나타 형식. 베토벤은 피아노 협주곡 1번과 2번에서처럼 ‘알레그로 콘 브리오’를 1악장의 악상기호로 사용한다. 먼저 어두움과 열정을 담은 듯한 제1주제가 현악기군으로 제시된다. 제2주제는 제1바이올린과 클라리넷으로 정겹고 부드럽게 흘러나온다. 매우 한가한 느낌의 선율. 제1주제가 카논 풍으로 다시 나오면 피아노가 등장하면서 독주 제시부가 시작된다.

이 피아노 도입부는 특별히 새로운 선율을 사용하지 않고 음계적인 상행 질주 악구로 이루어지며 곧 제1주제가 이어진다. 이런 방법은 이제까지의 베토벤 피아노 협주곡에는 없었던 것이다. 피아노를 더하여 제1주제를 장식한 후에 제2주제를 피아노가 연주하고 관현악이 그것을 이어받는다. 발전부는 관현악으로만 시작되며 제1주제만을 소재로 삼는다. 이윽고 관현악이 힘차게 제1주제를 다시 연주하면서 재현부로 들어간다. 이어 독주 피아노가 연주된다. 코다로 들어갈 무렵 63마디의 카덴차가 놓인다.

2악장: 라르고

3부 형식. 1악장이 c단조로 이루어진 데에 비해 E장조로 이루어진 드문 조성이다. 부드럽고 따스한 1부는 피아노로 시작된다. 관현악은 모두 약음기를 끼고 그 기분을 이어받으며, 피아노는 관현악의 움직임을 더욱 섬세하게 이끌어간다. 2부는 제1바이올린의 서정적인 선율로 시작된다. 피아노의 아름다운 음형이 함께 엮여 나간다. 3부는 독주 피아노에 의한 1부 주제의 재현으로 시작된다. 이것이 장식된 후에 아주 짧은 카덴차가 놓이고 곡은 꺼지듯이 약해지다가 마지막에는 힘찬 화음으로 끝난다. 이 악장에서는 오보에, 클라리넷, 트럼펫 그리고 팀파니가 빠져 관현악의 편성이 앞과 뒤 악장보다 축소된다.

3악장: 론도. 알레그로

론도 형식. 독주 피아노로 시작되는 가벼운 주제를 오보에가 이어받는다. 독주 피아노와 관현악이 어울리는 경과구를 지나 독주 피아노에 론도 주제가 돌아오고 이것을 오보에와 바순이 연주한다. 이어서 피아노의 카덴차로 이어지고 이것이 끝나면 론도 주제를 바탕으로 한 전개가 이루어진다. 제2부주제가 클라리넷에 먼저 나타나면 이를 독주 피아노가 반복하고 이어서 화려한 경과부가 펼쳐진 후 첼로에 의한 론도 주제가 나타나면 제2바이올린, 제1바이올린, 첼로, 그리고 콘트라베이스가 뒤따른다.

론도 주제는 독주 피아노로 돌아오고 관현악에 의해 반복된다. 독주 피아노가 화려한 기교를 보이며 끝이 가까워짐을 암시한다. 독주 피아노가 짧은 카덴차를 연주한 후 점점 느려져 아다지오가 되며 피아니시모가 된 후 갑자기 프레스토로 변하면서 론도 주제를 바탕으로 코다가 되어 밝고 화려하게 전곡을 마친다.



Beethoven - Piano Concerto No. 3 (Brendel, Abbado)


Beethoven - Symphony No. 5 (Proms 2012)



Ludwig van Beethoven Symphony No. 5 in C minor, Op. 67 - Leonard Bernstein